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 잡담

얼마전에 담근 막걸리를 한잔 혹은 두잔쯤 마시는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과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파는 것들보다 신맛이 강하고 처음에 풀향인가 싶었던 건 감초향인 것 같고 그마저도 냉장고에서 시간을 보내니 점점 약해집니다. 도수가 얼마정도 되는지 측정해보려고 했는데 도구도 있어야 하고 방법도 복잡하네요. 두잔 정도 마시면 잠이 잘 오는 걸로 봐서 대략 8도 정도? 라고 추측만 하고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의천도룡기 2019를 보고 있습니다.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라 그런가.. 이야기가 아주 디테일하고 촘촘한데다가 무술 대결 장면이 멋있네요. 왜 이런 영화는 안나오나 싶고.. 나오는데 내가 모르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아내가 두달간의 휴직을 끝내고 출근을 했네요. 그동안 집안 여기 저기를 정리하고 청소하라고 지시하고 페인트칠까지 해놓으라고 했던 아내가 며칠 출근하고 자신이 더 이상 관리하지 않는 집안 꼴을 보며 한 말은.. 다시 개판이 되었다.. 입니다. 치우는 건 오래 걸려도 더럽히는 건 순간이죠. ㅎㅎ 아.. 이거 웃을 일은 아닙니다만. 


유튜브로 수빙수 티비하고 진석기 시대를 자주 봅니다. 둘 다 물고기 잡아다가(혹은 사다가) 회쳐 먹고 요리해 먹고 하는 컨텐츠죠. 보다보니 언젠가 나도..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모든 것이 그렇듯 회칼 사는 돈을 쓰느니 그냥 사먹는 게 싸겠지요. 암요. 


날이 갈수록 스스로가 모자라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존감을 가져라.. 너는 소중하다.. 라고 하는 이면에 나이가 들어서도 스스로를 과대 평가한다면 그건 좀 문제다..라는 깨달음이 벼락같이 온다고 할까요? 대신에 스스로의 한계안에서 할 수 있는게 무얼까? 자문하게 되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이를테면 곰팡이 핀 베란다 창고를 깨끗이 청소하고 다시 결로 방지 페인트를 칠한다거나..하는 일이죠. 이정도는 남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할 수 있다.. 라는 깨달음이 옵니다. 왜냐? 해봤으니까 말이죠. ㅎㅎ 


나이가 들수록 머리로 뭔가 만들어 내는 것보다 몸으로 부딪혀서 내가 해낼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는 거 같습니다. 괜히 나이든 어르신들이 주말 농장하고 갑자기 집 짓겠다고 하고 그러는 거 아니라는 거. 그 씨앗이 중년의 말미에서 꿈틀댄다는 걸 느낍니다. 그러게요. 중년의 말미죠. 


도서관이 제한적인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2주에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의 리스트를 갈아줘야 하는데 지난 몇달간 그걸 못하니 근질근질했어요. 이제 내일부터는 빌려볼 수 있겠네요. 


얼굴이 따뜻해지는 걸 보니.. 이제 슬슬 졸음이 올때가 되가는 것 같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속 거리 두기로 전환 된다는데 그래도 하던대로 마스크도 손세정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도 피해야 겠지요. 오늘 잠깐 아이들 데리고 외식하러 다녀오는데 여기 저기 인파들이 넘쳐나는 걸 보며.. 다들 답답하구나.. 싶었습니다. 코로나.. 이대로 좀 잠잠해 지기를 바랍니다. 

    • 참으로 잡담이지만, 묘하게 찡했습니다. 이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멍하니 바낭글 올릴 수 있는 세월이 어서 와야 할 텐데요.
      • 코로나는 끝나지 않을것 같고.. 치료제가 빨리 나와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으면 싶네요. 

    • 하루에 물 한 번만 줘도 쑥쑥 자라는 상추, 파, 쑥갓을 보고 있으면 일은 햇빛과 흙과 식물들이 다 하는데 


      저는 숟가락만 얹어도 이렇게 얻어 먹는 것이 많구나 하는 감동이 밀려옵니다. 


      노동은 위대한 자연에게 맡기고 노란 쑥갓꽃, 하얀 파꽃을 보며 희희낙락하고 있자니 인간이 거저 얻는 게 


      참 많구나 하는 고마움이 새록새록 솟아나네요. 


      자연이 밀어만 준다면 눈꼽 만한 육체노동으로도 얻을 수 있는 게 참 많은 것 같아요. 

      • 그러게요. 식물들 자라는 거 보면 정말 대단하죠. 

    • 이 나이에 자존감이란,,,,, 자존감은 어느정도 타고나거나 성장과정에서 이미 형성되지 않을까요? 중년에 자존감이 급격히 달라지지는 않을테니까요.




      막걸리라도 매일 드시면 습관이 되서 안좋다는 쓸데없는 잔소리를 하고 싶어지네요. 전 더이상 마시면 안될 듯한 처치곤란의 보드카와 와인이


      냉장고에 아직도 있군요.




      그래서 정말 텃밭이라도 가꾸면서 즐거우시다면 좋겠는데 잠깐 텃밭가꾸기에 참여해서 행복하긴 했지만 와우~~~ 보통 일이 아니더군요.


      이것도 뭔가 타고난 재능이 있는지 여러 사람이 같은 모종으로 텃밭을 돌보았는데 결과 차이가 어마어마~~~~ 친구 어머니는 서울인데


      집에서 바나나와 귤도 기르신다네요. 하실 수 있다면 화분이라도 길러보시면 좋겠네요. 전 귀차니즘 + 실패한 과거땜에 아 텃밭이라니


      텃밭을 하고 싶다는 의욕이 일어난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열정이 느껴지는군요.

      • 아직은 살만한 가 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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