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있는 책 그리고..

앞서 샀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2,3주 이상 책상에 두고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중반 정도 읽는 중에 읽기를 마치는 것이 목표가 되는 책이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내용이 내 체질이 될 수 있도록 머릿속에 담아 두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되풀이해서 천천히 읽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 표지에 작은 제목이 '여성, 자연, 식민지와 세계적 규모의 자본축적'이라고 되어 있어요. 책의 내용을 담은 핵심적 단어입니다. 여성, 자연, 식민지가 같이 묶이고 이들에 대한 폭력적 착취가 자본주의 자본축적의 기반이라는 것을 상세하게 설명하는 전개로 되어 있어요. 지금과 같은 성별 관계가 정립되게 된 중요한 지점들을 연구한 내용들이 소개되고,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에 비해 두드러진 서구의 경제문화적 발전의 토대가 되는 정신적, 물적 구성을 설명합니다. 

유럽의 마녀사냥이 얼마나 오랜 기간 동안 지속되었고 얼마나 많은 인명이 살상 되었는지 이번에 구체적으로 알았습니다. 그리고 마녀사냥의 의도와 목표도요. 보통 중세라고 보는 기간에 국한된 것도 아니더군요. 12세기부터 17세기에 이르는 긴 시간에 걸쳐서 2차대전 유대인의 사망자 수와 비슷한 수가(600만 추정) 희생되었더라고요. 이건 그냥 금을 만들어 내는 연금술처럼 기능했더군요. 이 정도였는지 몰랐습니다. 

혹시 피가 되고 뼈가 되는 정보량을 담고 있으며 어렵지 않은 사회학 책 찾고 있으시면 추천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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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책 보는 사이에 [음악소설집]이라는 책을 한 권 읽었어요. 

지난 6월에 나왔으니 신간입니다. 표지에 적힌 다섯 소설가의 단편 다섯 편이 묶여 있는데 모두 음악과 관련 있는 작품입니다. 프란츠라는 출판사가 음악 관련 책을 내는 곳입니다. 여기서 저 소설가들에게 청탁을 해서 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년도를 보니 창립한지 몇 년 되지 않았고 펴낸 책의 수도 적은데 이 출판사 평이 무척 좋은가 봅니다. 책 뒤에 붙어 있는 작가들 인터뷰를 보면 한결같이 출판사에 대한 신뢰 때문에 음악 잘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이 기획에 참여했다는 말을 하고 있거든요. 함께하게 된 다른 작가들에 대한 애정? 영광?도 이유라고 표현하지만요. 인터넷 서점에서 여기 책을 훑어 보니 일단 책의 디자인이 세련되었네요. 작가나 내용도, 잘은 모르지만 매우 엄선된 느낌입니다.  

[음악소설집]이라는 책을 소개하며 먼저 눈에 띄어 말하게 되는 것은 역시 책 자체입니다. 출판사 칭찬이네요. 무척 예쁩니다. 책의 겉 표지가 플라스틱이겠지만 두꺼운 한지 느낌으로 되어 있고 이걸 벗겨내면 속 표지가 아래 사진입니다. 점점이 찍혀 있는 녹색 점들이 반짝이고 입체적인 질감을 갖고 있어요. 책의 물성을 작품으로 생각하고 정성들여 만들었음이 확연히 느껴집니다. 소설 본문이 모두 끝나면 뒤에 작가들 사진과 짧은 인터뷰가 실려 있고요. 사진은 흑백이며 분위기 있게 설정한 여러 컷이에요. 우리 나라 작가들이 작품 사진처럼 자세잡고 찍은 사진은 어쩐지 어색해서 저는 이런 거 왜 찍냐 싶은데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겠죠? 인터뷰는 집필과 관련해서, 음악을 연관시켜서, 여기 수록된 작품 내용과 연관시켜 쓴 문답인데 단편들을 방금 읽었으니 관심 갖고 읽을만한 글인 것 같습니다. 길진 않고요.

사실 저는 여러 작가들의 작품 모음집은 선호하지 않는데,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고 작가 면면이 오래 활동해서 다 알고 있는 분들이고 요즘은 어떤 글을 쓰는지 은희경을 제외하고는 안 읽은지 오래라 사보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익숙해서인지 은희경의 작품이 단편의 깔끔한 완결성이 있으면서 제일 읽는 맛이 난달까 그랬고요, 김애란의 단편도 좋게 읽었습니다. 여러 작가 작품 모음집을 읽고 얘기하게 되면 꼭 이런 식으로 평을 하게 되는 나여, 안 좋네요. 누가 제일 나았고 그다음은 어쩌구... 줄 세우는 것처럼 말이죠. 

이야기를 만든다는 건 참 힘든 일일 것인데 수십 년 계속하는 작가들은 정말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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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책은 다음으로 읽을 책입니다. 

재미있겠죠? 제목이 주는 인상과 달리 소설이 훌륭하다고 해서 언제 읽으리라 생각만 하다가 이번에 시도하려고 합니다. 

영화는 오래 전에 tv에서 본 것도 같고 보다가 다른 가족 땜에 중단한 것도 같고 그런 기억입니다.

읽고 재미있으면 추천의 말씀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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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번 느끼지만 thoma님은 정말 독서에 진심이신 것 같아서 존경스럽단 생각을 합니다. 하하.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의 '포스트맨'은 어쩌다가 저렇게 번역이 된 건지 늘 궁금합니다. 어째서 우편배달부(혹은 집배원)가 아니었을까요...;

      • 조금 읽고 느리게 읽으면서 무슨 책을 읽는다는 글을 자꾸 올려서 그렇게 보이나 봅니다. 저보다 넓고 깊게 읽고 계시는 회원이 많습니다. 백프로 확실합니다. 


        영화 개봉할 때 원래 '우편배달부'였는데 전국의 집배원 분들의 항의가 있었다는 얘길 들었어요. 그래서 '포스트맨'으로 수정되었다는 그런 얘기였습니다. 들은 얘기라 사실인지는 모르겠어요.ㅎ 

        • 전국 집배원분들의 항의로 제목이 바뀌었다는 건 그냥 얘기가 아니라 사실입니다. 그 시절 신문 기사로까지 실렸었죠. 이걸 기억하다니 제 연식이 나오는군요 ^_^

          • 오호. 확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연식이야 뭐. ㅎ

    •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는 막연하게 제가 짐작하던 내용을 확인사살하는 책 아닐까 싶네요. 읽고 싶어집니다. 


      프란츠 출판사는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해지고요.

      • 바로 그렇습니다. 저도 그렇게 확인하고 있어요. 좀더 분명한 언어로 흐릿하던 부분을 선명하게 드러내 주고 제가 미처 시선을 제대로 주지 않았던 것을 발견하게 했어요. 더 일찍 읽었으면 좋았겠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기회 닿으시면 읽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음악(음악가)과 문학을 아우를 수 있는 책을 주로 낸 거 같습니다. 출판사 이름도 프란츠 슈베르트에서 온 건가 싶습니다. 낸 책 중에 슈베르트 평전도 한 권 있더라고요. 

    • 도서관에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들어왔습니다. 기대가 더 커지네요.

      • 다 아시는 내용일지도? ally 님도 즐겁게 독서하실 수 있는 책이길 바랍니다. 

    • 포스트맨...은 저도 이북으로 사놓고 전반부 좀 읽고 있는데 치정극 미드를 보듯이 술술 잘 읽히네요

      • 전반 지나고 있는데요, 구구절절 끄는 거 없이 매우 단도직입이네요. 내면 묘사니 뭐니 다 생략!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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