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의 가르침'을 읽고 있는데.....ㅎㅎㅎ

누군지는 몰라도 고액의 자산가로 화제의 인물인 '세이노'가 싼 값에 팔아라고 명했다는 7천원대 두꺼운 책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고 있습니다. 수월하게 잘 읽히......


혹평과 호평이 동시에 존재하는 책인데, 양쪽 입장 다 이해가 가네요. ㅎㅎ

초반에는 제법 흥미로운 구석도 있고 빼때리는 조언도 있어서 저는 '호' 쪽이었는데요,

중반 넘어가니까 동어반복에 자뻑, 내로남불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것 같아 슬슬 '불호'로 넘어가는 중입니다.


무에서 유를 이룬 대단한 사람이니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게 이해는 갑니다만 왜 자기만이 옳고, 자신의 세계관만 옳다고 주장하죠?

회장님의 '라떼는 말이야....' '내가 말이야....' '나니까 말이지.....'를 하루 종일 듣고 맞장구 쳐줘야 하는 비서의 기분이랄까.


그러면서 본인의 음악 취미, 교양 등에 대해 쓸 때는 '내가 이렇게 멋지고 고상하고 모든 판단의 기준은 나에게 달려있어'인데

어쩔 때는 읽다가 쓴웃음이 나네요. 이 양반 자기 글 다시 읽으면서 혼자 얼마나 흡족하고 기분이 좋을까.


같이 읽고 있는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와 비교됩니다.

예를 들면 '나는 고고학자가 되어서 이집트 문명을 공부하고 싶어'라고 했을 때 두 책의 반응이 정반대죠.


세이노의 가르침: 취직도 안되는 그런 걸 하겠다고? 지랄하고 자빠졌네...하든 말든. 

                      근데 그렇게 돈도 안되는 일 하겠다면 평생 가난하게 살아도 남탓, 부모탓, 사회탓 하지마.  어이구 이 바보등신아.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된다: 자, 그러면 고고학자가 되기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생각해보자.

                                    일단 대학은 무조건 가야 해. 그냥 고고학자 조수부터 시작할 수도 있지만 배경 지식을 쌓기 위해서는 관련 공부는 필수야.

                                    그 다음은.....블라블라... 이런 식으로, 최고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 있을지 노트에 써보자.



돈이 수백억, 수천억이 있다 하더라도,

세이노같은 사람이 되긴 싫어요. ㅎㅎㅎㅎㅎㅎ 노땡큐.



ps. 그럼 그분은 저에게 말씀하실 겁니다. '부자가 조언하는 거 듣기 싫지? 그래서 넌 부자가 못되는거야. DNA가 없다구. 평생 고따구로 살아라.'


ps. 부자들에 대해서는 동의합니다. 제가 만나본 고액의 자산가들은 티셔츠 한 장 입고 동네 어슬렁거리는 아저씨들이었어요. 

     그분들 모여있는 방에 들어갔다가 방 잘못 찾은 줄.....                                  


    • 나한테 필요한 부분만 쏙쏙 발췌해서 취하면 되겠지요.


      이런 종류의 처세술 책이 원래 그렇듯이. 근데 문화적 취향은 절대적으로 상대적일텐데 말예요... 자신의 것이 좋은 거라고 하는 것은 정말 좀 아니네요.

      • 취향보다는.... '나는 부자니까 취미에 수천 만원을 써도 돼. 근데 넌 가난하면서 뭔 오마카세에 골프냐?' 기본 논지는 이건데요,


        그 기준이 좀 애매모호합니다. 남이 하는 건 자초지종 따지지 않고 허세, 내가 하는 건 이유 있는 취미. ㅎㅎㅎ 

    • 오, 우연히도 저도 최근 읽어보기 시작했는데 상상하던 것보다는 다른 사람이더라구요. 요즘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궁금해서 윤루카스의 [차가운 자본주의]를 도서관에서 빌렸거든요. 언젠가 [악인론]도 한 번쯤은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그런데 이 사람은 그렇게까지 배금주의가 심한 사람은 아닌 것 같더군요, 입이 험하긴 하지만 청교도주의에 더 가까운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전자책을 무료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ㅋㅋ.




      그런데 제가 읽기로는 '모든 판단의 기준은 나에게'를 너도 적용해라, 와 비슷해서 그렇게 말할 것 같진 않더군요 ㅋㅋ. 명품 사는 사람들을 극혐하는 말을 하긴 하지만, 월급을 모아서 전부 여행에 탕진하는 것은 멋진 삶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거든요. 남들한테 속지 말고 네 지조대로 살아라, 는 부분을 받아들인다면 이 사람 말 대부분을 무시할 수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ㅋㅋ. 저도 꼰대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어디 방송 같은 곳에 나와서 내가 듣기 싫어도 말하는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걸어들어온 사람들한테 말하는 것도 호감(?)이었습니다.




      여튼 저도 다 읽어가면서 같은 말 반복하면 좀 지루해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점수를 더 주게 되었네요. 잘난척하는데 써먹긴 하지만 독서가라는 부분도 점수를 좀 더 주게 됩니다. 더 이상한 자산가도 많으니만큼.




      (그리고 글 맨 처음 좋아하는 것, 중에 '남들에게 깨달음을 주는걸 좋아한다'고 적혀 있어서, 이 책이 잘 팔리는 걸로 얼마나 즐거울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ㅋㅋ.)

      • 이 책이 원래 출판을 고려해서 편집하고 다듬었다기 보다, 여태껏 써왔던 글들을 모아서 낸 거다 보니 중복되는 의미도 많고, 결국 논조는 같은데 상황만 바뀌어서 변조하는 느낌이라서요.


        처음엔 '그렇구나...그렇지....'하다가 나중엔 '알았어요. 알겠다니까요...아 글쎄 알았다니까!!' 뭐 그런 느낌이랄까요? ㅎㅎㅎ


        그 깨달음을 주는 걸 좋아한다는 것도 뭐랄까...이타적이기 보다 이기적으로 느껴집니다. 하긴 그런 기쁨도 없으면 뭐하러 그러겠습니까만 

    • <역행자>는 더 심할 걸요. 몇 단락 읽어 보는데 진짜 때리는 듯 했습니다
      • 음....처음 듣는 책입니다만 일단 피해야 하는 책이로군요...ㅎㅎ

    • 와, 세이노.. 20년 전 쯤 인터넷에 올라왔던 글을 보고 꽤 재밌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팔리나요? 



      고고학자가 되고 싶다는 사람에게 세이노가 그런 돈도 안되는 일을 왜 하냐고 할 것 같진 않아요. 세이노는 직업 때문에 가난한 것도 아니고 삶의 우열은 돈으로 가려지는 것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애초에 돈 걱정 안하고 계속 공부할 마음을 먹은 사람이라면 누가 뭐라고 하든 신경 안 쓰겠죠.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 돈은 중요하죠.

      • 음....본문에 그런 내용이 있어요. 돈도 안되는 학문 전공자들은 후원도 끊었다고 하고요.


        학교 교육에서도 실용적이지 못한 학문을 왜 학생들에게 가르치면서 시간낭비 하냐고 독설을 내뱉고요. 



    • 엇 제가 빌려만 놓고 읽지 않고 있는 책.. 생각보다 좋게 평가하는 댓글들이 많네요 읽지도 않고 동조하게 되어 왠지 원글쓴님한테 미안하지만...


      비슷하게 유투버 등으로 시작해서(=인터넷으로 유명해져서, 이 사람은 뭔가 원조? 인터넷글쟁이같지만) 베스트셀러 칸에 꽂혀있는 책들에 비해 값이 월등히 싸고 여백없이 글자가 빡빡한 것을 보고 감탄했어요. 요즘 인터넷서 떠서 책 내는 사람들은 텍스트기반이 아니라서인지 하 여백에 장평에 자간까지 너무너무 심하더라고요 몇페이지마다 사진인데도 100페이지 초반이 간신히 되는 책들이 나온 것에 분개했거든요! 좀 더 성의있게 작업하라고!


      어쨌든 읽고나면 원글쓴님과 비슷한 생각을 거치게 될거같은데 적당히 발췌독해야겠군요

      • 공감합니다. 요즘 책 편집의 기본 원칙이 '휴대폰 화면처럼'이 아닌가 의심스러워요. 한 페이지 분량이 휴대폰에서 볼 수 있는 웹 한 쪽 분량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책의 크기도 계속 작아지고.

      • 그래서 서평도 그렇게 갈리는 것 같습니다. 별점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데....


        읽어보시면 왜 그런지 알 수 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듀게 반응이 조금은 놀랍네요. 극혐하실 분들이 더 많을 줄 알았.....


        술술 잘 읽히고 꽤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반을 지나니 조금씩 물리기 시작합니다. 이런.... 

    • 전부터 가아끔씩 여기저기서 이름만 봤던 사람인데 이런 사람이었군요. 재테크에 관심이 전무해서 그런지 전혀 몰랐습니다. ㅋㅋ 그래도 글과 댓글들 보면 빌런이나 사기꾼 류는 아닌 것 같아서 살짝 호감도 생기구요. 정말로 자기 유명세를 이용해서 돈 벌 생각을 안 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쁘지는 않은 사람 같아요. 워낙 그런 부류들이 많다 보니.

      • 사기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고 (남들 하는 거 다하면서) 쉽게 목표를 이룰 수는 없다는 내용이 요지 같고요. 그 점만 깨달으면 세세한 내용은 안 봐도 될 것 같아요. 꼭 돈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고 건강, 인간관계, 공부, 직장생활.. 다 마찬가지죠.

      • 그런 분은 아니에요. 제가 불편한 지점은 이겁니다.


        본인은 본인이 대단하지 않다고 하지만 실제로 저렇게 독한 마음을 먹고 노력하고, 재테크를 이리저리 해서 돈을 벌 능력을 가졌다는 건 남들과 다른 특출난 재능 없이는 불가능 하잖아요.


        그리고 이 세상은 모든 사람이 그렇게 독하게 살 수도 없고요. 헌데 '니가 가난한 건 니 잘못이야. 니가 노력을 안해서라구'로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 전가시켜 버리죠. 물론 가난을 벗어나겠단 불굴의 의지가 없는 사람들이 많은 건 맞아요. 하지만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럴 순 없고 그렇게 살아야만 행복한 건 아닌데,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은 사람은 루저라고 매몰차게 단정지어 버리는 게 마뜩찮았습니다. 공감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투와 적나라한 이분법 때문에 드러나는 싼 티가 전 좀 부담스러워요.

    • 저런걸 사서 세이노의 은행잔고를 늘리느니 내돈으로 맛있는거나 사먹겠다는 1인

      • 무료로도 다운가능할 걸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분 이 책으로 은행잔고 늘릴 생각이 없다고 밝혔고 무료 다운로드 버전도 있긴 있습니다.


        책값이 워낙 싸기 때문에 맛있는 거 한번 정도 포기하고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으실 거 같아요.

    • 파킹통장 어디가 이자 많이 주나 검색한 뒤로 유투브에 자꾸만 신사임당이니 자청이니 하는 사람들이 추천으로 뜨더군요. 이 분야 갑은 세이노 아닌가 한 게 작년인데 언젠가부터 세이노 얘기가 다시 나오고 말이죠.

      동아일보 연재할 때 읽었거든요. 동아일보가 좋아할 스타일 아닙니까. ㅋㅋㅋ 연재 당시엔 싫었는데 요새 자꾸 추천 들어오는 채널주들에 비하면 그래도 내용 있는 소릴 했죠.

      읽을 생각은 없고 실존하는 인물이긴 한지 전 아직도 그게 궁금해요. 그런 류의 인물은 분명히 제법 있겠죠. 구체적으로 필명 세이노이며 본인이 말하는 본인의 배경과 일치하는 사람이 존재하는지 그게 슬쩍 궁금한 것 뿐이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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