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지루하다

3개월만에 거울을 제대로 봅니다


얼굴이 심하게 부어있습니다


속쌍거풀이었던 눈은 느끼한 3겹 쌍거풀로 변해 버렸습니다


벌써 90대의 몸무게를 유지한지 3년인데 그에 걸맞는 얼굴로 변했습니다


두꺼비처럼 넙쭉대는 얼굴입니다


눈 안쪽이 계속 따끔거리고 가렵고 하도 비벼대서 충혈된 채로 하루 종일 있습니다


더위와 면역력은 비례관계라는데 몸은 점점 무기력 해집니다


이대로 무너지려나?


이 계절을 내년에 다시 볼 수 있으려나?


지대넓얕이라는 팟케스트 독실이 한 말이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죽음은 지루하다


세상에 존재했던 어떤 기운이 사라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7년전 서울대병원 혈액내과 격리병동에서 들리던 소리가 기억이 납니다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거친 숨이 6인용 병실에 가득 차있었습니다


그때는 상대적으로 젊었고 심각한 질병인 것 치고는 잘 견디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서서히 땅속으로 꺼져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60까지는 이럭저럭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고이 죽지는 못하겠지요


몇 계절을 볼 수 있을까요?


10~20계절 정도는 보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다음 여름은 볼 수 있을 겁니다


죽음은 지루하니까요






    • 최근에 생각하게 된건데,


      명의나 의사의 명성은 좋은 환자를 만났을 때에 가능한 것 같아요.


      의사는 몸의 안좋은 요소를 제거하지만, 그 후유증으로 환자의 몸도 많이 쇠하지요. 


      쇠한다는 것은 몸에 좋은 요소들도 같이 제거되기 때문이지요.


      그 몸에 이로운 요소들을 채우는 노력은 환자가 해야 하는 것 같더라고요.


      담당의는 해로운 요소를 제거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니까요.




      음식도 열심히(적당히) 드시고,


      운동도 적당히 하시고, 수면도 그렇구요.


      삶의 재미나 의욕을 늘 갖고 있어야 해요. 

    • 야구의 심리학이라는 책에서 팬 심리를 분석하는 부분에 야구를 보면서 소멸을 잊고 싶은 심리라는 말이 나옵니다. 야구 보는 순간에도 노화는 진행되고 결국 소멸로 가죠.
    • 우울한 생각 자꾸 하지 마세요
    • 삶이 지루했으면 '죽음은 지루하다'가 아닌 '죽음도 지루하다'였을텐데


      삶이 지루하지 않은 걸로 보고


      뭔가 재미 하나 찾아보세요 소소하게 소소

    • 죽기싫은데 죽지는 마세요

    • 걷자. 걸으면 돼. 걸으면 좀 나아질거야. 
      노래 가사입니다. 

    • 편안하고 조용한 자연사를 꿈꾸는 1인으로서...사팍님 우리 꼭 자연사 합시다. 병사, 사고사 이런 거 말고.


      새로운 것도 없고 재밌는 것도 없고 사는 게 좀 지겨워질 무렵에 어느날 자다가 조용히.

    • 사팍님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또 그 후에도 이 게시판에서 만나요. 


      다른 분들도 모두 모두요.

    • 몸이 많이 불편하시군요. 잘 견디셨으면 합니다. 몸은 의사 지시대로 하고 마음은 작은 즐거움들 찾아 견디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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