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바낭] 이소룡 전설의 시작, '당산대형'을 봤습니다
- 1971년작이니 53살 먹었습니다. 엄마야(...) 런닝타임은 1시간 55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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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포스터에 '이소룡'이란 이름이 몇 번 나오는 걸까요. 뭔가 다급해 보여서 웃깁니다. ㅋㅋㅋ)
- '당산'에서 살다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어르신 한 분에게 이끌려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동네로 오게 된 '정조안'이라는 젊은이가 주인공입니다. 사실 그 동네가 어디인지는 모르겠어요. 영화가 좀 듬성듬성하거든요. ㅋㅋ 암튼 그 곳에서 어르신의 소개로 '허건'이라는 또래 리더가 이끄는 젊은이 무리를 만나게 되고, 이들이 모두 함께 일하는 동네 얼음 공장에 취업을 해요. 근데 이 공장엔 뭔가 위험한 비밀이 있었고. 동네 고수 허건이 쌈박질로 해결해 보려 하지만 역부족이겠죠. 하지만 당연히 여기서 최고로 강할 정조안은 엄마와의 약속(...) 때문에 싸움을 봉인하고 살아야 하거든요. 과연 우리 조안씨는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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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 타고 날아다니는 액션... 은 이 분 특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장면은 아주 유명했죠.)
- 그러니까 이소룡의 홍콩 첫 주연작이라고 하죠. 아주 돌풍에 가까운 흥행을 했고 그래서 바로 스타로 등극. 바로 다음에 나오는 게 '정무문'이고 뭐 그렇습니다. 이런 정보는 하나도 몰랐어도 어려서 티비로 몇 번 본 영화이긴 했는데 어차피 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 나고. 세월도 한참 흘러 버려서 이소룡이라고 하면 그 노란색 아니면 쌍절곤, 기합 소리랑 몇몇 포즈만 떠오르는 상태인지라 한 번 다시 봤습니다. 재미가 있으려나?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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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거의 20여분을 이렇게 이 아저씨 따라다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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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젊은이 따라다니다가... 하면서 하는 일도, 대사도 거의 없어서 혹시 연기력 때문인가? 하는 의심을 했습니다. ㅋㅋ 그건 아닌 걸로.)
- 일단 영화의 완성도를 종합적으로 따져 본다면 그 어느 방향으로 봐도 칭찬할만한 물건은 못 됩니다. ㅋㅋㅋ
이야기를 큰 틀에서 보면 평타는 되는 이야기거든요. 어떤 이유로 자신의 전투력을 봉인한 만렙 스트리트 파이터가 어쩌다 엮이게 된 좋은 사람들에게 닥친 비극 때문에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 싸우는 이야기이고. 비밀을 숨기고 있는 사악한 악당과 그 뒤에 숨은 끝판 왕이라든가. 미녀와의 풋풋한 로맨스, 든든한 고렙 동료와의 우정, 빌런의 교란 작전 때문에 동료들과 벌이게 되는 갈등... 등등 기본적인 틀은 아주 전형적인 방향으로 잘 잡혀 있고 기승전결만 놓고 보면 멀쩡해요. 근데 정작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 이야기가 중구난방, 뭔 생각으로 이렇게 만드셨쎄여?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대표적인 장면이, 초중반에 예상보다 빠르게 중요 캐릭터 하나가 퇴장을 해요. 그래서 주인공과 동료들이 공장장에게 몰려가 그 사람 내놓으라며 항의를 하는데... 공장장이 부른 깡패들이 우루루 몰려들어 칼을 휘두르고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다치는데, 이걸 다 해결한 이소룡이 공장장에게 찾아가니 다짜고짜 승진을 시켜줍니다. 그러자 모두가 행복해집니다!! 막 여럿이서 몸개그를 하며 신명나게 집에 돌아가요. 그러자 실종자의 여동생이 다들 왜 이렇게 기분 좋아? 라고 묻고 -> 응 정조안이 승진을 했어! -> 와, 갑자기 왜? -> 정조안이 깡패들을 다 두들겨 팼거든! -> 깡패는 왜 왔는데? -> 응? 우리가 니 오빠 어딨냐고 물어보니까... -> 그럼 어딨는지는 들었어? -> 아니? -> 그럼 왜들 신난 건데???
이러자 갑자기 개그톤이 진지한 톤으로 바뀌면서 다들 침울해집니다. ㅋㅋㅋㅋ 주인공들이야 모르고 있지만 사실 그 실종자는 직전 장면에서 칼 맞고 죽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그걸 따지겠다고 목숨 걸고 싸운 놈들이 대체 무슨 약을 하셨길래 저런 행동을 하고, 또 그걸로 코미디를 건지려는 우리 감독님의 멘탈은... ㅠㅜ
덧붙여서 다음 날 우리 정조안, 이소룡씨는 이번엔 꼭! 이라고 다짐하며 다시 공장장을 찾아갑니다. 그러자 공장장은 이 젊은이에게 진수성찬과 술을 권하고, 우리 정의의 사도는 배불리 먹고 술까지 취해서 그만 공장장이 들여 보낸 성매매 여성과 만취 몸개그를 하다가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아차차하고 당황해서 출근하고 그럽니다. 아니 대체...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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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의 위기에 빠진 주인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겠지만 그냥 어처구니가 없게 웃기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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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보이는 벽구멍...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로 이소룡이 때린 사람이 벽을 뚫고 나가며 만든 자국입니다. 음핫하!)
- 근데 뭐 이런 게 중요하겠습니까. 중요한 건 우리 브루스-리의 액션이겠죠.
어려서는 성룡이든 이소룡이든 홍금보든 암튼 그냥 싸움 엄청 잘 하는 킹왕짱! 이라 생각하고 말았는데. 나이 먹고 다시 보니 일단 성룡과 이소룡의 스타일이 근본적으로 다른 쪽이라는 건 확실히 알겠습니다. 성룡이 화려하고 경쾌하다면 이소룡은 그냥 퍽! 팍!! 우두둑!!! 이런 느낌이네요. 보스급이 아닌 이상엔 한 놈을 여러 번 때리는 일도 별로 없고 대체로 속전속결. 그래서 빠르고 간결하면서 아주 아파 보이는 한 방, 한 방을 강조해서 보여줍니다. 보고 있노라면 맞는 배우들에 이입돼서 삭신이 쑤시고 그래요. ㅋㅋ
그런 스타일 말고도 확실히 튀는 게 이 양반의 몸놀림이나 표정 같은 겁니다. 싸움이 시작될 때 스텝 밟거나 손동작 취하는 게 확실한 '시그니처'의 느낌이 있어요. 이후로 아류와 후진들에게 수 없이 패러디 되어 다 익숙해 보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이소룡 '흉내'를 보는 것과 진짜 본체를 보는 건 느낌이 다르니까요.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엄청 세 보인다'라는 느낌이 들게 하는 포스 같은 게 확실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어지는 과장된 한 방 액션들도 설득력이 있어 보이구요. 뭐... 간단히 말하자면 "폼 난다."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ㅋㅋ 2024년에 봐도 확실히 폼이 나는 사람이었어요 이소룡씨는. 전설의 스타가 될 자격이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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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주먹만 쥐고 있는 건데도 괜히 세 보이고 아파 보이고 그렇습니다. ㅋㅋ)
- 다만 이런 이소룡의 포스와 개인기에서 발산되는 폼과 매력을 살짝 밀어두고 액션 연출 얘길 하자면 그게 좀... 애매합니다?
아마도 연출가의 역량 문제라기 보다는 시대의 한계 비슷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지금 관점으로 보면 합이 그렇게 정교하게 맞질 않습니다. 맞기 전에 이미 아파하는 놈, 때리려고 하니 이미 멀리 날아가고 있는 놈... 이런 게 자꾸 보이구요. ㅋㅋ 영화 내용상 액션들이 계속 압도적 다수 vs 1로 전개가 되는데 꾸준히 한 놈씩만 순서대로 덤비다가 여럿이 덤빌 때는 이미 짜여진 안무대로 뛰어들어 곧 날아올 발차기를 맞기 위해 준비 동작을 하고 있는 게 다 보이구요. 결정적으로 싸우는 모습이 영화 내내 큰 변화 없이 반복됩니다. 특별한 아이디어 같은 게 많지 않아요. 특히나 이소룡이 없는 싸움 장면을 보면 더더욱 그렇고, 박력도 떨어지고 그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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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소룡의 컨셉이 '속전속결 한 방'이니만큼 이렇게 다수를 상대하게 만드는 게 적절한 연출인 건 맞구요.)
- 하지만 뭐, 어쨌든 개개의 액션 안무들이 부실하고 모자란 건 또 아니라서 볼거리는 충분하구요. 싸움 장면도 아주 배부를 정도로 많이 나오니 애초의 기대치는 충분히 채워 준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이야기는 함량 미달이고, 액션 안무도 요즘 기준 좀 아쉽고. 하지만 이런 부분들을 이소룡의 포스와 카리스마가 다 덮어주고 플러스 알파를 팍팍 넣어주는, 뭐 그런 영화였어요.
내내 놀려대기만 했지만 어쨌든 막판에 벌어지는 두 번의 기나긴 싸움 장면은 또 이소룡의 폼을 즐기기에 충분했구요. 예상치 못했던 무거운 결말도 나름 폼은 나서 나쁘지 않았네요.
결론은 폼. 폼으로 시작해서 폼으로 끝나는 영화이고 그 폼을 잡는 게 이소룡입니다. 로 정리되는 작품이었습니다. ㅋㅋ 계속 안 좋은 소리를 해대긴 했지만 충분히 즐겁게 봤어요. 그랬습니다. 끝.
+ 근데 전 사실 주인공이 싸움을 봉인하고 엄마랑 약속하고선 약속의 목걸이까지 받은 걸 보고 당연히 뭔가 무시무시 파란만장 사연이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그냥 '그랬다'로 끝이라서 좀 당황했네요. ㅋㅋㅋ 평범한 동네 쌈쟁이였던 거니...
++ 이런 영화를 보면 꼭 그 시절 국내 포스터/광고가 궁금해진단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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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 한국에선 이소룡이 아니라 리 샤오룽이라 불렀군요. 호오...)
+++ 스포일러랄 게 있을까 싶지만...
그 얼음 공장의 비밀은 바로 헤로인 장사였습니다. 얼음 조각 속에 헤로인 봉지가 들어 있거든요. 근데 이소룡이 일 하다가 저지른 실수로 깨진 얼음 덩이에서 튀어나온 헤로인 봉지를 이소룡의 동료 둘이 목격하고. 이 둘은 그게 뭔지 상상도 못 했습니다만, 불안 요소를 없애기 위해 공장장이 이 둘을 살해해 버려요. 그래서 이소룡이 신세지던 젊은이 그룹 리더가 사장에게 따지러 가는데, 이 양반도 나름 꽤 고수지만 역시나 흉기를 들고 와다다다 달려드는 수십 명의 적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망합니다. 그래서 순식간에 동료들이 막 실종이 되니 이소룡과 동료들이 또 따지고 드는데, 여기에서 제가 본문에 적은 전개가 나오죠. 승진 시켜 주니 헤벌레~ 해서 따지는 걸 까먹고, 다음 날엔 맛있는 거 사주고 술 퍼먹이니까 잔뜩 취해서 기분 좋게 또 까먹고(...) 그러다 자기랑 썸타던 실종 리더 여동생에게 욕을 먹고 나서야 진지하게 따지러 가는데. 이번엔 공장장 위의 흑막, 사장이 시전하는 거짓말에 속아서 또 그냥 돌아옵니다. ㅋㅋㅋㅋ
다만 이때는 엊그제 하룻 밤을 함께 보냈던 성매매 여인을 만나서 사장의 비밀에 의해 듣게 되고, (그 여인은 직후에 살해당합니다. ㅠㅜ) 그래서 한밤중에 얼음 공장 창고에 들어가 보는데... 거기 얼음 속엔 마약은 물론 지금껏 실종된 사람들의 시체까지 숨겨져 있었습니다. (갑자기 고어 영화 톤이...;) 그걸 보고 경악하는 찰나에 사장 아들이 이끄는 수십 명의 악당들이 나타나고. 오래오래 화끈하게 싸워서 다 때려 죽이고 집에 돌아가는데...
그 사장과 사장의 아들이 우연히 이소룡 썸녀를 목격한 후 데려다 첩으로 삼을 생각에 설레고 있다는 장면이 나왔었거든요. 그래서 이소룡이 돌아간 집엔 젊은이들의 시체들만 뒹굴고 있었고, 썸녀는 유괴 당한 후였습니다. 분노에 몸을 떠는 브루스-리!!!
그 다음이야 뭐. 왠지 모르게 대낮까지 시간을 보낸 후 무슨 과자 봉지까지 하나 들고 건들건들거리며 사장의 대저택을 찾아간 이소룡이 먼저 덤벼드는 부하들을 다 죽인 후에 사장과 격렬한 난투를 벌여서 결국 저 세상으로 보내 버리구요. 그 와중에 사장 가정부의 도움으로 탈출했던 썸녀가 신고해서 달려온 경찰들이 이소룡을 체포하는 장면으로 엔딩입니다. 사실상 몰살에 가깝고 주인공은 감옥 가는 암울한 영화였네요(...)
이소룡은 정말 아시아 출신의 대스타였던 거 같습니다. 몸놀림과 표정도 문제?지만 이소룡하면 그 희안한 기합소리가 저는 세트로 떠올라요. 어릴 때 tv에서 보면 몸이 꼬이는 이상한 기합소리였는데 잘 생긴 얼굴 땜에 더 이상하고 더 잘생겨 보이는 효과가 있었어요. 이 영화에서는 그런 소리 안 내나요?
아래에 다른 분들께서 이미 엄청 자세히 설명해주셨지만... 네, 이 영화에서 그 소리는 안 나옵니다. ㅋㅋ 캐릭터 자체가 나름 과묵하고 좀 그런 캐릭터라 (각본이 괴상해서 오락가락하긴 하지만요;) 그런 소리를 낼 장면은 없었네요.
쌩뚱맞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타란티노가 떠올랐어요. 그 양반도 원래 엄청난 이소룡 팬이었던 걸로 아는데 '원스 어폰 더 타임 인 헐리웃'에선 대체 왜 그러셨는지... ㅠㅜ
타란티노는 언제부터 마음이 멀어졌는데 저 영화를 기점으로 영화 자체도 이제 별로가 되었습니다. 저 영화에서 이소룡에 대한 표현도 그렇지만 저는 뜨악한 부분이 여럿 있었어요.
제 기억에 그 영화 개봉 당시 논란이 좀 되었을 겁니다. 갑자기 보수 우파... 혹은 마초스런? 그런 시선이 팍팍 들어가서 이 아저씨 나이 먹고 왜 이러냐... 는 얘기들이 많았어요. 마침 또 우마 서먼의 킬빌 사고 이야기도 재발굴 되면서 욕 많이 먹었죠. 저도 그런 쪽으로 찝찝하기도 했고, 또 영화가 이 분 영화들 중엔 상대적으로 재미도 덜한 편이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유튜브 검색해 보니 저 벽에 구멍난 짤 장면이 나오네요. 사망유희의 노란색 츄리닝이랑 쌍절곤, 괴조음의 삼요소 때문인지 이소룡 하면 지금은 좀 스타일리시하고 팬시한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이 영화는 생각보다 거칠고 과격하고 잔인해요. 옛날식 쾌남이랄까 그런 느낌이네요. 터프가이! 상남자! 왠지 아무리 대의명분이 있는 쾌남이라도 나쁜 짓 하면 감옥에 간다는 우울한 엔딩이 영화 분위기랑은 어울릴 것 같습니다. 이 영화 만들 땐 좀 뭘 해도 안되는 그런 분위기였나 싶기도 하구요. 고전무협의 화려하고 우아한 동작이나 협의 같은 것보다도 효율성 위주의 실전같은 액션을 비정함이라든가 인간미의 실종 같은 걸 통해서 강조하고 싶었나보다 싶어지는 액션이었습니다. 댓글 달다 보니 무술가로서의 이소룡이 실전성의 철학을 강조했던 게 생각나기도 하구요. 생각해 보면 이 영화에서의 '알까기'ㅠㅠ도 그렇고 맹룡과강에서 척노리스를 뚜드려 패는 장면이나 용쟁호투의 거울 방에서 온 몸에 열상을 입는 액션장면들도 꽤 잔인했던 거 같아요.
ㅋㅋㅋㅋ 유명한 장면인가 보네요. 근데 실제로 봐도 정말 어이 없게 웃기긴 합니다. 아주 진지 심각한 액션 장면에서 갑자기 저렇게 되거든요. 감독님이 요즘 세상에 감독하셨음 괴작 전문으로 이름 좀 날리셨을 듯(...)
맞아요 거칠, 과격 잔인! 이소룡 액션도 잔인하지만 이 영화는 막 사람 토막내고 이런 장면들까지 나와서 당황했습니다. 어린 애까지 막... ㄷㄷㄷ
확실히 여러모로 성룡이랑은 거의 대척점에 가깝지 않나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성룡을 쿵후를 바탕으로 채플린 영화 장면들 같은 걸 만드는 게 특기였던 것 같고. 이소룡은 말씀대로 '실전 격투'의 극한을 추구했던 것 같구요. 어느 정도 잔인할 수밖에 없는 것도 당연한 듯 하네요.
당산대형은 71년 영화라 섬나라에선 원조 가면라이더가 갓 시작했던 무렵 작품인데, 일단 주연 배우가 주는 인상 하나로 먹고 가는 영화가 21세기 들어서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확실히 70년대에 (600만불의 사나이 같은 것들도 포함해) 유수한 액션 히어로 영상물 중에서도 이소룡이 갖는 '포스'는 실로 특기할 것이긴 했었다 생각합니다. 지금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은 액션이지만 진짜 죽도록 때릴 것 같은 인상을 얼굴 표정 만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선 이소룡은 뭔가 아우라의 영역에 도달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물론 왕우 팬인 저희 어머니는 이소룡은 간사하게 생겼다고 까십니다만, 제 시점에선 왕우가 더 악당 마스크 아닌가 싶…)
그런데 솔직히 이소룡 영화 중에선 당산대형이 제일 오래된 만큼 제일 이소룡 하면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이소룡을 대표하는 스타일에서 좀 벗어나 있고, 솔직히 재미도 살짝 미묘하단 인상입니다. 확실히 시대를 타기 때문에 정말 70년대 영화라는 느낌도 있고요… 머 어쨌든 이제 다음은 정무문 보실 차례일려나요 ㅎㅎㅎ 아 그리고 마지막 결전 전에 왠지 모르게 이소룡이 들고 가는 과자봉지는 과자회사의 PPL 상품이었다고 하네요.
여담으로 일본에서는 여러 TV방송국에서 여러가지 더빙판이 존재하는데, 개중에는 원조 가면라이더 배우인 후지오카 히로시가 이소룡을 더빙한 버전이 있다고 합니다.
일본의 영화사 쇼치쿠 소유의 극장에서 틀었던 일본어 더빙판인 모양인데… 이런게 남아 있다는 게 조금 신기하기도 하고 신선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아마 40년생인 이소룡보다 조금 아래인 (45년생이었던가…) 후지오카는 아직도 살아서 가끔 방송 나오고 그러는데, 이소룡은 정말 일찍 죽었구나 싶기도 하고…
방방으로 통하는 트램폴린 활용 액션은 결국 중국보다 일본에서 더 발전했다는 생각도 들고, 이후 와이어 쪽은 중국 쪽에서 강해지고 섬나라 쪽은 스턴트가 중심이 되면서 뛰어난 스턴트 중심인 성룡 영화가 일본에서도 꽤 먹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물론 일본에서도 이소룡 영화는 다 흥행했는데, 이소룡 영화는 팝송스러운 곡들이 주제가로 붙은 경우가 있고 성룡 영화는 일본에선 일본어 주제가가 따로 붙곤 했습니다만…
하여튼 말 나온 김에 문득 생각난게 있어서 일본어판 정무문을 찾아보니, 영화 타이틀 앞에 일본어 자막으로 "이 영화는 20세기 초에 중국 상하이에는 여러 외국 조계가 있었던 때의 이야기이다"라고 일본의 침략을 교묘하게 감추는 부분이 있어서 뿜었습니다. 아 이 섬나라 동조선 놈들의 쪼잔함이라니 ㅎㅎㅎ 덕분에 좀 웃었습니다. HAHAHA
:DAIN.
P.S. : 밑에 돌도끼 님의 "철왜" 게시물에 댓글로 성룡이 정패패에게 맞는 장면의 유투브 링크를 걸었습니다.
맞습니다. 정말 격투 자세 취하고 카메라 째려보기만 해도 이미 아파져 있는 느낌. ㅋㅋㅋㅋ 왕우 vs 이소룡의 비주얼 대결이라니. 그것도 부모 자식간의 대화라니 재밌어서 혼자 웃었습니다. 하하. 저희 어머니는 영화를 잘 안 보셔서 이소룡은 알아도 왕우는 모르실 것 같고요(...)
네 확실히 영화적 완성도는 따지기 뭐한 작품이었어요. ㅋㅋ 사실 주인공이 이소룡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찾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싶죠. 유일한 장점인 액션도 이소룡 개인 역량으로 하드 캐리하는 부분이 많아 보였구요. 뭐 그만큼 이소룡이 대단한 포스의 스타 배우였다! 라는 걸 증명하는 자료로서는 큰 의미가 있기도 하겠습니다.
아. 그리고 실제로 '정무문'을 보는 중인데요. ㅋㅋㅋ 말씀하신 그 자막 웃기네요. 영화에 원래 없는 자막을 굳이 만들어 넣으면서까지 그렇게 제 발 저릴 거면 사과나 한 번 똑바로 해 주든가(...)
아무래도 홍콩 복귀 후 이소룡의 첫 주연작이다 보니 어설픈 곳이 많았던 작품입니다. 우선 이소룡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괴조음이 당산대형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광동어 버전에는 괴조음이 나오는데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던 비디오테이프와 첫 출시된 dvd의 경우 표준어 버전으로 실려있습니다. 홍콩영화이니 당연히 광동어 버전이 오리지널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소룡 출연작들을 전부 살펴보면 당시 홍콩영화들은 표준어 버전이 오리지널인 것으로 보입니다. 사망유희를 보면 확연히 느낄 수 있는데 광동어 버전의 괴조음은 제가 더빙해도 저것보단 낫겠다 싶을 정도로 정말 듣기 힘든 이상한 소리로 나옵니다.
그래도 이소룡 특유의 액션은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흐느적거리는 전준의 액션씬에 이어 이소룡의 액션이 펼쳐지면 무술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뭔가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 개봉 후 이소룡에게 이삼각이란 별명을로 불리게 되었는데 나무위키에선 높이 뛰는 삼단뛰기 장면 덕분에 그런 별명이 붙여졌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엔 두가지 다른 설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발차기가 워낙 빨라서 다리가 셋으로 보여 이삼각이라 불렸다는 설이 있고, 다른 하나는 다수를 상대로 싸우는 장면에서 항상 킥을 세번 날려 세명의 적을 제압한다고 해서 그런 별명이 붙게 됐다는 설입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 진짜 킥은 연속 세번까지만 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감독이었던 나유가 불만을 표했는데 이소룡의 진가를 알아본 제작자가 밀어붙여서 작품을 완성하게 됐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나유 감독은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는데 도박에만 빠져있고 작품을 감독하는데 별 열의를 보이지 않아 이소룡과 사이가 안 좋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이상한 고집을 피워서 웃기지도 않는 장면을 많이 넣었습니다. 대표적인 게 사람 모양으로 생긴 구멍인데 이소룡이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과자 먹는 장면은 의외로 태국 현지 과자 ppl이었는데요. 이소룡의 반대로 영화에 실리지는 않았지만 이상한 설정이 뒤에 붙어있습니다.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주인공이 성매매를 하고 남은 돈으로 과자를 먹는다는게 감독의 의도였습니다. 그런 모습이 남자다운 거라고 생각을 했다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그런 정신나간 발상을 떠올릴 수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나유는 나중에 성룡을 주연으로 영화를 찍기도 하고 그 와중에 또 성룡이 본인 작품을 하고 싶다고 도망가려다 나유의 아내가 중재하여 성룡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됩니다.
현재 홍콩영화계도 이상하지만 예전 모습들을 보면 이렇게 막나가는게 전통인가 싶기도 합니다.
제가 본 왓챠 버전에도 괴조음은 없었습니다. 후대에 일부러 끼워 넣은 거라면 없는 게 다행이구나... 싶구요.
맞습니다. ㅋㅋㅋ 다른 배우 액션이 많이 흐느적거려서 처음엔 얘는 원래 뭔가 둥글게 둥글게 무술을 한다는 설정인 건가? 했는데 그 캐릭터가 마지막에 싸우는 장면을 보면 딱히 그런 거 없어 보이더라구요. 다만 덕택에 이소룡의 액션이 훨씬 더 절도 있고 스피디해 보였으니 맡은 바 소임은 다 한 걸로. ㅋㅋㅋ
안 그래도 이 영화를 보고 이소룡 일대기를 다시 검색해 보다가 나유 감독 이야기도 봤는데... 정말 여러가지로 막장스런 사람이었더라구요. 삼합회 관련된 괴담들도 많구요. 성매매에 대한 감독의 생각은... 영화에 남아 있는 장면만 봐도 그럴 사람 같단 생각이 드네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좋아하는 여자 냅두고 성매매를 한 후에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개그씬으로 넘어가는 걸 보면(...)
홍콩 영화판 이상하다는 건 80~90년대 전성기에도 종종 느꼈었는데. 인터넷 시대 이후에 그 이전 역사들도 어렴풋이 접하고 보니 그 전이 더 괴상했던 것 같더라구요. ㅋㅋㅋ 그래도 그 바닥에서 꾸준히 수작, 명작들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이소룡이 복귀했을 땐 홍콩에서 광동어 영화가 제일로 저조했던 시기이고, 이소룡이 성인이 되어서 나온 영화중에 광동어 영화는 한편도 없습니다. 광동어 더빙판은 한참 후에 나왔습니다.(아마 [사망유희] 나왔을 즈음일 겁니다) 한편으로, 이소룡이 아역시절에 찍은 영화는 전부 광동어 영화라고 해요.
[당산대형]이나 [정무문] 보면 이소룡 대사 싱크가 하나도 안맞는데 [맹룡과강]은 (여전히 성우더빙이긴 하지만) 꽤 잘들어맞습니다. 연습 많이 했나봐요ㅎㅎ
정조안 캐릭터가... 사고치고 외국으로 간 청년, 사고친 전력 때문에 앞으로 말썽은 내지말라는 당부를 받고있는 상황.... 이소룡 본인 이야기인 것 같죠ㅎㅎ
저는 이소룡 영화에 단골 여주인공이 묘가수라는 것만 알고있는 상황에서 당연히 여주인공이 묘가수일 거라고 생각하고 봤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묘가수는 엑스트라를 겨우 면한 정도 수준의 출연이었다는 걸 알고 놀랐습니다. 후속작 [정무문]에서는 묘가수가 여주인공이고 이 영화 여주인공 의의는 엑스트라를 겨우 면한 정도 수준으로 출연... 의의가 [정무문]에도 나왔다는 걸 나중에 알고는 또 놀랐습니다. 전혀 몰라봐서... 신세역전. 그 후로 묘가수는 승승장구했고 의의는 출연작 수가 급감... [당산대형]에서는 묘가수보다 의의가 더 좋아보였더랬었는데...
저는 이소룡 말곤 아무도 모르는 이 시절 홍콩 영화 문외한이어서 묘가수라는 이름도 모르고 봤는데요, 별 역할도 의미도 없는 빙수 파는 처자가 너무 쓸 데 없이 예뻐서 '얘랑 커플 되나? 어라 여주인공 따로 있네. 그럼 삼각관계인가?' 이러면서 봤습니다. ㅋㅋ 의의라는 분도 아주 예뻤지만 묘가수 쪽이 더 현대적으로 예쁘달까 뭐 그런 느낌을 받았네요.
지금은 중고 dvd로 구해볼수있는 광동어버전 (새롬dvd판)은 무려 핑크 플로이드의 time이 중간중간 삽입되기도했죠. 당시 홍콩 영화계의 저작권은 개나 줘버려였기에.
이 버전이 후시로 괴조음도 입힌 버전으로 기억합니다. 지금보면 액션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연출 자체가 매우 허접한 작품이죠. 특히 단역들 발연기는 그렇다쳐도 기본적인 컷 조차 튀는 장면이
수두룩 할 정도로의 날림 연출. 다른 분들도 언급을 했지만 이 나유라는 감독이 감독으로나 인간으로나 쌈마이하다는거죠. 이때는 이소룡이 미국영화계에서 자리를 못잡고 홍콩영화판에 처음 도전하는거다보니
입지나 위상이 별로였겠죠. 그러니 감독의 그런 이상한 연출지시에도 따를수밖에 없었을거라봅니다. 그런 갈등이 쌓이다 터진게 정무문이었구요.
액션영화로서는 무협 칼부림 영화에서 권격영화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작품이라그런지 주먹싸움이 아닌 칼싸움이 영화 중반부까지 자주 나오죠.
그런면에서 비슷한 시기에 나온 왕우의 용호투, 장철의 복수 등과 비교해서 보면 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떄는 홍금보나 성룡의 쿵푸영화의 그 절도있고 딱딱 합이 맞는 액션이 아닌 어딘가 엉거주춤, 흐느적거리는 주먹질과 발길질이 묘하게 매력적이죠. 무술감독인 한영걸도 무협영화 출신이고.
왓차에 왕우의 독비권왕도 올라와있던데 이게 진짜 골때리게 죽이는 작품입니다. 다만 후속작이자 완결편인 독비권왕대파혈적자는 아직 안올라왔더군요.
지금보니 이소룡이 나름 리얼하고 진중한 격투에 촛점을 맞춘 버추어파이터에 가깝다면 왕우는 뭔가 만화적이고 허황대고 필살기가 난무하는 스트리트파이터에 가깝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독비권왕을 보시면 아! 하고 스트리트파이터가 떠오를겁니다 ㅋㅋ
엥? 그 노래가 이 영화의 어느 장면과 어울리는 걸까요. 궁금해지는데 검색해 봐야겠습니다. ㅋㅋㅋ
이제 정무문까지 봤는데 이게 감독과 갈등이 터지고 막 그랬던 영화였나요. 멀쩡히 완성한 '당산대형'보다 훨씬 말끔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하하.
말씀대로 액션들이 옛날 무협 느낌이 나기도 하고, 마지막 보스와 결투 장면에서 보스가 들고 나온 새장 갖고 보여주는 연출이 정말로 딱 무협스러워서 웃었습니다. 현대 액션물에 나올 장면은 아니었는데, 뭔가 정겹고 좋더라구요. ㅋㅋㅋ
독비권왕 일단 찜부터 해 두겠습니다. ㅋㅋ 추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