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 전공한 사람들은 왜? (중국 이야기도 조금)

요즘 방송통신대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사실 트위터에서 '방통대 학생이면 얻는 혜택' 어쩌구 같은 글을 본 것이 계기였어요.

불순(?)한 의도로 시작했지만, 나름 재미도 있고 회사 다니면서 뭐 공부 하니까 보람도 있네요.


듣는 전공 강의에 '생활한문'이 있는데요. 이 강의를 들으니 과거 학창시절 한문 수업들이 생각나며 '한문 선생'들이 공유하는 정서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제가 느낀 공통된 정서는 '한문이 대단하고 중요한 무엇인데 무시되고 있다'라는 일종의 열등감 같은 것이에요. 초, 중, 고에 더해 이 방통대 강의까지 모든 수업에서 그런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더불어서 이 방통대 강의는 제가 봤을 때는 선을 넘을랑 말랑하는 잘못된 상식이 남발합니다.


삼천포로 빠지기 일쑤고, 한문의 대단함을 강조하려고 교수가 가져오는 레퍼런스가 하나같이 신뢰가 안가요. 심지어 텍스트북의 참고자료 링크가 잘못 걸려있는 경우도 있었고요. 책 내용도 요약 정리가 안되고 장황하고 정신산만합니다. 평소 한문을 싫어했던 제 스탠스가 더 공고해지는 것 같아요. 뭐 제 짧은 식견을 바탕으로 한 편견이겠지만요.


그에 반해 '중국문화 산책'과 '세계의 역사'에서 중국 파트는 꽤 놀라웠습니다. 중국을 단일한 국가로 여기는 한국 사람들이 곱씹어볼 내용이 가득해요. 교수도 계속 브레이크 밟으면서 중국이 얼마나 복잡한 나라인지, 따라서 중국을 논할 때 다양한 요소를 꼭 신경쓸 것을 상기시키며 중심을 잘 잡아주더라고요. 요즘같이 반중정서가 심한 상황에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나는 중국이 싫다.'라고 말하려면 얼마나 많은 것을 고려하고 생각해야 하는지요.

    • 아마 과거 압제받았던 설움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요... 제 아버님이 한문선생님이라 그 느낌 생생하게 알고 있습니다 ㅋ 귀에 갑골문자모양 딱지앉았어요.
      • 잘 모르는 것으로 보이는 것들을 가져와서 한문 치켜세우는 것으로 쓰는데, 전 제 속에서 계속 걸려들으려는 방어기제가 작동해서 수업받기 너무 힘들어요. ㅋㅋ 잘 모르는 노인 분들은 '와~' 감탄하며 들을법 하더군요...

    • 한국의 과거 텍스트 분량 한문 비중에 비해서 그 중요도가 그만큼 안 다뤄지는 감이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대단하고 중요할 것까지는 없지만 말 그대로 과거 일상과의 단절이라는 느낌은 들거든요. 예를 들어 한시라던가요.




      타국가를 복합적인 집단의 총체로 본다는건 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간과했다가 고생한 일화들도 많더군요.

    • 한문선생님 싫어한 입장에서 한문을 나중에 배우긴 했는데... 그 입장이 이해가 가기도 하고...
    • 내가 공부한 학문은 '내가 공부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게 맞긴 맞습니다만...

    • 망국의 설움입니다.

      더구나 나라가 망해가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목격해온 사람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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