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한 순간 the reckless moment

아주 예전에 <딥 엔드>보면서 틸다 스윈턴을 협박하는 고란 비즈닉이 스윈턴의 집 안을 둘러 보는 장면에서 그가 스윈턴의 가정에 속하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늘 원전인 <무모한 순간>을 유튜브에서 보니 제 생각이 틀리지 않았더군요. 70년 전 영화 속 제임스 메이슨 연기에 그게 드러났어요. 협박하러 왔지만 험상궂거나 상스럽지 않고 저녁 초대에 혼쾌히 응할 사람입니다. 조운 베넷과 차 타고 가는 장면에서는 담배가 해롭다는 말을 하는 데서 상대방에게 care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전업 주부인 베넷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 같다는 말도 하죠. 딸을 구해내고자 하는 고생하는 조운 베넷을 보면서 자신의 어머니 얘기를 꺼내기도 하죠. 조운 베넷을 배웅한 다음 돌아가는 장면에서는 쓸쓸함도 느껴지고 해요.부재한 가장을 대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딥 엔드>에서 틸다 스윈턴은 선은 지키면서도 위험이주는 스릴을 일말이나마 즐기는 미묘한 연기를 보여 줍니다. 제임스 메이슨은 이 전에 caught에서 오퓔스와 일합니다.사랑이나 애정이란 말을 꺼내지 않고도 로맨스란 감정이 상호적으로 스멀스멀 형성될 수 있음을 대사와 행동을 통해 보여 줍니다. 오퓔스 스타일이 그런가 봐요?


제임스 메이슨이 자기 몫을 포기하고 이 와중에  당신을 만난 건 좋았다고 전화로 말하는데 조운 베넷의 반응은 알 수 없어요. 그래도 만나자는 장소에 나타나는 걸 보니  메이슨의 말을 들었다는 건데 이런 생략을 취하는군요.  메이슨 캐릭터에게 무모한 순간이 되는 거죠.



The flip side of that noir coin is the role and personality of Martin Donnelly. Ever so slowly we can see him drawn to Lucia Harper. But he's drawn not simply to her as a person as he is to what she represents...love and determination, a stable family, a fierceness to protect those she loves. If Lucia Harper may be doomed by circumstances she wants to control but can't, Martin Donnelly may be doomed by feelings he never expected to have and for which there can be no happy ending. 



두 영화 다 여주인공이  가정을 보전하고 침대에 웅크려 우는데 승리감 이런 게 아니라 상실감이  느껴지더군요.



https://youtu.be/mpK7BtnTZ_Y


막스 오푈스의 <포획caught>


일정이 꼬여서 비내리는 저녁에 들어와 예전에 찝했던 odd man out을 봤는데 제임스 메이슨은 아름답군요. 의식이 오락가락하면서 고린도 전서를 읇는 모습은 존 허트가 <엘리펀트 맨>에서 시편 읊는 장면과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로만 폴란스키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라고 합니다. 검색하다 본 블로그에는 메이슨이 가난으로 어릴 때 고생했다고 나왔던데 말보로 칼리지ㅡ케임브리지 출신이면 안 그랬을 것 같아요. 교육 잘 받고 잘생긴 외양에 비해 맡은 역은 반정부단체리더인 은행강도거나 혐박범, 로리타의 험버트. 저는 험버트가 샬롯 편지읽고 웃기 시작하는 장면이 큐브릭과 라인 버전에서 둘 다 인상적이었어요.


https://youtu.be/5ODDHpmqyWE

    • 제임스 메이슨 소개글을 읽어보니 문득 <해저 2만리>의 결말 부분이 이해가 가는 것 같습니다.

      • 꼬부랑한 말로 perverse가 적격인 것 같죠. 로드 짐에서는 피터 오툴이랑 같이. 아동문고판으로 축약된 lord Jim 샀을 때 표지가 피터 오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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