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고양이 생태보고서 4


난 이 공원을 오랫동안 지켜오신 캣맘들에게 왠지 방해가 되는거 같아 그 분들 나타나는 시간대를 확인해뒀다가 비는 시간을 찾아

공원냥이들과 놀고 있는 날라리 캣엉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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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알고 지낸지 삼개월만에 옆자리를 내어주는 사이가 된 절친 구월이 입니다.

다른 공원냥이들은 추운 날씨에 공원의 차가운 돌바닥이 싫을텐데도 벤치에 잘 안올라 가는데

구월이는 이 공원의 캡틴냥 답게 서슴 없이 올라와 앉아요.  

(보통 저녁 늦은 시간에 별도의 조명 없이 나이트모드로 찍는 사진이라 화질이 구려서 그렇지 참 이쁘고 멋진 냥이십니다)


구월이 구역에 평소 다른 냥이들을 먹고 있는 사료 더미에 대가리를 들이밀고 뺏어 먹고 

까부는 천방지축 양아치 같은 냥이가 하나 있어요. 

얼마전에 구월이가 그 냥아치를 단숨에 암바 비슷한 기술로 꼼짝 달싹 못하게 제압하고 목을 꾹 무는 시늉을 하며 

조용하면서도 우아하게 그러나 매우 위협적으로 ‘참교육’ 시키는 진귀한 장면을 보여주더군요.

그냥 서로 솜뭉치 잽을 허공에 날리며 토닥거리는 쌈은 흔히 봤지만  이렇게 상대의 명줄을 끊을 수도 있는 영역다툼 & 서열싸움은 처음 봤어요.


상해의 겨울날씨는 비가 잦은 편입니다.

한 겨울에 일주일간 비가 내리는 경우도 있어요.  

운이 좋아 공원 가는 시간에 비가 잠시라도 그치면 냥이들을 만날 수 있지만 

보통은 비가 많이 오면 냥이들 보기가 쉽지 않아요.  

냥이들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비 맞는걸 끔찍해하기 때문에 나타나질 않거든요.


상해는 엊그제부터 비가 내리고 있고 다음주 월요일에 잠시 햇볕을 볼 수 있을거라는군요.

이젠 제법 익숙해진 끔찍한 상해의 축축한 겨울날씨지만 올 겨울은 냥이들을 자주 볼 수 없다는 사정이 생겨서

조금 힘이 들겠어요.


모든 관계는 시간이라는 힘을 통해 진정한 발전을 할 수 있는거라 알고 있어요. 

찰나의 인상이나 어설프고 반짝이는 쇼 따위가 아니라 꾸준하게 지속되는 만남과 그 속에서 축적되는 신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록 단단해지는데 동네냥이들과 친해지는 것도 마찬가지더군요.

그리고 제 기준으로 친해진다는건 서로 아무말 안하고도 나란히 옆에 앉아 멀뚱거려도 하나 어색하지 않은건데 냥이들이 딱 그래요.










    • 고양이들은 참 신기해요.

      저라면 저보다 열배 가까이 큰 생물이 있으면 아무리 해가 없다 하더라도 바로 옆에 앉기는 좀 꺼려질 것 같은데 말이죠.
      • 전에 제주도에 갔을때 오름에서 방목하고 있는 소떼를 만났었는데요, 멀리서는 소구나 했지만 점점 가까이 가니 그 덩치에 놀랐습니다. 순한 동물이라지만 큰 덩치에 떼를 지어 길막하며 큰 눈으로 가만히 응시하는데, 잠깐동안 인사를 해볼까 고민했던 기억이 나네요.
      • 구월이 혼자 앉아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벤치 가까이 가면 바로 튈 자세를 취합니다. 제가 앉아 있으면 힘쎈 큰 고양이가 막아줄거라 생각하는지 느긋하게 식빵 굽구요; 그러고 보니 공원에 모든 닝겐들이 대한 경계를 초월 한 도사 냥이가 하나 있네요. 다음 시간에~
    • 고양이 등이 정말 푸근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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