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으로!

사람들은 갈등의 과정을 통과할 때 '인간적'이라는 말을 히든카드로 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20분 간 동료와 새벽통화를 했는데 '인간적으로'란 수사를 몇 번이나 듣노라니 그 때문에 그의 주장이 오히려 와닿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인간적이라는 말만큼 한국에서 싑게 사용하고 수용되는 표현이 또 있을까요.  엄정하게 대립하다가 저 말을 듣노라면 아, 이 사람은 결과와 과정을 혼동하는 태도가 분명하게 박혀있는 거구나라는 판단이 슬며시 들곤 합니다. 대개는 결과가 인간적이려면 과정도 인간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러나 제 사랑 고흐가 창작한 과정을 두고 인간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잖아요, . 그건 압생트라는 술이 눈의 시신경에 미친 영향의 결과였으며, 흥분하여 자기 귀를 자를 정도로 핀이 다르게 박힌 사람의 심적 상태에서 가능한 것이었지 전혀 인간적이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인간적이라고 생각하면서 금세 신파에 빠져들고자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잔혹한 상황을 대하면서도 '인간적'으로 그 세계를 나에게서 금하며 다른 세계라고 깔끔하게 무시해치우고 말죠. 여러 예술을 대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예술이란 건 비인간적인 훈련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이에요.   이름이 기억 안 나는 어느 무용수가 꼭두각시 인형의 상태가 되어야 비로소 우아가 생겨난다는 주장을 한 게 무용 안 해본 저에게도 이해되었습니다. 
꼭두각시 인형의 상태가 되어야 비로소 우아가 장착된다는 것. 인간적이라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저런 말들은 이해되지 않는 세계일 것입니다.  그렇게  예술 - 어느 경지를 넘어선다는 것- 은  그런 비인간적인 영역을 통과하고 나서나 가능합니다. 

어제, 성장통을 다 넘은, 그들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배우 두 분과  오랜만에 점심을 먹었 -다고 쓰지만 맥주를 마셨- 어요. .그들이  이룩한 성취만큼 거기에 이르기까지 거친 비정한 세계도 저는 세세히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두 분과 시간을 보내노라니 나이 탓인지 명성 때문이지  나르시시즘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계시구나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저는 그분들의 능력은 의심하지 않아요. 하지만 어쩌지 못하는 마초적 기질에는 놀랐습니다.

한 분야에서 유명해지고 나면 그 다음에 주의할 것이 있죠. 대중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른바 유명세의 부담인 건데요, 그런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을 만큼 마음대로 살아도 되는 때를 살고 계시겠으나, 현재의 한국은 그런 사려 부족, 예술적 감수성에 버금갈 윤리적 감수성의 부족이 그들의 인생  발목을 단번에 잡아버릴 수 있는 사회잖아요.  
나이 많은 선배들의 이면을 대하며 놀라고 착잡하고 속상한 건 어쩔 수 없이 후배의 몫인가봅니다.

    • 그렇습니다 생의 과정이 서로 그렇게 모순적이지 않으면 진화할 수가 없는거겠죠 시간과 공간을 따로 셈할수 없듯이, 우선 할말이 없으면 그렇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인간적으로
    • 어디로 갈까 님은 순수함을 간직하고 계시는 군요.


      나이많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다 꼰대기질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만 그게 어느 분야인지 몰라 허를 찔려 놀라는 겁니다. ㅎㅎ

      • 굳이 구분하자면 저는 순수하다기보다 순진한 사람일 거에요. 어리석다는 점에서요. 그리고 세상에 대해 분노보다 답답함을 더 크게 느낀다는 점에서요. ㅋ
    • 지속적인 정신적 성장통은 긍정적일까 그렇치 않을까, 운동 중독이나 선수가 아니지만 평소 운동 열심히 빠지지 않고 사람은 신체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의도가 많죠 약점 없는 사람이 없으니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 보다 건강할것이다 꼭 그렇치만은 않죠 대부분의 운동은 그사람의 한계에서 현상유지가 목적이라 성장통을 넘은 친구들이 아니 선배들이 옳습니다 근데 중년 넘은 분들 같네요 좋아하는 배우일까 누굴까
      • 뭐든지 어울리지 않고 잘 모르고 서툴게 주절거리는거 잘 아시리라 믿고 나름 거기서 하나 빼서 고것으로 성원 부탁합니다
      • 성창통이 끝난 어른에게서 가장 부러운 건 자기 생각의 끝까지 가보고야 만다는 것이에요. 저도 나중에 그럴 수 있을런지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삐죽 웃움이 나네요. 
        제가 듀게에서 가영님 글 접한 세월이 얼만데 가영님 어법을 모르겠습니까. 쓸데없는 신경은 뚝! 
        두 배우 이름을 적지 못하는 사정은 이해하실 듯.

    • 이번에 바르샤 소속 축구 선수 뎀벨레와 그리즈만이 2년 전 일본 친선전 투어에 했던 일본인 비하 동영상이 발견되었죠. 축구 잘 하는 걸로 억만장자가 된 20대의 젊은이들이 자신들이 과거에 ,타국에 가서 불어를 알지 못 하는 타국인에 관해 했던 행동때문에 곤란을 겪는 것 보면서 성공하면 나르시즘이 생기고 그게 발목을 잡는다고 느낍니다. 호날두야 말하면 입 아프고요.




      https://www.bbc.com/news/world-us-canada-56446635




      틴 보그 편집장 자리를 쥐게 된 20대 여성이 과거 동양인 비하 트윗을 해서 직원들의 반대로 그만둬야 했습니다. 본인도 아버지 쪽으로 흑인 피가 섞였는데도요.




      오히려 sns때문에 피해자가 제 목소리를 내게 되는 수도 있네요. 뜨기만 기다린다는 말이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닌 듯.

      • 링크 보고, 열일곱살짜리가 저렇게 말했다는 것에 잠시 먼산. 십년이나 끈질기게 문제제기해온 이들이 대단하군요.
        막말을 솔직한 태도라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특정한 지지층이 되어 결집의 효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서 정치인이나 연예인 중엔 일부러 저러는 이들이 있긴 해요. 트럼프만 해도 막말 마이웨이를 고수해서 결국 대통령 자리에 올랐으니까요. 그런데 기자가? 

        축구는 5년 전 이월 영국에서 (런던 근처였는데 도시 이름이 기억 안 남. - -) 맨유와 토트넘의 경기를 본 이후로 왜인지 관심에서 멀어졌어요. 손흥민 하이라이트 영상은 유튜브에서 가끔 찾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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