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장르와 주제를 완전히 착각하고 본 '스웻' 잡담입니다

 - 2020년작입니다. 1시간 46분이구요. 장르는 그냥 '드라마'에요. 스포일러랄 게 없는 이야기라 그냥 편하게 막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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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대세는 인스타로 넘어간지 한참 됐죠. 제 페북 친구들 중 요즘 꾸준히 글 올리는 사람은 대략 40대 이상들 뿐...;)



 - '실비아'라는 피트니스 강사 컨셉 인스타 유명인의 일상을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으로 따라가는 이야기입니다. 에너지 넘치는 오프라인 피트니스 이벤트 장면으로 시작해서 쓸쓸하고 좀 궁상맞은 '나 혼자 산다' 느낌으로 흘러가며 그 와중에 스토커를 마주친다거나, 기억도 안 나는 옛 친구(라고 본인은 주장하는데 사실 잘 모르겠는)에게 붙들려 한참 엄한 인생 이야길 듣게 된다거나, 엄마의 생일 파티에 참석한다거나 하는 소소한 일상들이 쭉 흘러 나오구요. 막판엔 좀 거칠고 위험한 이벤트가 지나간 후에 생방송에 출연해 예상치 못했던 난감한 질문을 받고... 뭐 그냥 이게 다에요. 그러니까 sns에 집착하는 현대인들, 그 중에서도 어느 정도 성공한 '인플루언서'의 생활과 그 내면을 들여다보는... 그런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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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막 에너지가 폭발하고 긍정과 행복이 넘치는 오프닝으로 시작합니다만)



 - 제가 뭘 착각했는진 대충 짐작이 가시겠죠. ㅋㅋㅋ 시놉시스와 포스터 이미지만 보고선 당연히 호러/스릴러일 줄 알고 봤거든요. 컨셉이 그렇잖아요. sns에 목숨 걸고 어떻게든 가식적으로 멋지게 사는 모습을 전시하면서 성공과 더 큰 관심에 집착하는 독신 녀성! 그의 곁에 나타나는 사실은 딱 한 번 지나가듯 언급만 되지만 라이벌과 스토커!! 그녀의 집착이 낳을 피투성이 결과물!!! 피투성이는 한 번 나오긴 합니다 뭐 이런 영화일 줄 기대하고 틀었는데... 아니 이런. 이렇게 궁서체로 진지한 드라마라니.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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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곧바로 쭈굴쭈굴... 그리고 남은 런닝타임 내내 이런 모습만 보게 됩니다. ㅋㅋ)



 - 그러니까 설정이 딱 뻔하지 않습니까? 영화의 내용을 보면 이 실비아씨는 정말 궁상맞도록 고독한 사람입니다. 가까운 친구도 없고 애인도 없고 유일한 가족인 엄마와는 사이가 안 좋아요. 이 양반의 sns 성공과 인기에 대한 집착은 결국 그런 고독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팔로워가 오르고 올라 60만이 넘어도 결국 그 갈증은 채워지지 않아서 혼자 불행해지구요. 이런 상황을 쭉 하나씩 짚어가며 보여주고 있다면 그 영화가 결말에서 던져줄 메시지가 무엇일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생을 살아라.' 내지는 '온라인 상의 교류는 헛되고 헛되며...' 뭐 이런 것 아니겠어요? 근데 그게 아니었어요. 구체적인 대사까진 언급하지 않겠지만 암튼 영화는 주인공 실비아의 발언을 통해 이런 류의 삶에 연민과 더불어 공감을 표하며 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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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비아에겐 현실 세계에서 긍정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 사는 사람이 하나도 없습니다. 엄마와의 관계는 거의 최악이구요.)


 사실 제가 적은 마지막 문장은 좀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요. 이런 삶을 긍정적으로 그리는 영화는 아닙니다. 오히려 전반적인 영화의 분위기는 그 반대에 가까워요. 요즘 세상을 휩쓸고 있는 그런 '인플루언서' 문화에 대해 상당히 건조하게 접근하면서 부정적인 부분, 비판 받을만한 부분들을 아주 심각하게 보여주거든요. 설사 거기에 매달리는 '사람들'을 긍정한다 하더라도 그 문화 자체에는 비판적이라는 거.

 앞서 말한 마지막 장면도 보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짜여져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실비아의 발언을 보고서 그걸 뭔가 감동적인 '성장'의 순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그냥 인스타에 인생 몰빵한 사람의 정신 승리 퍼포먼스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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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장 않고 이런 비슷한 구도의 사진을 이미 수백번은 넘게 본 것 같습니다. ㅋㅋ)



 - 근데 생각해보면 그래요. 이건 영화랑 관계 없는 그냥 제 생각입니다만.

 현생을 살아라. 그 안의 관계는 진짜 관계가 아니란다. 뭐 말은 쉽죠. 근데 소셜 네트워크에 빠져들어 그 곳에서 새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과연 그런 걸 몰라서 그러는 걸까요. 현생이 너무 빡세서 어쩔 수 없이 빠져드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또 사는 데 별 어려움은 없지만 현생보다 그 쪽에 더 소질이 있어서 그런 사람들도 있겠죠. 그런 사람들에게 현생이 어쩌니 운운하는 건 마치 고딩들 앞에 앉혀 놓고 국영수 위주로 빡세게 공부하면 다 잘 될 거란다. 라고 훈수 두는 영양가 없는 꼰대질이랑 다를 게 없을 수 있겠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뭐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뭣보다 영화의 주인공 실비아는 분명히 그런 사람입니다. 현실에서보다 인스타 창 안에서 더 빛나고. 또 실제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도 해요. 게다가 그걸로 돈도 잘 법니다(...) 그렇다면 굳이 이런 사람들을 붙들고 잔소리를 할 이유가 뭐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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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잠자리에서 불 끄고 핸드폰 화면을 보는 것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 막 재밌는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 국적이 폴란드/스웨덴인데 그 특유의 '노르딕'스런 퍽퍽함이 있구요. 내용 자체도 대부분 실비아의 바삭바삭한 현생 모습들을 큰 사건 없이 따라가는 식이라 흥미진진하고 그런 거랑은 거리가 멀어요. 유머는 약에 쓸래도 없는 수준이구요.

 솔직히 결말 직전까진 '아 뭐 이런 뻔한 얘길 이렇게 정색하고 하고 있나...' 싶었지만 마지막 장면이 좋았어요.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빠져나가서 뭔가 좀 생각해 볼 여지를 던져주는 것도 좋았고, 그냥 그 장면 연출이 꽤 좋았습니다. 배우 연기도 아주 훌륭했구요. 그래서 호의적인 기분으로 마무리하긴 했는데...

 그래도 막 재밌는 영화는 아닙니다. ㅋㅋㅋㅋ 그러니 이런 주제를 다룬 이야기에 흥미 있는 분들만 보셔도 되겠습니다. 끝.




 + 근데 다 보고 나서 돌이켜보니 이렇게 영화나 드라마들 같은 데서 sns에 전념하는 사람들을 뭔가 결핍된 사람으로 묘사하는 건 좀 애매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아는 젊은이들 중에 실제로 페북, 인스타 빡세게 해서 결국 그걸로 성공한 경우가 둘 정도 있어요. 정말 '차단해 버릴까...' 했을 정도로 빡세게 하루 종일 영상 수십개 올리고 라이브 하고 사진 올리고 하면서 활동하더니 결국 그걸로 돈 와방 벌어서 틈틈이 플렉스(...) 게시물도 올리며 잘 삽니다. ㅋㅋ 근데 얘들은 실비아와 다르게 어릴 적부터 핵인싸 캐릭터였고 집안도 유복하구요. 그냥 그게 적성에 맞는 경우였던 거죠. 꼭 본인의 현생에 불만이 있어야만 인스타 지박령이 되는 게 아니라는 거.



 ++ 아. 배우님 칭찬을 빼먹을 뻔 했군요. 이전까지 단편 영화 두어편과 티비 시리즈 단역을 몇 번 해 본 게 전부인 상태로 나이 30이 되어 이 영화로 첫 주연을 맡은 분인데요. 되게 잘 합니다. 보는 내내 이미 널리 연기력을 인정 받는 경력 쩌는 폴란드 유명 배우일 거라 생각했어요. ㅋㅋㅋ 세상엔 참 재능있는 사람도 많죠.

    • 저는 일단 포스터의 붉은 배경과 주인공의 의상의 매치가 강렬해서 눈에 들어오길래 대충 정보를 미리 찾아봐서 호러/스릴러일 것이라고 짐작하진 않았습니다 ㅎㅎ 그냥 대충 SNS에서 잘나가지만 현실은 공허한 주인공의 캐릭터 스터디가 될 것 같더라구요. SNS 인플루언서가 각종 영화나 드라마에 캐릭터로 등장하기 시작한지도 이제 꽤 된 것 같은데 대부분 코믹하게 풍자되는 경우가 많았다고나 할까요? 얼마 전 글래스 어니언에서도 그랬는데 제법 진지하게 궁서체로 다루는 작품을 보니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자기 외롭다고 눈물 글썽이는 영상 올려서 바이럴이 되버리는 거나 엄마 축하해주러 사람들 모인 자리에서 뻘쭘한 시츄에이션 만들어버리는 씬들이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 그리고 스토커가 등장하는 불쾌한 장면이나 나중에 누구랑 엮여서 그게 호러/스릴러적으로 충격적인 장면으로 이어지는 것도 있긴 했죠. 그 플롯의 결말을 내는 방식이 나름 신선했어요. 엔딩은 정말 말씀대로 쟤 정신승리하는 거 아냐? 이렇게 볼 수도 있겠는데 저는 주인공이 그런 일들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기 삶에서 긍정적인 부분들을 얻을 수 있는 곳도 여기이다보니 그냥 다 받아들였다? 그런 식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배우님이 이게 첫 주연이었군요? 저는 너무 리얼하게 느껴지게 잘해서 실제 인플루언서를 섭외해서 연기를 시켰나 그런 추측도 했어요 ㅋ

      • 임팩트는 그 스토커와 피트니스 파트너 관련 장면들이 가장 강했지만 제일 흥미로웠던 건 그 옛 친구(?) 만나는 장면이랑 엄마 생일 잔치 장면이었어요. 그 친구 만나는 부분은 볼 때는 그냥 넘겼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게 정말 친구였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눈물 영상 보고 감동 받은 팬이 어거지로 붙들고 자기 얘기 들려주고 싶어서 거짓말 하고, 주인공은 또 자기 위치상 차마 의심하는 말을 못 하고. 그런 상황으로 생각하면 좀 흥미로워지던. sns 유명세가 만들어내는 괴상한 상황들의 예시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엄마 생일 잔치 장면은, 거기에서 주인공이 계속 관종 본능(...)을 억제 못해서 엄마 기분을 망쳐 버리는 게 재밌었어요. 게다가 가만 보면 엄마도 딸 못지 않게 관심에 목마르신 분이라 웃겼... ㅋㅋㅋ




        엔딩 장면은 뭐. 감독의 장면 연출을 봐도 그렇고 정신 승리보단 그래도 뭔가 긍정적인 깨달음을 얻었다는 쪽이 더 자연스러울 것 같더라구요. 전자로 해석해도 반박할 말은 없지만, 그냥 제 느낌이요. 하하.




        이 영화가 깐느 초청도 받고 나름 꽤 주목을 받은 덕을 봤는지 이후로 필모그래피가 좀 많아지셨더라구요. 주연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잘 하신 분이니 오래오래 롱런하시길.

        • 옛 친구는 그런 쪽으로 의심은 못해봤는데 말씀을 듣고나니 혹시? 하는 부분도 있네요. 생각해보면 주인공이 자기는 외로운데 엄마는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지내는 것 같아서 더 괜히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참 흥미로우면서도 씁쓸한 작품이었어요.

          • 그런 의심을 하고 나서 다시 확인해봤더니 그 친구(?)가 실비아에게 둘이 서로 아는 사이라는 정보를 아무 것도 말을 안 하더라구요. 자기 이름도 얘기 안 하고, '같이 학교 다니던 시절' 이란 말은 하지만 학교 이름이든 둘이 어떤 관계였는지든 아무 말도 안 하고 자기 남편 이름이랑 유산 경험 얘기만 하고 헤어져요. 




            그리고 좀 쌩뚱맞은 부분인데. 살짝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으니 하얀 글자로 적을게요.


            그 자칭 '옛친구'의 남편 이름이 마지막에 병원에서 밝혀지는 스토커 이름과 같습니다(...) 인스타 라이브로 사과할 땐 다른 이름을 말했는데, 마지막에 병원에서 접수 직원이 신분증 보고 말하는 이름이 그래요.

            • ????!!!!! 정말 쌩뚱맞으면서 충격적이네요. 그냥 우연으로 그렇게 설정했을 것 같지는 않고 말이죠;;;

    • 전 싸이 미니홈피때가 가장 즐거운 SNS 생활이었는데 페북의 시대가 오면서 막~~~만남을 강요당하고,


      친구맺은 사람들 소식은 시도때도없이 미친듯이 폭주하고, 너무 많은 사람들과 친추를 하다가 질렸죠.


      "알 수도 있는 사람"은 왜 추천해주는지 도무지. 페북 아이디는 좋아하는 팟캐때문에 유지중이에요.




      그보다 더 지나니까 "다 의미없다" 직접 만나든가, 카톡이나 전화통화라도 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면


      딱히 SNS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을만큼 제가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지도 않고 심정도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영화는 꽤 흥미 포인트가 있어보이는데,,,,앗, 할리우드가 아니네요. 북유럽 영화들 건조한 느낌이 너무 생소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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