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잠 잠

보통 밤 9시 경에 잠들고 새벽 2~3시에 기상합니다. 오늘도 그시간쯤 일어났는데, 노트북 켜고 삼십분 정도 인터넷 휘휘 둘러보던 중, 다시 졸음이 다급하게 밀려와서 침대에 쓰러졌어요.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창밖은 캄캄한 어둠이고 디지털 시계는 5:30분이라는 숫자를 띄우고 있더군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죠. 
' 잠에 취해서 내가 오늘 출근을 안했구나~'
근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직 새벽이었어요. 그러니까 겨우 두 시간 정도 자고 일어난 거였습니다. 오늘 반드시 현장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기에 몸 상태가 안 좋은 비몽사몽 상태에서도 출근해서 급한 불은 껐습니다.  - -

카프카는 잠에 대한 고통을 많이 호소한 작가입니다. 그는 이런 점을 글쓰기 작업의 무한한 원천으로 삼으며 '잠 없는 꿈'의 상태를 많이 기록했어요. 그가 적시한 기묘한 상태는 가수면과 가각성이 공존하는 것인데,  두 상태 모두 사실상 상태의 기만에 지나지 않음을 의식하는 것입니다.  
'꿈과 깨어나기' 라고 벤야민이 표현한 이 상태들의 의식 꼬기는 "아케이드 천정의 유리를 통해 점성술의 별을 바라보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모던의 도시에서 아스라한 마법성의 세계를 하나의 '시차'로 취급한 것이죠. 화해할 수 없는, 중첩될 수 없는 '시차.' <변신>이나 <소송> <성> 등 느닷없는 비현실성의 리얼리즘은 모두 그런 산물일 것입니다. 카프카는 분명히 강조했습니다. "이건 꿈이 아니다."

꿈 속에서 꿈임을 아는 것이 쉽게 이루어지면 자각몽이 문득 덧없어지기도 합니다. 어려운 시간과 나쁜 과정이 본래의 귀중한 가치를 돋보이게 하거든요. "이건 꿈이 아니야" 라는 카프카의 리얼리즘은 자각몽의 괄호치기에 다름아닌데, 독자들은 이 비현실적 압도성을 현실로 받아들입니다. 그럼 그 압도적인 비현실성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가 저의 오랜 의문 중 하나이고요. 

아무튼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반나절만에 퇴근합니다. 운전할 자신이 없어서 콜택시를 불렀습니다. 뭐 제게 관심있는 분들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만 이 게시판에 더이상 제 낙서가 안 올라오면 백퍼 건강문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딱히 구체적인 신체의 어느 곳이 아니라 체력이 너무 약해졌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뻘덧: 그래도 내일 투표소엔 갈 거에요. 칸 외에 꾹 도장 찍으므로써 사표 만들고 올 겁니다. 


    • 9시에 누워 5시 반인데 계산이 안되네요 뭐가 빠졌는지 꿈도 못꾸는데 얕은잠에서 달갑지 않은 기억들 꿈은 가끔, 전에 자주나와 무서웠던 유에프오 꿈이면 차라리 좋을걸 온하늘을 덮는 정통 시가형 부터 지네연 같은 것도 있고 무섭습니다, 이런 내가 출근을 안했구나 그런 경험 다 있어서 실감나네요 많이 아픈거 같이 말하니 걱정이 되네요
      • 다섯시간 정도 잤나봐요. 좀 개운해진 걸로 봐서 영양가 있는 낮잠이었습니다. 근데 평소와 달리 코를 침대에 박고 엎드려 잤더라고요. 


        평소 저는 왼쪽 오른쪽 돌아가며 옆으로 누워 자거든요. 타인의 잠자는 자세가 궁금합니다, 가영님은요? 

        • 한번도 바로 잔적 없어요 그렇게 잡니다 불끄고 tv틀었네요 네 잠오면 끄고 자려고요 어제 4시간 자서 한시간내 자기 시작하면 골치 아프네요 깨면 11시쯤일게 틀림없는데 또 자지만 성가셔요
    • 사표 만들어 볼 생각은 안 해 보고 아예 투표장에 안 갈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 표 주고 싶은 후보 없어도 투표장에 가서 뭔 짓이든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야 소용돌이가 일어나죠. - -



    • 셔플댄스를 배워보려 유튜브를 보고 따라해보는데 이건 최우선 스텝인 런닝맨 스텝만 우선 할수 있으면 되겠는데 저 쉬운게 안되네요 그냥 제자리 뛰기 같은데 안되요 억지로 안맞게 따라하면 온몸이 뒤틀려 숨만 찹니다 뭐든 그렇죠 저걸 어떻게 해 하는 사람의 일이면 그사람은 하나도 힘들지 않습니다 그사람도 나 하나도 안힘든거 못하니까 서로 같아요
    • 몸이 안 좋을 때는 카프카나 그의 작품은 생각하지 마시길. 잘 쉬시고 회복하세요! 

      • 이백퍼 공감합니다!

      •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스윽 떠오르는 거에요. ㅎ

    • 거짓말. 전에 다치셨던 교통사고 후유증 아난가요..? 우리가 걱정할까 애써 단어 하나하나 별로  아프게 새긴 같은뎅. 저는 어릴 때부터 비현실성을 더 많이 달고 살아서 오히려 현실적인 상황 앞에 놓이면 이걸 어떻게 다뤄야  혼란스러울 때가 많아요. 죄다 꿈이야 하거든요. 지금은 없인 살지만 없는 상태에 눈 뜬 채로 며칠 놓여 있으면 그 고통은 표현도 무색해져요. 그 어떤 책도 공감이 안 되더라구요. 그간 어디로님 보며 속으로 잠깐 내가 좋아하는 듀나 님 같은 작가였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힘이 됐는데 몸이 좋다니 속상해 죽겠네요. 어서 쾌차하시길 현실적으로! 바랄게요.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처럼



      지금 없음이



      네가있다 시간을 비춘다.








      이광호, <너는 우연한 고양이, 58page>

    • 할아버지가 당부하시기를 저는 절대 글쟁이나 영상쟁이로 살면 안 된다고. 제 성향 상 그러는 건 하루하루 자기 목숨줄 줄이는 일이니 안 된다고. 근데  제가 하고 싶다는 물리학 공부는 또 결사 반대하셨거든요. 물리학에 빠지면  세상과 겨우 연결돼 있던 끈마저 끊어버리고 고립돼버릴 거라고. 그렇게 저를 지나치게 걱정하셨어요.  -_-




      붙이신 시를 보니 최승자의 <올 여름의 인생공부> 였나? 의 한구절이 떠오르네요.




      ... 시간이 똑똑 수돗물 새는 소리로


      내 잠 속에 떨어져내렸다.


      그러고서 흘러가지 않았다.

      • 어디님에게 너무 좋은 할아버지셨어요 시인은 참 말도 잘하지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