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여기까지.
멈춰야할 때를 안다는 건 뭘까요.
어쩌면 무언가를 멈춘다는 건 대부분 연역적인 귀결로 인해서가 아니라 몸이 반응하는 어떤 느낌이 아닐까 합니다.
허벅지쪽부터 발가락까지 쭈욱 힘이 빠지는 느낌.
지나온 삶. 저는 무엇을 멈춰왔을까 생각해봅니다.
주식은 말할 것도 없겠죠. 일이나 취미는 항상 늘 마무리짓지 못했어요.
결론 없는 숱한 논쟁이라던가.. 사소하거나 중요한 승부들. 끝까지 볼 수 없었던 영화라던가. 끝까지 찍을 수 없었던 영화들.
끝까지 읽지 못한 굉장하고 그저그런 책들.
굉장히 행복했을 수도 있었던 그 수많은 관계들.
저는 원래 영화일을 하던 사람이었는데 어쩌다가 멈추게 되었어요. (제 자의로)
그 아쉬움이 꽤 크지만 지금 삶도 나쁘진 않아요.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어 무언가를 그만둔 적이 있으신가요?
그런 에피소드만을 모아서 짐자무쉬 커피와 담배 처럼 단편 엔솔로지를 만들고 싶은 겨울밤입니다.
저도 오늘 직장상사한테 그만두겠다고 했어요. 멈춘다고 상황이 나아질지는 신만이 아시겠죠. 나의 마음상태역시도. 저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저 역시도 쓰다못한 수많은 글들과 런닝머신 위에서 뛰다 멈춘 순간들이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런닝머신에서 너무 힘들어서 뛰다가 인터벌로 뛰는 걸로 바꾸고 뛰었어요. 비겁한 타협인 것 같으면서도 당장 안되는 걸 억지로 하려다 괜히 다치지 말자는 생각이 더 들더군요.
영화를 찍다 말았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지요. 항상 완성된 영화만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헤아리지 못할 체념들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게 왜 비겁해요. 당연히 다치지 말아야죠.
영화를 그만둔건도 그런 발란스감각때문이었어요. 다칠거 같아서요. 체념도 있지만 편안함도 있습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