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스핀오프 헐리우드 대작전... 을 봤습니다

 - 영화의 특성상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본편의 스포일러 없이는 아무 것도 이야기할 수가 없죠. 혹시 본편을 안 보신 분은 한 번 챙겨보세요. 본편은 얼마 전에 넷플릭스에 등록됐습니다. 취향에 안 맞을 수는 있어도 참신함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라서 한 번쯤 보실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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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의 공식 제목이 그냥 저겁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스핀오프 헐리우드 대작전' 이요. 굳이 이렇게 길게 제목을 달아 놓은 건 아마도 본편의 영광에 기대어보자는 의도겠지요. 영화 전체가 그렇습니다. 주인공들의 배경 사정만 조금 달라졌을 뿐 전편의 캐스팅과 아이디어를 그대로 복붙해서 만들어 놓아서 사실 좀 나태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게다가 런닝타임도 한 시간이 채 안 돼요. 애시당초 vod용으로 만든 거라고 하더군요.



 - 냉정하게 말해서 거의 모든 면에서 본편에 비해 떨어집니다.


 아무래도 본편이 워낙 한 방짜리 아이디어에 크게 기대는 작품이었는데 그 아이디어를 고대로 반복하다 보니 신선함도 떨어지고 재미도 떨어지죠. 물론 100% 전편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재탕할 순 없으니 '디테일' 쪽에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조금씩 넣어두긴 했습니다만 뭐 기본적으로 큰 틀이 재탕이니까요.


 극중극의 배경에서 흘러가는 진짜 드라마도 전편보다 허술해요. 전편엔 그래도 다수 캐릭터들의 사정을 골고루 보여주면서 뭔가 찡하고 뿌듯한 기분이 들게 해주는 게 있었는데, 이 스핀오프는 단독 주인공이 있고 그래서 나머지 캐릭터들은 그냥 배경이나 농담거리로 단순하게 소모됩니다. 런닝타임이 짧다 보니 그나마 그 단독 주인공의 사연도 충분히 안 살구요.


 독하게 계속 지적하자면 전반부에 나오는 극중극의 유치 허접한 재미도 전편보다 별로이고, 후반부의 '그 진상편'의 소동들도 전편보다 산만하고 덜 웃겨요. 이 정도면 정말 실망스런 스핀오프라 할 수 있겠는데...



 - 근데 이걸 그냥 허허허하고 기분 좋게 보게 됩니다.

 아마도 본편을 재밌고 보고 배경 사정을 다 찾아봤던 것의 영향이 크겠죠. 이게 무슨 시민 영화 교실 같은 데서 졸업 작품 내지는 과제 격으로 만든 작품이고, 배우들 거의 전부가 노개런티로 출연한 일반인들이며 일본에서 기적적인 흥행을 했지만 이 양반들은 이런 사정상 대접을 받지 못 했다... 뭐 이런 거요.

 그랬던 양반들이 한 명도 빠짐 없이 다시 뭉쳐서 이 영화에서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그 자체로 훈훈하고 기분이 좋아서 영화를 야박하게 보기가 어려워집니다. ㅋㅋ 아이고 저 친구는 본편 찍을 때보다 더 발연기네. 근데 발연기를 연기하는 거야 아님 그냥 발연기인 거야? 이 양반들 이번엔 출연료를 제대로 받았을까? 설마 새로 추가된 캐릭터들도 영화 교실 수강생들은 아니겠지... 뭐 이런 생각 하면서 가끔씩 킥킥거리다 보면 57분이 그냥 가요.


 그리고 영화가 하려고 하는 이야기 역시 영화 외적인 사연들과 얽혀서 단순 소박하지만 꽤 진지하게 와 닿는 게 있어요. '우리는 영화를 사랑하고 그래서 계속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거죠. 그것도 영화 산업이 암울하기로 유명한 일본 땅에서요. 그게 영화를 마친 후 해맑게 웃으며 기뻐하는 배우들의 모습과 엔딩 후 크레딧으로 보여주는 촬영장의 환한 분위기와 얽히면 나름 꽤 감동적입니다.



 - 결론적으로... 본편을 재밌게 보셨고 또 보면서 캐릭터들에게 좀 정이 드셨다면 그냥 큰 기대는 없이 예전 그분들을 다시 만나는 데 의의를 두고 보시면 됩니다. 야심은 없지만 열정은 여전히 넘치는, 허술한 곳 투성이지만 여러모로 정이 가는 소품이에요. 



 - 이번 작에서 추가된 백인 배우 두 명의 정체가 의심스러웠는데... 역시나 프로 배우들이었더군요. 경력이 꽤 길어요. 그리고 둘 다 사실상 일본인이더라구요. 평생을 일본에서 살면서 일본 영화, 드라마, 게임판에서만 활동했으니 뭐 피부색이 중요하겠습니까. 왠지 일본어 잘 못하는 척 하는 게 어색하더라니. ㅋㅋ 근데 Nozomi de Lencquesaing이라는 이름은 도대체 어떻게 읽어야 하는 겁니까(...) de 가 붙어 있는 걸 보면 프랑스 부모를 둔 걸까요.



 - 내친김에 본편의 주연급이었던 배우들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봤습니다. 아. 훈훈했어요. 본편 이후로 출연작들이 꽤 많더군요. ㅋㅋㅋㅋㅋ 그렇죠 뭐. 흥행으로 번 돈은 없어도 유명세는 얻었을 테니까요. 앞으로도 잘들 풀리길.



 - 전편의 각본, 감독은 이번 편에선 감독은 안 했다고 합니다. 제작을 맡고 감독은 전편의 스탭에게 넘겼다고.



 - 아무리 관대하게 봐준다고 해도... 이번 편에는 후반의 '진상' 부분에 너무 노골적인 거짓말이 있어서 그거 하나는 좀 걸리더군요. 아니 내가 보면서 저걸 눈치를 못 챘다고??? 싶어서 다 본 후에 앞부분으로 돌려서 확인해 보니 역시나 구라였어요. 이러면 아니되십니다... 라는 생각을 좀.

    • 영광스런 졸업생들의 홈 커밍 데이같은 느낌이었어요.ㅋㅋ 솔직히 자체 완성도만 보자면 팬 서비스 차원에서 그냥 무료나 500원만 받고 풀었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저도 본편의 여운으로 나름 재밌게 봤습니다.

      • 맞아요. 저도 보면서 동창회 생각 했습니다. ㅋㅋㅋ 전설(?)의 OB들이 왔다!!

        뭐 어차피 티비용으로 제작한 건데 극장에는 이벤트 느낌으로 살짝 걸었던 것 같아요. vod는 데뷔 즉시 무료 직행이라서 부담 없이 봤네요. 하하.
    • 글은 아직 안읽어봤는데 포스터만 봐도 끌립니다. 본편 보고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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