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

낮에 오늘 치 걷기 하고 돌아오는데, 아파트 광장에 한 아이가 엎드려 있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보호자가 없는 상태더라고요. 기온이 많이 풀리긴 했으나 겨울이잖아요. 무슨 일인가 걱정돼 다가가서 안아주니까 제 목을 꽉 감싸 안더라고요.
그제야 보호자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할머니가 양육하고 계시는 중인 아이였어요 너무 떼질을 부려서 멀리서 그냥 지켜보고 계셨다고. -_-
아이가 제 목을 안 플어서 집에 데려올 수밖에 없었어요. (화장실이 급해서...) 
할머니랑 셋이서 요구르트 나눠 마시고 소고기 무국 끓이는 중인데, 이 아가 오늘 집에 안 갈 것 같아요. 
지금 제 무릎에 앉힌 채 노트북 키고 듀게에 접속해  제목 적으니까 표정이 환해지더니 "내 얘기 쓰는 거예요?" 묻네요. 하하. 
다섯살이라는데,  요즘 아이들 우리 때와는 비교할 수 없게 똘똘한 것 알지만 너무 놀라워요. 근데 아직 기저귀 차고 있어요. 

    • 에그 짠한 얘기네요 넉넉해서 넘치는 어디로님
    • 세 시간 전쯤 아버지가 와서 데려갔어요. 동네 치과 의사 선생님이더군요. 고맙다며 스케일링 함 받으러 오라고... 


      몇달 전 침대 바꿨는데, 이 아가 거기 누워서 단잠 잔 남자임. (영광인 줄 알까요?) ㅋㅋ

    • 어디로갈까님! 아이고 착하다! 아이가 목을 꽉 감싸안을때 감촉이 어떻던가요? 조카가 아주 아이일 때 제가 큰언니와 대화를 하다가 복받쳐서 훌쩍거리니까(엉엉 운 것도 아니었음) 조카애가 소파 저쪽에서 기어와 제 목을 감싸안더니 눈물을 닦아주더군요.. 그때의 느낌이 떠올라요. 정말이지 따뜻하고 뭉클하고 놀랍고 그런데 이상하게 안타까운 기분... 으흠. 아이들은 혹시 목을 감싸안는 걸 좋아할까요? 아 댓글 쓰다보니 이게 혹시 애들은 팔이 짧아서 몸전체를 안는 식이 안되니까 목을 감싸안나보다.. 싶기도 하고. ㅎ 무국 드시고 기운 많이 나셨길. 

      • 그게 어떤 느낌인지 댓글로 자세하게 써놓으셨는데요 뭐 . - -  


        막내가 저와 여섯살 차이인데 어렸을 때 안아주고 업어주면 제 목에 착 달라붙던 그 감각이 선명해요. 지금 가끔 미운 짓 성가신 짓해도 그 기억으로 다 상쇄됩니다. 


        어제 아가가 아버지에게 안겨 나가면서 "너도 가자, 같이가자"라며 제 팔목 잡으며 잉잉 울던 목소리가 아직 귀에 쟁쟁해요. 제 102명 옛애인들도 저와 헤어질 때 글케 울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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