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인 비난보다 공감과 조언을 구하는 글

여자친구와 3년 넘게 연애중이고 분명히 우리는 서로 사랑하기에 내년 즈음에 결혼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제 마음 한 켠에선 우리의 결혼생활이 행복하지 않을 것이란 두려움이 너무 커서 도망치고 싶은데 너무 멀리 와버려서 도망칠 수도 없다는 낭패감이 있습니다.

물론 저도 잘 따져보면 단점이야 많겠지만 그래도 연애경험도 적지 않고 굴곡있는 삶속에서도 좋은 친구를 꽤 사귀고 있는 걸로 보았을 때 무난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하다고 봅니다.

여자친구는...음...전 그녀를 사랑하고 장점도 많지만 결혼하기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서 두렵습니다.

1) 사회성이 매우 떨어져 직장에서 항상 고립되고 적응을못합니다.

2) 1) 때문에 눈치를 너무 보다가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집니다. 피해망상(파라노이아)도 있습니다.

3) 절 만나면 제게도 과도하게 힘듦을 호소합니다.

4) 약물치료나 상담은 일체 거부하고 제게만 매달립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 지쳐가면서도 그녀를 위로하고 때론 조언도 해주며 지냅니다. 연애레벨에선 어찌어찌 버티지만 이게 결혼후 매일 그녀를 상대하는 건 굉장히 힘든 일일 것 같아 두렵습니다. 저도 지금 마음의 병이 있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요.

그냥 헤어지면 되는 거 아니냐 라고 하실 분도 계신데...넘 멀리 와버린 게 아닌가 생각드는 이유 중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게

1) 그녀 나이 27때 첫 연애(저랑)해서 지금 30이고...만날 저 없음 어찌 사나 라고 얘기할 만큼 제가 그녀의 삶에서 큰 부분이 되어버렸고

2) 사회성이 떨어져 베프 하나 빼곤 친구도 없어 외로움을 잘타 제게 더 매달리는 것도 있어서 저 없음 어떻게 살까 걱정됩니다.

물론 이게 제 자의식 과잉일수도 있고 여자친구는 저 없어도 잘 살아가겠죠. 아마 저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구요.

근데 걱정이 너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일단 사랑도 하고 있구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여러 줄로 쓰셨지만, 문제는 하나로 집약되네요. 애인 분께서 홀로 서지 못하시고 의존한다는 것이요.


      그런데 헤어질 수 없는 이유도 마찬가지로 하나에요. 의존받고 있다는 것이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물으신다면, 답은 너무 확실합니다. 애인 분이 건강해지면 되겠지요. 


      ( 아마도 이미 충분히 아시고 여러가지 과정을 거치셨겠지요 .. )


      과정이 지난하겠죠. 그 과정을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힘내시길 바랍니다.

    • 결혼의 시기를 미루면 어떨까요? 지금은 치료가 먼저입니다. 예전에도 비슷한 글 올리셔서 기억하고 있는데요, 저도 10년째 병원을 꾸준히 다니고 있는  입장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너무 안타까워요. 


      그리고 방학님 없어도 여친은 살아갑니다. [너 없이는 못살아 = 너 있어도 못살아] 라고 생각해요. 지금의 삶이 숨만 쉬고 있는 건지 진짜 살고 있는건지요...


      비난은 아니고 조언인데 비난처럼 들리면 어떡하지 싶네요^^;; 힘내세요~!

      • 감사합니다...저 없어도 잘 살겠죠...치료가 우선인데 치료를 거부하니 힘드네요.
    • 지금 여자친구를 감당하시는 게 굉장히 부담스러우시단 게 글에서 잘 느껴집니다. 그 감정에 대해 난처해 하시는 것도요. 관계라는 건 누구도 타인의 입장에서 평가할 수 없는 영역이죠. 객관적인 사실이나 조언에서 무엇을 구하고 계신지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싶네요.
      • 넵...조언 감사합니다...
    • 무거운 주제로 고민 많으신 게 느껴지네요. 예전에도 비슷한 주제로 여러번 글을 올리셨구요... 그런데, 이런 고민이 자꾸 반복되어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조언을 구하는 것 자체가 혹시 글쓴님 마음의 기울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동거하지 않는 이상 연애는 일정 시간 지나면 각자의 공간과 시간을 갖지만... 결혼은 좀 다르지 않을까요, 인내심이 극도로 약해질 수 밖에 없도록, 도망칠 곳이 없는. 사랑과 책임은 쌍둥이 같지만, 글쓴님이 애인분의 남은 인생까지 책임을 져야할 필요는 없는 거죠, 그냥 미혼의 연애중이니까요. 하지만 만약 제가 글쓴님의 애인이고 우연찮게 본인으로 추정되는 이런 글을 본다면... 참 슬프겠다는 생각은 드네요. 

      • 막줄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죠...너무 답답하고 혼자 생각하려니 우울해서 털어놨지만 제 잘못입니다...그리고 조언 감사합니다.
    • 어느 쪽으로 결정하시든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서른이면 새로운 사람 만나기에 늦은 나이도 아니고 지금의 인연을 이어가지 않는다고 해서 연인분의 인생이 잘 안 풀릴 거라 단정짓는 것도 오만입니다. 그냥 본인을 위한 결정을 하시고 상대방의 반응 역시 상대방에게 맡기시는 게 순리에요.
      • 과대평가라는 표현이 정확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 좀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함께 사는 건 생활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의 사랑은 무조건 식어요. 편안한 친구 같은 사람이 좋아요. 오래 만났다고 섣불리 결혼을 결정하지는 마시길.. 3년이면 오래 만난 것도 아니고 서른에 얼마든지 새로운 사람 만날 수 있습니다. 혼자 살아도 그만이고요. 님과 헤어진 다음엔 그 분이 알아서 할 일이에요.
      • 네...좋은 말씀 감사합니다...잘 생각해보겠습니다.
    • 가을방학 님의 사회생활(사회적 관계)은 유지되고 있는 건가요 3년이면 둘이 붙어만 있어도 좋은 시기는 지났을 것 같은데

      • 놀랍게도 사회생활도 잘 유지되고 있고 여자친구와도 둘이 있음 마냥 좋긴 합니다. 연애만 한다면 힘이 부칠 때도 있지만 좋을 때가 훨씬 많아요. 결혼이 두려운 것이지요.
    • 미심쩍으면 하면안되죠. 모두 불행해질텐데. 확신을 갖고 해도 살지 말지 헷갈리는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임.
        • 결혼한다고 하면 집안 어른 중 한분은 꼭 반대하죠. 그거 왜 그럴까요. 얘네들이 서로 확신이 있는 지 보는 겁니다. 일종의 테스트이기도 하고,한편으론 확신이 없는 사람에겐 번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겁니다.
    • 약간이나마 비슷한 경험이 있어 공감이 되네요. 결혼까지 생각하는 사랑하는 분이니만큼 치료를 적극적으로 권해보시고, 차도가 있다면 관계를 계속 진행해보시는 게 좋겠네요. 하지만 변화가 없다면, 더군다나 글쓴신 분이 상황을 너무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계시기에 지금 상태에서 결혼까지 하지면 너무나 난처하리라 생각합니다... 결국은 사랑하는 주체도 '나'이고 모든 것이 내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로 평가되기 마련입니다. 너무 이기적인가요? 상대적으로 내가 타자보다 건강하다고 그냥 버티는 경우가 많은데 행복을 기준으로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오히려 그게 애인에게도 더 솔직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 조언 감사합니다. 인터넷에 뒷담화 올리는 것보단 그게 더 솔직한 거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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