수첩이 A4용지보다 낫다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낫다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회의이든 기자회견이든 무슨 말을 하는 사람이 들고 나온 기억보조장치가 수첩이냐 A4용지냐에 따라 말의 내용과 수준이 달라진다는 가설을 이야기하려는 것입니다.

예전에 있던 조직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고위직들 회의가 있었어요.

이 회의에서는 의례적으로 실무진들이 만들어준 A4에 프린트된 자료를 고위직들이 들고 들어가서 말을 합니다.

언젠가 사장이 이런 관례를 타파합니다.

앞으로 회의에는 A4 들고 들어오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대신 작은 수첩을 들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실무진들은 회의자료를 안 만들었을까요?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여전히 A4용지에 회의자료는 프린트되어 나옵니다.

고위직들은 그 내용을 수첩에 옮겨적어서 회의에 들어갑니다.


회의에 들고 들어가는 내용은 똑같습니다.

A4에 프린트된 것이든 수첩에 손으로 적은 것이든간에요.


그런데 회의의 품질은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저의 가설은 수첩에 손으로 적는 과정을 통해서 내용을 더 잘 숙지하게 되었다라는 겁니다.

A4에 프린트된 내용을 열심히 읽어도 머리에는 잘 안 남습니다.

회의 준비용으로 수첩에 한번 적는 게 훨씬 머리에 잘 남습니다.


그래서 수첩이 A4용지보다 낫습니다.


박근혜가 문재인보다 낫다는 말은 아닙니다.

    • 저는 요즘 멍청하고 부지런한거 보다 멍청하고 게으른게 좀 낫지않나라고 생각중입니다

    • 듀나의 찌꺼기... 하던 때가 낫습니다.

    • 고위직이 왜 그걸 직접 옮겨적고 있나요. 비서들이 깨끗한 글씨로 옮기든지 인쇄해서 붙여서 주겠죠.

    • 그래서 어쩌라고? 소리가 절로 나오네요.

    • 비교할 걸 비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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