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국에 넣는 것

 

 

요 며칠 머릿속에 된장국만 맴맴 맴돌아서 씁니다.

 

보통 된장국하면 깍둑썰기 한 애호박과 두부가 생각나지만,

 

저희 집에서는 무청이 더 자주 들어가요.

 

사실 뭐 된장 푼 물에 채소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된장국이니

 

요즘처럼 집에 머위대가 넘쳐날 때는 머위대도 넣고,

 

배추 나올 철에는 노오란 배추속도 넣고,

 

이른 봄에는 향긋한 쑥도 넣고 그러지요, 뭐.

 

가만 생각하면 된장국은 야채보다 된장이 더 중요한데

 

저희 집에서는 엄마가 시골에서 부쳐준 메주로 직접 된장을 담그시는지라

 

엄마가 담은 된장 한숟갈 풀고 채소 넣고 한소끔 팔팔 끓여주면 뭘 넣어도 다 맛나요.

 

그래도 된장국에 이게 들어가면 참 특별한 느낌이 드는 게 있는데

 

바로 달래입니다.

 

달래가 들어간 된장국을 먹으면 그제야 아, 정말 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올봄에도 달래 들어간 된장국 맛나게 먹었다지요.

 

하지만 달래보다 더 특별한 재료가 있는데

 

이건 저도 딱 한 번밖에 못 먹어봤어요.

 

그게 뭐냐면 보리싹을 넣은 된장국이에요.

 

보리싹으로 엿기름을 만든다던데

 

그래서인지 참 보리싹이 연하고 달콤하고 맛있어요.

 

쑥도 그렇고 보리싹도 그렇고 두릅도 그렇고 새로 나온 싹은 다 연하고 보드랍고 너무 맛난 것 같아요.

 

그리고보니 손톱만한 고춧잎 따다가 빨갛게 무쳐 먹어도 참 맛있는데...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야채가 금값이라 그런가 자꾸 나물반찬만 생각나네요.

 

 

 

    • 된장국에 꼬막을 넣으면 사파입니까?
    • 된장에 냉이 넣는 순간 봄봄봄..
    • 냉이! 냉이를 까먹었네요 ㅎㅎ
      근데 된장국에 꼬막을 넣기도 하나요? 저희집은 꼬막은 보이는대로 삻아서 따먹기 바빠서...
    • 태엽시계고양이 / http://blog.daum.net/chefjhkim/12376087 맛있어요.
    • 아... 사진 보고 기억이 났어요. 저희 집도 어렸을 적엔 국에 꼬막을 많이 넣었는데, 동생이 조개류를 질색해서 어느 순간부터인가 된장국에서 조개가 사라졌...ㅠㅜ
      아, 꼬막 먹고프다... 꼬막 한 바구니 삶아서 십원짜리로 따먹으면 참 맛있는데.
    • 달래, 냉이 된장국 ㅠ_ㅠ
    • 리라/ 청혼은 저희 어머니한테 하셔야 할 듯 ㅋㅋ 저는 먹기만 합니다. 덕분에 나가서 밥 먹을 적엔 백반집은 쳐다도 안 봐요.
    • 된장국에 꼬막 넣기도 해요!! 저는 보통 바지락 넣어요.
    • 신경숙 소설에 보면..깊은슬픔이었나.. 보리싹으로 끓인 된장국인지 찌게 얘기가 나오거든요. 그때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보리싹을 마트에서도 팔까요?
      어렷을 때 식구들이랑 남한산성에 가서 된장국 끓여먹은 게 아직도 기억이 나요. 달달한 애호박이랑 물컹한 두부를 호호 불어가며 먹었죠. 꼬막은 그냥 삶아먹지는 않고 큰어머니가 다데기 얹어서 쪄주시면 밥은 안먹고 꼬막만 집어먹었어요.
    • 저의 아버지는 된장국에 홍시라거나 장뇌삼뿌리 같은 걸 넣고 끓이셨습니다. (....)

      당연히 전 아버지랑은 된장국 잘 안 먹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가 끓여주신 냉이된장국 먹었습니다. (먼 산)
    • 일단 멸치를 좋은 걸 써야죠....
      ... 랄까 서울 와서 처음 (아, 처음은 아니군) 고기육수로 끓인 된장 먹고 그것도 나름 컬쳐쇼크였죠. 와 이런 세계가 있구나.

      저희 집 레시피를 완벽하게 마스터했다면 개발에 갯가재에 미더덕까지 몽땅 다 넣었겠지만, 그 정도 실력은 안 되는지라 직접 해 먹을 때는 버섯 두 종류 정도로 일단 만족합니다. 아주 어릴 적에는 수박껍질을 표피만 깎아내고 같이 지진 적은 있네요.
    • 된장국과 된장찌개를 구분해서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된장국에는 근대도 넣고 감자도 넣고 미역을 풀어서 끓일 때도 있지만, 된장찌개엔 역시 미더덕이 편하죠. 말씀하신대로 평소엔 애호박에 두부+팽이버섯, 봄에는 달래-냉이는 된장국에 들어가는 것 같군요-,소고기가 남을땐 국거리 소고기를 넣어 끓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들어가는 재료가 어쨌건 간에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된장인 것 같아요.
      된장 풀어서 시래기랑 두부 잔잔하게 썰어넣고 자작하게 지지면 반찬이 따로 필요 없죠잉.
    • 된장찌게에 미더덕 넣는거 처음 알았어요. 게다가 미역이라니! 오홋.
    • 여름에는 매운고추랑 감자, 양파, 파 등을 쫑쫑 썰어넣고 강된장 끓여서 호박잎에 밥이랑 싸먹으면 환상이죠ㅠㅠ
      아니면 보리밥에 쓱쓱 비벼 먹어도 맛있죠.
    • bonny/ 제 오늘 점심식단이었는데! 맛있긴한데 호박잎이 요새 너무 비싸지요ㅠㅠ
    • 호박잎에 강된장! 정말 좋아하는 조합입니다. 호박잎은 꼭 줄기가 붙은 부분(?)까지 같이 먹어야 하고 줄기 부분은 된장찌개에 같이 넣어 먹어도 맛있어요.
    • 루이와 오귀스트/ 푸하핫
      아버님을 제 친구로 등록하고 싶습니다.
    • 보릿잎 된장찌개!! 저의 가장 좋아하는 것입니다만 저도 근 10년동안 못 먹어봤어요.
      보릿잎이 부드러울 때 씹노라면 향긋한 향이 ㅎㅎ
    • 전 넣을 게 없어서 양배추도 넣어 봤어요 ...
    • 부럽습니다. 전 시골식된장을 끓이기만 해도 코를 막는 남편이 있어서...
      시판하는 된장을 미소된장처럼 맑게 끓이는 기술만 늘었습니다.
      친구들한테 몇 번 만들어줬더니 다들 시판 한국된장인 걸 믿지 못하더군요. 이것도 나름 기술.

      전 청국장도 좋고 시골된장찌개, 강된장 다 좋은데 혼자라서 해 먹기 쉽진 않아요.
    • 루이와 오귀스트/ 홍시를 넣은 된장국이라니 ㅋㅋㅋ 상상도 안 되요!!! ㅋㅋㅋㅋ
      Carousel/ 아, 그리고보니 저희 엄마도 꼬막은 삶는 게 아니라 찜기에 넣어서 쪄주셨네요. 한쪽 껍질 떼내고 빨간 양념 올려서 상 위에 올려주시면 낼름낼름 먹기만 하다보니 제대로 아는 게 없네요 ^^;;;
    • 전 <에반게리온 : 파>에서 신지가 싸 온 국을 레이가 먹는 장면을 본 이후 된장을 연하게 풀어 미역도 넣고 두부도 넣고..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0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37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8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3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88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28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5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5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1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25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0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2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2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49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1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