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인 앤 글로리" 짧은 감상

보면서는 아~~~ 이건 나가고 싶어~~ 하면서 "난 왜 여기서

시간 낭비를 하는거야" 그러면서 후회를 했는데 다 보고 집에 오면서

이 영화가 그리워지더라구요. 마음 한 구석에 아련하게 내려앉는 그런 그리움을

마음에 남기네요.


여기저기 아픈 몸의 통증과 이런저런 약을 챙겨먹어야 하는 노쇠한 주인공(안토니오 반데라스)

카타콤같은 동굴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던 어린 시절이 간간히 플래쉬 백으로

나오지만 특별히 정해진 계획도 없이 주인공이 옛날 출연 배우, 옛 애인을 만나기도 하고

하지만 해묵은 원한을 갚겠다던가 그런게 아니라 그저 빛바랜 잔잔한 감정과 추억을

잠깐 나누는 정도에요.


노인이 잠들기 전 가물가물 과거의 기억을 더듬으면서 띄엄띄엄 떠오르는 기억의 조각들을

더듬어 보는 거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오히려 더 어린시절과 어머니가 아프시고 돌아가시기 얼마 전의

병원에서의 대화같은게 굉장히 일상적이면서도 마음에 닿아오더라구요.


비가 들이치면 대책이 없을테지만 너무나 가난해서 살 수 밖에 없는 극한의 공간인

동굴이 빛이 들어오고 회반죽으로 칠을 하고 타일을 붙이고 하다보니 영화적으로는

아름답고 잊혀지지 않을 것같은 공간이었어요.


거기서 주인공이 글을 가르치던 칠을 하던 젊은이가 소년의 그림을 그려주는 장면도 좋았구요.


카타콤에서의 어린시절에 대한 묘사가 더 길었더라면, 카타콤을 떠나서 신학교로 가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좀 어린 시절에 대한 비중이 컸더라면 하는 깊은 아쉬움을 느껴요.



-알모도바르는 자기에게 보내는 편지나 일기처럼 만든 영화가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 알모도바르 영화는 재미와 의미가 다 느껴져서 신통방통하던데 이번껀 좀 다르려나요...?
      • 알모도바르 영화 중에서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드리드와 어촌을 배경으로 모녀의 이야기를 다룬


        "귀향"을 가장 몰입하면서 봤었어요. 마드리드 풍경을 보고 싶어서 봤는데 마드리드보다는 어촌쪽 풍경이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영화인데 알모도바르 영화 좋아하신다면 이미 보셨거나 안보셨다면 권하고 싶어요.

        • 캐릭터들이 시원시원하게 말하는 게 참 좋았던 영화죠. 그의 영화가 다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페넬로페 크루즈가 스페인의 보석이라는 생각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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