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영화,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듀나님 에세이가 나오네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337135


'걸작만으로 이루어진 영화 경험은 그냥 빈약해요. 걸작만 보시나요? 그러고 싶으신가요? (중략) 모든 경험은 어느정도 잡다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상한 것도 보고 나쁜 것도 봐야 자신의 경험을 통제할 수 있지요.---' 

너무나 듀나님 문체네요 ㅎ 소개에 있는 책의 내용 중 일부인데 저한테 하는 말 같아요.ㅎㅎ

이런 유연성이 부족합니다. 지금은 이상하고 나쁜 것들까지 두루 볼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책의 경우엔 새로운 걸 읽기 보다 좋아하는 책을 다시 읽는 게 더 좋습니다. 눈도 나빠지고 오래 집중하는 것도 잘 안 되어 그런지 폭을 넓히고자 하는 의욕이 줄어드는 것을 느낍니다. 좋은 현상은 아닌데 계속 반복해서 읽고 싶은 가치가 있는 몇 권의 소중한 책들을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이나마 다행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듀나님 책은 아직 출간이 일주일 정도 남았고 예약을 받고 있어요. 바구니에 넣어 두고 며칠 후에 다른 거하고 같이 구매하려고요.







    • 저는 재미없는 영화도 봐서 아는데 좀 보기 싫을 때도 있어서 곤란합니다...
      • 재미있을 줄 알고 봤는데 재미가 없네, 이런 경우나 팬심이 아니라면 골고루에 의미를 두고 별로라는 걸 알면서도 개봉관 찾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기준이지만요. 아마 저 얘기는 자극적 재미나 당면한 내용이라는 면에서 요즘 영화와 경쟁이 어려운 고전 영화를 염두에 둔 말일 것 같습니다.

    • 과거 문지스펙트럼에서 나온 듀나님 영화에세이를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출간작도 기억해두어야 겠네요. 옛날영화, 듀나와 연관 단어로 왜 시드니 루멧의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전에가 떠오르는지 모르겠습니다. 보아야겠다고 늘 마음만 먹는 영화. 2007년작이니 그닥 옛 영화도 아닌데요. 오, 찾아보니 웨이브에 있군요. 근데 OTT시대라도 고전무협쪽은 DVD말곤 답 없더군요. ㅠ
      • 문지스펙트럼이면 '스크린 앞에서 투덜대기'였겠습니다. 듀나님 에세이는 치고 빠지는 글맛이 좋은 것 같아요. '악마가 너의 -'는 봤는데 세부 기억은 다 날아가고 뭔가 참담한 내용이었다는 것만 기억납니다. 많이 좋아서 반복해서 본 영화가 아니면 요즘은 기억을 잘 못하고 있습니다. 시드니 루멧 감독은 좋아하는 감독임에도 기억력이 엉망이네요. 고전무협을 좋아하신다니 ㅎㅎ 취향을 만들어간 여정이 궁금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 시작이 OTT이긴 했네요ㅋ 넷플에서 두기봉의 적각비협보고나선 적룡에 빠져서리 적룡 영화 싹 찾아봤었죠. 그러다가 한번은 봐야지했던 서극 촉산도 드디어 보고. 또 그러다 정소추에 빠졌는데 정소추 인생 캐릭이라는 드라마 초류향은 볼 길이 없... 사실 이러저러한 게 내 취향임! 하고 내세우기 민망합니다. 음악이든 영화든 그때그때 당기는대로 가리지 않고 막 즐기는 편이라 이거저거 넓고 얕게는 알아요. 취향의 깊이는 없고 불균질하고.. 뭐, 그렇네요. 장점이라면 편견은 좀 없는 편인 듯요 ㅎ 그래도 옛날엔 본 거 또 보고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점차 이런 게 생기더군요. 감각이 보수적이 되는 게 느껴져요. 

          • 저는 갈수록 하나만 파는 게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가 취미라면서 ott와 영화만 줄창 파는 인생보다는 잡다한 분야 책을 읽거나 전시회를 가거나 스포츠도 여러 분야 파는 게 낫게 느껴져요.

            이동진은 본인에게 넓이에의 갈증같은 게 있다 그러고 정작 영화 관련 책보다는 기초과학이나 철학 책이 도움된다네요.
            • 위로삼아도 될까요? ㅎㅎ 워낙 호기심이 많아 오만가지 관심사 다 훑느라 생산성은 그닥입니다. 잡기에 능하면 저녁찬거리없다고 어디가서 전문가연할 것도 아니라서 밥벌이에도 별 도움 안되는 것 같구요. 뭐 이런 성향이 아예 무쓸모는 아니겠습니다만. 최근엔 집짓기랑 건축이 재밌네요.
              • 취미란 게 저만 봐도 계속 변해요. 축구,야구는 나와 다른 세상의 것이 있는데 요새는 뭐 생활의 일부이고 테니스도. 이러다 나중에 세라믹이니 건축에 관심가질 수도 있죠.




                스피노자도 깊게 알기 위해 넓게 안다고 했으니까요.

          • 저는 원래 편견이 있는 성향인데 갈수록 강화되는 걸 느낍니다. 그래서 좁고 얕게 알다가 끝나나 싶기도 합니다.ㅠㅠ  정치적인 건 모르겠으나 감각이 보수적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훌륭?하거나 부단하게 노력하는 환경일 것 같고. 

    • 그냥 재미있어서 보기도 해요. 루비치의 코미디들,막스 형제의 <오리수프>, 빌리 와일더 영화들,히치콕이나 니콜라스 레이 영화들,발 루튼 영화들 보면서 재미있었습니다.  2022년에 나온 <더 배트맨>도입부에 히치콕의 <이창>을 사람들이 떠올리죠.

      • 듀나님의 언급에 따르면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모든 영화는 옛날 영화라고 하네요. 옛날 영화라고 차별하지 마라는 의미가 강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책 보면서 고전 영화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겠습니다. 

    • 제가 처음에 듀나님 글에 호감 갖게됐던 일이 생각나는 글이네요. 고전이나 아트하우스 무비들도 좋지만 난 b급 호러나 장르물들도 좋거든!? 이라고 당당하게 설파하는 모습이 좋았어요.



      "그리고 형편없는 영화, 평범한 영화를 보는 것 역시 중요한 경험입니다. 전 과거의 평범한 영화들을 보는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종종 이들의 역사적 데이터로서의 가치는 걸작보다 더 큽니다."



      여기 정말 백프로 공감하구요. 의외로(?) 사람 별로 안 변했네요 듀나님. ㅋㅋㅋ
      • 안 그래도 그 부분도 같이 옮겨서 언급하려다 참았습니다. 게시판의 로이 모 회원님 생각나는 대목이라고 말이죠.ㅎㅎ 


        영화를 애정할수록 다양한 영화에 유연하게 접근하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오래 전에 씨네21에서 처음 듀나님 글 접하며 지식이 풍부하지만 이론으로 영화를 분석하지 않는 면이 호감이었습니다. 문체도 특이해서 기억에 남았고요.

      • 맥락에는 동의하지만 아무래도 평일에 더 푹 잘 수 있는 2시간 희생(?)해서 한 편 골라보는데 기왕이면 재밌거나 작품성 면에서 보장되는 영화를 선택하게 되더라구요. 낭비하고 싶지 않다랄까 ㅋㅋ 

    • 저는 같은 책을 한 세번쯤 읽으면 뭔 말인지 알겠더라고요. 근데 책나오는 속도는 빛의 속도이니.. 

      • 같은 책 여러 번 읽는 게 그럴 수 있다면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인지 제대로 모르고 다 읽으면 그 책 읽었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는 건 별로죠. 숱하게 그래 왔어요.ㅎ 


        책 사는 걸 좋아했지만 이제는 신중하게 골라서 여러 번 읽을 책만 수중에 넣으려고 합니다. 책 종류나 읽는 목적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제 경우엔 관심 영역이 제한적이라서요.

    • 걸작으로만 이뤄진 영화경험은 빈약하다는 것에 엄청 뜨끔하고 갑니다 ㅋㅋ 재미없는 건 안보려 해서 상받은 작품들만 골라보는데 그러다보니 저 스스로 좀 편협해지는 것 같은 ㅋ


      듀나님 저 에세이도 사야겠군요
      • 저도 그런 관객이거든요. 못 만든 영화에 대해서는 실망에서 나아가 짜증을, 간혹은 분노까지? 느낄 때가 있어서리 피하게 됩니다. 근데 어떤 경우 남들이 잘 만들었다는 영화를 보고도 어디가 잘 만든 것인지 잘 모르겠을 때 평범하거나 재미없는 영화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게 그런 뜻인가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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