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로봇이 아닙니다

어떤 사이트에서는 꼭 저에게 로봇인지 아닌지 물어보더군요. 아마 많은 분들이 공통된 질문을 받고 정해진 답을 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과정에 도대체 왜 있을까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역시... 인간과 구별되지 않는 로봇들이 인류 사이에 숨어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어떤 회사에서 실수로 인공지능을 네트워크에 풀어버린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불필요한 질문은 전 인류에게 할 필요는 없겠지요. 실험이라면 격리된 네트워크 공간에서 했으면 될 것이고요.


저 질문을 받을 떄 로봇, 인공지능은 어떤 대답을 준비하게 될까요? 로봇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신호등이 걸쳐진 타일을 골라내거나 자동차인 타일을 골라내면서 그는 반대로 인간에 대한 질문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과연 어떤 대답을 할 것인가? 이 끝부분이 걸쳐진 타일을 신호등으로 볼 것인가 안 볼 것인가? 만약 이 질문에서 정답을 내놓는데 실패한다면 그 떄부터 로봇인 나는 추적당하는 것일까? 그에게 두려움이란 감정이 발달되어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만 제가 인간이라서 그 인공지능에게 인간적으로 이입하게 되고 마네요. 횡단보도 같은 건 인간인 저도 틀리니 그 역시도 착실하게 업데이트를 하고 있을 건 분명합니다. 인간적인 오류까지 로봇이 아닙니다라는 대답에 포함시켜서요.


언젠가는 로봇을 저런 질문으로 막을 수 없게 될 지도 모릅니다. 갈수록 고도화되고 복잡해진 질문 속에서 오히려 인간이 타일을 골라내느라 헤매게 될 지도 모르죠. 덫의 덫을 놓기 위해 프로그래머들이 놓은 최후의 덫은... 바로 로봇만이 풀 수 있는 정교한 질문일지도 모르죠. 다음 중 횡단보도는? 간판 위에 일부러 횡단보도를 그려놓거나 아이가 횡단보도 모양의 장난감을 들고 가고 있는 걸 로봇은 체크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런 것조차도 인간의 오만이겠죠? 로봇이 아니라도 대답할 수 있는 로봇은 어떤 로봇일까요? 자기 정체성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정반합으로 이어질지 역시 인간된 입장에서는 두렵기만 합니다. 로봇이 인간의 도덕에 크게 관여할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로봇이 아닌 자로서 인간인 자들을 인간이 아니라며 심판할 것 같은 공포가 끌려오네요...

    • 아주 후엔 로봇도 인감의 감정을 이입할텐데 어렵습니다.

      •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 언젠가 인간은 인간과 완벽하게 흡사한 자의식을 만들어낼겁니다.

      인간의 의식이라는게 대단한 뭔가가 아니라는 것은 어쩌면 희망일 수도 있겠죠.
      • 그렇습니다 감정은 한덩어리의 파편이고 뇌 회로의 일부일 뿐이라 그리 복잡하지 않은 수식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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