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가지 낙서

1. 스마트폰은 전 세계를 연결해 주죠. 작은 기계의 힘이 대단합니다. 시간대로 보면 앞으로 8시간, 뒤로 8시간 정도인데, 스마트폰의 LTE 기능을 끄지 않으면 세계 모든 곳에서 딩동딩동 카톡이 날아옵니다. 
스마트폰으로 지인들과 구글 드라이브를 공유하고, 페이스톡을 하며, 파일을 전송하고, 인터넷을 보고, 음악도 듣고, 영화도 봅니다. 제 성향 상 스마트폰에 중독될 일은 없겠으나, 이 기기의 힘이 경이롭기는 합니다. 조카가 보내준 파일들을 보노라니 제 시대는 지나갔구나 싶네요. 요즘 아이들 참 똘똘해요. 뭘 이렇게 다 잘하나요. 아이가 작업한 애니메이션 영상에 감탄 중입니다. 
 
2. 열살 이전의  남자 아이들은 책 읽는 것을 싫어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어요. 그 나이에는 여자와  남자가  언어 능력이 차이가 나는 걸까? 의아하게 했던 글이었습니다. 
우리 집안만 보자면 여성 쪽이 모두 책을 더 많이 읽었어요. 그런데 살면서 느끼는 바로는 책을 우리보다 덜 읽은 집안 남자들이 언어감각이 더 뛰어납니다. 막내는 어렸을 때 말이 어눌해서 제가 책을 많이 읽어주고 발음 교정도 해줬는데 지금은 저보다 언어감각이 더 나아요. 제가 연구랍시고 동문 게시판에 써놓은 글을 읽고 나서 글의 문제점을 유형화해서 좀전에 조목조목 짚어주는 메일을 보냈네요. (나원참 같잖아서~) 이 재미에 다들 자식을 낳아 키우시는 듯. 

3. 어제부터 지금까지 법률 문서 번역하느라 질린 상태입니다. 내일  또 통역하러 가야 하는데, 일반인에게 정치, 법률 문서를 이해 시키는 게 쉽지 않아요.  그나마 이해 속도가 빠르게 저를 도와주는 분들이 있기는 합니다. 
지금도 거의 원고지 180매 분량의 번역을 하고 있는 중인데 너무 어려워서 구토가 일어요.  더군다나 이틀 째 두통과 장염에 시달리는 중이라 텍스트 보기가 힘든 상태거든요. 이런 와중에 한국에서 고교 중퇴하고 독일에서 언어학 박사한 친구가 번역은 앞으로 AI가 다 해 줄 거니 그런 용도로 시간 쓸 필요가 없다고 약을 올리네요.  

그렇게 짐작되지만  AI에게 엄청난 자료를 넣어주어야 그게 가능할 거잖아요? 글쎄요. 제가 어려워했던 어휘들의 번역어를 AI가 찾을낼 것 같지는 않거든요. 그건 인간이 해야 할 일일 것 같거든요. 세상에 어휘와 어휘가 일대일 대응하는 언어는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어서 그렇습니다.

4. 17세기에는 편지 공동체라는 것이 있었다더군요. 학자들이 서로 편지를 통해 학술적 토론을 벌이던 네트워크입니다. 오늘날로 보면 인터넷이죠. 당연히 당시의 네트워크 속도와 오늘의 네트워크 속도가 다르다 보니, 지식 창출이란 바로 그런 속도전이라는 인상을 불러 일으킵니다.  문학과 예술, 철학은 그런 속도전에 저항하는 자세로 생존 가능성을 삼기 마련 아닌가요.
그렇긴 한데 뭔가 좀 이상하긴 합니다. 느림 자체에 대해 반대하지 않지만, 모든 것에 다 느림이 적용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는 쬭이거든요. 어떤 산은 느리게 걸으면서 여유를 부릴 수 있지만, 허겁지겁 산을 올라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생각하는 머리보다 걸어야 하는 몸의 속도가 더 빠르다든지 아니면 산이 험하다 보니 그저 한 걸음이라도 더 올라야 하는 상황에 빠지면 머리는 그저 그 생각만 하게 되는 거고요. 그렇다고 해서 이 상황을 생각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힐난할 수는 없는 것이죠. 인문학자를 이 상황에 비교한다면, 산을 타려 들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지 모르겠으나 가끔 산을 타는 행위는 쓸데 없는 생각을 종식시키기에 유용합니다. 산을 타는 행위가 대단한다는 말은 아니라 그런 식으로 느긋하게 생각하지 않은 몸의 부분을 겪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는 뜻입니다. 

5. 눈이 많이 내렸군요. 저에게 눈은 투명한 우울의 상징이에요. 치유 불가능한 슬픔이 가득 담겨 있는. 
십대 시절에는 눈이 내리는 날엔 학교를 안 갔어요. 수업 중 눈이 내리면 조퇴도 했고요. 이젠 오, 너 왔구나 덤덤하게 바라볼 정도로 저도 바뀌었는데요, 지금도 이런 날은 창밖만 바라볼 뿐 외출은 못 해요.  휴일이라 다행입니다. 
    • 휴대폰 경이 그 자체입니다 우리집 컴퓨터 테레비 찬밥 신세입니다 근데 좀 문제가 정신 건강에 조금 안좋은거 같아요 따로 이유를 말하기는 좀 그렇고요,뭘 드시고 그럴까 얼른 나요,두꺼운 책을 저사람 저걸 어떻게 번역하지 하다가 하루에 한장씩 오래하겠지 라고 생각하니 편해요 시간의 개념은 공상과학과 비슷하죠 상대적입니다 왜 책 안본 아이가 더 잘하는지는 모르겠어요 난 눈만 오면 강아지가 되는데
    • 미용실 예약했다 눈때문에 연기. 머리 자를 시간이 주말밖에 안 나서 성탄절에 머리 자르러 가야 합니다.


      번역기도 구글,파파고 말고도 여러 개 개발될 거예요.


      제가 축구 이적 상황같은 게 퍼다르고 체크하는 게 정보는 빨리 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요. 그러다가 이탈리아 쪽 법률 문서도 몇 번 봤는데 우리나라와 사법 체계가 다르다 보니 이해하기 힘들더군요.없는 개념이 그들한테는 있으니까요.
    • ㅎㅎ 댓글 다신 두 분에게 이 영상을 전합니다. 제가 처음으로 심쿵했던 영상이고 배우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mAHbDSf4jQ




      이 영화 평을 꼭 한번 써보고 싶은데 참 안 되네요. 너무 좋은 건 부족한 사람이 평하기 어려운 이치겠죠.


      아직 일곱시도 안됐는데 저는 이만 자러 갑니다. 자는 게 남는 것!!!





      • 이노래가 오프닝이구나 가사 참 좋죠
      • 근데에 이제 어두워졌는데 자다니
      • 오,,,50년전 영화,,,


        ost는 영화보다 유명하고, 음악이 들릴때는 영화와 배우가 생각나죠. 

    • 2. 6살부터 책 앞으로 읽고 뒤로 읽고 줄줄 외던 나는 오늘날 이게 뭐얌 

      • 책에서 받은 내공은 평생 수영님을 떠받치는 겁니다. 이게 뭐얌~ 이라고 시무룩해 하시는 것 바람직하지 않음. - -

    • 전문용어 들어간 문서번역은 최소 전공자에게 맡기세요. 

      비전공자가하면 번역한 사람도 읽는 사람도 토나와요.




      • 헛! 정말 많이 놀랐어요. 호프만과 파치노가 저의 최애 배우들인데 이렇게 연상해 내시다니... 


        그 다음으로 반한 배우로는 맷 데이먼이 있는데요. 저 두 배우만큼은 아니에요. 


        뭔가 영화평을 써보고 싶게 저를 자극하셨어요. 어허

        • <졸업>은 수십 번 본 영화인데 볼 때마다 감독의 역량에 놀라다 못해 시무룩해지곤 합니다. 그의 시퀀스 작업들이 고개를 흔들게 만들어요. 천재감독임을 절감!

        • 유별난 것 같아도 취향 다들 비슷비슷함. 제 마누라도 예전 어팀장님과 똑같은 소릴 했었음. 맷데이먼에 대한 언급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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