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 지구 열대화, 2023 새만금 잼버리, 멀티버스라는 다른 선택지와 해피엔딩의 불가능성(후회,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어요…

1.

UN사무총장이(코피 아난, 한국사람이다보니 반기문씨까지는 기억하는데 그 후에는 누구인지 다시 잊어버리는...) 지구온난화의 시대가 끝나고, 이제 열대화의 시대라고 얼마전 공식발표를 했습니다.  지구 곳곳이 열대우림과 같은 기후로 변했다는 뜻이지요. 그렇다고 쉽게 포기하거나, 절망해서는 안된다는 레베카 솔닛의 인터뷰를 트위터에서 봤습니다. 아직 우리에겐 우리가 사는 세상을 좋게 바꿀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까요.


2.

지난 주 주말부터 제가 사는 동네 거리에, 단체 외국인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처음에는 상암동에서 열린 맨유 원정경기 때문인 줄 알았는데... 그거랑 상관이 없는, 세계 스카우트 연맹의 새만금 잼버리대회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스카우트복을 입은 해외의 학생들이 눈에 띄게 많았던... 저는 어릴 적 보이스카우트에서도 별로 안 좋은 추억이 있어서... 요즘 보이스카우트 하면, 그 예전 박민규 작가가 쓴 소설 속 묘사(별로 좋아하는 묘사는 아닌데) '보이스카우트에게 핀잔을 들은 걸스카우트 같았다' 와 기생충의 근세씨가 하는 모르스 부호가 생각나는군요.


3.

간혹 인생이 어느시점에서 현타가 오고, 후회가 밀려오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내가 그때 잘못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했더라면... 말이죠. 그래서 어느 스토리형태 게임들처럼 분기가 있고, 그에따라 배드엔딩, 새드엔딩, 노멀엔딩, 트루엔딩, 굿엔딩, 해피엔딩.. 뭐 이런 루트가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창작물에서는 시간여행도 시험해보다가... 네, 최근 마블영화를 시작으로 도입된 개념인 멀티버스(다중우주)를 주요 소재로 써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만큼, 현대인의 선택지가 겉보기엔 기하급수적으로 무한하게 늘어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보니, 그건 어디까지나 화면 속에서, 서버와 서버사이의 웹사이트, 혹은 앱, 혹은 각종 프로그램이나 게임, 영화, 숏폼 컨텐츠 들이지... 실제로 감상이라는 시각적 경험 외에는 아무것도 개인이 다른 누군가와 공유한 체험이 있는 건가? 하는 의문도 든단 말이지요.


아무튼 현대인에게 후회없는 인생을 살고 싶어서, 아주 많은 선택지를 전부 다 골라보려는 그 시도 자체가, 오히려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한가지 선택을 의심하고 존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결과에 대한 불만족으로 인해 후회로 바뀌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작년 오스카를 수상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더 특별하다고 생각되기도 합니다.(참고로 해당 영화감독 두 사람 중 한사람인 다니엘 콴은 성인집중력장애를 겪었다고...) 그런데 어쩌겠어요. 그런 것도 결국 우리 인간의 인생이란 사실을 수긍하는 수밖에.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본 사진인데, 소녀시대 수영이 어느 인터뷰에서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느냐 란 질문을 받고 한 대답인 거 같은데요.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어요." ...정말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이들수록 더 현명하고, 이타적이면서도, 과정과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선택을 해야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ps - 이 멀티버스와, 인생의 선택들, 후회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른 곳에 다시 한 번 더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1. 현 UN 사무총장은 포르투갈 총리 출신인 안토니우 구테흐스입니다. 구테흐스가 실제로 사용한 표현은 "the era of global boiling", 즉 "지구가 끓어오르는 시대"였는데, 이것을 "열대화 시대"로 옮긴 것은 원 표현에 담긴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역어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열대"는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기 전에도 원래 존재했던 기후대의 한 종류인지라 급박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잘 전해지지 않는달까요.

      • 몰랐었는데 원문이 그렇군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생각해보니 대체할 단어가 적당하게 떠오르는게 아직은 없네요. 뭔가 많이 아쉽기도 하고, 그렇네요... 기후변화를 막고 원래의 지구생태계를 보존할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항상 실천해야 겠어요.

    • 2, 잼버리는 터무니없는 준비부족으로 말이 많은가봐요. 지금이라도 빨리 돈을 돌려주고 취소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네요. 

게시판 2012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462,405 01-31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147,940 12-31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122,149 04-01
130354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10 186 12-31
130353 아바타 3를 보고 유스포 2 191 12-31
130352 [핵바낭] 올해 잉여질 결산 잡담 14 332 12-31
130351 아바타: 불 과 재 보고 왔어요 짤막 소감 6 228 12-31
130350 [영화강추] '척의 일생' 8 249 12-31
130349 흑백요리사 2 8~10회, 싱어게인 4 탑 4 결정 6 285 12-31
130348 Lacombe Lucien(1974) 7 131 12-31
130347 [관리] 25년도 보고 및 신고 관련 정보. 15 324 12-31
130346 Isiah Whitlock Jr. 1954 - 2025 R.I.P. 2 138 12-31
130345 [왓챠바낭] 우편배달부 말고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잡담입니다 12 267 12-31
130344 [넷플] 말 많고 탈 많은 '대홍수' 드디어 봤습니다 14 453 12-30
130343 [반말주의] 다들 올해 고생 많았어!! 새해 모두 건강하고 복 터지길 바래!! 12 186 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