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나라엔 뭐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어!" 우리는 서로 질세라 앞다투어 그렇게 뇌까린다. 그러다가 자학적인 기질이 발동하면 외국은 모든 점에서 우리보다 낫다고 덧붙이기 일쑤다. 더러는 그런 푸념에도 일리가 없지 않다. 그러나 때로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합리적인 양식이 인종과 국적과 사회 계층을 막론하고 모든 인류가 나누어 가진 자질이듯이, 무능력―또는 어리석음―도 인류의 천부적인 특성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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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2009), p.21
이민의 경험없이 넷플릭스 영화를 보고 관련 기사들을 읽고 blm을 외치고 희망없는 나라라고 자조할 바에는 그 시간에 이민가는 게 낫지 않다 싶어요. 탈한국한 교포들도 한국인 커뮤니티 기웃거리며 오히려 현지 정보나 현지에서 핫하다는 것을 한국 커뮤에서 얻어 가고 힘들다고 푸념하더라고요. 거기 가서 언어도 안 배우고 한국인들만 상대하고 한국어만 하면서 몇 년씩 그리고 평생 사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뭐가 유행인가를 시시탐탐 보는 사람들도 많고요. 그 중에는 한국이 잘 사는 거 시기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탈한국한 자산들의 정당화 근거가 사라진다고 위협당하는 것 같더라고요. 탈한국한 사람이 한국에 남기고 간 자리 선망하는 여러 나라 사람들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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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나'보다 살벌한 사치와 강박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인류학 하는 아줌마의 신랄하고도 통쾌한 생존 기록. 9.11 테러 이후 그 잔재가 남아 있는 다운타운을 떠나 뉴욕에서 가장 안전하고 부유한 '어퍼이스트사이드'로 이사한 저자는 이곳에서 뜻하지 않게 '희귀종족'의 특이한 '생태계'를 목격한다.
'상류층'이라 불리는 이 희귀종족은 주로 펜트하우스 정글에 서식하며, '명품 백'이 없으면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구할 수 없고, 자기보다 값싼 가방을 든 여자를 자신의 값비싼 '버킨 백'으로 치고 지나가는 공격 행태를 보인다. 고강도 다이어트로 다져진 '완벽한 몸매'로 종족 정체성을 확인하고, 품위 유지를 위해 연 1억 원을 거뜬히 사용한다.
하지만 완벽함에 끊임없이 집착하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남편이 주는 '와이프 수당'에 심각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을 수도 있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고학력 전업주부들이 넘쳐난다.
어린 시절부터 인류학의 세계를 동경하며 자연스럽게 생물학과 문화인류학, 여성의 삶을 연구하던 저자는 이곳의 생태계가 '영장류'의 생태계와 닮아 있음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이곳 '상류층' 희귀종족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저자는 이 지상 최고로 풍요로운 콘크리트 정글 속에서 두 아들을 키우며, 때로는 관찰자로서, 때로는 그들의 일부로서 직접 경험하고 연구한 결과를 이 책에 유쾌하게 풀어냈다.
- 여기 보면 버킨 백에 굉장히 집착해 하고 이혼을 두려워합니다. 이혼한 순간 그 네트워크에서 썰려진 거니까요. 미국 상류층이라지만 한국과 비슷한 점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