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에 빨간머리 앤 전편이 있었네요
오랜만에 왓챠에 갔더니만 빨간머리 앤 애니메이션 전편이 올라와 있네요. 2018년 재더빙판입니다. 가볍게 1편만 살짝 볼까 하던 게 50편을 죽 달려버렸네요. 기억을 더듬어보니 완결까지 본 기억이 없기도 했고요.
다시 봐도 원작이 참 좋고 애니도 좋네요. 특히 앤과 마릴라가 만담아닌 만담을 하는 것처럼 보여서 웃겼어요. 앤이 종알종알 떠들어대면 마릴라가 촌철살인의 묵직한 팩폭을 날리는 식.
-저도 나중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겠죠? 글세다, 지금으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별로 보이질 않는구나.
-나도 학예회에 가서 너의 그 끔직한 절규를 들을 거란다.
-다리는 부러졌어도 니 혀만은 그대로구나
등등
어떻게 보면 무뚝뚝한 캐릭터성을 넘어 약간의 비틀린 유머와 퉁명스러움까지 보이는 츤데레 마릴라였더구만요. 아다시피 소녀들의 우정묘사도 볼거리입니다. 꼬꼬마들이 나오는 초반보다는 중반 이후의 이야기들이 더 재밌었네요. 진로가 달라지면서 이야기클럽이 해체되거나 하는 것들요. 원작에 충실하게 소소한 사건들로 이야기가 죽 전개되다보니 극적 각색이 더해진 넷플릭스 버전 앤보다 등장인물 묘사가 좀더 섬세하고 풍부하다는 느낌입니다. 길버트 제외하고요. 거기다 타카하타 이사오의 느릿하고 서정적인 연출 스타일도 한 몫 했겠고요.
몇몇 에피의 작화 붕괴는 있어도 연출이 참 좋아요. 또 성우 더빙으로 영상물을 보기는 되게 오랜만인데 마릴라 역을 맡은 최문자 성우 연기가 아주 좋더라구요. 극장판도 올라와있지만 TV 시리즈의 복붙 편집판이니 굳이 볼 필요는 없습니다. 참, 주제가는 옛날의 그 '주근깨 빼빼마른'이 아니에요. 오리지널 주제가 입니다.
우주선장 율리시스도 다시 보고 싶군요. 그 만화 참 좋아했는데 ㅜ
깊은 바다 넓은 땅도 있고 우리들은 지구인인데 왜 우주로 나가야 하는지 늘 궁금했지만,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율리시스. ㅋㅋ
당시 보기에 뭔가 좀 특이하다 싶었더니, 지금 검색해보니 그냥 일본 애니가 아니라 일본-프랑스 합작이었군요.
근데... 볼 게 없어져서 고민이시더니 이제 추억의 애니메이션까지 손을 대시는군요! ㅋㅋ
저는 넷플릭스에서 뭘 본 게 하도 오래돼서 이제 슬슬 볼 게 쌓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당장은 손이 안 가요.
케빈, 환상특급 보면서 틈틈이 게임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서... =ㅅ=
그러게요. 왜 우주로 나가야하지? 말 되네요 ㅋㅋ
한동안 OTT는 끊고 유튜브 프리미엄 보고 있었죠. 영화, 드라마가 다 물리는 현타가 와서 건축탐구 집.. 이런 다큐 보고, 부시 크래프트 영상보고, 귀연 강쥐랑 냥이들 보고 있었죠. 이젠 자연이 좋습디다;; 사실 다큐 별로 안좋아했는데 역시 EBS에 좋은 다큐가 많더군요. 오래살고 볼일입니다........
재밌었던 다큐 하나 투척합니다.
저두 마릴라가 대인배란 생각이 들더군요. 앤이 머리 염색 잘못했을 때였나 아무튼 무슨 사고를 쳤는데 오늘 하루만은 본인을 안쓰럽게 여기고 야단치치 말아달라고. 제일 비참한 건 본인이라나요. 뭐, 맞는 말이긴 한데. 말대꾸 잘한다고 엄마한테 곧잘 쥐어박히던 제 어린 시절이 생각나기도 했고요. 앤처럼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주절주절 수다를 늘어놓진 않았어도 말대꾸하나는 끝내주게 잘했....그래서 어디가서 말싸움은 지지 않...;;;;
얘기가 샜네요. 애니보면서 놀랐던 또 하나는 당시 농가 생활에 대한 섬세한 묘사입니다. 매튜가 밭일을 하고 돌아와 흙묻은 장화를 벗을 때 이용하는 나무 도구라든가 하는 것들요. 실제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가서 사전답사도 여러 차례 했다더군요.
제작진이 무시무시한 인간들이라서요. <하이디> 만들 때 스위스 다녀와서 하는 소리가 "스위스 젖소가 많이 다르더군요" 그랬다고 합니다.
어? 일본애니가 아니었어요?
율리시즈31 은 유튜브에 영문 더빙으로 전편 찾을 수 있더군요.
오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