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바낭] 뭐가 됐든 암튼 일단 '원조'라고 해줘야 할 것 같은 영화, '양들의 침묵'을 봤습니다

 - 1991년. 이제 31년된 영화 되겠습니다. 오오 고전!!! ㅋㅋㅋ 런닝타임은 1시간 58분이고요. 스포일러 "있습니다". 이거 뭐 안 본 사람, 혹은 안 봤어도 결말 모르는 사람이 어딨다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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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터 또한 90년대 포스터들 중 전설의 레전드급 인지도와 인기를 자랑하는 포스터였죠.)



 - 개인 트레이닝 중인 록키 마냥 산길을 홀로 달리는 조디 포스터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달리는 와중에 교관으로부터 얼른 상관에게 가보라는 말을 듣네요. 그리고 뭐... 다 아시잖아요? ㅋㅋ '버팔로 빌'이라는 연쇄 살인마 사건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수감 중인 레전드 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님을 만나보라는 거죠. 이후는 그냥 생략하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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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렉터 얘기만 하고 싶어하는데, 엄연히 주인공은 이 분입니다. 존재감이 쳐지는 것도 아니고 좋은 주인공인데 그냥 렉터 이미지가 워낙 세서... ㅋㅋ)



 - 제목에도 적었듯이 이 영화는 그냥 원조, 레전드, 시발점 뭐 이런 표현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영화이고 2022년 시점에서 생각해봐도 그게 맞습니다. 엽기적인 방식의 연쇄 살인마 영화의 원조는 아니어도 그런 살인마를 '텍사스 전기톱 뭐뭐' 시리즈 같은 공포물이 아니라 멀쩡한 수사물 형식으로 잡으러 다니는 이야기의 유행을 불러 일으킨 건 맞구요. 고상하고 우아한 취미의 카리스마 연쇄 살인마 유행의 원조인 것도 맞구요. 감옥에 갇힌 천재 범죄자와 공조해서 범인을 잡으러 다니는 이야기의 원조격인 것도 맞구요. 또 생각해보면 여기에서 렉터가 하는 짓이 결국 프로파일링이거든요. 이걸 장르물에서 이렇게 폼나고 신묘한 수단이라는 이미지로 유행 시킨 것도 결국엔 이 영화일 겁니다. 이 영화의 히트 이후로 참으로 길고도 폭넓게 이어졌던 그 많은 연쇄 살인마 수사극들을 생각하면 나름 그 계보에서 한 자리 크게 차지하고 있는 '세븐' 조차도 결국 고개를 조아려야할 영화가 바로 이 '양들의 침묵'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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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중심엔 세븐의 존 도우 따윈 들이대 볼 수도 없는 최고 존엄 한니발 렉터 사마가 계시구요.)



 - 근데 그 '원조' 퍼레이드에 한 자리 더 넣어줘야할 게 바로 주인공 캐릭터, 클라리스 스털링입니다. 야무지고 똑똑하고 연애 같은 거 관심 없으면서 열일하는, 미녀지만 섹시한 일은 전혀 안 하는 여성 수사관 캐릭터이면서 심지어 주인공. 이라는 점에서 역시 또 거의 원조격이라고 부를 수 있어요. 다만 이런 캐릭터의 계보는 그렇게 성실하게 이어지진 않았네요. 가장 가까운 캐릭터를 들자면 스컬리가 있겠는데. 그 외에 비슷한 포지션으로 등장했던 안젤리나 졸리, 산드라 블럭, 애쉴리 주드 등등이 맡았던 캐릭터들은 스털링이나 스컬리에 비하면 다들 '어여쁜 섹시 스타'의 이미지가 많이 짙었던 걸로 기억하구요.


 그리고 영화를 수십년만에 다시 보니... 어라? 의외로, 애초에 그냥 영화가 대놓고 주인공의 그런 성격을 캐릭터의 핵심으로 두고 전개되네요. 

 리즈 시절 비주얼을 뽐내는 조디 포스터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놓고도 특별히 여성스럽거나 무슨 노출이 있거나 그런 차림새는 전혀 없구요. 특별히 멋을 부리고 나오는 모습도 한 번도 없고. 안 꾸며봤자 조디 포스터라는 자신감!!! 시작부터 끝까지 일만 아는 일바보 캐릭터인 데다가... 사실상 등장하는 거의 모든 남자들이 다 이 분에게 추근거리거나 성희롱을 걸어대는데 정말 1도 안 흔들리고 1도 관심 없다는 태도 하나로 시작부터 끝까지 밀어붙여요. 게다가 그 와중에 남자들만 우글거리는 FBI 연수원, 경찰서, 감옥 등등의 환경에서 남자 무리들이 스털링을 성적 대상화하고 차별하는 묘사가 선명하게 계속됩니다. 아아 이런 전설의 명작이 알고 보니 PC 사상에 물든 페미 영화였다니 마압소사...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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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면도 충분히 노골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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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이런 장면이 또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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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 관계를 생각해봐도... ㅋㅋㅋㅋ)



 - 사실 본격 수사물로 생각하고 평한다면 2022년 기준으로 칭찬해주기 애매한 구석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니발 렉터의 그 프로파일링은 진짜 순전히 야매에요. 요즘엔 평범한 범죄 시리즈물 매니아만 돼도 다 생각해 봄직한 뻔한 아무 말들을 툭툭 던지는데, 그게 작가님의 주인공(?) 보정을 받아 다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 뿐이죠. "어려서 학대를 당했을 것이야! 성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을 게야!! 아닌 척하지만 분명 첫 희생자와 뭔가 관련이 있는 녀석이겠지... 훗훗훗." 뭐 대략 이런 게 이 영화에서 렉터가 보여주는 천재성입니다. 하하. 물론 1991년 기준으로 생각해야겠지만, 지금 보긴 그렇다구요.

 그리고 그 프로파일링을 기반으로 스털링이 범인을 찾아내고 잡는 과정도 그렇습니다. 도대체 그 지역 경찰들은 뭐 한 거야? 라는 생각만 들어요. ㅋㅋㅋ 사람 죽여서 가죽 뜯어내는 일을 하는 연쇄 살인마가 설치고 있는 상황인데. 희생자 직장 동료들도 한 번 제대로 안 털어보고 뭐 하고 있었던 건데요.


 또한 그 유명한 렉터 박사의 탈출 작전도 그렇죠. 우글거리는 경찰 숫자로 분위기만 그럴싸하게 잡았을 뿐 보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하고, 또 탈출 과정도 지나치게 운이 좋아요. 현시점에서 평가하자면 '우왕 아이디어 고풍스러워서 좋고 어쨌든 연출은 잘 했네'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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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모두의 무관심 속에 싸늘히 식어가는 그 분... 버팔로 빌. ㅠㅜ)



 -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재밌는 영화에요. 네 즐겁게 봤습니다.


 일단 앞서 말했듯이 <<<<<<<원조>>>>>>>의 품격이 있습니다. ㅋㅋ 한니발 렉터의 따라쟁이들이 수백명이 나왔다고 한들 그것 때문에 한니발 렉터의 가치를 깎아 내릴 필요는 없는 것이구요. 요즘들어 똑똑하고 당차며 일만 열심히하는 여성 수사관 캐릭터가 매년 한 트럭씩 튀어나온다고 한들 역시 클라리스 스털링의 가치를 낮출 필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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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생긴 감옥도 내가 원조라고!!!)


 게다가 두 배우가 정말 좋습니다. 제가 워낙 장르물 위주로 영활 보다 보니 이젠 정말 '카리스마 천재 살인마' 캐릭터 같은 건 등장하는 순간 학을 떼는 사람인데요. 안소니 홉킨스의 렉터 연기는 지금 봐도 좋아요. 위험하면서 근사하고. 또 정말로 머리가 좋아 보입니다. ㅋㅋ 풋풋하기 그지 없는 모습의 조디 포스터 역시 일밖에 모르는 열정 바보 캐릭터로 딱이구요. 또 둘이 서로 거리를 두고 선문답을 주고 받으며 조용히 벌이는 심리적 공방전 같은 것도 상당히 절묘하게 표현이 됩니다.


 또한 리즈 시절 조나단 드미의 연출도 상당히 좋습니다. 뭐 '세븐'의 데이빗 핀처나 훗날 이 영화의 속편을 만든 리들리 스콧처럼 간지 터지고 세련된 비주얼 같은 걸 보여주진 못합니다만. 뭔가 좀 투박한 듯 하면서도 상당히 효율적으로 관객들 신경을 긁더라구요. ㅋㅋ 또 주인공들, 특히 스털링의 심리 묘사 같은 것도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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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잔소리 하나만으로 옆방 사람을 자살 시킬 정도의 신경 긁기 능력자 렉터옹!)



 - 뭐 더 얘기할 게 있겠습니까. ㅋ

 재밌게 봤습니다. 세상 모든 '원조'가 다 그런 건 아닌데, 이 영화는 '원조의 품격'이라는 말을 붙여줘도 아깝지 않을 괜찮은 작품이었어요.

 혹시라도 아직 안 보신 분들. 혹은 봤지만 저처럼 내용 거의 다 까먹으신 분들은 특별히 볼 것 없을 때 다시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조디 포스터와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만 해도 두 시간 다시 투자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고 생각하며 봤습니다. 진짜로 그냥 둘이 대화하는 것만 보고 있어도 긴장되고 재밌어요. 이런 영화 흔치 않죠.




 + 극중에서 클라리스가 웃고 떠들며 다정하게 지내는 휴먼이 딱 하나 있는데 룸메이트인 여성 캐릭터죠. 당시에 전 어려서 아무 생각 없었지만 많이들 커플링하며 즐거워했겠다... 는 생각을 하고 보니 조디 포스터는 당시에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동성애자였고 그렇군요. 물론 전 몰랐습니다만. ㅋㅋ 



 ++ 더 이상 덧붙일 건 없고 사진이나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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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난꾸러기 홉킨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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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사실 홉킨스옹은 그때도 이미 나이가 많아 보여서 아직 살아 계신 게 놀랍... ㅋㅋㅋ 확인해보니 당시 한국 나이로 55세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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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당시 30세였던 조디 포스터. 그러고보니 당시 기준 본인 나이보다도 많이 어려 보이는 외모였네요. 영화 보면서는 20대 초중반 정도로 생각했어요.

    • 무척 좋아하는 영화네요ㅎ


      안소니홉킨스-한니발 시리즈 이후로도 챙겨봤지만 본편만한 카리스마가..ㅎ


      FBI 여성요원 클라리스의 명맥(?)을 2년 뒤에 스컬리가 이어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긴 했습니다.


      그 와중에 올해..아니 이젠 작년이 되었네요 여튼 클라리스 TV 시리즈 나온대서 은근 기대했는데 평이 별로더군요..ㅠ

      • 전 속편들은 하나도 안 봤는데요. 속편들보단 오히려 이 영화랑 별개로 먼저 나왔던 '맨헌터'가 더 보고 싶은데 그건 뭐 vod로는 볼 수 있는 곳이 아예 없나봐요. 아무리 검색해봐도 안 나오네요. ㅋㅋ 나중에 심심하면 볼 수 있는 속편들이라도 볼까 합니다. 평가가 마구 좋진 않아도 동시에 되게 나쁘지도 않더라구요.




        클라리스 캐릭터는 뭐 시리즈로 만들려면 당시에 나왔어야 했을 것 같아요. 이젠 비슷하게 빠릿 성실 똑똑하고 연애 안 하는 여성 캐릭터들이 워낙 많아서 딱히 차별화할만한 부분이 없죠. 

        • [맨헌터] 권해 드리고 싶었는데 역시 한국에서는 볼 수 있는 곳이 없었군요. 저도 안 보기는 했는데 나중에 ([맨헌터]를 지워 버릴 심산으로?) 나온 [레드 드래곤]이 개성은 좀 없어도 수사물로서 괜찮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앤소니 홉킨스 외에도 에드워드 노튼, 레이프 파인즈, 하비 카이텔, 에밀리 왓슨, 메리-루이즈 파커, 필립 시모어 호프먼, 빌 듀크… 라는 말도 안 되는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라서 결국 한 번은 볼 것 같습니다.

          • 듀나님께선 그 화려 캐스팅을 '영화를 A급처럼 보이게 하는 게 목적' 이라고 단호하게 잘라 평하셨더라구요. ㅋㅋ 그래도 배우들 연기를 폄하하진 않으셨지만요. 근데 정말 그냥 구경만해도 흡족할만한 배우 라인업이라 저도 보긴 보려고 합니다. 어차피 기대치는 낮을만큼 낮으니까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하하.

          • <맨헌터>는 mplex에서 가끔 해요. 인간사냥 느낌이 나요. 초반에 해변에 있는 집,전자음악의 끊임없는 사용, 파란색은 <사무라이>생각도 나고요.


            <레드 드래곤>은 절충적이면서 딱 잘라 말할 개성이 없어요. <한니발>이 리들리 스콧 필모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는데 비해서요. 파인즈와 에밀리 왓슨 케미는 좋았고요.
            • 그쵸 레드드래곤은 무개성...에 어쩜 그 플롯을 가지고 그렇게 밍밍하게 만들었나 싶죠ㅎ


              원작소설 보면 양들의 침묵 만큼이나 파격적으로 만들 수 있었을텐데.. A급 배우들 캐스팅하고 안전하게 가려다보니 너어무 무난한 스릴러 수사물로...


              티비 시리즈 "한니발"이 한니발 - 윌그레이엄을 주역으로 스타일과 플롯 면에서 훨씬 나은 이야기를 보여주긴 했죠.


              그래도 전 러시아워 시리즈 같은 영화 찍던 브렛 레트너 데려다 놓고 만들었는데 이정도가 어디야 싶었습니다ㅎ 오히려 기대를 엄청 한 리들리 스콧옹이..ㅠㅠ




              마이클만의 맨헌터는 주기적으로 VOD 검색하는데 어느 곳에도 안올라오더군요.


              DVD는 있던데 이참에 장바구니에..

        • 맨헌터는 양들의 침묵 개봉 당시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우연찮게 찾아본 영화였는데 같은 작가의 소설이라도 연출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수도 있구나 하면서 신기하게 봤던 기억이 납니다. 스털링의 상사 친구가 주인공이고 렉터 박사도 나오는데 딱 저렇게 '스털링 상사 친구'에게 연쇄살인범 프로파일링을 해주거든요. 여러모로 양들의 침묵의 변주같은 작품이었죠(그런데 이게 먼저 나온 작품이고…)
    • 안소니님 로키 닮았어요. 간사하고 사악해 보이는 관상인가봅니다.
      • 그래서 로키 아빠로 나오셨나봅니다. ㅋㅋ 정말 마블 영화 한 번 안 나온 배우 찾기 힘들죠...

    • 엄. 죄송하지만 저 빨간폴로티 남자들사이에 조디포스터가 혼자 땀에 젖은 맨투맨티 입은게 어떤 상징인거죠? 가르쳐주신다면(굽신굽신)

      • 옷 자체가 뭘 '상징'하는 건 아니고요, 저렇게 스틸 사진으로만 보면 확 와닿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실제 영화에서 보면 기골이 장대한 남자들로만 가득 들어찬 엘리베이터에 클라리스가 탑승하면서 왜소한 체격이 큰 대비를 이룹니다. 이게 FBI 연수원 내부 장면인데, 그런 식으로 클라리스가 흉악범들과 맞서기 전부터, 이론적으로는 '자기 편'인 곳에서조차, 남자들의 사회 안에 갇히고 고립된 존재라는 게 영화 내내 시각적으로 수차례 강조돼요.

        • 앗. 이런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전 그냥 '남자들 사이에서 고립됐다는 거죠' 이상으론 설명해드릴 능력이 없었는데요. 하하.

          • '남자들 사이에서 고립됐다는 거죠' ---- 아예 보안관들이 클라리스 스털링을 둘러싸고 쳐다보는 장면은 워낙 위압적이어서 보는 순간 기가 죽을 정도였죠. 하지만 스털링은 정말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고 ㅎㅎ 스털링 캐릭터를 당시에 페미니즘 시각에서 분석하는 평들도 많았어요.
    • 이 영화라면 너무 많이 봤는데, 신이 나서 할 말이 많아지네요 ㅎㅎ  저는 한니발보다도 클라리스 캐릭터에 푹 빠졌었어요. 조디 포스터 팬이 된 것도 이때부터였죠. 피고인도 챙겨봤는 걸요. 디테일한 묘사때문에 좀 괴로운 영화이긴 했습니다만. 후에 평론가들이 짚어줘서가 아니라 어린 마음에도 저 엘리베이터에서의 씬은 굉장히 강한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이 외 창살 사이로 클라리스가 렉터에게 서류를 건네주면서 슬쩍 둘의 손가락이 닿던 장면도 기억합니다. 후에 누군가 '손가락 통정'이라 표현하길래 하, 내 말이! 싶었죠. 한니발이 탈출할 적의 시체 전시도 강렬했구요. 지금 생각해봐도 구석구석 연출이나 미장센이 참 좋습니다. 한니발이 카리스마 살인마 시조새 캐릭터이긴 해도 그런만큼 장르물에서 새 장을 연 캐릭터 아니겠습니까. 우선, 카리스마와 통찰력이라는 환타지가 부여되려면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어야 하는데, 안소니 홉킨스의 지적인 외모나 적당한 나이가 이에 찰떡으로 부합하죠. (첨언하자면, 얼터드 카본에서 영생을 거듭하는 남성 빌런 캐릭터가 이유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본인이 젊은 남성의 육체를 취하지 않고 중년 남성으로 계속 사는 이유는 '중년 남성'이야말로 현실 세계에서 권위와 카리스마의 표상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뭐 이런 식의 얘기를 해요. 미래세계에서도 여전히 그런다니 좀 아쉬웠지만요.) 무엇보다 교양과 품위를 갖춘 빌런들은 보통 자기 손에 피는 안묻히는 최후 흑막 정도에서 그치고 말았는데 르네상스가 어쩌니 프로이드가 저쩌니 하는 인물이 식인이며 온갖 해괴한 짓을 해대니 참으로 유니크했죠. 




      원작 소설 3부작도 읽어 보았지만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만큼 영화는 원작 초월이에요. 그리고 소설 3부인 한니발은 중년 아재의 환타지가 더 집약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조디 포스터로서는 출연을 고사할 수밖에 없었을 거에요. 영화 결말이 달라지긴 했지만요. 한니발도 보긴 했는데 노잼이었고, 줄리언 무어라는 배우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도 깨달았죠.  




      그 시절 정말 재밌게 보았던 영화로(+배우 쇼크: 니콜 키드만 리스펙하게 됨) 이거랑 투다이포가 기억에 남습니다. 심지어 투다이포 감독을 조나단 드미로 착각해서 기억하고 있었네요. 

      • 소설 속 클라리스는 애초에 금발이었지만 영화에서는 바뀌었죠. 저는 소설 3부작 내에서의 클라리스의 변화는 말이 된다고 생각해요. 줄리앤 무어는 세월에 따른 클라리스의 변화를 드러냈고 연약함은 조디 포스터가 잘 하는 부분이 아니잖아요.

        저는 조디 포스터 연기가 한편으로 너무 계산적이고 인위적인 면이 있어서 <택시 드라이버>때가 최고였다고 봅니다.

        케이트 맥키넌이 조디 포스터 흉내내는 거 최고임 ㅋ
        • 소설에서는 금발이었군요. 그 전 영화인 피고인이나 뒤로가는 남과여에서는 본인 머리색인 금발로 출연했던데 머리색을 바꾼 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더 똘똘해 보이긴 하더군요. '덤블론드'라는 스테레오 타입에 구애받지 않는 한국인이지만요. 저는 소설 3부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영화로 처음 접해서인지 저 남성들로 가득찬 엘레베이터에 들어가 고군분투한 결과가 이거야? 라는 실망감이 ㅠ 건 그렇고, 넬같은 영화가 조디 포스터에 어울리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ㅎㅎ 줄리앤 무어는 꼭히 한니발 때문이라기보다 제가 즐겨 본 영화가운데 줄리언 무어의 매력을 캐치할만한 작품이 하나도 없었어요. 킹스맨2에서 출연했던 것도 기억에 남지만 그것도 그냥 그랬고, 걍 개인 성향 상 배우 자체에 흥미를 못느낀 탓이 큽니다. 

          • <넬>은 <피아노>를 감명깊게 본 조디 포스터가 비슷한 류로 만든 게 아닌가 싶네요. 본인도 인정하듯 언어중심적이고 계산적인 연기하는 배우라 안 맞는 옷을 입는 듯.

            <컨택트>의 머리색이 원래 머리색에 아까울 거예요.

            <한니발>준비하다가 만난 여성 fbi요원이 긴 머리 고수해라, tv에서 단발 요원 보는 것도 질린다고 줄리앤 무어한테 말했답니다
      • "손가락 통정"은 박찬욱 감독이 평론가 시절에 썼던 표현일 거예요. [비디오드롬/영화 보기의 은밀한 매력]에서 읽었던 기억입니다. 지금은 [박찬욱의 오마주]에서 읽을 수 있겠지요.


        저도 원작 초월이라고 생각해요. [대부]를 쓴 마리오 푸조와 마찬가지로 그냥 베스트셀러 엔터테인먼트 소설을 썼을 뿐인데(물론 그것도 결코 무시할 일은 아니지만요) 영화가 지나치게 훌륭하게 나오는 바람에 역으로 원작도 무심코 불후의 걸작처럼 여겨지는 사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평생 소설을 여섯 권밖에 쓰지 않았는데 뛰어나다고 할 만한 영화가 셋이나 나왔으니 그것도 참 큰 복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다른 두 편은 존 프랑켄하이머가 연출한 미식축구 경기장 테러 스릴러 [검은 일요일], 그리고 마이클 만이 [레드 드래곤]을 영화화 한 [맨헌터]입니다.)

        • 양들의 침묵 쓸 때도 3부작같은 거 전혀 생각 안 하고 썼을 걸요. <한니발>은 주인공이 렉터였으니 클라리스가 부수적인 거 당연하고요.

          클라리스 스탈링은 개봉 당시쯤 아웃팅 얘기도 나왔던 조디 포스터 본연의 개성이 결합된 캐릭터라 봅니다. 애초에 미셸 파이퍼가 1순위였던 거 보면 중성적인 쪽으로 어필할 생각은 없던 거 같고요.
      • 영화 개봉 당시엔 제가 어렸어서 어른들(?) 평을 알 길이 없었는데. 또 당시엔 인터넷도 없었고 한 달에 한 번 나오는 스크린, 로드쇼가 거의 유일한 정보 창구였으니 클라리스 캐릭터에 대한 그런 평가들을 전혀 모르고 있었죠. 저도 사실 걍 우왕 렉터 짱! 이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클라리스 캐릭터 설정이나 그가 겪는 소소한 일들이 넘나 선명하게 중요 스토리라인을 형성하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역시 뭘 알아야 영화를 봐도 이해를(...)




        그 손가락 장면 때문에 별의 별 말이 다 나왔었죠. 첨엔 아빠-딸 같은 관계 같다가 그냥 스승-제자 같기도 하고. 그 장면을 보면 렉터가 노골적으로 흑심을 품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이러나 저러나 클라리스만 기구해지는... ㅋㅋㅋ




        맞아요. 나중에 나오는 엘리강스 살인마들은 오히려 엘레강스에 집중하느라 손에 직접 피를 잘 안 묻히고 그랬는데. 우리 렉터 사마께선 걍 산채로 살점을 물어 뜯어 버리시니 임팩트가 쩔었어요. 그 장면 연출을 위해 일부러 전부터 입마개에 시선을 집중시켰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투 다이 포'는 신촌의 극장에 선배랑 보러갔던 게 선명하게 기억이 나요. 그런데... 영화 내용은 잘 생각이 안 나는데 (니콜 키드만 예쁨!!!은 선명. ㅋㅋ) 마지막 장면은 되게 분명하게 기억이 납니다. 얼음 위로 샤악 샤악 경쾌하게 스케이트를 타는 그 장면. ㅋㅋㅋ 지금 확인해보니 그 양아치가 호아퀸 피닉스였고 별 비중 없는 역으로 케이시 애플렉(...)도 나왔군요. 세월 흘러 호화 캐스팅화 된 케이스 중 하나인 듯.

        • 조디 포스터와 니콜 키드만을 함께 엮어서 기억하는 이유는, 이 둘이 각각의 영화에서 새로운 여성 캐릭터와 쓰임새를 보여줬기 때문일 거에요. 니콜 키드만의 경우는 남성들의 음모에 휩싸인 단순화된 팜므 파탈이 아니라 굉장한 연기와 함께 음모의 주체로서 영화를 리드하고 장악했으니까요. 나를 찾아줘의 로저먼드 파이크도 투다이포에서의 니콜 키드만 캐릭터를 참조했다고 하죠. 머릿 속에서 두 영화를 견주어봐도 여전히 니콜 키드만이 너무 빛나네요. 투다이포는 다른 영화 버전도 있다고 알고 있는데, 거기선 어떻게 표현됐는지 모르지만 혹시라도 구스 반 산트의 게이 정체성이 어떤 식으로든 영화에 영화를 주었는지 새삼 궁금해지는군요. 

          • 다른 영화 버전이 혹시 헬렌 헌트가 나온 영화를 말씀하시는 거라면 그냥 90년대 스타일의 평범한 TV용 영화입니다

    • 로이배티 님께서 본문에도 쓰셨고 노리 님께서도 언급하셨지만, 역시 클라리스 스털링을 중심으로 기억하고 말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지난 20여 년 동안 한니발 렉터가 지나치게 부각됐으니까요. 그럴 만한 임팩트를 남긴 캐릭터이기는 합니다만, 남자들의 사회 안에서 고립된 채 분투하는 용감하고 지적인 사회 초년생 여성의 이야기라는 명백한 사실이 종종 잊힐 만큼 중년 남성 식인 연쇄 살인마 중심으로 받아들여지고 심지어 확장돼 왔다는 건 역시 문제가 있어요. 저는 2018년에 미국에서 새로 나온 블루레이를 갖고 있는데 거기 수록된 소책자에 조디 포스터가 새로 서문을 썼어요. 조디 포스터도 역시나 그런 상황이 못마땅했는지 '한니발 렉터 인상적인 거 나도 아는데 이거 클라리스 스털링 이야기라는 거 잊지 맙시다'라고 썼더군요.

      • 이번에 나온 클라리스는 너무 별로라 오히려 렉터라는 어둠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빛난 게 아닌가 싶었어요. 렉터없는 클라리스는 흔한 여자 fbi드라마 주인공이었어요.
        • 아무래도 1991년에 나온 영화니까요. 당시 기준과 요즘 기준이 전혀 다르니 이제는 그리 특별할 게 없는 캐릭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 개봉 당시 기준으로 생각하면 충분히 의미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구요. 진짜로 마지막에 남자에게 구출되어 키스 한 번 멋지게 해주는 게 장르물 속 여성 캐릭터의 본업(?)이었던 시절이니까... ㅋㅋ

      • 클라리스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그리려 노력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특히 마지막에 버팔로 빌과 대치하는 장면이 되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서 나왔던 훈련 장면의 교훈대로 열심히 대처하려 하는데 긴장해서 벌벌 떨고 동작도 각이 안 나오고... 그런데도 어떻게든 애를 써서 결국 이겨내는 식이더라구요. '장르물 클라이막스니까!' 하고 갑자기 성장 끝내고 각잡힌 대처로 처단하는 게 예측 가능한 루트였는데, 감독이 생각보다도 더욱 진심이었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 제게 양들의 침묵은 클라리스의 서사로 우선 읽혔기 때문에 소설 3부에서 클라리스가 아델리아에게 우정 반지를 돌려주는 거 보고 얼마나 빡이 쳤는지요.. ㅎㅎ 

    • 이 영화에서 클라리스가 제 이상형(?)이라고 해야할지- 아무튼 제 처음 여자 친구 이미지가 클라리스랑 비슷했고 친구들이 늘 '조디 포스터'라고 부르기도 했었네요. :) 이제는 서로 다 다른 길을 걷고 헤어진 이후에는 만난 적도 없었지만 가끔 동창회에서 친구들이 술 먹으면서 저를 놀릴 때 이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간만에 기억을 되살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숨은 팬 중 하나입니다, 로이베티님. :)

      • 그냥 이미지가 비슷하다고 해서 미녀 배우 이름을 별명으로 붙이진 않는 것인데요!! ㅋㅋㅋ 그리고 말씀 감사합니다. ㅠㅜ

    • 클라리스역을 한 조디포스터도 매력적인 것은 물론 사실이지만 이 영화는 안소니 홉킨스의, 안소니 홉킨스에 의한, 안소니 홉킨스를 위한 영화 입니다. 안소니 홉킨스가 아니였다면 클라리스도 없었습니다. 다음 에피소드가 그 이유를 설먕해주죠.

      ":조디 포스터는 짧은 순간 자기 귀를 의심했다. 지금 앤서니 홉킨스라는 이름의 저 영국 배우가 빈정거리는 모양새란 대본에 없는 내용일뿐더러 리허설 때도 하지 않았던 대사다. 그들은 볼티모어 주립 정신이상자 수용병원에서 클라리스 스탈링과 한니발 렉터가 처음으로 만나는 <양들의 침묵>의 도입부를 촬영 중이었다. “값비싼 가방에 싸구려 구두라, 때 빼고 광냈지만 품위가 없군. 영양 상태는 좋아 보이지만 저소득층 백인 쓰레기 집안의 자식일 테고, 웨스트버지니아 억양이 자기도 모르게 묻어나고 있어.” 여기가 문제다. 웨스트버지니아 운운하며 조디 포스터의 남부식 억양을 따라해 조롱하는 행동 따윈 전혀 미리 논의되거나 합의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는 흡사 연기의 일부가 아니라, 포스터를 향한 개인적 공격처럼 느껴졌다. 당황을 넘어 이젠 화가 치밀어 오른다.

      탁 후지모토는 두 사람을 번갈아 찍는 대신 두 대의 카메라를 한꺼번에 작동시켜 배우들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기대했던 드미의 컷 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조디 포스터는 자신이 빨리 다음 대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절망적이다. ‘문제는 저 망할 치가 내 억양을 따라하며 조소를 날렸을 때 머릿속이 이미 하얘져 버렸다는 거지.’ 침이 꼴깍 넘어가고 눈자위 밑으로 미세한 경련이 두어 차례 지나갔다. 앤서니 홉킨스의 치켜 뜬 두 눈이 그제야 시야에 온전히 들어왔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붉게 충혈된 잔인한 눈이다. 입가에 흩어진 미소가 그의 눈동자와 강렬하게 대비됐다. 그 안에 반사된 자신의 표정을 발견했을 때, 더 이상 그녀는 화를 내거나 당황하고 있지 않았다. 두려움에 질려 있었을 뿐이다. 홉킨스의 예기치 못한 즉흥 연기는 다음 컷에서도 계속됐다. 그가 빠른 속도로 공기를 들이마시며 기괴한 소리를 냈을 즈음 포스터는 공포에 눌려 숨조차 쉬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악몽같이 길고 긴 촬영을 모두 마치자마자조디 포스터는 상기된 표정으로 앤서니 홉킨스와 조너선 드미에게 삼자대면을 요청하고 나섰다. “어쨌든 이런 식으론 연기를 제대로 할 수 없어요, 제가 무슨 말하는 건지 두 분 모두 아실 거예요.” 그녀는 조너선 드미가 애초 클라리스 스탈링 역으로 원했던 배우가 자신이 아니었음을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미셸 파이퍼나 엠마 톰슨이 아니라 정말 미안하군.’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말들을 속으로 삭히며 조디 포스터는 이를 꽉 깨물었다. 앤서니 홉킨스에 대해 그녀가 아는 거라곤 영국의 연극무대를 주로 전전하며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미국에서의 스크린 나들이는 그리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낳지 못했다는 사실 정도였다. <피고인>으로 이미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는 그녀는 자신보다 곱절이나 나이가 많은 이 영국 배우에게 좀 더 격에 맞는 대우를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앤서니 홉킨스는 예의 그 사려 깊은 표정으로 정중히 사과했고 상황은 그렇게 일단락된 듯했다. 그녀가 모니터로 촬영 분량을 확인하기 전까지 말이다. 포스터는 오늘 자신의 연기가 다른 때와 사뭇 다르다는 걸 깨달았다. 거기에 클라리스 스탈링을 연기하는 조디 포스터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겁에 질려 간신히 말을 내뱉는 남부 출신의 FBI 연수생이 존재할 뿐이었다. 여태껏 자신이 연기해본 그 어떤 역할보다도 클라리스 스탈링이라는 인물이 잘 이해되기 시작했다. 혹시 앤서니 홉킨스는 이걸 모두 계산하고 있었던 걸까.

      고개를 돌려 그의 표정을 살폈다. 조디 포스터와 앤서니 홉킨스의 눈이 마주쳤다. 한니발 렉터가 찡긋, 윙크를 날렸다."
      • 맞아요 유명한 에피소드였죠. 무슨 무협 세계의 젊은 능력자와 절세 고수의 만남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재밌고 기억에 남더라구요.




        하지만 뭐라 해도 결국 이 영화의 서사 주인공이 클라리스이고, 그게 또 상당히 공들여 빚어진 좋은 캐릭터라는 사실은 어디 안 가니까요. ㅋㅋ 특히나 당시 시대를 감안할 때 클라리스도 충분히 기억될 자격이 있는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 한국의 웹을 떠도는 이 글의 정확한 출처를 알고 싶군요. 아마도 영화잡지 키노의 후신으로 존재했던(DJUNA님도 Actor & Actress라는 칼럼을 연재하셨던) 엔키노에 영화 칼럼니스트 김정대 씨가 쓴 글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만. 김정대 씨는 엔키노와 DVD Prime 등에 비슷한 유형의 영화 제작기를 연재했고 몇 해 전 한국어판이 출간된 [퓨처 누아르 - 블레이드 러너 제작기]의 번역 감수자로도 맹활약한 분이지요. 영미권의 소스를 바탕으로 유명 할리우드 영화들의 제작기를 드라마틱하게 엮어 쓴 글이 장기인데, 저도 한국 영화계에는 그런 식의 관점이 지나치게 부족하다는 점을 통감하기에 읽을 만한 글을 재미있게 잘 쓰는 귀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만, 김정대 씨는 또한 이미 잘 알려지고 명성이 드높은 영화며 감독들의 명성을 더욱 드높여 신화화하는 데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고(그래서 한 사건에 관한 여러 증언이 있을 경우에 유명한 배우라든가 감독 등의 발언에 더 무게를 싣고 편을 들곤 하며), 위에서 말했듯 그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더 거칠게 말하자면 양념을 잔뜩 뿌려서 흥분 섞인 어투로 표현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그러니까 이미 존재하는 영화가 이미 누리고 있는 명성에 이미 푹 빠진 독자가 그 명성을 더 화려한 형태로 확인하면서 감탄사를 토하기에 ('크~ 역시~!') 좋은 글을 쓴다는 얘기지요.


        김정대 씨가 쓴 글인지 아닌지 확실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어느 쪽이든 간에, 인용하신 글에서도 그런 양념의 기색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절망적이다. ‘문제는 저 망할 치가 내 억양을 따라하며 조소를 날렸을 때 머릿속이 이미 하얘져 버렸다는 거지.’ 침이 꼴깍 넘어가고 눈자위 밑으로 미세한 경련이 두어 차례 지나갔다. 앤서니 홉킨스의 치켜 뜬 두 눈이 그제야 시야에 온전히 들어왔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붉게 충혈된 잔인한 눈이다. 입가에 흩어진 미소가 그의 눈동자와 강렬하게 대비됐다. 그 안에 반사된 자신의 표정을 발견했을 때, 더 이상 그녀는 화를 내거나 당황하고 있지 않았다. 두려움에 질려 있었을 뿐이다. 홉킨스의 예기치 못한 즉흥 연기는 다음 컷에서도 계속됐다. 그가 빠른 속도로 공기를 들이마시며 기괴한 소리를 냈을 즈음 포스터는 공포에 눌려 숨조차 쉬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같은 대목은 서술자가 갑자기 조디 포스터의 내면으로 들어가 그녀의 심리를 낱낱이 그려내는 소설이나 다름없는 서술로, 드라마틱한 결말, 즉 이 대목에서 조디 포스터가 앤소니 홉킨스에게 놀아났고 앤소니 홉킨스가 클라리스 스털링을 창조한 거나 다름없다는 식의 신화를 북돋기 위한 글쓴이의 연출일 뿐이지 자료 조사에 입각한 사실 서술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 ‘내가 미셸 파이퍼나 엠마 톰슨이 아니라 정말 미안하군.’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말들을 속으로 삭히며 조디 포스터는 이를 꽉 깨물었다. 앤서니 홉킨스에 대해 그녀가 아는 거라곤 영국의 연극무대를 주로 전전하며 훌륭한 커리어를 쌓았지만 미국에서의 스크린 나들이는 그리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낳지 못했다는 사실 정도였다. 〈피고인〉으로 이미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는 그녀는 자신보다 곱절이나 나이가 많은 이 영국 배우에게 좀 더 격에 맞는 대우를 요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118분짜리 영화에서 앤소니 홉킨스가 스크린에 등장하는 시간은 24분 52초이며(전체 영화의 20%), 56분 2초 동안 출연(47.32%)한 조디 포스터와 함께 공연하는 시간은 그보다 더 짧습니다. 그런데 클라리스 스털링이 앤소니 홉킨스 없이는 나올 수 없었다? 어떻게요? 앤소니 홉킨스가 조디 포스터를 촬영 전부터 꼼꼼하게 지도라도 했을까요? 자기 촬영이 아닌 날도 촬영장에 와서 조디 포스터를 이끌었을까요? 하지만 조디 포스터와 앤소니 홉킨스가 함께 촬영이 있는 날이면 오히려 서로를 피하면서 한마디도 주고 받지 않다가 촬영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가 서로를 무서워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는 뒷이야기는 유명한데요. (위의 "삼자대면 요청"과는 정반대되는 증언이지요.)


        아, 클라리스 스털링과 한니발 렉터가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깊은 동요를 이끌어 내어 클라리스라는 캐릭터를 비로소 제대로 구축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일단 대부분의 영화는 장면을 순서대로 촬영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해 두기로 하고요…


        이 시기의 조디 포스터는 일곱 살인 1969년부터 배우 생활을 시작해 아역 시절, 청소년 시절을 모두 매우 성공적으로 거친 다음 [피고인]으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고 성인 배우로서도 입지를 다진 뒤였습니다. 그런데 배우 경력 22년에 주연작도 수두룩하고 늘 연기력으로 찬사를 받았던 베테랑 배우가, 프리프로덕션 기간 내내 자신의 캐릭터를 제대로 구축하지도 않은 채로 촬영을 하다가, 앤소니 홉킨스와 함께 공연하는 촬영일에야 비로소 홉킨스의 애드리브(이 애드리브 자체는 실제였다고 합니다만)에 휘말려 갈팡질팡하다 '진짜' 반응을 보인 덕분에, 비로소 클라리스 스털링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했다? 그러므로 홉킨스가 없었다면 클라리스 스털링도 없었다? 그거야말로 지난 20여 년 간 [양들의 침묵]을 앤소니 홉킨스와 한니발 렉터를 중심으로 소비하면서 쌓아 올린 허황된 신화이자 조디 포스터라는 대배우에 대한 모독이지요.


        조디 포스터가 [양들의 침묵] 출연을 수락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녀가 실제로 심각한 스토킹을 두 번이나 겪은 피해자였고, 그 과정에서 FBI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FBI를 (미국 영화에 흔히 나오는 무능력한 집단으로서가 아니라) 제대로 표현하고 싶어서였다고 합니다. 당연히 그녀는 몇 주 동안 콴티코의 FBI 연수원을 견학하며 교육을 받았고, FBI 최초의 프로파일러이자 넷플릭스 시리즈 [맨헌터]에 핵심적인 영감을 준 인물인 존 E. 더글러스와 수차례 면담을 거치며 도움을 받았으며, 연수원에서 만난 메리 앤 크라우스라는, 미시시피 출신에 남부 억양을 쓰는 3년차 여성 요원을 통해 젊은 FBI 여성 요원의 행동 양식에 대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여기에 배우들이 일상적으로 하는 수준의 노력, 즉 대본을 거듭 읽고 연구하고 감독 및 다른 조력자들과 의견을 나누며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이 없었을 리 없고요.


        이처럼 한 배우가 한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들이는 다양한 노력과 그 배우의 경력을, 분명히 과장되었고 허구가 노골적으로 뒤섞인 일화에 의지해서 '홉킨스가 아니었다면 클라리스도 없었다'는 식의 신화로 묻어 버리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사실 조디 포스터와 클라리스 스털링은 그걸 20년 넘게 당해 왔기 때문에 제가 자꾸 이런 댓글을 달고 있는 것이고요.
        • 격공이요. 저 MSG 가득한 일화아닌 일화가 웹상에 떠돈지도 수년인데 올려치고 후려치고 하는 게 볼때마다 불쾌하더군요. 

        • 조디 포스터는 영문학 전공자여서인지 모르지만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 관점에서만이 아니라 작품 전체에서 인물을 보고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준비를 잘 해 와서 진행을 빨리빨리 도와 준다는 평판이 있던 걸로 아는데 촬영 시작하고서야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의 본질을 알았다는 것은 너무 멀리 나간 것 같기는 합니다.




          어릴 때부터 멜빈 더글라스, 엘렌 버스틴, 드 니로, 마틴 신,피터 오툴과 쭉 연기해 온 배우라 어디 가서 꿀리거나 주눅 들 배우고 아니었고요.




          <한니발>을 거절한 것도 괴물의 눈으로 본 세상이라 꿈도 희망도 없어서 거절할 정도로 작품과 자신이 연기했던 클라리스 스탈링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서 그런 거죠. 




          이와 별도로 저는 <한니발> 좋아합니다. 피렌체의 풍경이라든가 세파에 찌들고 스트레스받고 예민해진 줄리앤 무어라든가 레이 리요타의 능글능글한 연기도 나쁘지 않았고요.

        • 아 또 이런 해박한 지식이... ㅠㅜ



          사실 oldies님의 이 댓글을 보고 '아니 그럼 저게 그냥 풍문이었나' 하고 놀라서 검색을 해봤더니 저거 관련 얘긴 못 찾았지만 덕택에 몰랐던 재밌는 포인트들을 많이 알게 됐네요. 드미가 원래 포스터를 쓰기 싫어했다든가, 근데 포스터는 드미가 감독이 되기 전부터 클라리스 역을 간절히 원했다든가, 원래는 진 해크먼이 감독을 할 예정이었다든가 등등등.



          덕택에 공부를 좀 했네요. ㅋㅋ 늘 좋은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해당씬에서 앤소니 홉킨스가 미리 합의하지 않았던 즉흥연기를 섞은 것 자체는 사실이지만 나머지는 죄다 MSG 퐉퐉퐉 뿌린 썰이죠. 조디 포스터의 연기는 극중 클라리스가 한니발의 괴기스러운 행동에 반응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그대로 준비한대로 보여주는 것이 티가나죠. 배우가 당황한 티는 전혀...




          지금처럼 IMDb 트리비아 같은 걸 찾아볼 수 없던 시절이라 평범한 국내관객들이 정보를 얻기 어려운 걸 이용해서 저런 만행을 저질렀네요. 뭐 소설을 잘 쓰긴 했습니다. 

        • 저도 저 출처불명의 글 볼 때마다 너무 안소니 홉킨스를 올려치고 조디 포스터를 깎아내리는 것 같아서 어이가 없었는데 이런 글 올려주시니 참 반갑네요. 추천 버튼이 있으면 백만개 드리고 싶군요. 잘 읽었습니다. 

        • 지금은 폐간된 film2.0기사 중 일부입니다. 저는 홉킨스 팬도 포스터 안티도 아닙니다. 두 배우 모두 좋아합니다. 그 기사 내용은 세간의 평을 적절히 지적한거라 공감해서 덧붙인 것입니다. 홉킨스가 나온 분량이 16분인가 그런데 그것밖에 안되는데 왜 아카데미는 이 아저씨에게 남우주연상을 줬을까요. 영화를 제대로 봤으면 그 이유를 충분히 파악하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다들 자기 나름의 의견이 있을 수 있어요. 단지 그럼에도 제가 굳이 이 댓글을 덧붙인 이유는 우리가 어떤 사회적 사실을 보고 판단할때 있는 그 자체로 보지 못하고 어떤 이데올로기에 좌우되는 것을 자주 봐요. 그 이데올로기로부터 우리 자신을 해방시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주제넘은 댓글을 달아봤습니다.
          • 이데올로기 어쩌고 하는 말씀은 도대체 뭔지 이해가 안되네요. 사회적 사실을 그 자체로 판단하라는 주장을 하시면서 과장과 뻥이 들어간 썰을 덧붙이신게 더 말이 안되죠.

          • 페미니즘으로부터 해방되고 싶다 그 얘기인가요? 그럼 일단 팩트 체크부터 합시다. 이런 구라썰 풀지 마시고요. 아카데미가 남우주연상 줄 만큼 홉킨스 옹은 연기 잘 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그게 상대 여배우 초면에 기 죽이고 선생이 제자 가르치듯 연기해서 받은 건 아닐겁니다. 그리고요, 일단 영화에서 배우의 연기 지도는 '감독'이 하는 겁니다. 어디서 잘난 배우가 하나 나서서 하는게 아니고요.
    • 이 영화를 언제 봤나? 생각해보니 오스카 시상식 즈음에 난데없이 AFKN에서 해줬을때 봤었네요.
      • 저도 무자막으로 봤네요


        김기덕이 이 영화 보고 감독 되기로 결심했다는데 무자막으로 봤을 이 영화가 그에게 비춰졌는지가 궁금하긴 했어요








        halogenic: Un Chien Andalou (1929) - Luis Buñuel & Salvador Dalí | Luis  bunuel, Deaths head moth, Salvador dali art




        <안달루시아의 개>




        The Silence of the Lambs": A Timeless Masterpiece Turns 30 | Rants and Raves

      • 아니 이런 영어능력자분들... ㄷㄷㄷ 제가 AFKN에서 무자막으로 본 건 '로보텍' 아니면 '케빈은 열두살' 정도였습니다. 당연히 내용 이해를 떠나 그냥 '보고 싶어서' 봤죠. 하하.

    • 원조라 불리는 영화들은 시간이 많이 지난 후에 봐도 ‘와, 이 때에도 이런 연출이 있었구나!’ 하는 재미가 있지요 ㅎ


      이 영화 외에도 가끔 집 구석을 굴러다니는 90년대, 혹은 그 이전의 영화나 소설들을 꺼내 보면 부당하게 무시당하는 여성들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군요. (오늘날 나왔으면 남초에서 “유명작가 XXX도 사실 페미였어!”같은 소리가 나올 정도로요)


      어릴 때는 봐도 몰랐던 것이 지금 보인다는 건 그만큼 세상을 읽는 필터 하나를 더 가지게 되었다는 것 같아서 나이를 헛먹지는 않았구나 싶어요.
      • 오히려 90년대에는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이나 개념 자체가 희박했다 보니 반감도 없어서 그런 내용을 다루면 그저 신선하다며 다들 칭찬하고 좋아했다는 느낌이죠. '델마와 루이스' 같은 영화가 지금 나왔음 반응이 어땠을지... ㅋㅋ




        그러고보니 그렇게 좋은 해석이 가능하군요. 나이를 헛먹진 않았다!! 기억해두고 종종 자존감 부스트용으로 활용해보겠습니다. 하하.

      • 이경자 '절반의실패' 


        중고딩때 엄마책장에 꽂힌거 열심히 읽었습니다. 아직도 그 내용이 생각나는데 주먹이 저절로 쥐어집니다.

    • 워낙 좋아하는 영화이기도하고 레전설이라 자의반 타의반 주기적으로 보게되는영화네요. 족히 10번은 봄직한데 매번 앉아서 끝까지 보게돼요.
      영화와 캐릭터 얘기는 이미 많이 해주셨으니 전 처음이 영화보고 꽂힌게 이 노래였어요. 개봉당시엔 당연히 찾을수 없었고 나중에 비디오 출시되고나서 엔딩크레딧에서 확인을 했던가 아님 한참더 후에 인터넷 서칭으로 찾게 됐던가..ost까지 샀는데 저노랜 없고 무서운 스코어들만 잔뜩 ㅜㅜ




      그리고 이젠 추억이 되어버린 두분 제이와 사일런트밥께선 이렇게 패러디를....

      • 아니 이런 흥겨운(?) 음악이 어디서 나왔지? 했다가 생각해보니 버팔로 빌... ㅋㅋㅋㅋㅋ 영화 볼 땐 신경을 못 썼는데 지금 들어보니 곡 좋네요!




        인터넷으로 확인해 볼 길이 없던 시절엔 자주 그랬던 것 같아요. 저도 영화 보고 맘에 드는 곡 때문에 OST 구입했는데 원하던 곡이 없어서 좌절했던 경험이 많네요. 근데 이젠 나이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 그것도 걍 좋았던 기억으로(...)



          • 아아니 이게 뭐죠. ㅋㅋㅋㅋ 양들의 침묵 뮤지컬? 게다가 코믹 버전이네요. 세상엔 참 신비로운 컨텐츠들이 많군요. 하하하하.

    • 다들 클라리스와 렉터 이야기만 하시니 전 딴얘기 할래요. 몽크 좋아하시는 분들, 우리의 듬직한 리랜드 스톨마이어 반장이 왕년에는 버팔로 빌이었다는 거 알고 대충격!! 이셨던 분들 많지 않았을까요?ㅋㅋ 에일리어니스트에서도 어쩐지 미워할 수가 없었지요. 그러고보니 묘하게도 연쇄살인마 캐릭터로 유명해져놓고 경찰역을 많이했군요. 

      • <히트>에서 연쇄 살인범 하라고 하니 싫다고 해서 경찰 역 했죠

      • 연쇄 살인마 캐릭터로 유명해진 게 싫어서 일부러 경찰역을 골랐을지도요. ㅋㅋㅋ


        근데 정작 앤소니 홉킨스는 최근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만날 때마다 랩터 흉내 시키는 거 지겹지 않니?'라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그냥 즐겁게 해준다고 답을 했더라구요. '한니발'에 나왔던 결정에 대해 물어봐도 '뭐 좀 그렇긴 하지만 덕택에 울 어머니 병원비 냈으니까?' 라고. ㅋ

      • 저도 나중에 알고 뒤로 굴렀습니다 저 반장님이 예전에 벌거벗고 F**k me 하면서 춤추던 변태 살인마라뇨! ㅋㅋㅋㅋㅋ
    • 하루키 잡문집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고 운전하는 귀가길에 자칫 사고를 낼 뻔했다는 글이 있어요. 그만큼 영화가 안긴 후폭풍이 컸다는 뜻이었어요. 이 소설가가 '양'에 대해 특별한 이미지 부여를 한 소설이 몇 편 있는데 자신의 그 '양' 이미지와 연결된 점이 있었던지, 영화가 자신의 의식 깊은 곳을 건드렸다는 내용이었죠. 이 영화도, 책도 오래 전 본 거라서 정확한 기억은 안 나지만 그때 읽으면서 이 영화가 그렇게 강렬했나...생각했던 기억은 나네요.

      • 책은 읽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전혀 안 나요. 영화가 워낙 강렬해서 소설 내용이 묻혀 버린 걸 수도 있겠구요. 아무리 같은 캐릭터들이 거의 비슷하게 묘사된다고 해도 이렇게 명배우들을 적절하게 캐스팅해서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임팩트를 이기긴 힘든 것 같아요. ㅋㅋ

        •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에 나온 거 얘기한 것이었어요. 소설 '양들의 침묵'은 안 읽었고요.


          어제 오늘 댓글이 많이 달려 답글 다시느라 수고하십니다. ㅎㅎ

    • 원작 소설도 그렇고 영화도 그렇고 제게는 정말 대단한 '명작 그 자체인 영화'입니다. 왜 그런지는 앞에 분들이 이미 얘기들을 해주셨네요 ㅎㅎ
      • 소설은 잘 기억이 안 나서 모르겠지만 영화는 인정합니다. ㅋㅋㅋ


        사실 댓글 달리는 거 보고 좀 당황했습니다. 이렇게나 사랑하는 분들이 많은 영화였군요. 어메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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