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로맨스 영화

요새 명동 씨네 라이브러리에서 하는 씨네페미니즘이라는 무료 강의를 듣고 있는데요. 그 중 2강의 내용이 한국 로맨스영화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강연자로는 무려 [성덕]의 오세연 감독님이 와주셨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학업에 치여서 바쁘셨는지 강의 내용을 살짝 헐겁게 준비해주셨더군요 ㅎㅎ 강의 내용은 한국 로맨스 영화들이 연애를 표현할 때 남자주인공들의 남성중심적인 표현들이나 폭력들이 로맨스에 이입하지 못하게 만드는 부분들이나 새로 떠오르는 정가영 감독 같은 분을 조명해주셨습니다. (정가영 감독의 영화는 과연 로맨스이긴한지 좀 의문이 ㅋ) 


강연을 듣다가 제가 본 한국 로맨스 영화를 곱씹어봤습니다. 그런데... 작품들이 아예 생각이 안나더라구요. 근 3년 내에 본 한국 로맨스 영화는 [헤어질 결심] 딱 하나 뿐인 것 같습니다. 궁금해서 CGV 앱을 뒤져봤더니 한국 로맨스 영화는 커녕 한국 영화도 본 게 거의 없습니다. 로맨스라는 장르 자체도 잘 안보는데, 한국 로맨스 영화는 거의 안본 것 같습니다. 오세연 감독님도 짚어주시길 한국 로맨스 영화가 제작도 많이 안되고 연별 흥행순위에서 별로 높지도 않다고 하더군요. 한 때는 "로코퀸"이라는 장르배우의 성공을 일컫는 용어도 있었는데 말이죠. 그런데 그것도 다 옛말이 된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오세연 감독님이 강연을 하면서 한국 로맨스 영화를 살펴보려고 하니까 오래된 작품들이 너무 많아서 옛날 작품을 보는 기분으로 봤지 동세대로서의 시대적 공유를 하면서 보지는 않았다고 하시더군요. 하기사... 회자되는 한국 로맨스 영화들은 한 10여년은 다 된 것 같습니다. "라면 먹고 갈래요"를 남긴 [봄날은 간다]라거나, 조승우씨가 열연을 펼친 [클래식]이라든가... 하기사 요즘 시대에 이성애 로맨스는 쉽게 성립하기가 어렵죠. 로맨틱한 남자를 기대하기에는 평균 이하의 남자들에 대한 고발이 너무 많이 이어지고 있으니까요. 픽션의 상상력이 먹히지 않을만큼 성평등의 정치적 투쟁이 심화되어있으니 꽃밭로맨스는 아예 상업적으로 안먹힐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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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제가 봤고 또 기억하고 있는 한국의 로맨스 영화들을 기억 속에서 뒤져뒤져보니 몇개가 나오긴 하더군요. 그 중에서도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을 하나 뽑으라면 정지우 감독의 [사랑니]입니다. 이 영화가 개봉했었을 때 저는 한참 연상의 여성과 연하의 남성이 위태로운 사랑을 하는 스토리에 한참 꽂혀있었는데 (에쿠니 가오리...ㅎㅎ) 이 영화가 그런 제 페티쉬를 딱 건드려서 포스터만 보고도 너무 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메인 테마도 너무 좋고, 배우들의 연기도 굉장히 좋더군요. 이 당시 김정은씨는 로맨틱 코메디 퀸으로 군림하고 있었는데 잘 알려진 그 코믹한 이미지를 벗고 여기서는 보다 진중하고 차분한 30대 여성을 연기해서 그게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김정은씨가 정말 좋은 배우라고 느꼈던 작품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지금 대세가 된 정유미 배우의 앳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때의 연기로 메이저 영화계에서 많은 호평을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무엇보다도 쉽지 않은 스토리라인이 좋습니다. 주인공의 기억 속 사람과 꼭 닮은 어린 시절의 첫사랑이 그대로 등장하는데, 그 기억의 시간선이 현재와 얽히면서 이야기는 한층 더 어지러워집니다. 주인공의 첫사랑이 닮은 모습으로 나타난 것인지, 기억이 현재의 누군가에 투영되어 왜곡된 것인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이야기가 매우 복잡해지죠. 이 영화가 개봉했을 때 괜히 복잡한 설정 자체에 끌려서 좋아했던건가 싶었는데 후에 재개봉을 했을 때도 다시 보니 너무 좋더군요. 이 영화는 언젠가 꼭 제대로 뜯어볼 예정입니다. 


듀게 분들은 어떤 한국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지 궁금합니다. 지금 제 기억만으로는 괜찮은 로맨스 영화를 떠올릴 수가 없네요. 기껏 떠오르는 게 [최악의 하루] 정도...?? 이게 로맨스인지도 아리까리합니다. 

    • 로코 좋아합니다 그래서 적당히만 만들면 좋아하는 편이에요 로맨스도 좋구요




      8월의 크리스마스 좋아하고 홍상수 영화도 로맨스 영화 보는 기분으로 봅니다




      늑대소년, 가장 보통의 연애도 재밌었구요 

    • 저도 [사랑니]를 압도적으로 좋아합니다. 곧잘 다시 보고 OST도 듣지요. 좋아하는 한국 영화를 열 편 꼽으라면 반드시 들어갈 테고요. 다만 이 역시 통상적인 로맨스 영화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제게 [사랑니]는 'X는 Y를 사랑한다'에서 X와 Y에 해당하는 이름이 헝클어진 시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뒤바뀐 끝에 결국에는 X와 Y가 누구냐는 중요하지 않고 사랑만이 두등실 떠다니는 형태로 남는, 그러니까 사랑에 빠진 특정한 캐릭터가 주체가 아닌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감정 자체가 주인공인 영화로 남아 있습니다. '당신(들)은 저 사람을 사랑한다기보다는 사랑에 빠진/사랑을 받는 자신을 사랑하는군요'라고 (보통 이 말은 비난의 의미로 쓰이지만 여기에서는 좋은 의미로) 말해 주고 싶은 기분이랄까?


      물론 그렇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김정은이 연기하는 조인영을 주체로 놓고 주변의 모든 남자들을 어디까지나 객체로 놓는, 한국 영화사에서 매우 드물게 여성 캐릭터의 시선에 몰빵한 로맨스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겠지만요. 저는 딱 이 한 편으로 김정은을 정말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런 매우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는 한국 영화계의 어두운 눈을 한탄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가 고작 세 편이고 그나마도 한 편은 특별출연. 물론 TV 드라마가 주 활동 영역인 배우인 줄은 알지만 [사랑니]를 보고도 김정은을 탐내지 않는 것은 영화인들의 직무유기가 아닌지요.) 당시 [씨네21] 정성일-허문영-김소영 대담에서 김소영이 [사랑니] 속 김정은을 두고 이자벨 위페르와 비교하는 극찬을 했는데, 이 작품에 한해서는 그런 소리를 들어도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좋아합니다만 정작 극장 개봉 당시에는 못 봤는데, DVD 출시 당시 극장에서 본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며 화질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있기도 했고, 실제로 촬영이 멋진 영화라 언젠가는 (아마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필름으로 보고 싶어요. 복원도 되면 좋겠는데 오히려 '최근' 영화라서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릴 테고 '그런 영화가 있어?' 수준으로 인기도 없다 보니...


      [사랑니]만큼은 아니지만 한국의 괜찮은 로맨스 영화하면 또 바로 떠오르는 작품이 [시라노; 연애 조작단]입니다. 사실 이 영화도 사랑하는 사람들 간의 결합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사랑을 맺어 주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사랑에 실패한 남자의 반성담이기는 하지만요.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8월의 크리스마스]와 [봄날은 간다] 둘만 남기고 허진호의 다른 연출작들은 싹 잊어 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저는 2009년에 발표한 정우성-고원원 주연의 한중합작영화 [호우시절]을 더 좋아해요. 2008년 쓰촨성 대지진으로 4천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던 청두를 위무하기 위해 기획한 옴니버스 영화 [청두, 사랑해]의 일환으로 출발했다가 따로 장편으로 빠진 작품입니다만, 유학 시절 만나 썸을 탔던 남녀의 재회를 청두 곳곳의 풍경을 잔뜩 활용해 관광 영화처럼 담아낸 그 소박함이 편안하죠. 저는 늘 먼저 작품을 좋아할 수 있어야 비로소 배우를 좋아할 수 있는데, 바로 이 영화 때문에 정우성에게 호감을 품게 됐어요.


      비교적 최근의 작품으로는 공효진-김래원 주연의 [가장 보통의 연애]와 말씀하신 정가영 감독의 첫 대형 스튜디오 영화였던 전종서-손석구 주연의 [연애 빠진 로맨스]가, 이런저런 한계를 책잡으려면야 얼마든지 할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기성품 로맨스 영화로서 제 몫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이런 정도의 영화들은 90년대에서 2000년대쯤에 이미 많이 나온 뒤 이제는 그 너머를 바라보는 영화를 만들고 있어야 할 것만 같은데 그렇지 못하다는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요.
      • [사랑니]를 좋아하는 분을 이렇게 만나다니 반갑습니다 :) 저도 같은 이유로 이 영화의 김정은 배우를 좋아합니다. 왈가닥 이미지로만 팔리는 게 너무 안타깝더군요. 충무로에서 이 배우를 더 발굴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좀 신기하기도 한 게, 이 영화를 유튜브에 쳐보니 김정은 배우의 인터뷰가 결합된 영화 리뷰 영상이 올라와있는데 실제로 김정은 배우는 [피아니스트]의 이자벨 위페르를 참조해서 연기를 했다고 직접 말하더군요. 




        저는 운이 좋게도 이 영화가 압구정 씨지브이에서 재개봉했을 때 이태성 배우와 정지우 감독님을 모신 지브이 회차에서 다시 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그 때 oldies 님이 이 영화에 대해 해석한 내용, "제게 [사랑니]는 'X는 Y를 사랑한다'에서 X와 Y에 해당하는 이름이 헝클어진 시공간 안에서 끊임없이 뒤바뀐 끝에 결국에는 X와 Y가 누구냐는 중요하지 않고 사랑만이 두등실 떠다니는 형태로 남는, 그러니까 사랑에 빠진 특정한 캐릭터가 주체가 아닌 사랑이라는 추상적인 감정 자체가 주인공인 영화로 남아 있습니다." 과  상통하는 내용을 질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를 어떻게 해석하든 X는 누구이고 Y는 누구인가 라는 혼란에 대한 질문을 반드시 그 과정으로 거쳐가게 되는데, 저는 감독님에게 그런 질문을 드렸었습니다. 마지막에 세명의 남자를 모아놓고 있는 자리에서 인영은 어떤 사람도 선택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데, 혹시 인영이 누굴 최종적으로 선택했는지 감독님은 답이 있으시냐고요. 그러자 감독님이 그러시더군요. 영화를 다시 보시면, 인영이 분명히 한명을 선택했다는 게 보이실 거라고. 본인은 영화 속에서 그걸 분명히 표현했다고. 저도 [사랑니]를 사랑의 대상은 중요하지 않은 영화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감독님의 결론은 그것과는 또 달랐던 모양입니다. 물론 영화는 폴리아모리의 형태를 띄고 방황하는 인영의 사랑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도 보이지만요. 

        • 네, 인영은 마지막 장면에서 틀림없이 한 남자를 선택했고, 그 남자와만 통하지요. (한 여자와 세 남자가 모인 마지막 장면에서 "꽃이 피었네."라는 말이 나오자 정우와 어른 이석은 나무에 핀 꽃을 보지만 인영과 어린 이석은 둘만의 추억이 어린 난초를 봅니다.) 그 점은 명확하게 전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런, 말하자면 줄거리 상의 '결론'이랄까 서른 살 인영의 짝짓기와는 무관하게, (그러니까 Sonny 님께서 보시는 [덩케르크]가 영국군이 독일군에게 내몰려 프랑스의 해변에서 영국으로 퇴각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전황 자체와는 무관한 영화인 것처럼^^) [사랑니]라는 영화 전체는 여전히 제목을 통해 나타나는 사랑의 통증, 그 증상의 양태 같은 것을 중심으로 한 영화이고, 그 주체가 이번에는 서른 살의 인영이었을 뿐 어느 쪽으로든 옮겨 갈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생각했어요. 영화는 위에서 말한 장면에서 끝나지 않고 열일곱 살의 인영이 친구인 정우에게 자기는 다시 태어나면 이석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수수께끼 같은 장면으로 끝나는데, 사실 이 대목에서 관객은 누가 누구이고 시공간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명확하게 알고 있습니다만, 그럼에도 이 장면은 여전히 현재로도 과거로도 보이는 착시 현상을 일으키면서 욕망의 방향을 모호하게 흐리고 일종의 루프 같은 것을 만들어 내지요.
          •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덩케르크]의 예를 들어주시니 명확하게 와닿는군요. 지금 말씀해주신 해석으로 영화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원래 맞든 틀리든 해석을 일단 혼자 하고 그 다음에 남의 해석을 찾아보는데 이 경우에는 oldies님의 해석 때문에 뭔가 치팅을 해버린 느낌입니다. ㅋㅋ 만약 말씀해주신대로 해석한다면 사랑의 통증은 혼자서, 한번 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뽑아도 다시 자라나서 통증을 앓게 하는 상상적인 사랑니 같은 것인데 그것이 시간을 초월해서도 다시 돋아날 수 있음을, 심지어 과거의 나와 너무나 닮은 타인 사이에도 전염되는 증상 같은 것이라는 해석을 하게 되는군요. 그 루프 속에서 어린 인영은 다시 나이먹은 인영이 될 것이고 또 그 인영은 여전히 어린 이석을 다시 만날 것이고... 꼭 다시 봐야겠습니다!!

      • 다른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시라노 연애조작단]도 굉장히 흥했어서 아직도 동명의 연극이 계속 나오고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작품도 한번 보고 싶습니다. 저는 그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로맨스 장르에 게에엑 하는 쪽이었는데 지금은 한국영화사(?)를 돌이켜보기 위해서라도 이 작품을 좀 보고 싶어집니다. 고전 연극도 꼭 볼 계획입니다. 




        저는 [가장 보통의 연애]를 잠깐 보다가 김래원의 거들먹거리는 캐릭터가 영 그래서 좀 안꽂히더군요. [연애 빠진 로맨스]는 저 강연에서 가장 최근의 로맨스 영화로 들었던 사례인데 정가영 감독의 똘기가 제작사의 안전노선에 많이 억눌린 것 같아서 좀 아쉬웠다는 평을 듣고 흠... 하게 되더라구요. 허진호의 [호우시절]은 이렇게 추천해주시니 또 관심이 갑니다. 

        • 네, [가장 보통의 연애]의 걸림돌은 역시 고전적인 마초상을 숨기지 못하는 김래원의 캐릭터이겠지요. 그나마 공효진이 [파스타]나 [최고의 사랑] 등등, 무례하고 거만한 남자 주인공을 상대로 연애하는 드라마를 짊어지고 인기를 누린 전력이 있어서 그런지 어떻게든 균형을 맞춰 가면서 그럭저럭 넘길 만한 수준으로 방어해 냈다고 느꼈습니다. (공효진도 영화계에서는 재능에 비해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배우인데 [가장 보통의 연애]가 아직까지는 마지막 영화 출연작이군요 :-<)

    • 영화는 아니지만 저는 '연애시대'와 '멜로가 체질'이 2010년대 한국 최고의 로코 콘텐츠라고 생각합니다. 

      • 생각해보니 그래도 근래에 [멜로가 체질]이 흥하긴 했었네요. 클립들을 쇼츠로 봤었는데 제가 적응하기엔 좀 어려운 이병헌식 속사포 대결이 너무 많아서 전 좀 부담스럽더라고요 ㅋㅋ 

    • 봄날은 간다와 호우시절요

      고원원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 역시 허진호가 나오는군요 ㅎㅎ [호우시절]이 두표를 얻은 걸 보니 꽤나 괜찮은 작품인가 봅니다.
    • 너무 오래전이라 지금 다시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사랑니'는 제게 (당시 기억으론) 참 잘 만든 영화이고 좋은 영화인데 어쨌든 '로맨스'물로서는 장사가 안 되는 게 당연한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전 정유미 때문에 세 번쯤 봤습니다만. ㅋㅋ 




      대놓고 남성 위주 스토리이고 그것도 철 없는 남자들 이야기입니다만 그래도 감독 특유의 센스로 둥글둥글 덜 얄밉게 빚어낸 이 영화를 좋게 봤습니다.




      https://youtu.be/l-hhy5LwfpA


      (영화 클라이막스 장면 스포일러 영상입니다.)




      걍 영상 제목으로 영화 제목을 대신하려고 했는데 타 사이트 재생을 막아놨네요. '광식이 동생 광태'요. ㅋㅋ


      사실은 한국 로맨스 영화를 잘 안 봐서 아는 것도 별로 없어요(...) 허진호 초기작 두 편은 하나는 걍 죽음에 대한 영화 같고, 다른 하나는 로맨스라기 보단 예쁘게 찍은 연애 리얼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라 둘 다 좋아하긴 하지만 '로맨틱'하단 생각이 별로 안 드네요. 저도 '호우시절'을 봐야 하나봅니다. 하하.

      • [광식이 동생 광태]의 각본을 쓰고 연출한 김현석은 제가 위에서 추천한 [시라노; 연애 조작단]의 각본가/감독이기도 합니다 :-)


        장편 데뷔작인 [YMCA 야구단]부터 [광식이 동생 광태], 그리고 5.18을 다룬 한국 영화 중 손꼽을 만한 작품인 [스카우트][시라노; 연애 조작단]에 이르기까지는 장점을 일관되게 유지했는데 느닷없는 '한국형 SF' [열한시]로 헛발질을 한 뒤 [쎄시봉]에서 지나치게 안전한 선택을 내렸다가 [아이 캔 스피크]로 다시 좀 괜찮아지려나 했으나 이후 아직 작품이 없네요. (DJUNA 님께서 김현석을 데뷔작부터 최근작까지 꾸준히 따라오는 동안 자연스럽게 일종의 감독론이 형성됐다는 게 참 보기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다 링크해 보았습니다.)

        • 저도 사실 듀나님의 리뷰 시리즈로 인식이 박힌 감독입니다. 저 중에서 본 건 세 편 밖에 없지만 듀나님의 평가가 공감도 가고 재밌더라구요. 전형적인 느낌의 한국 남자들을 주인공으로 들이밀면서 이렇게 거부감 없게, 공감할 수 있으면서 또 재밌게 만들어내던 능력자는 김현석 외엔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ㅋㅋ '시라노: 연애 조작단'도 언젠간 봐야지... 하면서 아직도 안 봤네요; 이렇게 또, 그것도 무려 oldies님의 추천으로 접했으니 다시 까먹기 전엔 한 번 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하하.

      • 김정은 배우도 이 영화가 너무 앞서가서 흥행적으로는 좀 안되지 않았나 생각하시더군요. 그 당시 자신한테 시나리오가 진짜 많이 들어왔는데 [사랑니] 시나리오가 쌓인 시나리오 중에서 유일하게 자기 방안으로 가지고 들어가서 계속 읽어봤던 시나리오라고 합니다. 




        [광식이 동생 광태]도 나름 재미있게 봤던 영화입니다. 광식이가 세월이 가면을 부르는 장면은 참 쌩뚱맞으면서도 애절하죠

    • 유해진 주연의 럭키 좋아합니다.

      • 아이구... 그 영화를 제가 못봤네요 ㅠ

    • '사랑니' 참 묘한 설정이라서 처음엔 애매했는데 재감상 해보고 그 묘한 매력에 빠졌던 작품입니다. 김정은의 가장 대중적인 히트작은 아니지만 가장 매력적으로 나왔던 작품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구요. 위에 배티님 언급처럼 정유미 신인시절 모습도 참 귀엽고 이 때부터 연기력도 돋보이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한국의 로맨스 영화하면 차태현, 손예진, 고 이은주 주연의 '연애소설'입니다. 그냥 대놓고 최루성 멜로인데도 거부감 하나도 안들게 만드는 작품으로 일본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함께 뽑곤 합니다. 그냥 작품의 태도가 너무 착하고 순진무구해요. 특히 이은주가 맡은 캐릭터의 마지막 파트는 지금 보면 배우 본체의 마지막 때문에 더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서 눈물이 미친듯이 쏟아져요.

      • 오 그러시군요 차태현 전성기 시절의 필모로 기억합니다. 저는 아쉽게도 그 영화를 재미있게 보지 못했네요. 그 착하고 순진무구하다는 점이 좀 가짜같다고 느꼈던 거 같아요

    • 사랑니를 보지 못했네요. 당시에 딱히 마음이 안가서 안봤는데 이처럼 다들 칭송하는 걸 보면 뭔가 이유가 있겠죠?
      전 한국로멘틱코메디라고 하면 [연애의 목적] 생각나네요. 

      • 취향이 심하게 갈릴 수 있으니 [사랑니]를 섣불리 추천드리지 못하겠군요. 당시 흥행으로 준엄한 심판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ㅎㅎ


        [연애의 목적]은 그 당시에는 생각없이 재미있게 봤는데 다시 보라고 하면 절대 못보는 작품이 되어버렸네요. 박해일의 성희롱은 어떤 식으로 봐도 다른 필터링이 안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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