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와 양자역학

제 가장 큰 장점은 호기심이 많다는거고.

가장 큰 단점은 게으르다는 겁니다. 


최근 심심함이 극에 달하여 양자역학을 공부하려고 하는데 대충 보니까 칸트 순수이성비판과 흡사한 지점이 많네요,

하긴 물리학과 철학의 근본적인 질문은 같으니까요. 

아주 오래전부터 철학이 성큼성큼 진리에 다가갔지만 과학의 가속도가 상상이상이라서...

특이점을 넘었다고도 하니, 진리인지 뭔지 그 비슷한 것에 도달할 날이 이제 얼마 안남았다고 생각이 들 정도에요. 

그것을 알아낸다 해도 저같은 인간은 이해할 수 없을테니 철학으로 만족해야 할수도 있겠지만. 


인간은 파동으로 존재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타자를 파동으로 놔두질 않아요. 욕망인지 DNA인지 인간은 세상과 타자를 관측하고 관계하면서 입자화하려 해요. 

아마 감각기관도 그런 연유로 생긴걸 거에요. 눈, 귀, 손. 고요히 존재하는 파동들을 입자화하기 위해 생긴 관측기관들. 움직이지 않고서 못버티는 호르몬. 욕구. 관념화하지 않고서는 못버티는 뇌. 말을 못하던 갓난 아기때도 우리의 눈은 타자를 쫓습니다. 선험적으로 갖고 있는 인과율. 

불행하고 위대하게도 인간은 (모든 생명체는) 파동으로 남지 못한 채 세상과 스스로를 구체화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들인 겁니다. 

제 감이 맞다면 구체화하는 건 동시적일거에요. 무언가를 관측하고 해석하고 구체화하는 과정. 그 순간의 절대적인 작동원리가 있을 것 같아요.

그 작동원리를 신이나 진리, 깨달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양자역학은 엄청나게 흥미롭습니다. 칸트처럼 불확실한 형이상학을 얘기하진 않아요. 정언명령같은 것도 없지만 

언젠가 양자역학이 그런 형이상학적 세계를 발견할 날도 오겠죠. 음..그러면 더이상 형이상학이라고 할 수도 없겠군요. 


아참. 글을 보고 오해하실까봐. 이해한 척 했지만 이해 못했어요. 저는 게을러서 대충 어떤 말을 하는구나 정도만 까지입니다.

진리인지 뭔지 그 비슷한 걸 추구하긴 하지만 게을러서 불가능하겠죠. 


요즘 듀게 트랜드가 이런 뻘글류가 아니라서 한 마디 더 하자면 

저도 신지예씨가 큰 충격입니다. 정말 인간은 파동으로 존재하질 못하는군요.... 아이고 참...

    • 양자역학에 입문한 동지 반갑소. (무작정 손 덥석!) 전공자들 말로는 공부하다 보면 그 높은 벽을 넘지 않고 뚫고 지나가는 양자 터널링 효과를 맞이하는 순간이 온다고 합니다. 매우 특이한 경우이긴 하겠죠.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분자 구조는 도대체 이해하기 어렵지만, 여러 화학 변환에 대한 기호적 표현도 해독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더하기 빼기만 할 줄 알면 왼쪽과 오른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거기에 덧붙여지는 해석들이 어려워서 문제이긴 해요. 제 경험으로는 자연과학은 공격적으로 공부하면 돌파되더군요. 그런 점에서 칸트가 더 어렵습니다. 저에게는. -_-
      • 그 양자 터널링 효과 얘기는 아무리 공부해도 양자역학의 상세한 과정은 도저히 이해 못할거다라는 말씀같군요. ㅎㅎ. 닐스보어 조차도 양자역학을 이해하고도 제 정신인 사람은 그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거다라고 했다니. 

        아인슈타인 (보어를 비판하며)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습니다!"
        보어 "신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마십시오!"

        저도 저 천재들의 대화에 끼고 싶어요. 그럴려면 공부합시다. ㅋ

    • 혼자 갈수 없어 뇌가 운전하는 차에 타 종착지에 내리는 인생이 철학을 낳고 과학에 까지 뻗어 앙자역학을 낳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긴가아닌가 답은 다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 가끔님. 운명론자시군요.

        차가 어디로 가는지 몰라서 불만이지만 제가 운전하는 것보단 뇌가 운전하는게 더 안전하다고 믿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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