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셀

모니터를 보는 표정은 심각하지만 사실은 빨간색 7을 카드더미에서 어떻게 꺼낼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단 해보고 실행취소를 해도 되는데 그건 뭔가 치사한 것 같아서 좀 자제를 하게 됩니다. 저 빨강 7만 있으면 구석탱이에서 2까지 완성해버린 덱스를 일단 해체하고 그 다음에 차근차근 옮겨서 온전한 덱스를 만드는 동시에 스페이드 A를 꺼내올텐데요... 그리고는 아마 일사천리로 진행되겠죠? 요즘은 한판을 이기면 나오는 그래픽들이 더 다양하더군요. 예전에는 무조건 카드들이 지방 축제에서 파는 스프링처럼 좍좍 퍼져갔었는데 요즘은 나비도 날아다니고 그러더라구요.

저는 프리셀을 잘 못합니다. 잘 하는 사람들은 무슨 난이도의 무슨 덱이든 이삼분만에 뚝딱 해버리던데 되게 신기하더군요. 저는 혼자 다음의 다음 수를 생각하고 신중하게 하는데... 고심하는 저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웃곤 했습니다. 이거 빼고 저거 깔면 되는데 뭘 그리 고민하냐고. 아무리 컴퓨터라지만 제가 물러주라고 하는 건 기분이 안좋습니다. 이상한 결벽이죠 ㅋ

제가 프리셀을 못하는 이유는 제가 덱을 완성하는 것에 너무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더이상 움직일 덱이 없고 여유공간도 없다? 그러면 작은 숫자들을 에이스 위로 흡수시켜서(?) 빨리 빈틈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전 그 자동완성이 되는 게 아니면 인위적으로 손대는 걸 괜히 싫어합니다. 이를테면 에이스가 하트 다이아 클로버만 있으면 자동완성이 잘 안되는데 이럴 때 인위적으로 흡수를 시켜야 할 때가 있죠. 그런데도 저는 괜한 고집을 부리면서 '순리가 아니다...' 같은 생각만 하는거죠. 어차피 순서대로 덱을 완성해서 까는 게임이니 언제 까도 까는 건데 ㅋ

가끔 그럴 때가 있습니다. 일단 맨 밑바닥에 킹퀸잭의 덱이 만들어져있으면 거기서부터 뭔가 깔끔하게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죠. 그래서 빈칸을 킹부터 있는 덱으로 채우면 정작 낮은 숫자들의 덱을 어쩌지 못해서 게임에 지고 맙니다. 혹은 에이스들만 까놓으면 편하게 할 것 같은데 오히려 7 6 5 이런 애매한 숫자들의 덱부터 조립해야할 때도 있구요. 지금 바로 조립할 수 있을 것 같은 덱을 두고 멀리 돌아가서 낮은 숫자의 덱을 조립하다보면 어느새 한줄의 덱이 채워질 때도 있고... 인생이란 얕은 지혜로 다 알 수 없고 갑자기 잘 풀릴 때도 있으니 아무튼 눈 앞의 과제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옮기라는 교훈을 홀로 얻습니다. 회사 일과 시간에...
    • 프리셀은 제게 너무 고난도 게임이에요 ㅎ


      지뢰찾기도 못했던 걸 떠올려보면 전 머리 쓰는 게임하고는 안맞나 봅니다.
      • 저도 지뢰찾기는 못합니다 무슨 논리인지 아직도 이해가 안가는 ㅋ
    • 헉 그 옛날의 프리셀 저는 지뢰찾기를 더 좋아했었드랬죠. 전산 수업들으면서 과제를 해야하는데(C언어로 무슨 프로그램을 짜야함) 


      남친 옆에 앉히고 내 숙제 프래그램 짜게하고 저는 지뢰찾기했었죠. 결국 이래 살아서 뭐하나 drop했습니다. 같은 과정 3번 되풀이하고 겨우 졸업직전 C 받아서 마무으리

      • 고통의 지뢰찾기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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