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명복을 빕니다.
박원순 시장의 명복을 비는 행위에 반대하는 의견을 나타내는 것이 정당한 행위라면
박원순 시장의 명복을 비는 글 역시 의견 제시가 존중받아야할 다양한 의견 중 하나일 것입니다.
기사들 몇 개를 읽어보면 피해자가 당시와 그 이후에 느꼈을 깊은 절망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바라시는 진실규명과 가해자가 더 있다면 그에 대한 처벌 및 일상의 회복이 반드시 이뤄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와 더불어,
성추행이라는 오명의 박원순이라는 인물 그 자체의 죽음에도 애도를 표합니다. (아 이 지점의 글이 애매했나봅니다. 전 지금까지는 누명이라고 생각하진 않는 입장입니다. 성추행이라는 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고 그 행위에 대한 책임을 박원순이 져야한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 의미의 오명입니다.)
그가 서울시민을 생각하고 실행한 것들은 모두 진심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애도행위에 반대하신다면 이렇게 한 번 상상해보면 어떨지
만약에 '일산 지역난방수 공급관 파손'으로 돌아가신 남성에게 '쭈꾸미처럼 데쳐졌다'고 말한 워마드 유저, 혹은 홍대 누드모델 유포 가해자가 수사에 대한 압박때문에 생사를 달리하는 선택을 하셨다고 가정해봅시다. 그 이후 그 분의 가족, 지인, 워마드 내에서의 추모하는 감정과 글이 피해자분의 가족들에게 2차가해를 가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에 한 번쯤 반대 위치에서 상상해봐야 상대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가정해보았습니다.)
작년, 너무 추운 서울의 겨울 거리에서 떨면서 집으로 향하다가 잠시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추위 가림막에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바람만 막아보고자 들어간 그 안에는 의외로 난로 같은 온풍기가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정말 작은 곳에도 신경을 쓰는 시장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지나간 그 곳에서는 한 할머님께서 앉아계신 뒷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기억하는 박원순이란 세심한 따뜻함이었습니다.
촛불집회에서 경찰이 살수차를 못쓰게 수돗물을 잠근 것도. 촛불집회에 몰린 수십만의 시민들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게 인근 건물들의 화장실을 개방하라고 명령하신 모습도.
재개발로 쫓겨날 운명의 시민들을 둘러싼 용역깡패들을 뚫고 들어가서, "내가 서울시장이다. 내가 다 책임진다. 재개발은 중단한다." 고 외치고 울고 있던 시민들의 편에 서는 모습. 보면서 전 뭉클했었습니다.
그런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런 기억들조차 애도할 수 없다면 그 행위 역시 폭력일 것입니다.
물론, 그리 가시기 전에 명확한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진실규명을 하고 자신이 했다면, 한 행위에 대한 처벌까지 묵묵히 받고 갔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완벽하지도, 용감하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박원순 시장님.
안녕.
안녕.
ps. ssoboo님 말씀대로 저 역시 김재련변호사의 태도가 진실을 밝히기보다는 그걸 저지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진실이 밝혀지길. 그래야 제대로 된 애도와 사회적 평가 역시 내려질 것이라고 전 봅니다.
"성추행이라는 오물을 뒤집어쓴 채로의 박원순라는 인물 그 자체의 죽음에도 애도를 표합니다."
듀게에는 박원순이 당한것 처럼 생각한 사람이 많군요.
쏘보님이 일전에 "박원순을 죽였다" 라고 말한것처럼요. 에혀..
님이 듀게분들 비난할때 그 분들 말 왜곡하는게 일상이잖아요 저도 한번 미러링 해봤어요
바로 반응 오네요 역시 ㅋ
근데 해명할때마다 쓴글 보면 진짜 박원순이 당했다고 생각하는것 같긴하네요
마음속으로만 추모하셨어도 충분하셨겠네요.
분향소가 마련된 시청앞 광장은 피해자의 직장앞이기도 하죠.
상대 입장=워마드라고 납작하게 상정하고, 워마드는 이럴거야 상상해서 생각을 하면 저런 비유가 나오나요? 만약 특정 남성을 모독했다가 언론과 수사 압박을 받은 여성분이 자살을 한다면, 분명 그분을 추모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주로 이 두가지일거예요. 첫째, 그분이 한 가해행위가 (상대적으로) 별일 아니라고 생각해서. 둘째, 언론과 사회가 여성 가해자에게만 유독 가혹하다고 생각해서. 박원순 씨를 추모하는 분들 중 상당수도 비슷한 생각이더라고요. "그깟 성추행으로. 왜 항상 우리 진영만."
추모 행위 자체가 비판받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추모가 공식기관에 의해, 공적인물인 정치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점을 비판하는 것이고, 인터넷의 추모 글의 경우 그 뒤에 있는 생각(공작이다, 별일 아니다 등)을 비판하는 것이죠. 류호정의원 장혜영의원의 글도 박원순 씨의 공적을 기리거나 유족에게 위로를 전하는 일은 잊지 않았어요. 박원순 시장의 업적은 모두가 기억할겁니다. 그 기억 때문에 더 슬프고 더 분노하는 거죠.
줄리엣은 무슨 맥락인지 궁금하네요ㅎ
서울시장으로서의 역할을 그동안 훌륭하게 수행해준 것은 고마웠죠. 오세훈이 계속 그 자리에 있는거랑 비교가 되겠어요? 시민운동가로서는 저는 잘 모릅니다만, 그래서 3선 시장을 하면서 서울 시장하면 박원순이었는데 서울 시장 임기만 잘 마쳤어도 평생, 그리고 그 후에도 명예로운 서울 시장으로 사람들 기억에 남았을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었고(지금까지 이어지는 숱한 상황은 생략) 허무하고 허무하네요.
네, 박원순 비판에 보면 실패한 정책도 많긴 하더군요.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전의 시장들보다는 잘했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직 모든 사실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추모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겠지요. 그 글에 댓글로 비아냥 거리는 내용들은 보기에 힘들군요.
이것 저것 소문들로(아직 모든 사실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상태의) 고인을 단정지어 단죄하고저 하는 심정들도 이해는 합니다.
모두들 조금 더 기다려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