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이라는 시대착오적 인물

워라벨과 대국민 주식투자의 시대에 민희진은 좀 시대착오적 인물인 것 같죠. 그 자신이 워낙 승승장구했으니 딱히 돈에 신경쓸 일이 없어 더 그렇긴 할건데 자기 먹고살만큼 돈이 들어오고 있었어서 정말로 돈을 더 벌 욕심은 없어 보여요. 그보단 자신의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얼마만큼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사람인 것 같구요. 일을 놀이처럼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내가 재밌는 게 있으면 목숨걸고 달려들어 결과물을 내고야 마는 사람이요.

그에게 업무적으로 휘둘린 사람들의 성토가 또 여기저기 올라오고 있죠. 이런 건 역시 먹고 살려고 하는 직장 생활자와 결과물에 목숨 걸고 달려드는 성취지향형 지휘자의 갈등으로 보여요. 워라벨의 시대에 민희진식 일처리는 호감 사는 방식은 분명히 아닌 것 같긴 하구요. 하지만 민희진에게는 그게 일이나 돈벌이보단 자신의 혼을 건 무언가에 좀 더 가까웠던 거겠죠. ‘그만큼 돈 받는 사람을 왜 이해하고 동정해야 하지?’라며 그가 한 말들을 땡깡 정도로 보는 시선은 먹고 사는 게 최대 문제인 제 입장에서도 이해가 아주 안되는 건 아니고요.

한편에선 그의 성공 보수와 지분율, 경업금지 조항 같은 것들을 두고 ‘그만큼 받았는데 뭔 노예계약이여? 회사 입장에서 당연한 거 아님? 계약서 잘 보고 사인했어야지.’ 정도로 무뢰배나 미숙한 사람으로 평가하기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삼성을 그렇게 욕하던 사람들도 철저하게 하이브 손을 들어주는 게 저는 좀 놀라워요. 모든 국민이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을 하는 시절에 와선 계약서라든가 지분율 같은 게 역시나 인물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는 구나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감수성의 절벽 같은 걸 느꼈어요. 그런 평가들이 아주 틀렸단 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계약 윤리를 파괴하는 파렴치하고 안하무인한 무뢰배이자 히스테릭하고 미성숙한 갑질 사장으로만 보려는 시선이 저는 좀 이상합니다. 민희진이라는 희대의 크리에이터를 두고 자본 관점에서만 오고가는 평가들을 보면 이 사회가 성숙해진 건지 냉정해진 건지 좀 헷갈리네요.

    • 오히려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가 경영권 탈취 증거라는 해석만큼 감수성 폭발하는게 있나 싶네요.
      • 각자의 감수성이 있는 거 같은데 간극이 너무 크게 느껴져요.
    • 전체적으로 다 공감하면서, 세번째 문단에 특히 공감합니다. 이상할 정도로 자본 그 자체의 권력에 심취해서 해당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심지어 경업금지 조항에 대해서도 하이브 측의 자료만 이야기하면서 돈 많이 주는데 그게 무슨 노예냐고 하는 논리를 직장인들이 떠드는 게 경악스럽더군요. 본인들도 충분히 느낄텐데 그 부조리에 대한 고찰보다는 세상은 원리 그렇고 당한 놈이 잘못이라는, 일단 가인과 기업의 구조적인 불균등함을 전혀 모르는 순진한 소리 같아서요.
      • 저도 그렇지만 다들 당한 게 많겠죠. 다들 돈많은 사람 되길 원하니까 하이브는 옳아야하는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암튼 민희진이 나빠야 내가 번 돈이 떳떳해 지는 면도 좀 있을 거 같구요.
    • 민희진의 무엇이 이렇게 그를 지지하게 하는지 저는 이해가 좀 안되는 것 같아요.


      "하이브의 뉴진스 vs 민희진" 이렇게 될 때에 어떤 편에 설지 모르겠네요.




      저는 놀란게 대기업이라고 생각했던 하이브가 이 정도면 엔터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보수체계가 너무 궁금하더군요.


      뉴진스도 평생 못 받을 것 같은 천억 이상을 민희진이 인센티브로 받게 되고, 더 큰 것을 위해 보수 협상도 했다고 하는데,,,


      대체 방씨는 어떤 생각으로 기업을 운영했는지....


      "재주는 곰이 부리고~~"라는 속담에서 민희진은 하이브 상대로 자신이 곰이라고 생각했던 건지...그것을 공감하는 사람들은....흠...



      • 제 경우는 심정적 이해에 가까운 거 같습니다. 뉴진스 대 민희진이 만약 된다면 그 때의 이야기를 또 듣게 되겠죠.

        경제적 능력에서 민희진이 저랑은 다른 세계 사람이기는 한데 그래도 그가 하는 말은 무슨 말인지 알겠던데요. 돈 많은 사람들도 결국 같은 문제들을 겪는구나 싶기도 하구요.

        민희진은 자기를 곰이라고 생각한 건 아닌 것 같고 전적으로 지원해 준다더니 말안듣는다고 팽당했다가 자력으로 갱생했더니 이제는 다 뺏고 두손두발 잘라서 쫓겨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 듯합니다. 그가 뻥 터져버린 건 하이브의 마키아벨리즘스런 언론 플레이였는데 예전부터 그런 식의 일처리에 질려있었던 것 같구요.

        자기가 보기에 권모술수로 일처리를 해왔던 사람들이 이제는 자기로하여금 광범위적인 조리돌림을 당하게 만들었으니 뻥 터질만도 하다 싶었어요.

        민희진 얘길 들어보면 방시혁은 의장님 대우도 좀 받고 싶어하고 그걸 또 쪼잔하게 드러내는 편인데 부사장이라는 사람은 비위만 맞추는 식으로 일한다고 생각해 왔던 모양이에요. '개저씨'란 표현은 그게 요약된 표현이었던 거겠구요.

        배포 큰 보상처럼 그런 아저씨 감성의 세계엔 나름의 선의와 논리가 있지만 민희진은 그걸 되게 싫어했던 것 같죠.

        • 민희진 이야기에 따르면 민희진은 사회생활용 눈치는 좀 둔한 사람이고 그래서 자기 마음대로 질러버리며 비타협적인 정공법을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방시혁과 박지원이란 사람은 서로서로 눈치도 적당히 보고 회장님 사장님 대우도 좀 하면서 비위도 맞추고 좀 편법스럽더라도 견제도 하는 사람들인 것 같았어요. 민희진은 거리낄 게 없으니 계약 같은 것도 '민희진 월드'를 만들어 보라며 자신을 믿어 준 마음 맞는 친구랑 하는 형식적인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고 방시혁과 박지원은 서로 본심은 적당히 감추는 사람들이니 서류가 중요한 사람들이었을 것 같구요. 아마 박지원이라는 사람은 민희진이 생각하는 것 만큼 그들의 관계를 편하거나 친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을 거 같아요.

          당연히 이건 민희진 얘기만 듣고 생각한 뇌피셜입니다.

    • 민희진의 크리에이터적 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요? 다만 자본가 대 자본가의 충돌을 자꾸 자본가 대 크리에이터의 충돌로 보이게 하는 민희진 측의 논리와 태도부터가 곡해의 의도가 담긴 프레임질이라고 보입니다. 그 부분이 내가 일을 잘 하든 말든 사실상 연봉이 정해져있는 많은 직장인들에게 불편함을 느끼게 하는 포인트 같아요.
      • 욕심꾸러기 끼리 위선적인 언플을 벌이는 걸로 본다면 민희진이 싫을 수 있을 거 같아요. 그의 의도에 넘어간 건지 전 뭐 프레임질로 보이진 않더라구요. 프레임대 프레임의 싸움이라고 해얄까요? 그 자신이 이야기하는 자신의 캐릭터와 행동, 그의 인식 범위에서 펼쳐진 일련의 사건들은 설득력이 있던데요. 민희진은 자기 맘대로 하게 해준다는 줄 알았는데 내놓는 것마다 태클을 거는 방시혁이 싫었을 거고 하이브 입장에선 말 안듣고 돈은 돈대로 챙기는 민희진이 밉상이었을 거 같습니다. 민희진이 발끈한 이유는 하이브가 요사스런 제목의 언플로 선빵을 날려서 하루아침에 천하의 쌍년이 되어버렷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다들 결국 법정에서 가려진다고 하는 것처럼 지분 싸움에 그런 언플이 어떤 도움이 되는진 모르겠지만요. 선빵을 건 하이브가 아직까진 좀 치사해 보이는 건 사실입니다. 민희진도 결이 다른 사람끼리의 충돌로 인식했던 거 같은데 다만 이건 아무리 그래도 아니지 하는 부분들이 있다가 자기가 싫어하는 방식으로 선빵을 당하니 빵 터졌던 거 같아요.
        • 개인적으론 하이브는 왜 당초의 계획을 갑자기 바꿔서 르세라핌을 먼저 내놓으려했던건지 좀 궁금했어요. 민희진 얘길 들어보면 민희진이 하도 말을 안들으니 방시혁이 걍 자기 거 만들어서 먼저 내버린 것 같기도 하고요. 이건 너무 뇌피셜이긴 하네요. 싸움을 촉발시킨 민희진의 내부고발 내용도 궁금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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