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의 가난한 가족들에 어느정도의 동정/연민을 줘야할까요

일단 한국감독중 제일 좋아하는 감독이고, 좋아하는 영화 리스트에도 한국 영화중엔 봉준호 영화들이 대부분이지만,

기생충은 그간 봉준호가 쌓은 명성을 이제서야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타이밍 즈음에 받은 보상이라는 생각이 들고,

여전히 아이디어 넘치고 (특히 총과 칼보다 더 무섭게 그려진 핸드폰 촬영 들이미는 장면은 정말..!) 너무 재밌게 보았지만,

몇몇 장면은 좀 공감하기 힘들었던 것도 사실인데요.


일단, 부자와 빈자를 다룬 점에서, 사회문제를 바라보는 정서상, 상대적 약자인 빈자의 편에 들어야만 하는 영화임에도,

영화 속 가난한 캐릭터 들의 행동에는 동정심을 주기 힘든 씬들이 꽤 많았다는 건데요.


봉준호 식 코미디를 위해, 그들이 다소 가벼운 이미지였어야 하는 것도 있을테니, 그 가벼움은 묻어가더라도,


1. 피자곽을 접는데 소독약 차가 동네를 돌아다녀도 창문을 그대로 열고 계속해서 피자곽을 접는 공공위생 위반 장면

2. 피자곽을 제대로 접지 않아서 직원에게 지적을 받는 장면에서 오히려 당당히 개기는 장면

3. 부유층의 집에 침입하기 위해, 멀쩡한 운전사에게 누명을 씌우고 해고시킴

4. 마찬가지로 가정부도 해고시킴

5. 마지막 극중 송강호가 이선균에게 하는 결정적인 행동, 송강호가 그 집에 스스로 몸을 가두게 되는 장치였지만, 약간은 억지스러웠음

(심지어 피해자 가족은 가난한 자들을 경제적으로 구제해주고 있었음에도)


사회적 문제로 꼭 다뤄져야하는 주제지만, 부유층에 대한 맹목적 혐오가 없지 않게 느껴졌고,

크고작은 범죄를 저지른 가정을 응원해야 하는가란 물음이 남았기에,

전 조금 모호한 면이 있었달까요


댓글에 스포일러가 다수로, 여기에 표기드려요~

    • 기생충이 권선징악의 영화였나요?


      가난한 가족에 대해 동정심을 줘야한다라는 것에 대한 것은 의견이 다를수 있으나,


      적어도 범죄를 저지른 가정을 응원하라는 영화는 아닌 것 같아요. 



      • 응원해야 하는 듯 마무리 되지 않던가요? 아버지를 구해내기 위해 경제적으로 성공해야하는 아들의 이야기로


        절대적 정서가 권선징악인것을 무시할 순 없어서요

        • 그냥 그 포지션에서 가질수 있는(열심히 살아가는) 동기부여죠.


          딱히 그 아들이나 그 가족을 응원하는 것으로 느끼지 못했어요. 저는요.


          오히려, 또 다른 기생하는 부부에 대해 동정을 느꼈죠.


          비록 비루하고, 본의 아니게 주인집 어린 아이를 놀라게는 했으나,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으려 하고, 


          오히려 본인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스스로 만족하는 모습에서 동정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후에 그런 생활도 또 다른 기생하려는 가족에 의해 깨지게 되지만요.




          이들, 두 가정에 대한 동정이나 이해를 사회현상으로 설명하고 공감하고 현재의 사회를 비판할 수는 있으나,


          그 가난한 가정들을 응원하자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댓글을 한번 더 달까 하다가 추가합니다.(스포가 있네요..)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이라고 딱 떨어지던가요?


          죽은 사람들은,,특히 이선균은 악이라고 할수가 있나요?


          오히려 좋은 아빠이고, 든든한 가장인데요.


          사회적으로는 생산적인 사람이고 좋은 소비로 가정에서조차 일자리 창출하는 데요.


          또다른 사망자 박소담이 좀더 악에 가깝다고 할수 있겠죠.(그 가족이 다 그렇죠.)


          그 가족을 응원하자고 느꼈다고 하니 오히려 그 가족을 비판하게 되네요..


          저는 영화의 끝장면에서 그런일은(그집을 사는 일) 일어나지 않지....라고 생각하면서 봤었지요.

          • 열심히 살아가는 느낌을 받지 못해서 그래요^^; 물론 그보단 자포자기에 가까운 모습이었달까요.


            (극중 송강호가 대놓고, '기대를 안 하면 돼' 라고 가르치듯)


            피자곽을 정성들여 접었는데 하필 거기에 집에 살던 바퀴벌레가 나와서 지적을 받았다거나 그랬다면 짠하기라도 했을텐데 말이죠

        • 엥... 그 부분이야말로 계급 상관없이 자본주의 계급 자체에 얽매여있는 빈자들이나 부자들이나 결국 다 욕망은 같다는 일종의 고발이죠.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한다면서 플래시포워드를 확 꺼버리잖아요. 자기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서도 부자되겠다는 망상을 하는 주인공을 영화가 오히려 냉정하게 보는 장면 아니던가요. 그런 꿈이 응원받을 수 있는 것도 전혀 아니고.. 




          송강호가 또 다른 기생충이 된 건 부자 계급 아래 다들 기생하며 산다는 자기비하에 더 가깝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 아 냉소의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일리는 있네요, 그래서 일부러 그 가족을 비현실적으로 우스꽝스럽게 그린 듯도 하네요

    • 으....올 것이 와 버렸어요. 전 이 이슈에 대해서 이성을 잃어버릴 위험마저 이씁니다. 글에 공감하구요, 대체 외쿡인들은 이 영화가 던지는 문제의식을 무어라고 보고 상을 자꾸 주는지 아주 궁금합니다.풍자 코미디라고 해도 윤리적 문제가 자꾸 걸려요. 조여정, 이정은이 자기 남편들에 대해선 일종의 무기력을 숨긴 채 가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도 참 고리타분하구요(소파씬과 못에 꽂힌 콘돔포장지들요. '대주는' 관계인지 알 수는 없지만 성애씬의 묘사나 지하 남편의 성욕을 해소해주고 있다고 굳이 설명을 하는 부분).

      지하의 그 분도 참, 인간성에 대한 믿음을 잘라버리는 과감한 묘사라고 생각해요. 사람이 이 지경까지 욕심이 거세되고 무기력과 노예근성이 생기려면 이 정도의 사건보다는 더한 일이 있어야 그렇게 돌아버리지 않을까요.자살을 하거나 탈출을 하거나 새로운 목표 덕에 숨통이 트여서 시간을 견디는 게 아니라 그런 삶에 만족하고 뤼스펙!!한다고 하잖아요;;

      '가난'이 사람을 이 정도로 뻔뻔하게 그야말로 기생충에 버금가게 망가뜨린다는 주제외에 무얼 느껴야하는지 모르겠어요. 관객이 그런 불쾌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조여정네를 우스꽝스럽거나 속물스럽게 묘사하는 트릭을 쓴 것으로 보이구요.

      이 영화에는 보편적인 정서나 있을 수 있는 사건 대신, 클라이막스의 긴장과 재미를 배가시키는 데에만 기여하는 비범한 인물과 비범한 사건만 있는 것 같아요.
      • 저도 봉준호의 가장 오락적인 영화라고는 생각해요

    • 이 영화를 본 어떤 미국인은

      이선균이 언제 살인을 할까 기대하다가

      그런 내용이 아님을 알고

      부유층=악인이라는 기존 영화 구도의 비틀기로 받아들이더군요.

      이선균은 자수성가하고 결혼 20년차에 거실에서 부인이랑 섹스할 정도로 부인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하네요.


      이에 대한 어느 한국인의 반응은,

      미국인은 선민의식이 체질화되어있구나 였고요.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이런 선민의식에 대한 비틀기로 볼 수도 있겠네요.
      • <기생충 해외반응 주작>으로 구글링 추천드립니다
      • 글고보니 송강호도 똑같이 살해당했다면, 또는 지하 천정이 무너져 죽었다거나. 뭔가 부자와 빈자를 정확히 중용으로 바라보는 영화가 되었을 거 같아요.


        하긴 대신 그 딸이 죽었군요

    • 괴물의 가족이라면 모를까 이 작품의 기택 가족을 응원하라는 건 전혀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 삐뚤어지고 탈선할 수밖에 없는 가난의 옥죄옴 정도로 해석하고 끝내야하나요..

    • 주인공이 기택네 가족이고 비밀을 숨기고 스릴을 유발하는 것도 기택네 가족이라 영화를 보는 중엔 관객들이 기택이네 쪽에 설 수밖에 없지만 '응원'을 유도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문제 같구요.




      전체적으로 그냥 '현실이 이렇다'라고 보여주는 게 영화의 의도에 가깝지 않나... 라고 생각했어요.


      개인적으론 김병욱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 양반이 집착했던 주제였죠. 세상엔 부자와 빈자가 있고 이 둘은 어쩌다 잠시 함께 머물 순 있어도 절대 서로를 이해하며 오랫동안 함께할 수는 없다. 물론 기생충 쪽이 훨씬 냉정한 톤이지만요.

      • 하긴 봉준호도 이 영화를 만들면서 얼마나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느라 애썼을까 싶어요

    • 이 영화가 박찬욱 식 복수극이 아니라 우식의 우울하고 불가능한 희망으로 끝이 난 건 이런 리얼리티를 반영한 것이겠죠. 바로 부조리를 다룬 영화에까지 빈자의 윤리를 소환하는 사회적 에토스요.
    • 연민과 동정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 단어입니다.

      동정심은 비슷한 상황을 이전에 겪어본 적이 있어 동일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고, 연민의 뜻이 불쌍하고 가련하게 여김 입니다.


      저도 다른 분들처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서 범죄를 저지른 가정을 옹호하라!고 보진 않았습니다. 상류층과 하류층 사이의 생활양식에 깊은 심연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감각적으로 보여지지 않았던 계층간의 ‘가상의 거리’를 실제화하고 디테일한 부분 하나하나를 보여준 것이 주목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그러네요 제목 수정했어요

    • 기생충이 호평을 받는 이유는 가난한자=착한자=동정받을사람 이라는 클래식의 구도를 깼기 때문입니다.

      • 오.. 한번더 비꼬아서 생각하니 공감이 되네요

    • 제 생각에도 꼭 송강호 가정을 응원하라고 단순한 선악구도로 만든 영화 같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실제로도 특정 계층을 일방적으로 응원만 하게 되지는 않지 않나요?

      물론 영화에서는 그 계층간 차이가 현실적으로 묘사되기보단 좀 과장되고 우화처럼 그려졌지만 그거야 봉준호 스타일이고요ㅎ
    • 이 영화를 계급 간의 갈등이 아니라, 계급 자체에 놓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오히려 계급이 있는 한 그 놈이 그 놈이라는 이 영화의 이죽거림을 좀 좋아하진 않지만요.

    • 만듦새는 좋았고, 감흥은 없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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