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베터 콜 사울'이 끝났습니다
-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라고 생각해서 처음엔 없다고 적었습니다만. 생각해보니 지미가 결국 처벌을 받게 되느냐 / 아니냐 라는 OX 퀴즈에 대한 답이 들어 있습니다. 전 이 드라마 분위기상 결말은 대충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서 처음엔 스포일러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ㅋㅋ 다만 딱 그 사실 외의 다른 디테일한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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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을 입을까 벗을까 고민하는 듯한 느낌이 절묘합니다.)
- 시즌 6은 일단 랄로 vs 프링과 그 틈새에 끼어 버린 마이크, 나초, 지미 & 킴의 개고생으로 시작해서 우다다 달립니다. 그러다 이 양반들 이야기를 조금 일찍 끝맺어서 다 퇴장시킨 후에 지미 이야기에 집중을 해요. 뭐 애초에 지미 & 사울에 대한 이야기이고 제목도 그렇게 달고 있으니 당연하겠죠. 다만 그래서 마지막 두 세 에피소드들엔 강렬하고 자극적인 범죄 이야기 같은 건 없습니다. 거의 범죄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휴먼 드라마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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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차마 지미까지 대머리로 만들어버리진 못한 우리 대머리 성애자 제작진들. 하지만 거의 해버렸... ㅋㅋㅋ)
- 이 시리즈의 제작진은 가만 보면 '악행=처벌'이라는 개념에 아주 충실한 사람들입니다. 근데 무조건 나쁜 짓 하면 주금!! 이럴 순 없으니 '브레이킹 배드'의 월터에게도, 이 시리즈의 지미에게도 숱한 기회를 주죠. 어쩌다 들어선 악행의 길에서 훌훌 털고 나올 아주 쉽고 확실한 기회를요. 월터가 자존심 좀 굽히고 갑부 친구들의 호의를 받아들였더라면, 지미가 랄로의 '넌 변호사 일 잘 했으니 이만 빠져도 됨'이라는 선심 찬스를 잡았더라면. 하지만 거기에서 굳이 (본인들의 인간적인 한계로 인해) 나쁜 선택을 하고, 그걸로 한동안 쾌속 타락의 길을 달리다가 결국 예정된 단죄의 길로 들어서게 되죠.
근데 또 이 제작진은 어쨌거나 주인공들은 대접을 해 줍니다. ㅋㅋ 월터도 지미도 결국 마지막엔 자신의 죄에 대해 아주 조금이나마 속죄할 기회를 얻고 그제사... 라도 그 기회를 잡아 본인들 존엄성을 챙기며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사실 전 이게 좀 얄밉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건 주인공 찬스라고 밖에 볼 수 없어요. 이런 찬스 하나 없이 무심한 듯 시크하게 죽어 나간 조역들을 생각하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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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죽고 누가 살게~요.)
- 그래도 어쨌거나 지미는 월터에 비해 감정 이입할 여지가 많은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베터 콜 사울'이란 시리즈 자체가 '브레이킹 배드'에 비해 많이 인간적이고 따뜻한 구석이 많은 작품이었죠. 그래서 이 시리즈의 중도 퇴장 인물들은 상대적으로 나름 대접을 받은 편입니다. 크게 세 분 정도가 떠오르는데. 떠나는 순간에든 그 후에든 나름 최소한의 존엄성은 챙기게 해 줬죠. 뭐 그 퇴장들이 제 맘에 많이 드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좀 나아요. 최소한 개죽음은 피하거나 아님 사후에 재평가(?)라도 받든가... 해서 제 상한 마음을 달래주더라구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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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들은 그냥 나오면 웃겨서 좋았습니다. ㅋㅋ 사실 이들도 범죄자지만 뭐 이 시리즈 기준 죄가 가벼운 편(?)이라.)
- 결말 자체는 대충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근데 당연해요. 이건 나름 진지한 휴먼 드라마풍의 시리즈였고 마지막에 굳이 '절대 예상할 수 없는 충격 반전!!!' 같은 걸 넣을 필요가 없는 이야기니까요. 지금까지 끌어 온 이야기 톤에 맞는 결말이었고 괜찮았습니다. 단죄는 받되, '브레이킹 배드'의 주인공들보단 여러모로 인간적으로 마무리되는 것. 뭐 사실 지미는 사람을 죽인 적도 없고 마약과 관련해서도 직접적으로 뭘 한 건 없으니 월터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 악당이었죠. 그리고 그동안 그만큼이나 인간적으로 연민 떡밥을 팍팍 뿌려놨으니 이 정도면 납득 & 공감 가능한 처리였던 듯.
게다가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지미 본연의 캐릭터는 버리지 않잖아요. 태평양 한 가운데 던져 놔도 입에 모터 달고 둥둥 떠다닐 그 강력한 말빨. ㅋㅋㅋ 애잔한 결말 조차도 그 말빨과 기획력으로 본인 의도대로 얻어낸다는 결말이라는 게 좀 재밌었습니다. 본인 인생의 축복이자 저주였던 그 타고난 능력을 마지막엔 본인 스스로의 의지로 성숙한 방향으로 사용한다는 거. 이렇게 마지막까지 캐릭터를 살려주는 센스가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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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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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짤을 이어서 랄로와 나초의 사랑 이야기로 만들어 버리고 싶...)
-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며 반복되는 그 장면(?)이 마지막에도 등장한다는 거. 이것도 예상은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장면이 주는 감흥이 줄어드는 건 아니었죠. 그만큼 드라마를 잘 쌓아 놨고 캐릭터를 잘 키워 왔으니까. 알면서도 당한다. 뭐 그런 기분으로 봤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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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에서 갑작스레 위화감을 느꼈죠. 생각해보니 여섯 시즌이나 이어오면서 두 캐릭터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이었던 듯.)
- 그리고 다시 한 번. 역시 이 드라마 제작자들은 단죄 매니아(...)라니깐요. 생각해보니 '브레이킹 배드'에서 자의든 타의든 나쁜 짓 하던 놈들 중 마지막 생존자(?)를 소환해다 드라마를 여섯 시즌이나 만드는 공을 들여서 결국 이렇게 만들잖아요. ㅋㅋㅋㅋㅋㅋ 집요한 인간들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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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지미는 끝까지 나쁩니다. 왜인지는 생략. ㅋㅋㅋㅋㅋ)
- 폭탄 스포일러 버전의 후기를 따로 남겨볼까... 했는데 당장은 그런 글까지 적긴 좀 귀찮군요. 하하. 일단은 그냥 이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모태가 되는 '브레이킹 배드'와는 아주 다른 성향의 드라마였습니다. 그래서 '브레이킹 배드' 팬은 물론 팬이 아닌 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을 작품이었구요.
뭔가 마이크 쪽은 '브레이킹 배드' 팬들을 위한 서비스 느낌이 강했던 반면에 지미 쪽 이야기는 사실상 거의 별개의 드라마로 봐도 상관이 없을 것 같았어요. 결국 마지막에 아주 중요하게 엮이긴 하지만 뭐. 애초에 지미는 마이크보다도 '브레이킹 배드' 월드에서 그렇게 다른 이들과 끈끈하게 엮인 캐릭터는 아니었으니까요.
암튼 정말 진지하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잘 엮어낸 캐릭터 드라마였습니다. 뭐라 칭찬해야할지 적절한 말이 딱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이런 드라마 절대 흔치 않아요" 라는 말로 대충 마무리합니다. 끄읕.
어제 이유미씨 수상 소식 보고 에미상 벌써 했나? 했더니 주요 부문은 다음 주더라구요. ㅋㅋ 주연 배우들 그동안 하나도 못 받았다니 이번엔 뭐 하나라도 챙겨 주겠죠.
이 드라마는 그냥 그 말이 제일 어울리는 것 같아서 그렇게 적었습니다. 솔직히 뭐 하나 콕 찝어서 이게 최고다! 라고는 못하겠는데, 어쨌거나 이만한 완성도 드라마는 흔치 않더라구요. ㅋㅋ
초반엔 예정된 비극도 있었고 중간에 정말 어마어마한 충격의 사건(진짜 **한테 왜그랬어요 제작진 ㅠㅠ)까지 있어서 대략 멘탈이 너덜너덜해졌었는데 후반부의 마무리는 감동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단죄도 받고 아주 냉정한 결말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 어떤 휴먼드라마 감동스토리 못지않은 여운이 동시에 느껴지니 정말 대단한 마무리였어요. 타임머신이라는 소재로 마지막 에피소드에 아주 적절한 카메오 출연과 후회라는 테마를 그려낸 것도 탁월했죠.
월터는 나름 속죄를 하면서도 마지막까지 자기 성질(?)대로 다 질러버리면서 장렬하게 끝냈다면 지미는 자신의 모든 과실을 인정하고 책임까지 확실히 졌다는 면에서 이건 범죄자 주인공 스토리 중에서도 길이 남을 리뎀션 아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p.s 1 = 방영전부터 제작진이 홍보한답시고 미리 알려서 말이 많았던 월터, 제시 카메오는 처음에 같이 나올 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데 설마 한 번씩 또 써먹을 줄은 몰랐습니다. 둘 다 두번째 등장이 더 임팩트가 있었던 것 같네요. 특히 월터의 그 특유의 상대 무시하는 말투 너무 제대로 살렸어요. STAY IN YOUR LANE!!!! ㅋㅋㅋㅋㅋㅋ
2- 아 빌 오클리 기껏 직종변경했는데 ㅋㅋㅋ 막상 본인이 잘못한 건 없지만 어쨌든 영원히 경력에 남겠죠. 너무 안습해요.
3- 브레이킹 배드는 역시 누가 뭐래도 월터 화이트의 이야기였는데 지미가 마지막 판사 앞에서 하는 대사들 중에 주먹을 땅땅 쳐가며 확실히 강조하는 한 문장으로 인해 이제 베콜사랑 브배 다 합해서 전체 스토리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캐릭터가 바로 사울 굿맨이 된 것도 아주 맘에 들었어요. 11화 <브레이킹 배드> 에피소드의 플래시백 파트에서도 사울이 월터를 확실히 이 바닥으로 끌어들이려 학교에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여주며 끝냈던 것과 이어지며 더욱 강조가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 몇 화 동안 흑백 화면으로 애상적인 정서를 살린 것도 훌륭했구요. 어찌보면 월터는 나름 반성을 하고도 끝까지 자기 잘난 멋 스타일로 끝내서 시청자들 입장에선 '엄...' 하는 느낌이었다면 지미는 책임을 확실히 지게 해서 시청자들이 아무 거부감 없이 동정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지미가 월터보다 더 잘 대접받았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ㅋㅋ 그 타임머신 드립들은 어찌보면 걍 노골적, 직설적으로 주제를 던져대는 기믹이 될 수 있었는데 그걸 특별 출연님께서 받아 주시니 거부감 없이 잘 살아난 것 같았구요. 여러모로 신경 많이 쓴 엔딩이었습니다.
오클리 아저씨는 진짜... ㅋㅋㅋㅋ 그러면 안 되는 겁니다!! ㅋㅋ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자기가 지미에게 이겼다고 놀려대서 앙심을 품었나?? 라는 의심도 살짝 해봤네요. 아니 물론 스토리상 애초에 오클리를 부를 땐 그럴 의도가 아니었지만요.
월터가 속죄(...)라는 걸 했었나요? 드라마의 힘에 끝까지 떠밀려 보긴했지만 실상 질질 끌려가듯 본 거라 기억이 잘 나질 않네요. 끝까지 자기연민 쩔고 잘난 척 대마왕이었던 것 같은데... 재수탱이(^^;) 하지만 베터 콜 사울은 봐야겠네요!
끝까지 자기연민 쩔고 잘난 척 대마왕이었던 것 맞아요. ㅋㅋㅋ 다만 그 와중에 자기가 뭘 잘못하긴 했다는 걸 깨닫고 자기연민 쩔고 잘난 척하는 방식으로 수습을 시전하긴 하니까요. 그게 월터 인성 수준(...)에서 가능한 맥시멈의 속죄이긴 했다고 봅니다. 하하.
잘 나가다가 급수습하는 용두사미 드라마도 많은데 이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쫓기는 느낌 없이 느긋하면서 세심하게 앞뒤 연결하고 다듬어 내놓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회를 이렇게 공들여 만든 시리즈는 기억이 잘 안 날 정도네요. 13회는 잠깐 본 거 같은데 끝나 있더라고요. 월터 등장해서 지미 무시해가며 대사하는 후회 어쩌고 장면 재밌었고요. 말씀하신 '타임머신' 드립은 캐릭터 정리 다시 복습시키나 싶었어요.
프로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만든 드라마라는 거 자타공인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