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코세이지 신작 -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 메인 예고편

썸네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플라워 킬링 문이라는 뜻을 짐작하기 어려운 이름으로 개명되었습니다...(...)

    • 원작을 보면 그래도 나름대로 뿌리가 있는 제목이기는 하더라고요.

      "불안할 정도로 커다란 달 아래에서 코요테들이 울부짖는 5월이 되면 자주달개비, 노랑데이지처럼 키가 좀 더 큰 식물들이 작은 꽃들 위로 슬금슬금 번지면서 그들에게서 빛과 물을 훔쳐가기 시작한다. 작은 꽃들의 목이 부러지고 꽃잎들은 팔랑팔랑 날아간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땅속에 묻힌다. 그래서 오세이지족 인디언들은 5월을 '꽃을 죽이는 달flower-killing moon'의 시기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 '꽃을 죽이는 달flower-killing moon'을 다시 줄여서 '꽃달flower moon'이라고 부르지요. 저자는 오세이지 원주민들의 이 표현을 다시 차용해서, 그 원주민들을 학살한 사건을 다룬 자신의 책에 [Killers of the Flower Moon]이라는 제목을 붙였고요.


      이제 영화 제목을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생각해 보면,


      제목을 뜻을 살려 옮긴다면 [꽃달의 살인자들]이 되겠죠. 저는 이 번역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틀림없이, 이렇다 할 근거도 없이, 대중의 감수성에는 어울리지 않는 촌스러운 제목이라는 소리를 들을 거예요. 그렇다고 뜻을 더욱 쉽게 풀어서 [꽃을 죽이는 달의 살인자들]로 간다? 이건 의미를 살려 전달하는 제목을 지지하는 제가 생각해도 과하고요.


      그 다음으로 [플라워 문의 살인자들]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저는 이게 비겁한 '번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영어 제목을 일부는 그대로 읽어서 표기하고 일부는 번역하고 하여간 제멋대로 적당히 괜찮아 보이는 대로 표기하기 일쑤인 한국 시장에서는 가능한 제목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면 "살인자들"마저도 '세련되게' 들리지 않았을 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그럼 '살인자들'도 번역하지 말고 그대로 읽어서 [플라워 문의 킬러들]이라고 하면... 이것도 역시 한국 시장의 몹쓸 관습에 따르면 불가능한 제목은 아닙니다만, 이쯤 되면 그냥 [킬러스 오브 플라워 문] 하시지, 싶죠. 사실 게으른 관행을 생각할 때 저는 틀림없이 [킬러스 오브 플라워 문]이 될 거라고 자포자기하고 있었는데 왜 그쪽으로 안 갔는지 의아하긴 합니다. 너무 길게 느껴졌을까요?


      하여튼 배급사에서는 결국 영화의 제목을 살리는 건 포기하고 그 제목의 근원이 되는, 조금 더 짧은 표현인 'flower-killing moon'에 의지하기로 한 모양입니다. 전 그 아이디어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원제를 번역하기가 어려우면 새로운 제목을 붙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그 새로운 제목을 어쨌든 작품의 내용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데에서 찾고자 했으니까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기왕 그렇게 갈 거면 [플라워 킬링 문]보다는 [꽃을 죽이는 달]이 낫지 않았겠냐는 겁니다. [꽃달의 살인자들]이 촌스럽다고 생각할 축에서도 [꽃을 죽이는 달] 정도는 괜찮게 여길 법하지 않나요? [해를 품은 달] 같은 드라마도 있고 말이죠. 오히려 [플라워 킬링 문] 쪽이 [Killers of the Flower Moon]을 어떻게 번역하면 좋을지 알 수 없어서 대충 뭉갠 촌스러운 제목처럼 보이는데 말이에요.


      이럴 때면 중국이 참 부러워요. 안 봐도 뻔히 [花月殺手]라고 부르겠지, 했는데 역시나 그렇더라고요.
      • 오오...! 상세하고도 세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이런 연유가 있었군요... 덕분에 또 배워가네요.
      • 꽃달의 살인자들 멋진데요. 제멋대로 요새 MZ감성이라고 생각을 해봅니다. ㅋㅋ

      • 이 정보 아니었으면 또 '아이고 번역제 또 왜 이 모양이람 ㅋㅋㅋ' 이러면서 무식을 뽐낼 뻔 했습니다. 다행이네요. 하하;

        • 아니, 저도 결국 '번역제 왜 이 모양이람'인 건 마찬가지예요! 그래도 그냥 막무가내로 붙인 건 아니고 나름의 논리 비슷한 게 있기는 했겠구나, 하고 짐작해 보았을 뿐. 영화 파는 걸 업으로 하는 사람들인데 다들 나름대로 멋진 제목 붙여 주고 싶어서 고민도 하겠죠(...그렇겠죠?). 보통 그 업계에서 생각하는 '멋짐'이 제 감성이랑은 완전히 달라서 그렇지...

    • 기다리고 있었던 작품이에요. 애플티비로 바로 들어오려나요. ㅎㅎ 저는 제시 플레먼스가 아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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