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의정부고 사태(라고 해야하는지;;)에 대해 몇몇 인터넷 여론을 보며...

요며칠 제 관심을 끈 화두는 바로 의정부고 졸업사진의 관짝소년단(이라 합시다) 패러디에 대한 후폭풍입니다.


길고 지난한 그 흐름을 다 적긴 기력이 없구요.

(아마 대부분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기분을 요약하면 절망보단 좀 약하고 실망보단 훨씬 강한 그런 기분을 느낍니다.

절망에 가까운 실망이랄까요.


패미니즘에 대한 얘기를 나눌 때도 비슷했지만 

거의 똑같은 매커니즘으로 이런 좌절감을 맛보게 되네요.


그냥 아 블랙페이스는 인종차별의 역사가 있고 함부로 해선 안되는 일이구나. 몰랐는데 이제 알았네 앞으로 주의해야지.

정도로 끝날 수 있었던 일이라 생각하는데 이게 이렇게까지 공격적으로 나서서

샘 오취리를 공격하고, 인종차별일 수 있으니 주의하자는 사람을 비아냥 하고 매도할 일인가 싶네요.


여기서 관련 논쟁의 쟁점을 일일히 들어가며 풀어쓰기엔 정말 기력이 딸려서 못하겠고

그냥...문득 하소연이나 하고 갑니다.


게시판 오시는 분들은 부디 폭우 피해 없으시길 바라고

날씨가 구리지만 그래도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어휴. 저도 좀 쉬어야겠네요.

정신적으로도 너무 지칩니다.



    • 논란을 키우려고 작정을 한 사람의 의도대로 어울려 주는 건 좋지 않죠. 그 학생들은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짤방 원본을 최대한 비슷하게 모사하려는 과정에서 그런 분장을 한 거지 흑인을 비하하려고 한 게 아니잖아요. 굿닥터에서 앤드류스가 '인종차별 문제가 아닌 것을 인종차별 문제라고 우기면 우리 흑인들은 퇴보한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오취리가 팔로워 10만명 넘는 인스타에 일반인 고딩들 얼굴 박제하고 태그에 케이팝팬 소환하면서 이슈거리 만드는 거 보니 어이가 없더군요. 피해자인 척, 약자인 척, 무지한 대중들에게 두들겨맞는 사람인 척 쇼하는 거를 좋게 봐줄 순 없지요.

      • 님 말대로 그렇게 맥락에 따라 인종차별에 대한 유무죄가 갈리는 일이라면 샘 오취리가 그걸 인스타에 올렸든 뭐라 하든 아무 상관 없는 일 아닌가요? 특별히 사진을 왜곡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런데 그게 그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라 여기는 걸 보니 일단 인종차별적 행위는 맞다는 전제인 건가요?
        • 잘못했는지 아닌지 애매한 걸 잘못했다고 전시햇는데 피해가 안간다니 참 머릿속이 꽃밭이시네요

    • 작성자님과 같은 마음을 느낍니다. 역사적 맥락에서 정립된 인종차별 문제인 것을 인종차별 문제가 아니라고 말하기 위해, 역사적 근거들에 대한 반론은 외면한 채, '동기'와 '의도'와 '원본을 모사하려는 의도' 따위를 가져오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기자들도 이때다 하고 숟가락 얹어 논란중인 사진을 '박제'하고 있으며, 이를 다시 소비하고 댓글달고 재생산하는 주체 절대다수가 한국인인데도, 이미 공공연해진 표현물에 모욕당한 처지로서 정당하게 항변할 권리를 갖는 샘 오취리를 욕하는 인간들이 많다는 게 안타깝네요. 키배를 할 생각은 없어서 누가 반론 주셔도 재반론 남길 생각은 없고, 작성자님 심정에 무척 동의한다는 것만 적고 갑니다.

    • 저도 거의 비슷한 기분을 느끼는데 이글이제가 글을 올리기 바로 전에 올라와서 괜히반갑고 그러네요... 하지만 동시에 우울해짐...
      • 저도 올리고 살짝 놀랐습니다. 반갑기도 하고 우울하고 가장 큰 건 오늘이 정말 피곤하네요
    • 어릴 때는 기술과 경제 발전 때문에 세상이 아주 빠른 속도로 좋아진다고 생각했어요. 한편 '도덕이란 과목은 대체 왜 있는거야? 당연한 말, 착한 행동 고르기잖아. 고리타분해.'라고 생각했는데, 교육 과정이 심화될수록 고등 교육을 받을수록 그 '도덕'이 인간 역사의 어마무시한 야만 속에서 얼마나 힘겹게 싹을 틔우고 자라난 개념인지 알게되었죠.


      그리고 아주 고결하고 특별한 창조라고 생각했어요. 인간은 왜 미적인 것을 갈망하는지 궁금하던 시절, 도덕은 정신적 유미주의의 극대처럼 느껴지기도 했어요. 아름답지 않은, 흉한 어떤 것을 볼 때에 느끼는 불쾌한 감정이 비도덕적인-끔찍한 생각과 행동을 마주할 때도 똑같이 일어나니까요.

      하지만 어떤 야만은 마치 유령처럼, 또는 유전 정보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고, 윤리가 확장 될수록 폭력과 차별도 시대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으며 더 깊이 아래로 확장되고 있구나 느꼈어요. 지겨운 예이지만 일베가 없던 시절엔 흩어져 있고, 숨어 있던 야만들이 유머라는 미명 아래 모여 이렇게까지 거대하고 끔찍한 정서나 논리를 형성할 줄 상상도 못했죠.


      구역질나는 것들이 왜 이렇게 버젓이 전시 되는가. 고민하다가 심리학을 통해 힌트를 얻었어요. 인간의 멘탈 자원이 석기시대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복잡다단한 것들에 적응하며 살아가느라 고등한 정신활동-이를테면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역사와 맥락을 알고 현상을 이해하기' 같은 데에는 에너지를 쓰지 않는 것이죠. 흔히 위대한 철학이나 예술은 훌륭한 질문을 던지고 사유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하잖아요. 바로 그 점 때문에 대중으로부터 외면 당하고요.

      아무튼 사람들은 왜 생각하기를 싫어할까, 왜 반지성주의가 판을치고 대접 받을까에 대한 답은 뇌가 칼로리를 많이 쓰는 것은 생존에 이롭지 않아서, 요즘 같이 과잉 칼로리를 섭취하는 시대에도 고대의 룰이 적용되고 있어서...였어요.


      그렇지만 그런 생체 시스템의 존재가 당위가 될 수는 없죠. 전례 없는 평화와 풍요의 시대에 도덕은 사회와 개인의 가장 중요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회의 교육과 계몽이야 더 말해 무엇 하겠냐마는 개인을 너무 축소해 사회의 부산물, 부속품으로 치부 하기엔 문명의 출현 이래로 어느 시대든, 그게 문화 예술이든 사회 운동이든 아래로부터의 움직임과 물결이 있었고, 지금은 특히 개인의 정체성과 자아를 표현할 방법이 다양하고, 사람들이 그 표현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으니 개인의 선택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죠.(너무 긴 미괄식 문장이 불편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그렇다고 악한 개인, 선한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것은 아니에요. 위대하고도 비참한 인간의 복잡하고 모순적인 정신을 감안하고 봐야 하겠죠.


      그래서 다시 윤리와 도덕이에요. 그 좋아하는 인성, 겸손을 남에게만 강요하지 말고, 그저 기분풀이를 위한 소비의 한 요소로만 보지 말고, '너 자신을 알라'-혼자만의 국어사전에 새긴 어휘로 생각과 행동의 당위를 쌓지 말고, 선함의 개념과 기준을 의심하고 칼끝은 자신을 벼리는데 쓰도록 흐스ㅔ여...음...이말이 하고 싶어서 쓴 것 같습니다.
      • 에이, 선 넘으시네요
        • 에잇ㅠ, 하지만 그럴 의도와 목적은 아니었어요...그러니 넘어가 주시겠죠?
    • 밑에도 썼지만 관짝 퍼포먼스라니요. 미친 짓이에요. 조지 플로이드 사건이 얼굴색을 어떻게 칠했느냐보다 아예 처음부터 이런 패러디나 퍼포먼스로


      할 소재가 전혀 아니죠.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통렬한 분노를 표현한 건가요?????? 아니죠. 이걸로 장난질한겁니다.


      학교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짓이고 샘 오취리 표현방식은 오히려 전 부드러웠다고 생각해요.




      사과문까지 발표해야 하다니,,,,그리고 앞으로 한국에서 활동하기 힘들겠죠. 저같으면 이 나라에 정떨어져서


      본국으로 돌아가고 싶을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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