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Cry... Our Wanna Be Nation!

전 살면서 단 한 번도 딱히 코어 뭐뭐뭐였던 적이 없던 사람이라.

영화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엔드 크레딧에 흘러나오던 이 곡으로 이 밴드의 존재를 알게 됐었죠.





솔직히 이게 그 영화랑 어울리는 곡이었는진 그때도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뭐 어떻습니까. 곡이 좋은데. 이승열 목소리도 끝내주고요.

'엄마에게 물어보았지 설거지같이 쉬운 인생은 없을까'라는 가사가 독특해서 확 꽂혔던 것도 있어요. 군대 가서 매일 30인분 설거지를 하면서 이 노래가 떠올라서 투덜거렸었죠. 설거지가 쉽긴 뭐가 쉬워 이 양반들아! ㅋㅋ 이 생각은 가사 분담상 집의 설거지를 도맡고 있는 지금도 변함 없구요.



이렇게 훌륭한 밴드가 있었다니! 하고 주변에 영업을 하려고 했는데... 보니깐 U2 짭이네 뭐네 하면서 오히려 욕을 먹고 있더군요(...)

제가 막 U2 열성팬이 아니었기도 했지만, 어쨌든 아까웠죠. 표절도 아니고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것 같은데 뭘. 곡만 좋구먼.



 (사운드가 좀 이상(?)한 건 의도적인 겁니다. 앨범에 가짜로 라이브인 척하는 곡들이 몇 개 실려 있었어요.)



이것도 그 앨범에서 좋아했던 곡인데.

'그대 영혼에'랑 풍이 워낙 달라서 보컬이 방준석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걍 이승열이 창법을 좀 달리해서 부른 것 같기도 하고. 헷갈리... 지만 방준석이 맞겠죠. 그런 걸로. ㅋㅋㅋ

왜 헷갈리게 둘 다 메인 보컬급으로 노래를 잘 해서 제게 이런 고난을(...)





 암튼 워낙 망한 밴드라 그런지 나중에 재결성도 하고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라이브 영상 하나 찾기 참 힘드네요.

 그나마 몇 개 있는 건 이 앨범 곡들이 아니고 해서 이렇게 걍 라이브 음원이라도 올려보구요.



 아실 분들은 이미 알고 클릭하셨겠지만, 2인조 밴드였던 이 팀에서 이승열은 다들 아시다시피 솔로로 활동했고. 방준석은 영화 음악 감독 쪽으로 길을 트셨죠. 워낙 능력자들이라 두 분 다 이름 께나 날리셨지만 특히 방준석은 이 영화 저 영화에 종횡무진하며 활발하게 활동하셨구요. 작년까지도 '모가디슈'를 비롯해 세 편의 영화 음악에 참여하신 후. 사흘 전에 병으로 세상을 뜨셨습니다.


 그 소식을 보니 그 많던 영화 음악들 다 제끼고 20여년 전에 꽂혀서 마르고 닳도록 들었던 앨범 생각부터 나더라구요. 그래서 글 제목이 저렇습니다. 저게 앨범 제목이었죠. 

 한 곡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곡을 작사, 작곡한 게 방준석씨였죠. 참 좋아했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그 앨범 곡들을 다시 듣다가 이렇게 깨작거려봤습니다.




 방준석씨의 명복을 빌며, 이 분의 영화 음악들 중 가장 히트곡이었던 이 노래의 작곡가 본인 버전을 올려보며 마무리합니다.


    • 설거지 안 쉽죠. 사람들이 식세기를 괜히 좋아할까요. 방준석님의 명복을 빕니다.
      • 20여년전 기억이라 확실하진 않지만 인터뷰에서 '설거지'라는 단어의 어감이 맘에 들어서 적었다든가 뭐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기도 하구요. ㅋㅋ 유학파들치곤 한국어 사랑하는 분들이구나... 했습니다. 아예 영어곡도 있었지만요.

    • 찾아보니 많은 영화들이 이 분 손을 거쳐갔고 그중엔 제가 테이프로 사서 음악을 듣던 것들도 있네요.


      명복을 빕니다.
      • 이승열 히트곡이 담긴 '...ing' 음악도 이 분이 하시고 그랬죠. 이준익 감독과 자주 작업하기도 했고...


        암튼 너무 일찍 가셨네요.



    • 명복을 빕니다. 모르고 있었네요. 소식 전해주어 감사합니다. 저역시 유앤미블루 1,2집은 당시 CD로 참 많이 들어서 영어노래빼고는 다 따라 부를수 있을 정도에요. U2 잘 몰랐고, 이후로도 미묘하게 저와는 잘 안맞아서 즐겨듣지 않아 정확한 비교는 아니겠지만 단순 U2 짭이라기엔 이들 음악의 색깔이 나름 뚜렷했다고 생각해요. 특히 방준석이요. 그룹 이름대로 블루지하면서 멜랑꼴리한 색채가 더했던 듯. 백현진과의 비교적 최근 앨범도 들어봐야겠군요. 하여간 다소 충격입니다. 한때 탐닉했던 동시대 사람의 이른 부고를 접하노라니 몸 어딘가 한움큼 앙상해지는 기분이에요.
      • 맞아요 멜랑꼴리가 강했죠. 하하. 참 좋은 곡들 많이 담겨 있던 앨범인데 희한할 정도로 당시에 반응이 안 좋았던 것 같아요.




        저도 뉴스 보고 깜짝 놀랐어요. 가실 때가 된 분이 아닌데 왜... 아쉽고 안타까워요. ㅠㅜ

    • 영화음악으로만 아는데 기사는 며칠 전 봤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설거지는 손가락, 팔꿈치 관절과 힘줄 손상의 주요 원인입니다. 손가락에 수십 년 지속적으로 힘을 주게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사로인한 직업병이지요. 조심하셔요. 

      • 저는 뭐 퇴근 후에만 하니까요. 전업으로 가사 하시는 분들과 비교할 건 아닌 것 같구요. ㅋㅋ 최대한 게으르게 해보겠습니다!!

    •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런 식으로 이름을 듣게되리란 생각을 못했지만 그러고보면 나도, 우리 모두들 나이를 엄청 먹었네요.

      • 저 앨범 들으며 나른하게 집에 늘어져 있던 게 어언...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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