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의사에게마저 맘을 열지 못하는 여친

여자친구가 사람이 너무 착하고 소심해서

정말 사소한 결점이나 잘못갖고

끝없이 스스로를 자책하고 자학하는 버릇이

있어요. 전 그게 일종의 마음의 병이라 생각해서

정신과에 같이 가보자고 했는데 사실 전에

이미 한 번 여친이 가본 적이 있었는데

정신과 의사든 상담사든 타인은 타인일 뿐이란

생각인지 마음을 열지 못하고 무난한 말만 둘러대다

별 도움을 받지 못하고 불신만 키워서는

절대 안 가겠다고 말해와요.

근데 그녀가 유일하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전

속이 타들어가거든요. 그녀가 암것두 아닌 걸로

울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걸 원치 않구요.

저도 언젠가 한계가 올까봐 걱정되고

그래도 오래 사귀어 왔고(곧 천 일됩니다.)

결혼도 생각이 없는 건 아닌데 이토록

여려서야 솔직히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에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맘같아선 같이 가는

형태로 억지로라도 끌고 가고 싶어요.
    • 사는게 우연히 자신으로 살아가듯 특별한 계기로 달라지는 것도 또한 우연이라 스스로 개척해 살걸로 생각합니다 몰론 혼자사는게 아니니 도움을 찾고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두분 좋은 새해 기대합니다
      • 가영님도 좋은 새해 되시길
    • 많이 힘드시겠어요.. 스트레스 받는 원인 자체를 제거하는 편이 제일 좋지만 (직장이면 전직, 가족이면 독립을 추천) 원인을 특정하기 힘든 경우 감정재생산, 자승자박이 되기 쉽더라구요. 그걸 님 한 사람이 온전히 받아내는건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정신병원'은 아직까지 한국에서 어감이 별로 좋지 않지요. 다양한 가격대의 상담 센터가 있는 걸로 압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곳은 무료에 가깝다고 들었어요. 자세한건 검색하시고 ^^; 여러곳 비교하시고 후기도 적당히 참고하시구요.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아, 제 스스로 임상실험해본 경험으로 미루어보아;; 비타민디와 적당한 운동(땀이 뽈뽈 나는 정도) 은 가성비 좋은 해소수단압니다 ㅎㅎ;;
      • 저도 마음의 병이 있어서 정신과 도움 받고 있고 여친도 그걸 알고 있어요...제가 도움받았던 좋은 상담사분께도 데려가봤지만 본문에 써있듯 남은 남이란 마인드 때문에 마음을 못 열더군요. 일단 본인이 문제가 있다는 자각이 필요한가 싶기도 합니다. 정말 막막해요.
    • 그렇습디다 우선 운동으로 마음을 다스리세요 일본 극우 작가 미시마 유끼오가 다자이 오사무 같은 썩어빠진 정신은 자기가 한방에 고친다고 하듯 북한도 노동교화소가 있듯 매일 슬슬 조깅이 좋습니다 팔 굽혀펴기도 하고
      • 무슨 소리 하시는거예요
      • 네? 노동교화소요? 이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 가영님 간혹 한번씩 이렇게 선을 넘는 댓글을 쓰시네요..

    • 독서모임같이 어떤 주제로 여러 다른 마음들을 듣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을 어떨까 싶네요.


      같은 영화를 보고 이야기하거나, 어떤 사회의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자기 본인에 대한 객관화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다른 사람틀을 통한 객관화요, 다른점 공통점등을 확인하는 거죠.


      위 가끔영화님처럼 운동도 좋은 것 같구요.




      걱정하신다니 주절주절 해봤는데, 이런 행위들도 당연히 했을거야,,,라는 생각도 드네요...

      • 사람관계를 많이 힘들어하는 편이라 어떨지 모르겠어요...친구 만들기 커뮤니티에서 사람들 만나기는 하던데
    • 상담도 소용이 없다니 막막하긴 하네요. 상담사가 가지각색이라 맞는 사람을 못 찾은걸지도 모르는데. 대충 무난한 말만 하는 걸 그들이 눈치 못 챘다면 그건 그것대로 한심하고, 그들이 열심히 했는데 완고하게 마음을 안 열었다면 여자친구도 지금상태에 안주하는 마음이 있을지도요. 알을 깨고 나오는게 그만큼 힘들다네요. 언젠가는, 이 상태로는 못 만나겠다고 경고를 주셔야 할지도.
      • 조금 안주하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제게 털어놓으면서 위안을 삼기도 하고요. 제가 너무 힘든 게 큰 문제죠. 가능하면 그런 강경한 수는 쓰고 싶지 않지만 고려해봐야 할지도요.
    • 냉정하게 본인이 문제를 자각하고 이를 벗어나려는 의지가 없다면 남이 끌고가는 건 어렵다고 생각해요. 특히 가을방학님 본인의 문제도 있으시다면, 다른 사람의 괴로움까지 감당하는 것은 두분 모두에게 안 좋은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물론 상황마다 다 다르니 제가 일반론으로 판단할 일은 아니지만요.

      • 네 지금 사태의 가장 핵심이 본인이 자각이 부족하고 의지가 없다는 거에요. 저도 제 문제로 나름 힘들고요. 세상에 정답이란 없다지만 참 힘들군요.
    • 저는 무려 16년 넘게 정신과에서 상담 받고 있는데요. 내담자의 문제로 돌리면 안됩니다. 모든 내담자가 자신의 힘든 점을 단숨에 빠른 시일내에 토로하지는 않아요. 시간이 꽤 필요하다고 봐요.  마음의 문을 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굽이 굽이 돌아가야 해요. 저도 첫 상담을 받았을 때, 정말 힘들고 발가 벗겨진 기분이 들었지요. 초진 받을 때 기분이 상할 수도 있어요. 전후사정은 제가 잘 몰라서 깊게 조언을 못해드리지만,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상담이 항상 옳지 않으며, 나쁜 상담도 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 따라서 내담자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되고, 다른 좋은 결과로 이끌 수 있는 상담이 가능하다고 말해주어야 해요. 응원과 격려가 필요해요. 



    • 또! 저를 담당한  의사를 여럿 봐왔지만, 진심으로 저를 회복시켜 주기위해 애쓴 분은 몇 안됩니다. 몇몇은 그냥 시간이나 때우는 식이였고, 애초에 관심이 없는 분도 있었고 또 어떤 의사는 정말 엉뚱한 진단을 해서 곤욕스럽게 하고 치욕을 주기까지 한 놈(!)도 있었습니다. 의사가 갖고 있는, 의욕과 방향성이 상담자의 어떤 위치나 직함보다 더 중요한 거 같아요. 그런데  그걸 알 방법이 없다는 게 내담자 입장에서 난감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많은, 다양한 상담이 필요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는 게 안타깝네요.



    • 음 우울증과 조울증을 넘나들며 수십년째 살고 있는 제가 한말씀 드린다면 여자분이 그런 마음 상태를 극복하지 않는다면 절대 결혼해주지 마세요. 절대절대.

    • 가을방학님의 성의에 의문을 품는 것은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 일로 울면서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에 대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우선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은 두 종류가 있는데, 이 두 종류의 사람의 불안이 원인도 처방도 상극으로 달라서 가장 먼저 그 둘 중 어느 쪽인지 판별을 해야 합니다. 먼저 감수성이 예민하지만 사리 판단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느끼는 것은 많지만 그것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버거워하는, 실패한 저글러 같은 느낌의 불안입니다. 이 불안은 애초에 고치는 것이 아니며, 그냥 어떤 남자에게 해외 축구를 봐야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것처럼 투덜대고 불안해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거의 파트너가 거들어주면 좋은 취미생활 같은거라 보시면 됩니다. 죽을 때까지 별 것 아닌 일로 툭하면 불안해하겠지만 그러려니 하시면 기분을 풀고 야무지게 착착 일을 처리해 나가는지 보시면 됩니다. 두번째 경우는 사리 판단이 정교하고 복잡하지만 뭔가를 배우고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져서, 실제로는 꼭 그런 것도 아닌데 상황을 잘못보고 자기만의 기우를 복잡하게 쌓아가는 식입니다. 이 경우는 '걱정하는 것'에 대해 정확하고 폭넓게 알지 못해서, '~라면 어떡하지?' 등의 백만가지 상상을 하면서 상상 속의 일이 잘못될 때마다(그러니까 백만번을) 그 가상의 잘못을 짊어집니다. 지하철을 탈 때에 일어날 수 있는 끔찍한 일을 우리는 끝도 없이 상상할 수 있지만 그분도 지하철 탈 때 '아 ~안했어' 식으로 자책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도시에 사는 성인들은 그 곳의 지하철에 익숙하고 잘 알고 있으며 때문에 매일 기우를 되풀이하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는 결국 걱정이나 자책의 관련물이나 대상에 대해 더 익숙해지고 더 잘 알아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충분한 경험을 얻는다면 기우는 농담이 되겠죠. 다만 문제는, 배우고 흡수해서 경험으로 소화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걱정의 대상을 피하지 않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는 점이며, 어떤 하나에 익숙해졌어도 또 다른 무언가를 마주해서 멘탈이 털린다면 그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반복하고 그런 과정이 상당히 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첫번째 경우는 감정 표현이 극적이지만 그만큼 심각한 경우는 아닐 수 있지만, 두번째 경우는 조금 억눌려있다는 외연이지만 속으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중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그것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 원인이기 때문에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좌우지간, 위엣분도 말씀하셨듯이 항우울제, 영양제, 운동은 만병통치약입니다.
    • 운동 강추해요. 특히 달리기는 만성불안과 우울에 특효라는 책을 읽은 적 있어요. 성의없는 의사와 상담사는 고통을 가중하지만 운동은 (안전하게 매일 3개월 이상 한다면) 배신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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