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과 산책하기

아이와 같이 등교합니다. 아이는 3학년이라 혼자 등교하는데 아무문제 없지만 이면도로의 횡단보도를 두 개나 건너야 도착하기 때문에 일단 같이 갑니다.
그렇게 같이 다녔어도 세 번이나 횡단보도에서 사고가 날 뻔 했었죠. 이면도로의 작은 신호등은 그냥 무시하고 달리는 무개념 운전자들...두 번은 경찰에 신고까지 했어요. 여기도 아침 등교시간에 경찰들이 좀 나와주시라 해도 안통하네요.
각설하고...오늘은 학교 바로 앞 공원을 지나는데 목줄도 안한 작은개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더군요. 아이가 개를 무서워하기 때문에 제 옆으로 피해 학교길로 갔어요. 저만큼 지척에 개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개를 부르더군요. 어쩔까 싶었어요. 주변의 다른 등교하는 아이들이 와 개다~하면서 만지려고 다가서고 아주머니는 그 광경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었어요.
아무리 작은개라도 목줄은 해야한다고 말을 할까 어쩔까 싶었지만 결국 그냥 돌아왔네요. 어릴때부터 산책훈련을 제대로 시켜야 ....아, 남의 개 키우는데 무슨 간섭인가 싶어 생각은 멈추고 다시 걸었어요

아이가 혼자 하교할때는 좀 멀지만 큰 사거리로 돌아서 오도록 합니다. 큰 사거리의 신호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없거든요. 보는눈이 늘 많은데다 경찰도 자주 다녀서요. 큰 사거리길에는 길 안쪽으로 산착로가 가로수아래 구불구불 만들어져 있어요. 그 길에 들어서자 목줄을 착용한 두 마리의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분을 봤습니다. 녀석들도 아까 본 개만한 크기였는데 한 마리가 안가려고 버티느라 산책이 지연되는 광경이었어요. 근데

그 버티는 녀석의 몸짓이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순간, 눈을 의심했어요. 그리고 저도모르게 제 입에서 말이 나가더군요.
"고양이도 산책을 시키나요?!"
옆의 개와 똑같은 크기에 똑같은 털색이지만 분명 고양이. 옆 개와 같은 목줄을 메고 온 몸으로 안가겠다고 바닥에 납작 엎드려있었어요.
"고양이는 영역동물이라 산책시키시면 엄청 스트레스 받아요. 그러다 놀라면 아이 잃어버리실수도 있고요"
"아~그래요?"
아저씨는 제가 너무 놀라 마스크 위로 눈을 동그랗게 뜬 얼굴을 보더니 당황해서는 얼른 고양이를 팔에 들쳐안고 팔팔 뛰는 개를 데리고 사라져 갔어요.

저역시 너무놀라 벙벙한 기분이 되었다가 집에와서야 진정이 되었네요. 아아 .
모르는 사람에게 간섭하기 싫은데 어쩌다보니 두 번이나 갈등하고 급기야 입도 떼고...이런일은 더는 안 겪고 싶네요. 에효

푸드덕~!
    • 드물지만 산책냥이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 제 선배가 자주는 아니지만 고양이 산책을 시키고 있고. 제 동네 사시는 분 한 분도 그렇게 하시고 계시고…인터넷 커뮤에서도 산책냥 얘기를 몇 번 들은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동물병원 선생님은 고양이 산책을 권하지는 않으시더군요.
          • 저희 동네에도 주말농장이나 놀이터에 풀어놓고 산책인지 방목 놀이를 시키는 분을 종종 보는데, 걱정되더라고요.

            후레시 키고 찾아 다니는 것으로 그 사실을 알게 되니까요.
    • 저희 동네에서 각각 다른 분들이 다른 고양이 산책 시키는 거 몇 번 본 적 있어요. 느릿느릿 하지만(1분에 1미터) 그래도 여기저기 킁킁거리며 낮은 포복으로 산책하는 게 너무 귀엽고, 무엇보다 집사욕심 아닌 자발적참여(?) 같아서 저는 보기 좋았어요(여쭤보니 실제로도). 저의 로망도 그것이었는데 정작 울집 고영희씨는 현관문에서부터 안 나간다고 버티는 통에 매번 실패요. 그러면서 외출했다 돌아오면 열린 문틈 밖으로 나가보려고 시도하는 건 무슨 심리인지 아직도 몰라요. 

    • 음 ...역시 그냥 지나쳐야 했던걸까 싶네요. ㅡㅡ

      20년도 전에 제가 키우던 고양이는 병원을 가려고 데리고 나섰다가 (이동장 없이 안고...지금같으면 이동장에 수건덮어서 였겠지만 당시 저는 그런걸 몰랐지요) 엄청난 하악질과 할큄을 시전하고 사라져서 난리가 났었어요. 애 잃어버리고..이틀뒤에 같은자리 근처에서 찾았지만 고양이 데리고 나가지 말라는 조언의 폭포수를 경험했었죠.그래서 저도모르게 놀랐었었나...음.
      • 대부분의 집고양이는 확실히 집밖으로 나가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개체마다 다를 수 있기는 하겠죠. 저도 집앞 카페 정도는 목줄 채우고 강보에 싸서 가끔 데리고 나갑니다.


        겉으론 애옹애옹 우는데 눈은 계속 두리번두리번 호기심 천국이에요. ㅎ 

    • 고양이는 알아서 산책하는 것 아니었나요 동네 좀 유명한 고양이가 있는데 주인이 고양이 잃어버렸다고 공고를 붙인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죠.

    • 수의사분이 고양이 산책은 시키지 말라고 했어요. 주위에서 고양이 산책시키다 잃어버리고 못찾은 사람들도 봤고요. 산책묘는 절대 반대합니다
      • 제 글의 요지도 이거예요.

        섣불리 로망을 실현시키려는 주인들 욕심에 길냥이가 되거나 불의의 사고로 명을 달리하는 냥이들이 많아요.

        놀라고 긴장하면 숨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어디 구석에 들어가버리면 못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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