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사들이 참 불쌍하네요 ...

 

 중고등학교 마치고 대학교에 와서 놀란 건 교수가 거의 신이라는 거였습니다. 전 대학교 와서 졸업할 때까지도 과제를 숙제라고 부르고 교수를 선생님이라고 불렀습니다만.

 

 중학교 선생님이랑 고등학교 선생님은 다를 것도 없는데 고등학교 선생님과 대학교 선생님의 차이는 천국과 지옥 사이더군요. 중, 고등학교 때는 '저 사람들은 왜 교사따위를 했을까? 교사란 직업이 이렇게 근무환경이 막장인 걸 보면 공부 못 한 사람들이 선생 하는 건가보군.'하고 생각하곤 했었죠. 뭐 좀 생각해보니...정말 공부를 못했다면 수학이나 과학을 가르칠 수 있을리가 없지만요. 그리고 대학교를 가니...

 

대학교 교수님은 수업하다 짜증나면 '커피 한 잔 할까'라고 중얼거리곤 나가서 두 시간쯤 놀다 들어오셔도 되고 '오늘은 수업 할 맛 안나니 대낮부터 술이나 빨자'며 술집에 데려가시더군요. 뭐 이런 자유로운 근무태도는 접어 두더라도 가장 부러웠던 건 아무도 교수를 얕잡아 보지 않는다는 거였습니다. 총장만 빼고요.

 

 제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즉 지금보다 덜 막장이었던 시절에 고등학교 선생들이 어떤 취급을 받았냐면, 어떤 미술선생님이 들어오니까 거의 들리게끔 '야 XXX(선생님 이름)시간엔 마음대로 떠들어도 돼'라고 아이들이 떠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연약해 보이고 폭력의 폭자도 모를 것 같은 여선생님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그런 분들은 더더욱 조심스럽게 대하고 존중해야 하는데 그 선생님은 수업중에 '저년 유방 빨고싶다'란 소리 듣고도 아무 소리도 못하셨습니다. 여선생님만 그런 게 아니라 남선생님도 한번 만만히 보이면 괴롭힘당하는 건 마찬가지죠. 남선생님이 뒷자리에 앉은 학생에게 '앞으로 나와 봐라'라고 하면 돌아오는 말은 '선생님이 여기로 와 보시죠?'였으니까요.  참고로 제가 다닌 학교는 서울 강남에 있는 꽤 괜찮'다는' 학교였습니다.

 

 전 학생 체벌을 찬성하지는 않습니다. 학생 체벌을 허가해 봐야 여전히 육체적으로 약한 선생님은 아이들 못 패죠. 여선생이 회초리로 한 대 때리면 학생은 좌우 훅을 날리겠죠. 애초에 선생님이 된 사람들은 철밥통 직장을 메리트로 잡고 애들 가르치는 걸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인데 누군가를 때리고 통제해야 한다는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받을 필요는 없는 거죠. 학생 체벌을 만약 허가한다면 그건 교사에게 권한을 주는 게 아니라 각 반에 힘좀 쓰는 어깨들 한 명씩 배치해 두고 때리는 일은 그들에게 맡겨야죠. 학생 체벌이 다시 허용돼어 봤자 그건 교사에게 스트레스일 뿐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학생 체벌을 반대하지도 않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폭력을 신봉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교사에게 대드는 걸 잘 보면 좀 무서운 선생님에겐 찍소리도 못하고 약한 여선생님 정도에게나 대놓고 그러죠. 육체적으로 우위에 있고 상대가 자신에게 물리적 체벌을 가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무례한 모습을 보이는 학생들인데 논리적인 말과 규칙으로 어떻게 이해시키겠습니까.

 

 알고보니 임용 고시라는, 저와는 먼 세상에 있는 시험이 있더군요. 그런데 대충 내용을 들어보니 저는 죽었다 깨나도 합격할 수 없을 시험 같았습니다. 기껏 그런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 놓고 제발로 중고등학교에 교사로 들어가려는 사람이 이세상에 이렇게 많다니..잘 이해가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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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마칠까 하다가 제 얘기를 해보면..저는 국민학교에 들어갈 때 모든 일이 규칙대로 흘러가고 모두가 규칙을 지키고 규칙을 어긴 사람은 그에 맞게 처벌받는 거라고 알고 있었죠. 하지만 그렇지 않더군요. 그냥 으스대고 나대고 거짓말을 해대고 쉽고 빠른 방법으로 이익을 얻어도 들키지만 않으면 아무런 처벌도 없더군요. 문제는 아직 어린 아이들은 확고하지가 않다는 겁니다. 아무도 보지 않을 때 규칙을 지키는 게 자신의 자존심을 지키고 올바른 길로 가는 거라는 확고한 믿음이 없죠.(전 헤세의 소설을 반복해서 읽었기 때문에 흔들림없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아무리 가정에서 그것을 가르쳐 놔도 아직 인격체가 아닌 어린 아이들은 집단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규칙을 지키는 것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없는 겁니다. 선생님을 단체로 괴롭히는 걸 보면, 얌전한 학생들도 괴롭힐 수 있다고 판단되면 약한 선생님 괴롭히기에 즐겁게 동참하고 있으니까요. 뭐 저한테 해결책도 없는 데 뭐하러 이런 얘기까지 왔는진 모르겠네요. 그저 제 주위의 사람이 임용 고시 준비한다면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고 싶은 뿐.................

 

 

 

 

 

    • 끔찍한 기분마저 드는군요.
    • 총장보다 더 무서운 이사장이 있습니다
    • 전 학생일 때도 선생님들이 불쌍했어요. 어른이나 애나 '자기보다 약해 보이면' 마구 짓밟는 건 똑같습니다. 약해보이는 선생님에겐 미쳐 날뛰고 무서운 선생님에겐 찍소리도 못하죠.
    • 동참 안하면 바보되니 그냥 그런것도 있어요 제가 너무 착하게 자라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다는거겠죠. 애들 휘어잡을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도 교생실습에선 고생하고 그런다는...
    • 교수 좋은 시절은 옛날 이야기고 이젠 교수도 교수 나름입니다.
      요즘 고등학교 교무실에 잡상인 및 교수 출입금지라고 씌어진 곳이 있다는데요.
    • '카리스마'라는 모호한 개념을 임용의 기준으로 할 수 없고
      그리고 '카리스마'라는 것도 체벌 등 불이익을 학생에게 가할 권한이 없으면 실효성이 없죠
      체벌 금지할 거면 정학,퇴학 등의 권한을 줘야 통제가 가능하죠
      '저년 유방 빨고싶다'라고 말한 학생은 바로 정학을 줘야 되지 않을까요?
    • 제 댓글이 와전된 것 같아서 삭제했습니다. 표현이 부족했던 것 같네요.
    • 그래도 요즘 취업시장에선 교사만큼 인기있는 직업도 드문것 같네요. 잘릴 위험이 거의 없는 안정적인 직업이란 메리트가 그렇게 큰 것인지.. 전 사춘기 아이들 상대하는 거 너무 힘들거 같아서 생각도 안해본 직업이긴 하지만, 다들 목매잖아요. 임용고시 합격하려고.. 임용고시 합격하면 거의 신처럼 모시는 분위기 아닌가요..전 이해가 안가지만;;
    • 일반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또 다르죠.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하는 무례한 아이들을 매일 대하는 것은...
      그래도 그렇지 않은 학생들 보고 힘을 내죠.
      아이들이 확실히 목소리 크고 포스있는 선생님 앞에서는 좀 나아지지만,
      전반적인 교사-학생의 관계에 대해 학생인권조례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아직 모르겠네요.
    • 정말 학생이 선생님한테 그런 말을 해요? 패닉입니다.... ㅡ.ㅜ
    • 저런 교수님은 강의 평가에서 분명히 낮은 점수를 받으실겁니다. 등록금이 얼마인데요!!!
    • 처음에 약하던 선생님들도 해가 쌓일 수록 전투력들이 늘어나십니다...
      목소리와 어조만으로도 아이들은 어느 정도 매김을 하죠, '만만치 않은데....'
      교사들도 무시당하는 거 싫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남들이 하는 것도 배우고, 흉내도 내보고, 도움도 청하고 합니다.
      저 사람은 안 무서운데,
      저 사람 뒤에 있는 그 사람은 정말 무서워 , 이런 경우도 있구요~

      선생님은 안 무섭지만 자기 부모님은 무서워 하는 아이들이 많죠.
      그런 걸 적극 활용하는 분들도 계시구요.
      제가 보니.... 첫해 때는 눈물도 많이 흘리시고 하시는데, (이때 그만 두는 분들이 꽤 됩니다.)
      그리고 나서 주로 겨울방학에 절치부심하시고,
      좀 무서워지시더라구요....

      동영상에서 본 경우는 아주 특수한 경우고요,
      (여교사 성희롱 동영상은 수업 첫날이셨고, 교실에서 대든 그 남학생은 원래 행동장애가 있더구만요..)
      아직까지 학교에서 그렇게 선생님 무시하다가는 애들 ,,,, 학교생활 많이 힘들어집니다.
      학교에는 보통 50명 정도의 선생님들이 계시거든요.

      이 선생님이 잘 못 혼내는 거 같으면 주변에서 대신 혼내주고 하는 뭐 그런 협력?
      꽤 잘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참... 보면 생각없는 애들 많지만, 그래도 그렇게 막장까지 흘러가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손들과 제도들도,,
      아직까지는 그렇게 약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아직 학교에선 선생님이 위에요. (당연한... 건가? ;)
    • 불쌍하죠~ 자기가 개판치는 행동이 남에게 상처를 준다는 사실을 모르니까요~
    • 깁스걸/돈내고 서비스 받으려면 학원 가면 되죠. 학생이 낸 돈이 고스란히 선생 월급으로 가는 거 아니잖아요. 그렇게 간단한 구조가 아닙니다.
      학생은 미성년이고 학교에서는 부모만큼의 훈육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죠.
    • 저도 지금보다 덜 막장이었던 시절에 소위 8학군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남선생이 아주 조용한 분위기에서 수업하다가 별안간 '너 브라끈 보인다'면서 여중생 싸다구를 후려치는 일이 비일비재했답니다.
      case by case.
    • 개판치는 애들 중에 '진짜로' 불쌍한, 동정받고 이해받을만한 애들이 그렇게 많았나 싶습니다. 진짜 동정받을만한 애들은 얘기를 해보면 의외로 교사라는 직업이 갖는 딜레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심은 있다는걸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만 그냥 자기 개인적인 감정이 뒤틀려서 교사에게 스트레스를 푸는 애들은 그런 마음가짐이 일절 없어요. 교사는 내가 주는 월급으로 잘 가르쳐주기만 하면 되는 좀 귀찮은 과외선생쯤으로 여긴달까. 그런건 애들 눈에도 보여서 반애들이 더 싫어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 증말 싫었는데.. 이젠 좀 알려나요? 그런 본인의 이기심이 얼마나 남에게 민폐였는지.
    • 아이들이 너무한다 싶은 적도 있었어요. 순한 총각선생이었는데 정말 버릇없게 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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