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X : 동네 고양이O 구워리

게시판에 그림 올리는거 않기로 했어요.

역시 혼자 혹은 측근과 친구들끼리만 돌려 보는 정도가 기분 좋은 그림그리기에 적당한거 같아요.



8-CE8-D604-CF2-D-459-A-BD7-E-76-BEE9807980

 

가운데 카리스마 쩌는 친구 보이죠?  노란 링으로 연결된 네 장이 같은 고양이 입니다.

최소 만세살은 넘긴 것으로 추정합니다.   암컷입니다.

움직임이 조급하지 않고 우아하며 단호합니다.

반경 50미터내에서만 움직이는 다른 공원냥들과 달리 활동범위가 엄청 넓습니다.  

자신의 영역이 맛집으로 소문 나서 너무 많은 냥이들이 모여들어 레드오션이 되면 투닥거리지 않고 그냥 새로운 영역을 개척합니다. 

한동안 안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공원 펜스를 너머 인근 카페와 레스토랑 그리고 호텔 정원까지 진출합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경계를 매우 효율적으로 합니다.  쓸데 없는 경계와 긴장으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요. 

매우 빠르게 요 인간이 단순 호기심이나 호의를 갖고 있는지 아니면 공양을 바칠 호구인지 간파합니다.

지금 당장 공양거리를 들고 있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허리를 숙여 무릎을 구부리며 진심으로 조아리면, 보호본능 자극하는 야아옹~ 소리를 내며 치명적인 부비부비를 시전합니다. 이거 한번 당하면 다음부터 꼭 간식거리 사들고 오게 되어 있죠. 


나머지 사진들은 공원의 다른 냥들입니다. 

공원이 그리 넓은 면적은 아닌데 중국 전통정원문화유산 스타일로 인공바위산이 있고 그 안에 크고 작은 동굴이 있고 연못도 있고 맑게 흐르는 물도 있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인지라 꽤 많은 개체수가 모여 살아요.  

시내중심가의 공원이라 그런지 구청인지 민간에서인지 TNR 도 열심히 하지만,  이상하게 주기적으로 새끼냥들이 우르르 나타납니다.

왠지 유기하는 케이스도 심심찮게 있는거 같아요.


이 공원을 거의 매일같이 찾는 캣맘&캣파더들이 최소 세 분 정도는 되는거 같아요.  

그리고 지난 2월에 방역 때문에 두어달 남짓 공원이 폐쇄된 적이 있었는데 캣맘들의 출입은 구청에 의해 특별히 권장되고 허용되었다고 들었어요. 

풍부한 먹이와 물, 호의적인 사람들, 비를 피할 곳도 제법 있고 서울처럼 영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는 곳이라 아마 일반적인 길냥이들보다는 수명이 

길거 같긴 합니다. 


한국에도 이렇게 그닥 크지 않은 공원 안에 고양이들이 수십마리가 모여 살며 공원 이용객들과 접촉도 빈번한 경우가 있을까요?

고양이들에 대한 인식이 매우 우호적인 상해에서도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 케이스라고 하더군요. 


    • 한국은 접촉은 커녕 애들 밥그릇도 다음날 보면 없어져 있습니다.

      대체 그걸 왜 버리는건지 이해가 안되요

      덕분에 배달 음식 용기를 버리지 못합니다.

      스티로폼 겨울 쉼터 놔줬는데, 그 위에 버리지 말아달라는 안내문 붙이고 매일 멍멍이 산책길에 체크하고 있어요.

      애들이 왜 뭐 어떻다고 그렇게들 난리인지....

      댓글 쓰다보니 길냥이를 지네 개한테 던져줘서 죽게 만든 왠 쓰레기가 생각나네요
      • 아! 제가 사람들이 요즘엔 길고양이를 참 귀히 여긴다고 썼는데 제 경험만 생각했나봐요.


        밥그릇은 왜 버리는지 너무 야박하네요. 먹이를 주라는건 아니라도 써붙여놓기까지 했는데


        밥그릇을 뺏어가는 것은ㅠ.ㅠ

      • 그건 (밥그릇 치워버리는)여기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1000명중 900명이나 999명이 우호적이거나 무심하게 대해도 다른 100명이나 1명이 깽판치면 결과는 매한가지....; 다만 생명에 위협을 주는 잔혹하게 공격적인 사람은 거의 없다는게 불행 중 다행이에요. 그런데 그 이유가 좀 재미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고양이가 악귀를 쫓아내는 영물 취급 받습니다. 어쩌면 참 지혜로운?미신이랄까요. (십여년전만해도 보양식자재라고 대량 포획되는 일이 종종 있었던건 참 중국스럽기도 하고; 요즘은 동물보호단체의 노력으로 없어졌어요)

        식량을 저장해야하는 농경문화권에서는 대체적으로 고양이에 대한 우호적인 문화와 관습이 형성되는데 한국은 이상하게도 90년대초까지 사회전반적으로 이상하게 고양이를 “재수없다”거나 기분 나쁜 존재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있었던거 같습니다. 고양이를 악의 화신처럼 묘사한 몇몇 소설이나 영화의 영향이 있던거 같기도 하고...
        • 중국에서는 고양이가 길한 동물로 여겨진다는거 처음 알았네요. 그래서 공원에도 수십 마리가 살 수 있군요.


          터키에서도 고양이들이 유난히 좋은 대우를 받고 귀여움 많이 받는다고 들었어요.




          우리나라도 그렇고 서양에서도 고양이를 굉장히 불길한 동물로 여겼죠.

    • 고양이들이 수십 마리 몰려있으면 아무리 고양이들을 예뻐해도 사람들이 놀라겠죠. 하지만 고양이가 한 두 마리 고궁이나 공원에 있으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다들 몰려들어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고양이를 바라보죠.




      이 정도 대규모는 아니지만 길고양이들에 대한 애정이 정말 높아졌다는걸 느끼는게 길고양이들을 사람들이 전반적으로 예뻐하고 먹이주고


      치료까지 해주는 분들이 늘어나더군요.




      우리 동네 길고양이계의 스타같은 애가 있거든요.


      그 아이의 지정자리같은 데가 있는데 와서 사람들이 사료를 꾸준히 조공합니다. 약간 높은 곳(?)인데 까치발로라도 말이에요. 할머니든, 여대생이든.




      황갈색 무늬가 있는데 외모가 아름답고 우아한 자태에 늘 의젓한 모습이거든요. 사람들에게 애교떠는 아이는 아닌데


      뭔가 특별한 아우라가 있어요.




       



      • 그게 인간옆에서 가축화되지 않고도 공존하게된 고양이의 가장 강력한 생존법이죠 :)
        • 어릴 때는 고양이의 독립적인 성향(개에 비해서)이나 사람을 집사로 보는 시각 이런게 차갑게 느껴져서


          난 개가 더 좋아였는데 나이가 드니까 고양이의 독립적인 성향이나 위계질서에 따르기보다 인간을 동등(???)한 개체로


          여긴다는게 매력이 있더라구요.

    • 고양이 이야기도 사진도 좋네요. 

      • 위에 병든 아이를 거두어 집사를 자청하신 글 보고 깜짝 놀랐어요. 기적을 만드는 행동이란 경외스러워요.
    • 피곤하고 예민한 월요일 아침부터 진짜 고양이풍년이네요 듀게는! 울집 쥔님과 구워리도 같은 종인데, 차숏고등어라 불러야 할까요? 고등어가 제일 흔한 종 같은데 제일 잘생긴 애들도 고등어(지독한 외모지상주의ㅋㅋ), 카리스마와 기백이 넘치는 구워리와 친구들 모두 건강하고 즐겁게 지냈으면. 

      • 고등어 태비라고 보통 부르더군요. 치즈태비(노랑+갈색 무늬) 다음으로 친화스럽다고 하는데 비교적 잔병 없이 건강한 편이라는게 제일 다행 :)
    • 길에서 사는 애들이 저렇게 멀쩡하게 보이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죠.
      • 건강하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죠 :)
    • 길고양이 같지않게 털도 아름답고 고양이 자태도 아름답네요. 동네가 좋은 동네인가봐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9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31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9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8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4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