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뜨끈해지며 생긴 현상
동네가 시끄러워요.
집이 고층은 아니지만 그래도 낮에는 안 들릴 정도 사람 소리가 밤이 되면 쩌렁쩌렁 울립니다.
98 누구 오빠하고 01 누구가 사귀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는둥, 아들이 교도소에 있지만(헉...) 잘못이 없다는둥 하는 정말 알고 싶지 않은 소리가 놀이터에서 올라옵니다.
어제는 옷 정리하느라 창문 열고 있던 와중에, 몇동 주민인지도 아는 단골 주정뱅이가 또 욕을 하면서 돌아다니고 그 딸이 데려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자주는 안 오지만 그래도 일 년에 한 번은 오시네요.
제가 층간소음엔 좀 둔하거든요. 정확히는 의미를 담지 않은 소리엔 좀 둔해요. 같은 쿵쿵쿵이라도 문 열어라 쿵쿵쿵은 남들보다 잘 듣지만 뒤꿈치 소리 애들 뛰는 소리 이런 건 한 귀로 흘러갑니다.
전에 친구가 놀러왔다가 저더러 이런 데서 어떻게 사냐 항의 좀 하라 소리도 들었어요. 왜? 애들 뛰는 소리 안 들려? 뛰는 소리였어? 마늘 찧나보다 했지. ( 결국 저는 그집 한정으로 뛰는 소리는 물론 걷는 소리에도 예민해졌다는 안 좋은 결말입니다.)
그.런.데. 뜻이 담긴 소리, 특히 말소리에는 정말 예민해요. 예민함이 이쪽으로 몰빵된 느낌인데 예민한들 뭐 어쩌겠습니까. 그냥 최대한 문 틀어막고 사는 거죠. 뭐 피가 뜨거울 때는 저도 ' 인간 짖는 소리 좀 안 나게 하라! 하던 사람이었습니다만.
어제는 먼지까지 어찌할 수가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
밤이 돼서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건 알겠는데 어쩌면 놀이터에서 둘이 사담 나누는 소리가 6층까지 들립니까요. 친구네는 더 고층인데 거기도 들린다더군요.
그리하야 결론은...음...다 들립니다. 저층 창문 안 열렸다고 방심하지 마시고 바람피운 얘기는 톡으로나 하세요
번외 : 01과 98이 사귄다길래 학번인줄 알았다가 잠시 후 출생연도임을 깨달았습니다. 등줄기가 서늘...
01학번과 98학번이 사귄다면.. (요새 핫한 "만나이"로..생일 안지났으면..) 40살 43살인데ㅎ 학번으로 지칭되는 게 희한할 것 같아요ㅎㅎㅎ
저희 집 앞도 슬슬 심야 중고딩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더라구요. 코로나 전에 밤에 창문 열고 지낼 때마다 참 골치 아팠는데.
쟈들도 오죽 갈 데가 없으면 여기서 저러겠냐... 라는 맘으로 참고 지내긴 하지만 그래도 너무 오래 버티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ㅠㅜ
공원에서 나이 어린 남녀 학생이 지나가는 사람을 의식하던 기억이 있어요.
아직 초저녁인데, 어두운 곳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의식하며 쳐다봐요.
생활 소음은 어떤 종류든지 한번 귀가 트이면 그때부터 인지되기 시작하더라고요. 원효대사 해골물처럼, 차라리 모르고 사는 게 속 편한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합니다.
하기야 저도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별로 조용한 사람은 아니니 남의 소음도 익스큐즈 해야죠. 복닥복닥 도심에서 사는 게 다 그런 맛 아니겠습니까.
네 한 번 들어오면 소거는 안 되더군요.
좀 딴 소린데, 산이나 정글에 들어가면 조용히 살 수 있을까 했더니 거긴 거기대로 소음이 대단한 것 같아요.
그 유명한 고라니 소리는 그렇다치고 정글에서 알 수 없는 동물들이 내는 소리도 상상 이상으로 시끄러웠어요. 보통 동물 다큐에서 소리는 소거된 채라 생각을 못 했는데 소리 중심으로 방송되는 거 보고 손 들었습니다. ㅋㅋ
그래도 시골에서 들리는 소리는 나름 정취가 있지 않나요? 맹수의 소리라면 무섭겠지만요.
아~~~~ 집에서 그런 사적인 얘기가 상세하게 들릴 정도라니 괴로우시겠어요. 들려온 이야기들이 예사스럽지는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