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물, 복학왕, 지은이, 현실

박인권 씨가 그린 만화 '대물'은 전체 4부작인데 2부는 드라마화 되어 고현정이 출연한 바도 있죠. 박인권씨는 이 만화를  스포츠 조선에서 연재했는데, 만화 3부 '야왕전'의 간략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연재처는 여기입니다.

남자 주인공 하류는 하류가 '천사'라고 부르는 여자친구 다해가 있습니다. 둘다 지극히 가난합니다. 가난을 끊기 위한 사닥다리는 교육이죠. 다해가 교육받을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하기 위해 남자 주인공 하류는 호스트바에 나갑니다. 그 돈으로 다해의  성형수술을 시켜주고, 대학을 보내주고, 옥스포드에서 경영학 박사를 따게 해줍니다. 하류가 돈을 잘 보내지 않는다 싶으면 다해는 "책임도 못 질 것 왜 날 보냈냐구! 지금 나를 나무에 올라가라 하고선 막 흔들어대는 것 맞잖아?"라면서 압박을 넣습니다. 그렇게 다해가 박사를 따고 오자 공항에는 다해를 인터뷰하려는 기자들이 가득합니다.

그러면 한국 여자가 박사를 했으면 어떻게 써먹을 것인가? 이 지점에서 박인권 씨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인가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다해는 KDC 그룹 후계자 백도야에게 시집가서 재벌집 며느리가 됩니다. 

이 스토리는 여러가지 면에서 작가의 취재부족을 드러냅니다. 경영학 박사는 학교에서 생활비까지 대준다 (하류가 호스트를 할 필요가 없어짐), 영국 최고의 경영대는 옥스포드가 아니라 LBS다 (옥스포드 경영대는 역사가 짧습니다), 돈을 벌려면 박사를 할 게 아니다 (월가로 가든지 창업을 해야합니다) 등 입니다. 취재를 안하고 머릿속에서 그려낸 이야기죠. MBA보다 박사가 더 오래 걸림 -> 뭔가 더 좋은 게 아닐까? -> 더 좋으니까 박사는 굉장히 비쌀 것 -> 남자친구의 고혈을 빨아야 할 것 -> 박사를 하면 한국사회에서 보상을 줄 것 -> 한국사회에서 여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은 재벌집 며느리! 라는 의식의 흐름을 읽을 수 있죠. 

박인권의 만화는 현실에서 눈을 돌리게 해줍니다. 여자들이 스스로 돈 버는 현실이 못마땅한 사람들에게 간단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저 여자가 잘나가는 건 남자 고혈을 빨아먹어서 (=돈 + 시집)이라는 편리한 설명을 제공하죠. 그런데 현실에서는 교육받은 한국 여자들이 일을 해서 돈을 법니다. 피츠버그 대학에서 공부한 영주닐슨 박사가 베어스턴스에서 일하고 지금은 성균관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는 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죠. 혹시 S&P Global의 자회사인 켄쇼 (AI 투자회사)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사람이 UIUC (University of Urbana Illinois Champaign)에서 박사를 받은 한국 여자 분이란 걸 알고 계십니까? 하버드에서 MBA를 한 박경아씨가 골드만삭스에서 Sustainable finance group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은요? 작년에 국내에서도 LG생건에서 30대 여성 임원을 두 명 임명했죠 (각각 버클리 MBA, 서울대 사회학 석사) 올들어 삼성에서는 여성임원을 일곱명 발탁했습니다. 

기안84의 웹툰 '복학왕'에서 인턴 봉지은은 실력도 없고 학벌도 없습니다. 우기명은 어떻게 해서든 먹고 살려고 김치공장에도 취직하고 기안그룹에서도 노심초사하는데 봉지은의 머릿속은 어떻게 하면 상사에게 어필할까 밖에 없지요. 봉지은은 배위에 조개를 놓고 깨서 그걸로 40살 상사에게 어필하고, 그 상사는 회식날 술취해서 봉지은에게 키스해버렸다고 우기명에게 밝힙니다.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수아 부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여성이 공정하게 경쟁해 능력으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활용한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처음 묘사에는 성적 모욕의 의미가 있었다. 고쳐 그린 내용은 설사 작가의 주장대로 귀여움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해도 여성은 능력으로 취업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여성혐오적"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이는 근거 없는 편견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 여성 지원자 입사시험 점수를 부당하게 깎은 사례 등을 고려하면 정당한 묘사라고 보기 어렵다" 노컷뉴스 

기안84도 세상에 대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젊은 여자들은 몸팔아 돈을 벌고 남자들 고혈을 빱니다. '복학왕'이라는 만화 속 지은이는 공부를 안합니다. 하지만 현실 속 지은이는 성적이 좋아도 탈락합니다. 왜냐하면 남성 지원자들의 점수를 이유없이 올려줬거든요. (국민은행 , 하나은행 사례공상속의 지은이는 40살 상사 앞에서 '조개'를 깨고 취업을 했지요. 하지만 현실속의 지은이는 대선후보였던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성폭력을 고발하여 3심에서 징역 3년 6개월형을 확정 짓습니다. 제게는 이 현실속 지은이들이 우리나라의 희망입니다. 









    • 하나 빼먹으셨어요. 현실 속 성폭력을 고발하는 지은이들은 몇몇 사례를 근거로 남자들을 벗겨먹어 한탕하려는 꽃뱀취급을 받거나 "다른 정치적 의도"에 대한 의심을 받아야합니다. 

    • 그냥 하나의 캐릭터일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주 보이는 설정이죠.

    • [복학왕] 만화 전체가 '기안대학교'라는 부실대학에 다니는 인간군상의 (상상에 의한) 스트레오 타입들로 가득하죠.


      학사 취득자들을 저학력자라고 부르기도 이상하지만, 기안84가 상상하는 저학력자 사회진출에 대한 한계 확실한 묘사로 가득해요.


      ( 고등학교와 흡사한 생산직 공장 묘사라던가. - 다른 생산직 공장과 MT를 와서 두 공장 사람들이 싸웁니다. )




      저는 [복학왕]에 묘한 지점들이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동명을 차용한 [복학왕의 사회학]에서도 과소대표되고 있는 청년들에 대해서 다루죠. 제 기억에 주간 잡지 중에서도 수도권 청년을 제외한 나머지 100명의 비수도권 청년들로 통계를 추척했던 특집기사가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겨자님이 언급하신 사람들은 초고학력의 자장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지만,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그 공백을 메인스트림 서사에서 거의 아무도 채우고 있지 않아 기안84 같은 한계가 뚜렷한 설명이 "현실을 반영"한다고 칭찬을 받고 있는 것이겠구요. 한국에서 자원이 부족한 자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모사는 확실히 필요해보입니다. 다만 그런 설명을 보며 독자들이 어떤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는지 미심쩍은 부분이 있지만요.




      - 말씀하신 대물의 서사와 비교하기엔, 캐릭터의 학력이 다르고... / 기안84의 옵니버스식 묘사를 미뤄 생각해봤을 때 아마 이런 식으로 했다면 독자들의 공분을 더 살 수 있지 않았을까 싶군요. 어떤 공기업에 지역균형인재로 인턴에 우연히 들어가게 된 두 사람이, 얼마 지나지 않아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식으로... 매 번 옵니버스의 환경에 기안식 상상력으로 주인공들을 밀어넣으려다보니 처참하게 자신의 한계를 드러내게 되지 않나 싶습니다. ( 예 - 비수도권 대학생 여성이 방학동안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 유흥업소에서 일을 한다. )

      • 안은별 작가의 'IMF키즈의 생애', 이종철 작가의 '까대기', 배지영 작가의 '안녕, 뜨겁게', 초민석 작가의 '능력자', 장강명의 '당선, 합격, 계급', 다음 웹툰에 '반지하셋방'... 정말로 메인스트림 서사에서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 거의 아무도 채우고 있지 않나요?  




        • 저도 겨자님의 리스트에 더 많은 작가들과 작품들을 추가할 수 있겠지만... 




          그에 앞서 두 가지 정도의 의문이 생기는군요. 주류 서사인지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그리고 기안84의 만화는 주류 서사인가. 기안84는 [패션왕]으로는 네이버 웹툰에서 높은 순위를 꽤 길게 유지했지만, [복학왕]이 그 정도로 인기를 끌었는가 하는 훈고학적인 규명 영역이 하나 있고. 기안84라는 사람 자체는 [나 혼자 산다]의 패널로서 주류 서사에 들어가 있다고는 충분히 가정할 수 있지만 (한국 갤럽에 의하면 지금도 7~8위 권) 그와 그 사람이 그린 창작물이 큰 연관관계가 있나 하는 의문도 있군요.




          제가 상상하는 메인스트림 서사라고 하면 다수의 소비층이 그 작품이나 장르를 소비해야 하는데, 단적으로 네이버 웹툰의 경우 주간별 만화 작품이 조회수를 기준으로 위에서부터 나열이 되는데 적어도 상위 3순위에는 들어야 일정 다수의 독자에게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겨자님과 제 관점에서의 차이라고 하면, 저는 창작자들이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 창작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나머지 사람들' 작품들이 메인스트림에 거의 포함되지 않았고, 또는 메인스트림 제작진이 그런 류를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 예를 들어 예능보다는 다큐에 나올 이야기로 다룬다던가. TV로 보면 다큐 3일이나, 다큐 잇it에서 다룰 이야기인 것처럼요. )




          -- 어찌 되었든 제 첫 댓글에는 제 편견 가득한 상상이 반영되어 있군요. 다수의 사람들이 유년 시절 노력을 안 한(?) 자들에게 징벌적 고통을 주는걸 즐기고 있다는 편견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 구렁텅이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경로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상상하나 보다 싶구요. 이런 편견은 좀 줄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 한 사회에서 다수의 소비층이 그 작품이나 장르를 소비한다면 그건 대중 문화라고 하지 않나요? 

            • 무엇이 다수인지 어느 정도로 동의 될 수 있느냔 문제가 있죠. 보통 과반수 이상을 다수라고 표현하던데요.

              • 한국 인구 과반이 한가지 문화 컨텐츠를 소비하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을 거예요.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같은 것도 최대시청률이 22.9%, KBS 일일드라마 시청률도 높아야 20% 이니까요. '복학왕'같은 것도 특정 연령에게 어필하죠. 


                제 생각에는 mainstream narrative하고 popular culture를 먼저 구분해야하지 싶습니다. 

    • 문학적 허용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


      현실과 동떨어진 일부의 현실에 대한 묘사를 대부분 현실이 그런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면 


      기안84의 해당 작품을 퇴출하는게 맞을까요.


      '개그는 개그일뿐 따라하지 말자'는 개콘 개그맨들의 구호가 생각나는군요. 


      처음 들었을때부터 저는 그 구호가 좀 어이없었는데

      • 스테레오 타입이란 것도 대상이 강자나 기득권이면 풍자가 됩니다만, 기안84의 만화에선 해당 사항이 없어 보이죠. 그가 그려내는 스테레오 타입.. 특히 예쁘면 그걸 이용하는 여성이라든가, 안 예쁘면 패배의식 갖고 사회 부적응자처럼 구는 여성들... 그 중 누가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이번에 기안84 사과문을 보면 풍자를 하고 싶었답니다. 작가로서 기본적인 창작에 대한 많은 고민이나 고뇌는 없었다는 반증이죠.
      • 저는 기안84의 '복학왕' 퇴출을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다. 스포츠조선에 몇년씩이나 '대물'이라는 여혐 만화가 연재되었는데도 별 문제 없던 나라인걸요. 오히려 드라마까지 되었죠. 그게 이 사회의 문화입니다. 

      • 개그가 개그로 끝나지 않으니 문제인거죠. 제발 개그로 끝낼수 있는 웃기지도 않고 특정 집단을 혐오하지 말고 좀 웃긴 유머를 해달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 아뇨.

          "저런저런. 이제 인류는 '포르노는 현실이 아닙니다' 캠페인이 요구되는 시대를 살게된 모양이군요, 참으로 유감스럽고 우려되는 일이네요" 정도의 의미입니다.
          • 실제로 필요할걸요. 일본 포르노에 나오는 것들이 진짜인줄 알고 흉내내는 인간들이 부지기수인데요.
            • 그렇겠죠. 그러니 뉴질랜드 정부와 겨자도 캠페인을 벌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전 이런 일들을 호들갑이나 기우라 여기지 않습니다. 일단 국개론자이기도 하고. :)
        • 판타지의 상징물ㅋㅋㅋㅋㅋㅋ그게 뭔데요 대체ㅋㅋㅋㅋ


          아니 창작물에서 여성을 조롱하고 우스갯거리로 만들면 안 됩니까? 여성은 약자니까? 그럼 창작물에서 여성 캐릭터는 항상 약자로 배려받아야하고 희생양이어야하고 정의롭고 옳으며 멋있고 영웅적이어야 합니까? 여자는 악마 같고 성공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겹고 추한 인간이면 안 돼요?


          그럼 악당은 쓰레기 범죄자에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다 할 수 있는 역겨운 존재는 무조건 남자여야겠네요?


          도대체 창작물에 말도 안 되는 판타지를 강요하고 있는 게 누군가요?
          • 창작물과 현실의 경계는 생각처럼 선명하지 않고, 끝없이 서로를 침범하며 영향을 미쳐왔죠.
    • 현실과 망상의 괴리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519381




      김 씨는 지난 3월 19일 오후 4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 방면에서 제주시 노형동 방면으로 운행 중인 버스 안에서 10대 여학생의 신체를 수차례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씨는 수사기관에서 본인의 범행을 부인했지만, 피해자가 촬영한 사진을 보여준 뒤에야 "충동적으로 손이 갔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김 씨는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에 "여학생 중에 꽃뱀이 있다고 들었다. 피해자가 꽃뱀이 아니길 기도한다"며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일삼기도 했다.




      김 씨는 지난 2016년 동종범죄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 딴건 몰라도 듀게에서 창작물에 자체 검열이 필요하다란 얘기가 나올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네요....그 pc 함하고 거리가 한참 먼 수많은 악취미영화들 보면서 즐겼던 세대 들 아니였는지.


      지금 이사람들 태도와 루이말한테 며느리와 시아버지가 바람피우는 천인공노할 정도로 비도덕적인 영화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보여줄수 있습니까 하고 얘기했던 심의 위원들하고 뭐가다른지..
      • 어느 분이 자체 검열이 필요하다고 했나요? 

      • 자체 검열이 필요한진 모르겠는데 약자 희화화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은 필요하고 비판을 검열로 혼동하지 않는 시각도 필요합니다.
      • 당연히 검열에 찬성할 수는 없습니다만 기안씨가 한심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점은 지적해도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게으르고 천박한 시선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요. 

        • 굳이 복학왕만 그런게 아니라 네이버 웹툰들이 다 한심한거야 말할거도 없죠... 지금 문제는 기안 퇴출 주장이잖아요. 작품에 대한 비판과 그런거는 애초에 나와서는 안된다고 정색하는거는 전혀다른거죠. 그냥 안보면 되는건데 말이죠.
    • 이쯤되면 '창작의 자유무새'라는 용어라도 있어야 하는 건 아닐지 모르겠군요.

      아무리 창작물이라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선이라는 건, 사회 미풍양속에 안좋은 영향 어쩌고가 아니라 소수자, 약자에 대한 희화화를 경계하자는 겁니다.

      아무리 봐도 그저 작가가 게을러서, 최소한의 취재도 없이 그냥 본인의 편견 속에서 그려낸 왜곡된 스테레오타입이, 그것도 하필 실력이 아닌 다른 걸로 쉽게 취업했다는 서사를 가진 캐릭터가, 실제로는 취업 현장에서 차별 받는 여성이라는 게 '아, 이건 예술의 영역이니까 비판할 게 아니야' 하고 넘어갈 일입니까?
    • 결국 "내가 보기엔 괜찮다"와 "창작물의 자유"를 섞어서 혼동하는게 원인일 듯 싶군요. 




      일단 어느나라건 심의나 법이란게 있고요. 굳이 심의와 법이 아니더라도 보는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지점과 그렇지 못한 지점도 있습니다. 덕분에 특정 작품이나 작가 등이 비판받을 수도 있는 것이고요. 당연히 전자나 후자나 절대적인건 아닙니다. 시대가 지남에따라 약화될 수도, 강화될 수도 있죠. 그 기준이 적절하냐 아니냐를 논하는 것이라면 생산적이겠으나, 무조건적으로 창작의 자유에 대해 부르짖는건 귀를 막고 듣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게 없습니다. 




      PC함과 거리가 먼 악취미 영화들을 보며 즐겼지요. 그래서요? 우리가 PC함과 거리가 먼 악취미 영화들을 보고 즐겼으니 앞으로 인류사에선 두번다시 심의와 검열에 대해 논 할 수 없는걸까요? 그냥 거기에 묶여 살아야하는겁니까? 우리가 보고 즐겼어도 그 이후 발전된 인식을 근거로 작품의 한계에 대해 비판 할 수 있고 얘기할 수 있죠. 그때(심지어 지금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사실이나 구조를 나중에라도 뒤늦게 파악 할 수 있고, 막거나 개선시킬 수 있는겁니다. 그게 발전이고 진보에요.



      • 마지막 문단은 정말 짝짝짝 입니다. 저는 왜 이런 생각을 머리론 하면서도 이렇게 글로 표현하진 못할까요.
      • 과거에 그랬으니까 괜찮다 이런 논리가 제일 최악이죠. 뭐가 잘못된 건지도 모르고 사는 일관성 있는 사람으로 남느니 차라리 약간 위선적일지 몰라도 시대에 맞춰 따져볼 건 따져보며 사는 사람이 되고 싶네요.

    • 우리 헌법은 표현의 자유를 가장 중요한 헌법적 가치로 보고 있죠. 국민들이 얼마나 그 가치를 내면화 하고 있는지는 별개 입니다. 표현의 자유를 대하는 국민들의 태도를 보면 그 사회가 성숙한 민주사회인지, 아니면 민주주의 화장을 한 파쇼 사회인지를 알 수 있어요. 사람들이 많이들 오해하고 있는데, 표현의 자유는 정치적으로 올바른 표현만을 보호하는 기본권이 아니에요. 어떤 사람이 개소리를 지껄일때 그 사람이 아가리 닥치게 입을 꿔메버리는 건 파쇼 사회고, 지껄이게 놔두되 비판적으로 그 소리가 왜 개소리인지 토론을 하며 규명하는게 헌법에서 보호하려는 표현의 자유죠. 기안84 퇴출시키라고 관련 게시판이 난리라 하던데 그건 그 사람 입에 재갈을 물리는 거고 영웅 만들어 주는 거죠. 전형적인 파쇼적 대응입니다. 여기서도 pc 파시스트들이 몇몇 보여요. 도덕적 엄숙주의와 파시즘은 종이 한 장 차이. 우리 사회 민주주의가 아직 덜 영글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어요.
    • 겨자님이 대물을 어디서 봤는지 모르겠지만 어디서 줏어듣기만 했지 실제로 보지는 않으 모양입니다. 그런데 만화를 가지고 글을 올리시려면 최소한 제대로보기는 하고 글을 쓰시던가 하세요. 무슨 말씀을 하시고 싶으신 것은 아는데, 그래도 본인이 비판하는 만화라고 한다면 최소한 제대로” 읽고 나서 올리시는 것이  모르시면 올리신 글을 보는게 민망해 집니다




      우선 영국 최고 경영대가 옥스포드이든, LBS이든 그것은 상관이 없습니다. 최고 경영대를 나왔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옥스퍼드와 같은 유명 대학에 외국에 유학을 다녀오고, 3년만에 박사과정을 끝냈으며, 학계에서 알아주는 논문을 쓴 수재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죠. 그리고 겨자님은 재벌집 며느리가 것에 대해서 상당히 비판적이신데, 그전에 앞서서 다해의 직위는 KDC 그룹의 기획전략팀 팀장입니다. 그것도 그냥 말뿐인 팀장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전문 기관의 인정을 받아 인도 유적지 발굴 프로젝트의 수주를 따내기도 하는 수완을 보이기도 하죠. 그리고 KDC 그룹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재기하기도 하는 경영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게 됩니다.  




      아마 겨자님은 만화는 보지도 않고, “재벌집 며느리라고 하니 한복 입고 곱게 앉아서 집안일 하는 모습만 생각하셨나 봅니다. 전제가 잘못되니 뒤에 말들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30 초반의 젊은 나이에 대기업의 임원 회의 참석해서 그룹 회장과 같이 미팅을 하는 모습은 겨자님이 생각한 그것과는 다른데 말이죠. 위의 글은 한마디로 겨자님의 편견 가득한 글로 보입니다.  

      • 오래전에 배를 잡으며 그 만화를 읽었습니다. '어디서 줏어듣기만 했지 실제로 보지는 않으신 모양'이라니 말이 심하시네요. 






        제가 위에 적었다시피 경영대 (그리고 STEM의 많은 전공도) 박사과정은 학교에서 학비와 생활비가 나옵니다. 그러니까 남자 주인공이 몸을 팔 이유는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죠. 3년 만에 경영학 박사받고 논문 썼다고 공항에 기자들이 우글우글 몰려간다는 설정은 현실을 모르는 증거입니다. 박인권 작가가 구글링하는 성의라도 있었다면 여주인공을 옥스포드 MBA출신이라고 설정하는 게 나았다는 걸 알았을 겁니다. 학비/생활비도 학생이 감당해야 하고, 1년 과정이라 젊은 나이로 재벌 2세에 어필하기도 적합하거든요. 










        현실을 알려드리죠. 한국에서 재벌가 며느리들은 박사들이 하는 게 아니고 재벌가, 권력자 딸들이 주로 합니다. 그게 아니면 연예인, 아나운서, 젊고 아리따운 여자들이 합니다. 대개는 뮤지엄, 아트 센터 운영하거나 하죠. 남편이 죽지 않는 이상 재벌가 며느리가 기획전략팀 팀장이 되는 일은 본 적이 없네요. 

        • 저는 겨자님이 배를 잡으면서 그 만화를 읽었다는 말을 믿지 않습니다. 만화를 직접 봤다면 저런 글을 쓰실 수가 없으시기 때문이지요. 우선 다해가 공부가 하고 싶다고 했기에, 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하류는 뒷바라지를 시작했습니다. 거기에는 등록비와 생활비가 들어가니 당연히 몸을 팔 이유가 생기죠. 거기에 옥스포드 박사 과정이 한국의 대학 학부를 졸업했다고 해서, 아무나 바로 학비와 생활비를 받으면서 다닐 수 있는 곳인가요? 당연히 그 전까지는 생활비가 들어갈 수박에 없지 않을까요? 게다가 학비와 생활비를 받는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충분한지는 모를일이죠. 또 단순히 3년만에 경영학 박사받고 논문 썼다고 공항에 기자들이 우르르 몰려간 것이 아니에요. 박사과정에서 썼던 그 논문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었기 때문인거죠. 겨자님은 우글우글이라고 표현했지만, 그것은 겨자님 특유의 과장된 표현이고, 사실 취재하러 온 사람은 5명 정도 됩니다. 뭐 사실 만화에 대한 설정을 두고 갑론을박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기는 한데, 겨자님께서 작품 내의 설정도 제대로 읽지를 못하고 취재 부족을 운운하니 안타까워서 말씀 드렸습니다. 

          저에게 현실을 알려드릴 필요는 없어요. 저는 겨자님이 알고 계신 현실은 관심이 없고, 겨자님께서 올리신 글만 가지고 이야기 할 것이고, 겨자님께서 끌고 오신 대물의 다해라는 케릭터에 대해서만 이야기 할 것이니까요. 

          그러면 한국 여자가 박사를 했으면 어떻게 써먹을 것인가? 이 지점에서 박인권 씨의 상상력이 어디까지인가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다해는 KDC 그룹 후계자 백도야에게 시집가서 재벌집 며느리가 됩니다. 

          돈을 벌려면 박사를 할 게 아니다 (월가로 가든지 창업을 해야합니다) 등 입니다. 취재를 안하고 머릿속에서 그려낸 이야기죠. MBA보다 박사가 더 오래 걸림 -> 뭔가 더 좋은 게 아닐까? -> 더 좋으니까 박사는 굉장히 비쌀 것 -> 남자친구의 고혈을 빨아야 할 것 -> 박사를 하면 한국사회에서 보상을 줄 것 -> 한국사회에서 여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은 재벌집 며느리! 라는 의식의 흐름을 읽을 수 있죠. 

          인권의 만화는 현실에서 눈을 돌리게 해줍니다. 여자들이 스스로 돈 버는 현실이 못마땅한 사람들에게 간단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저 여자가 잘나가는 건 남자 고혈을 빨아먹어서 (=돈 + 시집)이라는 편리한 설명을 제공하죠. 그런데 현실에서는 교육받은 한국 여자들이 일을 해서 돈을 법니다. 피츠버그 대학에서 공부한 영주닐슨 박사가 베어스턴스에서 일하고 지금은 성균관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는 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이죠. 혹시 S&P Global의 자회사인 켄쇼 (AI 투자회사)에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사람이 UIUC (University of Urbana Illinois Champaign)에서 박사를 받은 한국 여자 분이란 걸 알고 계십니까? 하버드에서 MBA를 한 박경아씨가 골드만삭스에서 Sustainable finance group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은요? 작년에 국내에서도 LG생건에서 30대 여성 임원을 두 명 임명했죠 (각각 버클리 MBA, 서울대 사회학 석사) 올들어 삼성에서는 여성임원을 일곱명 발탁했습니다. 

          겨자님이 올리신 글을 고대로 붙입니다. 겨자님은 대물에서 다해가 재벌집 며느리로 끝난 것처럼 말씀을 하셨어요. 그리고 교육 받은 한국 여자들이 일을 해서 돈을 번다고 말하셨죠. 그리고 대물의 "다해"와 대비해서 영주닐슨, 박경아, LG생건의 여성임원 2명을 언급하셨어요. 그런데 왜 다해가 그룹 기획전략팀 팀장으로 성과를 보이는 일은 이야기 하지 않으신건가요? 그룹 회의에서 미팅하면서 업무적으로 열심히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요? 그래요. 겨자님의 머릿 속의 다해는 재벌집 며느리로 집안에서 조신하게 지내는 것으로 끝이 났던 것이죠. 왜 일까요? 원작을 안봤으니까 그렇다고 생각되는게 당연하지 않나요. 봤다면 그런 식의 논리 전개를 대물의 "다해"라는 캐릭터로 할 수가 없을 것이 거든요. 

          사실 그래요. 남자가 뒷바라지 해주었던 여자를 혹은 여자가 뒷바라지 해줬던 남자를 배신하고 더 높은 집안의 배우자와 결혼하는 스토리는 흔해 빠졌고, 고르면 다른 캐릭터들도 많을꺼에요. 그런데 그 수많은 작품 중에 왜 하필 대물을 고르고, 자기가 제대로 보지도 못한 케릭터로 이런 난처한 상황을 만드시는지 궁금하네요.  

          • 경영학 박사과정 full fund에 대해서는 링크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링크 정말 세계를 놀라게 할 논문을 쓰는 인재면 교수가 땡빚을 내서라도 풀 라이드 해줍니다. 참고로 옥스포드 경영대는 사이드라는 석유재벌이 돈줘서 만든 거라서 돈 많아요. 그리고 매년 수많은 논문들이 이슈가 되지만 공항까지 기자들이 우글우글 나오는 일은 없습니다. 






            제가 '다해가 재벌집 며느리로 끝난 것처럼 말씀을 하셨어요.'라고 하셨군요. 그런데 이 만화에서 하류가 다해에게 복수하는 방식이 뭐였죠? 다해의 시어머니와 성관계하는 것이었죠. '야왕전'에서 박인권씨가 다해에게 준 가장 높은 자리는 '한국사회 재벌가 며느리'라는 위치였죠. 그러니 시어머니라는 존재를 이용해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한 추락시켜버린 거죠. 






            수 많은 작품 중에서 '대물'이 주목도 높은 매체인 스포츠조선에 연재되었고 제가 그걸 봤으니 글을 쓴 거겠죠. 




            + 저는 전혀 난처하지 않은데요. 

            • 링크는 미국 박사 과정이고, 석사 학점이 있었네요. 조건이 다르죠. 그리고 만화적 설정을 가지고 맞네 틀리네 하는게 웃기는 것이라니까요. 대물에 말도 안되는 설정이 얼마나 많은데요. 하류만 해독제를 가지고 있는 특이한 병균, 수련을 하기 위해서 곰과 성관계를 하거나 돌을 껴안아서 체온을 올리는 훈련을 하는 등등 이것을 사실이네 마네 따지는 것 자체가 웃기는 겁니다. 그렇게 따지면 KDC 그룹의 회장은 "여자"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겨자님 식이라면 말이 안되는 것 아닌가요? 논하시려면 작품 내에서 논해야 됩니다. 논문이 언제 발표가 되었는지는 나오지도 않았어요. 박사 과정 중에 발표가 되었을 수 있죠. 그리고 다해가 한달에 얼마 썼는지는 나오지도 않았으니 지원해주는 생활비 이외에 돈이 더 필요했을 수도 있는 것이고 작품에 나오지도 않는 것을 관심법으로 맞다 틀리다 하면 정말이지 끝도 없어요. 끝으로 이것은 정말 상식적인 것인데 기자가 5~6명정도 나온 것으로 "우글우글"이라고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겨자님은 식당이나 모임에 다섯명만 모여도 "와 사람들이 우글우글 많다"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계속 지적하는 사항입니다. 코너에 몰린다고 계속 샛길로 빠지시려고 하십니다. 하류가 어떻게 복수 했는지는 말씀하지 마세요. 겨자님 본문에서도 하류가 어떻게 복수 했는지는 나오지 나오지도 않았고, 본문의 주제는 "복수"가 아닙니다. 저는 겨자님이 대물에서 다해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만을 얘기하고 있고 겨자님도 거기에 집중하셔서 얘기하셔야 합니다. 




              겨자님께서 작성하신 내용 그대로 써드릴께요. 




              1. MBA보다 박사가 더 오래 걸림 -> 2. 뭔가 더 좋은 게 아닐까? -> 3. 더 좋으니까 박사는 굉장히 비쌀 것 -> 4. 남자친구의 고혈을 빨아야 할 것 -> 5. 박사를 하면 한국사회에서 보상을 줄 것 -> 6. 한국사회에서 여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은 재벌집 며느리




              1번, 2번, 4번은 겨자님의 관심법이니 제껴두고, 문제는 5번에서 6번으로 가는 논리입니다. 위에도 말씀드렸지만 야왕전에서 박인권이 다해에게 준 것은 한국 사회 재벌가의 며느리와 동시에 KDC 그룹 기획전략팀 팀장입니다. 이것은 겨자님이 줄줄이 예시로 달았던 영주닐슨, 박경아, LG생건의 임원, 삼성의 여성임원 발탁 과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겨자님은 KDC 그룹 기획전략팀 팀장은 본문에서 언급조차 않하셨고, 영주닐슨, 박경아, LG생건, 삼성의 임원 사례와 비교를 함으로써 "박인권이 여자들이 스스로 돈 버는 현실이 못마땅한 사람들에게 간단한 설명을 제공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명백히 겨자님이 캐릭터를 잘못 이해하신 것 입니다. 겨자님은 반박을 하시려면 여기에 대해 반박을 하셔야지. 하류가 어쩌구, 실제 재벌가 현실이 어쩌구 하실 필요가 없는겁니다. 





              • KDC 회장이 여자인 이유는 남편이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건 가부장제 세계에서 말이 될 뿐 아니라 현실적입니다. 가부장제에서 가부가 부재할 때 남편의 권위를 입은 아내 혹은 딸이 가부를 종종 대신하죠. 현대가문에 현정은이라는 예가 있고 일본에선 정계도 이런 식으로 돌아갑니다. 


                 


                여자 주인공은 LBS가 아니고 옥스포드를 나온 걸로 설정되어 있고, 따라서 주거지는 런던이 아닌 옥스포드셔 옥스포드입니다. 관광명소이긴 하나 대도시도 아닌 옥스포드셔 옥스포드에서 무슨 사치를 할 일이 있다고 "지원해주는 생활비 이외에 돈이 더 필요했을 수도 있는 것이고" 라고 말씀하시는지요. 생활비, 학비, 책값을 학교에서 대주는 데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할 연구까지 해야하는데 사치할 시간도 있고 다해는 초능력자로군요. 




                5-6명을 우글우글이라고 표현하지 말라는 법이 있던가요? 한국에 기자들이 그렇게 할 일 없는 줄 알아요? 경영학 박사가 한국에 입국하는데 기자 5-6명이 공항에 나오는 일은 현실에 없어요. 




                다해가 다른 기업이 아닌 KDC 그룹 기획전략팀 팀장이 된 건 KDC 재벌가에 시집을 갔기 때문이죠. 이게 기안84가 말하는 조개를 깨서 취업한다는 것과 뭐가 다르죠? 영주닐슨, 박경아, LG생건, 삼성의 임원들이 대단한 집안에 시집 가서 그 자리를 차지했나요? 그들은 실력으로 차지했습니다. 여자들이 멋있게 살고 있는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지 않으니 빈곤한 상상력으로 창작물을 때워나가고, 그러다보니 설정에 구멍이 드러날 수 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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