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디자인 잡담

배수아의 소설을 아주 오랜만에 읽었어요. 

단편 두 편과 중편 한 편을 다시 묶어 낸 개정증보판입니다. 모두 안 읽은 작품이라 샀는데 사고 보니 책 자체가 예사롭지 않네요. 

2022 서울국제도서전의 기획으로 디자인이 독특합니다. 아래 보시다시피 책의 앞 면은 제목이 없는 회색 테두리의 검정 표지로 되어 있고 속 표지도 두꺼운 여러 종류의 종이( 격자 무늬 푸른 색지, 크래프트지, 트레이싱지, 라고 합니다. 책 디자이너가 따로 메모지를 끼워 디자인에 대한 설명을 해놓았어요)를 넣어놨으며 소설 하나가 끝나면 8장 그러니까 16페이지의 빈 공간이 있습니다. 책 디자이너 이기준 씨에 의하면 자신이 읽고 이해한 세 소설을 시각적으로 번역한 것이라 합니다. 

저는 그림책이나 도판이 필수인 책 말고, 소설 비롯 일반 책들은 가독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글자의 크기, 글자체, 선명도 이런 게 제일 중요합니다. 주도 페이지 하단에 달린 게 좋고, 불필요하게 본문 페이지 위나 아래 공간을 넓게 비워 두거나 상하단에 디자인이 들어간 건 안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이 책은 아예 대놓고 책이 소설가의 것이며 또한 디자이너의 것이라는 것을 주장하고 있는 뽄새라 하나의 기획물로 좋게 받아들입니다. 다만 한 가지 글자체가 마음에 안 드네요. 디자이너 말로는 ' '타이핑'이 아니라 '쓰기'를 환기하고자 붓글씨, 펜글씨를 다듬은 폰트를 썼다' 라고 하는데 마치 등사기로 등사한 것처럼 글자가 선명하지 않아서 좋지가 않아요.

소설은 표제작인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한 편만 읽었는데 나머지 다 읽고 마음이 동하면 후기를 남길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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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표지라고 하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 디자인이네요. 

      • 그러게요. 앞만 보면 다이어리 같습니다. 책등과 뒷면에는 검정색 바탕에 제목과 목차가 적혀 있어요.

    • 일종의 콜라보레이션일까요. 소설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아니라 전면에 나서는군요.

      사실 중간에 낀 빈 종이가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긴 했습니다. ㅋㅋㅋㅋ


      배수아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에요. 얼마 전 서점에 다녀왔는데 한번 찾아볼 걸 그랬네요.


      올려주시는 책 소개 글 잘 읽고 있어요.
      • 이번 해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다시 이 책'이라고 해서 기왕 나온 책 중 몇 권을 선정해서 새로 디자인, 개정출판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었나 봅니다.


        중간에 빈 종이가 한 장도 아니고, 저도 좀 아까웠어요. 출판사 돈으로 내는 거면 이러지 않았을듯 ㅎ


        배수아는 초기에는 가볍고도 글이 독특하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꾸준히 책을 내면서 좋은 작가로 자리매김할 줄은 예상 못했어요. 


        말씀 감사합니다.

    • 듀게에 책관련 잡담이 올라오면 반가워요


      읽을책이 산더미인데 이책도 사고싶군요

      • 사세요! 두 번째 단편 '영국식 뒷마당' 넘 좋습니다.

    • 북디자이너는 아니지만 북디자인으로 책을 사는 경우가 있다면 디자이너들도 어깨힘을 줄 수 있을텐데요

      • 저는 그렇지 못하나 북디자인 때문에 책을 사는 분도 있지 않을까요.


        모르긴 해도 우리 생각보다 그분들은 상당히 자긍심 있으리라 추측을. 

    • 뭔가 모던하군요. 무슨 책인가 싶어 들춰보게 될 것 같아요
      • 모던하다고 느끼셨다면 작가와 작품 이미지를 잘 살린 디자인 맞나봐요. 배 소설가 모던하지요 ㅎ 

    • 배수아의 작품 중에 독학자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는데 요즘 구하려고 하니 중고서점에도 없더라고요... 이래서 절판되기 전에 책을 사야하는...
      • 네 알라딘 중고책은 있지 싶은데요. 인터넷 서점 알라딘 확인하셨는지..

        • 알라딘에서 안 보이는 것 같아서 잊고 지냈는데 찾아보니 예스24 중고서점에는 있네요 쟁여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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