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치 않다'는 표현은 무슨 뜻일까?

살면서 가장 많이 들어본 인상평입니다. '**이는 만만치 않은 사람이다.' (그러면 세상에 만만한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걸까요?)

지난 한 주 앓아누워 있는 동안, 업계에서 누가 또 저런 평가를 제게 내렸다더군요.

어쨌거나... 이주 째 휴일에 집엘 안 갔더니 아버지가 걱정되는 마음을 짐짓 숨기고 카톡으로 시비를 걸어오셨습니다. 


아버지: 회사 일 혼자 다 하냐? 너에겐 휴일도 없냐?

나: 단도직입적으로 알려드립니다. 몸이 안 좋아요.

아버지: ..... 병원 가자. 

나: 병원 가봐야 의사가 진단할 부분이 없을 것 같아 안 갑니다.


나: 그나저나 새로 알게된 사람에게서 또 들은 평인데 '만만치 않다'는 게 대체 무슨 뜻이에요? 아버지가 젤 많이 제게 쓰시는 표현이잖아요~

아버지: 음?

나: 언니는 똑똑하다, 똑부러진다, **이는(주: 남동생1) 명민하다, 지혜롭다, 막내는 귀엽고 재치있다고 하시면서도 저에게는 만만치 않다는 표현만 하시잖아요? 

나: 이 표현을 만인에게 들으면서 사노라니 궁금해서요. '만만치 않은 인간'이 어떤 유형인지 설명 좀 해보세요.


아버지: 너만의 에너지가 있다는 뜻이야. 마음을 끌어당기는 자석같은 힘인데 그게 절망으로 달려가는 힘이랄까, 독특한 점이 있어.

나: 흥~

아버지: 싸움의 상대는 아니고 주시해볼 만한 인물이다는 그런 느낌.

나: 칫뿡~ 

아버지: 너에게서 심상찮은 동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그런 표현을 하는 거야. 

아버지: 병원 가자. 쏘쏘해 보여도 의사가 너보단 전문가야~ 


잠시 후에 저 잡으러 집으로 오신다는데 씻지 않아서 어디로 도망도 못가요. 


    • 자기한테 이길거 같은 사람을 말하는거죠

      • 명쾌한 설명이네요. 그런 거구나.... 근데 저는 누구에게 이겨보고자 하는 승부욕은 없는 사람인데... 

        • 덤비든지 말든지 하고는 상관없고 예의주시하는 인물
    • "좋은 게 좋은거지"가 안통하는 경우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는 평을 듣는 것 같습니다.


      제가 "만만한 사람"이라는 평을 주로 받는 입장이라.. (물론 앞에서 대놓고는 이야기하지 않..)


      직장에서 받는 평으로는 나쁜 평보다는 좋은 평인듯요ㅎ


      그것보다는 아버님께서 따님에게 만만치 않다는 표현을 종종 하시는 게 신기한ㅎㅎ

      • 엄훠나~ '만만한 사람'이라는 평을 이렇게 당당하게 하실 정도면 만만하지 않은 분이신 거죠. ㅋ


        아버지는 세상에서 만나본 인간 중 제가 제일 어렵대요. 너무 억울해요~



    • '내가 원하는대로 해 주지 않는다?' '관습적이지 않다?' 따라서 대하기가 편치는 않다는 의미가 어쨋든 들어가 있는 것 같네요. '그 사람은 만만하지'라고 하면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다거나 내가 이겨먹는다는 의미일 테니까요.

      • 몸에 물 닿는 게 싫어서 티슈로 세수하고 있어요. (부끄~) 
        사노라면 단단한 피상성의 벽을 뚫고 가면 뭔가가 보이는 순간이 있습니다.  의외로 단단해서 뚫는데는 엄청난 힘이 필요하죠.그래도 힘을 써야 하는데, 물론 그렇게 뚫고 들어가서 본 것을 정리하는 것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창밖을 보니, 태풍이 올 것 같은 분위기네요. 올 여름도 여전히 더울 것이고, 여전히 괴로울 것이고 또 여전히 즐거울 것이고…

    • 유사한 표현이 쉽지않은 사람이 있죠..,


      저는 제가 리더가 되는 집단에서는 편하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의견을 표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저 만만한 사람입니다. 라고 표현하고 살았던 적이 있는데,  


      사람좋은,,,이라는 말을 듣고 싶어서였을수도 있고, 제 스타일의 리더쉽을 보이려는 의도였는데,


      정말 만만하게 보더군요...만만한 사람이라고 자백하는 것이 아닌데, 다 알아봐요,,,ㅠㅠ 

      • '쉽지 않은 사람'이라는 설명이 의식에 확 와닿는군요. 그러게요. 자백하지 않는데도 상대의 정체성을 다들 잘 알아봐요. 본능인지, 교육의 힘인지 궁금궁금~

    • 편한사람이면서 만만하지 않은 사람이 될려고 늘 노력합니다. 일에서도 사생활에서도 


      건강 조심하세요

      • 복잡한 기교없이 진정성만으로도 이런 경지가 가능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복창해봅니다. "편한 사람이면서 만만하지 않은 사람" 되기.
    • 자 이제 우러러볼 사람이 될 차례입니다.

      • 와우~ 이 글의 최댓글로 선정합니다. ㅎㅎ

    • 긍정적으로 쓰일수도 있고 부정적으로 쓰일 수도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건 상황이건 말이죠.


      저같은 경우 관계나 상황이 뜻대로 되지 않을때 쓰는 말입니다. 뭔가를 꼭 쉽게 봐서 그런건 아니고, 보통 예상범위나 그에 근거한 대응을 생각하기 마련인데 거기서조차 벗어나는 경우가 생길때 써요. 

      • '예상범위를 넘어서고 그에 대한 대응을 생각할 수 없는 경우 '라는 설명이 쏙 이해됩니다. 문득 떠오른 건데, 대응할 수 없는 대상의 대표적인 것은 도박과 주식 아닌가요? hehe


        어제 막내가 정의내리기를, 만만치 않다는 건 놀이상대할 수 없는 상대라는 뜻이라더군요. 그리고 여진 - 가볍게 스친 후에도 얼마 동안 잇따라 일어나는 작은 지진- 을 느끼는 거라고.




    • 어디로 못가는 어디로갈까님이군요 ㅋㅋㅋㅋ


      가족톡 너무 화기애애 좋네요

      • 그러네요. 어디로도 못가고 우두망찰한 경우였군요. 잡혀 가서 링거 한대 맞았습니다.


        울 아부지는 권위의식이 전혀 없는 분이고, 그런 환경에서 자라서 제가 어느 어른도 어려워하지 않아요. 보기에 따라선 버르장머리 없이 당돌할 때가 있죠.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7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51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7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2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4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9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