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청아집'의 갑작스런 상영 중단과 마윈 그리고 기모노와 한푸에 대한 이런 저런 잡설

Watch The Yin-Yang Master: Dream of Eternity [2020] : ꜰᴜʟʟ_Movies!!! | by  Siti Nurhalizah | [sTreAmInG] 'The Yin-Yang Master: Dream of Eternity'  ||películas| FuLl — OɴLinè | Dec, 2020 | Medium


지난해 12월 25일에 개봉한 중국 영화 '청아집'이 상영을 시작한지 채 보름도 안되서 갑자기 상영작 목록에서 사라졌습니다. 물론 중국에서의 얘깁니다. 국내 개봉은 아직 안했어요. 우연찮게 이 영화에 대한 소식을 접한 뒤로 국내 개봉은 언제 하려나 하고 있던 참에 들려온 소식이 급작스런 상영중단...이리저리 알아보니 감독의 표절 전력이 문제가 되서 그렇게 됐다는 겁니다. 


그런데 참 이해가 안 가네요. 표절이 문제가 되면 그 문제가 된 작품만 상영 중단 조치를 하면 되지, 아예 상관도 없는 영화를 내리게 했단 말이죠. 그것도 지난 2006년에 있었던 영화의 표절 사건 때문이라는데, 더 웃긴 건 이미 그때 재판까지 하고 패소하는 바람에 손해배상까지 다 마친 걸 다시금 꺼내들었다는 겁니다. 더 얘기를 들어보니 표절 시비가 있는 다른 감독의 영화들은 다 내버려뒀다네요? 그냥 이 감독 영화만 콕 찝어서 내리게 했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건 본보기라는 겁니다. 그냥 하나만 딱 잡아서 시범으로 패대기 치기...


중국이 중국했네...소리가 절로 나오더군요. 이 빌어먹을 표절대국에서 진짜 표절 문제를 해결할 의지는 있는 건지 대체 뭔 일 처리를 이따위로 할까 하면서 이리저리 자료를 찾아보던 중 뭔가 눈에 띄는게 있는 겁니다. 


 '...이 영화는 알리바바의 지원을 받는 화화영업(Hehe 픽처스)과 ...등등의 제작사에 의해 제작됐다...'


응? 알리바바?


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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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이 분 말입니다.


갑자기 실종됐다가 석달만에(정확히는 88일) 돌아오셨죠.


이 분과 관계있는 건 아닐까요? 


모르겠네요. 하도 중국이라는 나라가 어디로 튈지를 모를 이상한 일들이 마구 터지는 나라라 제 선입견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튼 그래도 다행인 건 이 영화를 국내에서도 볼 수는 있다는 겁니다. 개봉은 못하지만 이 영화가 넷플릭스에 팔렸거든요. 오는 2월 5일부터 서비스 시작한다고 공지가 떴네요. 


The Yin-Yang Master: Dream of Eternity (2020) - IMDb

그런데...주인공 의상이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싶어서 찾아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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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 무로마치 전기 시대 일본 무사 복장입니다.(한국의 고려 시대에 해당)


https://m.blog.naver.com/azuir/220028821152




음양사. 陰陽師. Onmyoji. The Yin Yang Master. 2001

일본 영화 음양사(2001년)의 리메이크작이네요?







ヤフオク! - 陰陽師 5 岡野玲子/夢枕獏

오카노 레이코의 만화 <음양사>입니다. 특유의 유려한 그림체와 캐릭터가 근사한 작품이죠.(근데 난 왜그리 안땡기던지...비슷한 소재의 백귀야행은 진짜 재밌게 봤는데)


원작은 헤이안 시대(한국의 남북국시대)인데 중국판 영화에서는 두 남자 주인공에게 가마쿠라 시대 의상을 입혔네요.(아, 헷갈려....)

이 두 시대를 대체 어떻게 구분할까 했더니, 그 비결은 바로 남자들이 쓴 관모입니다. 헤이안 시대나 가마쿠라 시대나 남성들 복장은 동일합니다. 다만 머리에 쓰는 관모가 완전 다르네요. 이걸로 구분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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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안 시대의 복장과 관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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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모는 헤이안 시대나 가마쿠라 시대나 비슷한데 헤이안 시대는 관모 자체가 위로 길고 끝이 이렇게 넓군요. 가마쿠라 시대는 관모 길이가 작아지고 끝이 좁고(관모 크기와 끝의 모양으로 구분해야겠네요)


https://m.blog.naver.com/azuir/220028809055





여튼 표지의 이 그림은 헤이안 시대 남성 복식입니다. 바지를 입었죠. 기모노가 한복과 같이 원류는 '호복'에서 왔는데 그 가장 큰 증거가 바로 이 '바지'입니다.(한국 고대 복식 - 고구려 고분벽화 기준 - 에서는 남녀가 모두 이 바지를 입었죠. 여자는 물론 치마도 입고) 중국의 한푸는 기본형태가 치마를 기본으로 하는 원피스 형태로 남녀 모두 동일합니다. 



Onmyouji Vol. 1: Reiko Okano, Baku Yumemakura: 9784592132110: Amazon.com:  Books

헤이안 시대 여성 복식입니다. 신분이 높은 여성들은 옷을 여러겹으로 겹쳐 입으면서 '권위'를 드러내려고 했죠.




제게는 만화로 더 유명한 작품이었는데, 이제 중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졌나 봅니다.


원작소설 음양사는 1988년에 나왔는데 만화는 1993년에서 2005년까지 연재됐습니다. 당시 한참 일본만화에 빠져있던 터라 이 작품도 몇번 보려고 했는데 영~손이 안가더라는...그런데 이제 영화로 나온다니 관심이 마구마구 솟는 겁니다.





About Netflix - The Yin-Yang Master: Dream Of Eternity Arrives on Netflix

영화의 일러스트들을 보니 완전 제 취향...너무 좋네요.



Mark Chao and Allen Deng Star in Guo Jingming's Movie Adaptation of  Japanese Novel Series, "Onmyōji" | 38jiejie | 三八姐姐

80년대 원작 소설이 90년대 만화로 나오다가 2001년에 영화로 제작했다가 다시 2020년에 중국에서 영화로 제작...일본의 쌍팔년도 감성이 중국에서 통한다는 얘기일까?(한국에서는 90년대에 통했고) 문득 그런 엉뚱한 생각이 듭니다. 




Chinese film The Yin-Yang Master: Dream of Eternity pulled after writer's  plagiarism apology, Entertainment News - AsiaOne

위에 남자 주인공 의상도 그렇고 여자 인물 화장도 범상치 않은 것이...이거 원작이 일본이라고 리메이크도 일본으로 했으려나요?



했더니, 아니랍니다. 고대 중국 배경이랍니다. 그럼 이 헤이안 시대가 원작이지만 영화에서는 가마쿠라 시대의 복장은...일본이 아니고 중국 의상이라는 건데, 공주 의상은 당나라 의상이네요.


그런데 다시 보니 확실히 만화 일러스트에서의 헤이안 복식과 영화 짤에서 보이는 당나라 복식은 차이가 크네요. 일단 옷을 겹쳐서 여며입는 방식도 다르고. 그런데 저 화려한 색상과 자수 때문에 일본 기모노 얘기가 나왔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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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당나라 시기 유행했던 여성들 화장법입니다. 이런 화장은 일본 사극에서만 보다가 중국 사극에서는 판빙빙이 주연으로 나온 무미랑전기(2014)에서 처음 봤습니다. 그런데 저만 처음 본게 아닌가 봅니다. 중국에서는 왜 당나라 여자들이 일본식 화장을 하냐며 난리난리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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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거포



https://namu.wiki/w/%ED%95%9C%ED%91%B8


진나라 한나라 시대(한국의 고조선 시대) 중국 복식들입니다. 전에 드라마 <한무제> 보다가 문득 한나라 때 의상이 왜 저렇게 기모노 같지? 하고 생각했던게 떠오릅니다. 제가 보기엔 당나라 의상 보다는 한나라 의상이 일본에 더 영향을 많이 준 것 같네요.





Movie: The Yin-Yang Master: Dream of Eternity | ChineseDrama.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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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시대 복장인데 영화짤의 시종들 관모와 비슷하군요.



일단 영화를 봐야 무슨 얘기를 할 수 있겠네요. 소설이고 만화고 영화도 일본 원작은 본게 없으니...그때는 안땡기다가 저 화려 반짝한 중국 영화에 눈이 번쩍 뜨이는 건 대체 무슨 심리인지 ㅎㅎ


    • 근데 이거.. BL인가요?
      • 일본 원작은 BL이 아니긴 합니다만 남자 주인공 두 명의 우정과 협력이 작품에서 중요한 요소인 건 사실입니다. 원작자 유메마쿠라 바쿠 선생이 "셜록과 왓슨의 관계에서 모티브를 설정했다"는 얘기도 한적이 있더군요. 중국판에서는 어떻게 설정했는지는 봐야 알겠지만 현재 공개된 뮤비 영상이나 OST 가사만 봐도 브로맨스는 확실합니다. 그래도 아예 대놓고 BL은 아닐겁니다. 중국 검열 당국이 그런 걸 용인할 작자들도 아니고요.

      • 그런데 진짜 아이러니한 건 중국이 BL원작소설 드라마가 엄청 흥하는 나라라는 겁니다. 물론 BL이 아니고 BL원작만이긴 합니다만. 영상화 과정에서 주인공 남자들의 연인관계가 그냥 친구 관계로만 바뀌어서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거죠 ㅎㅎ 세상에, 어떻게 이게 가능할까 싶은데 또 나름의 방법이 있습니다. 어차피 영상화되는 BL원작 역시 스릴러나 판타지같은 장르 소설들이라 주인공들의 관계성만 바꿔주면 스토리 진행에는 큰 문제가 없거근요. 뭐라더라? '사회주의 형제애'로 탈바꿈해서 광총(중국검열당국)의 검열을 피하는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닌가 봅니다. 진짜 자본의 힘은 대단합니다 ㅋㅋ
    • 음양사를 로컬 라이징해서 리메이크했나 보군요. 스틸 이미지만 봤을 뿐이지만 세이메이 역할은 노무라 만사이 상이 찰떡. 히로마사 역도 그 천연스러움이 잘 살았었고요. 참고로 일본판은 CG는 구리지 액션이랄 것도 없지 황궁에서 일이 벌어짐에도 초라하기 그지없는 세트; 대신 노무라 만사이가 분한 세이메이가 우아하고 사뿐사뿐하고 아리따우신 손짓발짓몸짓으로 이 공백을 다 채우죠. 때깔은 중국판이 훨 좋을테지만.... 여튼 궁금키는 하네요. (예고편 봤더니 역시 투머치 CG 떡칠......)

      • 저도 그래서 이참에 일본판 영화 찾아서 볼 생각입니다. 예전에 케이블에서 엄청 해줬다는데 미처 못 본게 아쉽네요;; 이상하게 그때는 끌리지가 않더라는. 왓차나 네이버에 있을려나요?


        투머치 CG떡칠…ㅎㅎ 그 CG담당이 한국 회사라네요. 예전에 영화 <옥자>와 <설국열차>에 참여했던 회사네요. 그런데 예고편에 나오는 거대뱀 말인데요. 웬지 '용가리' 생각나는게…그때 참여했던 팀인가 싶기도 하구요.

        진짜 요즘 중국 화려함과 웅장함에 목숨 걸죠 ㅋㅋ 가끔 얘네 사극 보다가 너무 막나가는 거 볼 때마다 진짜 저래도 되나 싶을 때가 있을 정도. 듣자하니 중국 검열당국이 사극이 너무 사치스럽다고 잔소리를 꽤나 하는 거 같은데 잘 안 먹히는 분위기인듯 합니다.
    • 만화 원작.. 그림도 내용도 절제된 동양화 같아 좋았어요! 음양사의 배경이 되는 헤이안시대의 복식이 당나라 복식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으니 배경은 당나라 비슷한 어느 궁궐이 되려나요? 당나라 복식이 예뻐서 기대되다가도 요새 중국식으로다 지나침이... 지나쳐서 망쳐질까봐 걱정도 조금.... 됩니다만 영화가 잘 나왔으면 좋겠어요!
      • 헤이안 시대 복식은 견당사 폐지 이후로 국풍 바람이 불어서 일본 고유의 문화가 형성되는 시기라 중국 복식 영향에 대해서는 좀 애매합니다. 바로 이전 시대인 나라 시대는 중국 영향이 컸는데 헤이안 시대에 들어서는 분위기가 확실히 바뀌거든요. 영화에서는 주인공 남주 두 명과 다른 음양사들에게는 일본 복식을 입히고(원작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던 듯) 여자들과 다른 인물들에게는 당나라나 한나라 복식을 입힌 것 같아요. 감독 인터뷰 보니 미술감독이 '화하시대'를 상정했다고 하던데 '화하'란 중국 한족의 원류가 되는 민족을 가리키는 말로 그냥 '고대 중국의 어느 가상의 시대'쯤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당나라 복식 근사해서 볼 때마다 즐겁긴 한데 너무 오바질 좀 안했으면 좋겠더라구요. 이 벼락 부자들의 촌스러움은 정말;;
      • 죄송합니다. 본문을 수정했어요. 제가 기모노나 한푸를 잘 몰라서 대충 썼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다시 자료 찾아보고 짤들도 새로 올렸습니다. 에구…호기심에 시작했다가 기모노하고 한푸 공부를 다 하네요;;
        • 별 말씀을 저는 훨씬 더 몰랐는데요.. 헤이안시대는 당나라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어릴때 교과서에서 본 것 같은데 제 기억이 왜곡됐나봅니다. 어찌됐건간에 픽션 사극이든 뭐든 복식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90년대 나왔었던 비디오 40여편짜리 삼국지를 빼구요. 고증을 너무 잘 살려 그런가 복장들이 무미건조했었어요. ㅎㅎ
          • 저 역시 헤이안 시대하고 가마쿠라 시대를 계속 구분 못해서 진짜 골탕을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학교 다닐때 일본미술사 수업 듣고 시험 보는데 헤이안 시대 작품을 - 복식이 같아서 - 가마쿠라 시대라고 써서 제출했던 아픈 기억이 생생


            '고증을 너무 잘 살려 그런가 복장들이 무미건조했었어요' ---------- 사극 제작진들에게 있어선 진짜 역린같은 거죠. 일본 사극이 이런 면에서는 진짜 기가 막힌데, 이 사람들 옷감이나 염색까지도 그 시대 기술로 재현에서 만든다고 합니다 ㄷㄷㄷ 가끔 일본 사극 보다가 '대체 저런 옷감은 어디서 구했대?' '아니, 색상은 또 왜 저렇지? 저게 빛이 바랜 것도 아니고 원래 색이 저런것 같은데 왜 저리 칙칙하지…이상하네' 라고 생각했던 게 사실은 최대한 그 시절에 맞춰 만든거라고 생각하니 소름이 ㅎㅎ 에고, 이런 극성꾼들을 봤나 ㅋㅋ 이거 역시 일본 문화의 한 단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장인문화죠. 반면 중국은 - 뭐랄까 이건 한국하고도 통하는 구석이 있는데 - 문혁 때문에 복식 같은 건 자료가 많이 유실된 탓인지 마구마구 상상력을 발휘하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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