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고질라 마이너스 원.. (스포일러)

넷플릭스에 올라온 고질라 마이너스 원을 봤습니다.
한번에 쭉 보지 못하고 세번에 나눠서 봤는데, 이 얘기는 한번에 쭉 볼 수 있을 정도로 이 영화가 제게는 몰입을 못할 영화라는 뜻이겠습니다.

대충 ‘미국의 뒷처리를 우리보고 하라는 말인가’ 라고 주인공 일행이 분통 터트리는 장면에서 한번 끊었고요.
미국의 핵실험에 보통(?)의 괴수였던 고질라가 거대괴수로 변하는 씬에서 ‘어라? 에이 설마..‘ 했는데, 저 대사 나오니까 짜게 식더군요.

주인공이 하지 못했던 가미가제 준비를 하는 장면에서 한번 또 끊었습니다. 고질라의 활약상을 보기 위한 영화지만 인간들이 너무…

로이베티님은 해피엔딩이라고 하셨는데, 마지막에 여주인공의 목에 검은색의 흔적이 머리쪽으로 쭉 확산 되는 장면을 보면서 원폭 피해자들의 후유증에 대한 장면인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찾아보니 감독이 고질라의 세포에 침식되어 죽었어야 했을 사람이 살아난거라는 식으로 인터뷰를 했다네요..?
마지막에는 당연히 고질라의 사체에서 뭔가 불끈불끈 하는 장면으로 끝나고..

넷플릭스가 크레딧이 나올때 바로 추천작을 보여주는데, 쿠키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지 않잖아요? 추천작이 안 뜨길래 쿠키가 더 있구나 하고 기다렸는데 ‘우아아앙~’ 하는 고질라의 포효가 나오면서 끝났습니다. 하긴 뭐 수폭으로도 안 죽는데 고폭탄 몇백킬로에 죽을리가..

미국애들은 ‘와 우리가 고질라를 만들었어~ ’하면서 재미있었나봅니다.
한국인으로서는 보면서 불편한 장면들이 나오면서 몰입하기 어려웠는데 말입니다.

신 고질라는 비록 안노의 클리셰 범벅이었지만 이렇게 몰입이 끊기고 꺼버리진 않았는데..
사실 태평양 전쟁 직후가 배경이라는 설정에서 찝찝하긴 했지만, 역시나 찝찝했네요.


요즘 영화를 작은 화면에서 보게 되니 사운드라도 보충하려고 헤드폰을 끼고 보는데, 영화 외적인 이유 포함해서 이렇게 몰입 안되는 영화는 오랫만이었습니다.

그냥 사놓고 아직 못본 듄 2 vod나 볼걸..
    • 전에 글에서 적었듯이, 한국인들 입장에선 참 불편할 수밖에 없는 시절과 소재를 갖고 만든 영화인데 그게 이야기를 자세히 보면 계속 결정적인 혐의를 샥샥 절묘하게 피해나가긴 합니다. 하지만 너무 절묘하게 피하다 보니 '이 놈들 다 알면서 이렇게 만들어 놨네...' 라는 생각이 들어서 별로이기도 하더라구요. ㅋㅋ 전 볼 당시엔 '그래도 잘 피했네' 했는데 그러고 한참 생각을 해 본 결과 가라님과 비슷하게 '한국인 입장에선 불쾌한 게 맞음'이란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하;




      감독의 여주인공 관련 인터뷰 얘긴 지금 처음 들었네요. 전에 다른 분께서 말씀해주신 '가스인간'인가 뭔가를 만들 수도 있고 안 만들 수도 있게 해주는 떡밥이 맞았나봅니다.

      • 전반적으로 계속 보여주는게 ‘민간인이나 말단 병사는 죄가 없다.‘ 이고 그렇게 욕하는 정부는 말단 공무원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외에는 콧배기도 안 비칩니다. 조금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민간인은 죄가 없는데 도쿄 대공습으로 불바다 만들고 원폭투하는 너무한거 아니냐?‘라고 보일수도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 자기네 정부에 대한 비판은 여러 번 나오고 마지막 임무에서 정부를 배제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합당하긴 했습니다만. 그 정부 비판이란 게 어디까지나 '자국민들 목숨을 하찮게 생각했다' 라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이 영화 역사 인식의 한계이자 의뭉스러운 구석... 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한국처럼 직접적 피해자가 아닌 나라 사람들 입장에선 성숙한 시선으로 보일 수도 있겠는데 한국인들 입장에선 아무래도... 였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그 자체에 대해선 전혀 반성을 안 하니까요. ㅋㅋ

        • 개인적으론 '그냥 그 때는 어떻게 전쟁에서 살아 남았으니 앞으로도 계속 살기 위해서 다들 열심히 살던 시절'~이라는 전후 세대 감독의 개인적 '노스탤지어'에 대한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섬나라 괴수물 중에서도 가장 팬덤이 큰지라 내용이나 설정에서 공식을 바꾸기 쉽지 않은 고지라 시리즈를 안노가 좋건 싫건 자기 스타일로 한번 뚜드려 부쉈기 때문에, 이런 노스탤지어 + 시리즈 오마주 덩어리도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국 어떤 노골적인 극우라기 보다는 딱히 별 생각 없이 싹 지우면 대충 먹히겠거니~하고 최대한 잘 감추고 덮었다고 생각되는 지라, 오히려 한국에서도 극장 개봉을 하는 쪽이 극장에서 보고 대대적으로 실망하고 별 볼일 없었다~라거나, (감독이 지운) 사상이나 주의과 상관없이 그냥 본편 내용만 보는 냉정한 평가가 외려 더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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