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는 소설들.
읽은 소설과 읽고 있는 소설을 짧게 소개합니다.
[울프홀]
2022년에 작고한 힐러리 맨틀의 역사 소설입니다. 맨부커 상 비롯 상도 여럿 받았고 2019년에는 가디언 선정 21세기 최고의 책이었다니 영국에선 고전 급의 작품이 되었나 봅니다. 1500년부터 1535년까지의 시간대가 나오는데, 잉글랜드의 장희빈이라고들 하는 앤 불린과 헨리 8의 혼인 문제에 해결사 역할을 하며 권력의 정점에 다가갔던 토머스 크롬웰이 주인공입니다. 왕 개인의 욕망 문제는 로마교회와 교리, 이권을 다투는 문제가 되고 외교적으로도 위기를 부를 수 있는 복잡한 상황이 되었습니다만 이 소설에 의하면 왕의 편에 서서 얽혀 있는 문제들을 과감하게 정리해 나간 것이 크롬웰이란 인물입니다.
크롬웰은 지지해 주는 출신 배경이 없는 사람인데 유럽에서의 초년 고생과 경험들 덕에 넓은 시야와 다양성을 갖춘 인물로 성숙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상관이자 스승격인 울지 추기경에게 직무에서의 부지런함과 끈질긴 추진력을 배웁니다. 역사적으로 알려진 바가 별로 없는 인물인 모양인데 이 소설에서 작가는 상상력으로 그런 세부의 구체성을 그려 넣었습니다. 소설은 역동적이거나 드라마틱하진 않습니다. 실제로는 드라마틱하게 살릴 수 있는 살떨리는 역사적 사건임에도 서술의 분위기는 느리고 담담한 편입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통해 흥미진진한 빠른 전개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하지만 국면마다 크롬웰의 특정 인간이나 인생사를 꿰뚫어 보는 차분한 시선이 표현되곤 해서 읽는 맛을 살리고 있었어요.
맨부커 상 수상 직후인 2010년에 번역되어 나왔다가 이번에 새로 번역되고 출판사도 바꾸어 나왔어요. 저는 힐러리 맨틀이라는 작가의 이름만 들어 본 차에, 현실과 거리감 있는 소설을 읽고파서 몇 주 전에 사 읽었어요. 그런데 읽다가 보니 헨리 8세가 묘하게 현실의 어떤 인물과 겹쳐 보일 때가 있더군요. 자기 욕망을 제어하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그 과정에 토마스 모어 같은 대법관 직을 한 학자나 추기경도 목이 날아가요. 뭐 이 사람은 500년 전의 왕이니까 내가 곧 국가고 내 말이 법이다, 이런 생각이 당연했겠죠.
[울프홀]은 1, 2권으로 나왔고 분량이 꽤 됩니다. 그래서 앤 불린의 몰락 시기를 다룬다는 후속 작품 [시체들을 끌어내라]도 같이 샀으나 다른 책 읽고 보려고 미루었어요.
오늘은 문득 읽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최근 울 나라 사태 영향으로 글쎄 책 소개에 쓰여진 글이 떠올랐지 뭡니까. 이런 걸 싱크로율이 매우 높다고 하던가요? 아래 옮겨 보겠습니다.
'제목 [시체들을 끌어내라]는 반역죄로 기소된 죄인을 재판정으로 데리고 나오라는 뜻으로, 선고를 받기 전부터 이미 죽을 운명에 처한 죄인에게 떨어지는 최종 심판과도 같은 말이다. ‘시체’가 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크롬웰과 앤 불린의 대결은 한쪽이 운명의 형장에 오르는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표범]
주세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1896-1957)의 소설입니다. 이전에 나온 책으로 읽었는데 그때 좋았던 소설이라 이번에 출판사, 역자 새로이 나와서 다시 읽고 있습니다.
루키노 비스콘티 감독의 영화도 너무나 사랑하는데, 소설과 영화가 다 좋기가 힘든 와중에 저에게는 그런 면에서 손꼽게 되는 작품인 거 같습니다. 어쩐지 소설과 영화가 서로 스미듯이 상호 상승작용을 하며 두 작품을 서로서로 훌륭하게 만들고 있는? 그런 인상을 가지고 있어요.
소설 속 공간은 시칠리아이고 시간은 1860년 즈음인 거 같아요. 영주의 눈으로 자기 시대가 저물어 가고 새로운 계층의 시간이 오는 것을 대면하는 과정이 전개됩니다. 앞 부분 지나 읽고 있습니다. 읽다 보니 과거에 읽었던 장면들이 기억이 나는데 그래도 재미있네요. 영주의 입체적인 면모가 매력적으로 그려져 있어 금방 이입이 됩니다. 그 먼 장소와 시간과 계급의 차이를 넘어 이런 읽기의 즐거움을 주는 작가의 능력을 생각하게 하지요.
이번 책은 민음사에서 나왔는데 340페이지 정도 되네요. 그리 긴 분량은 아닙니다. 일독하시길 추천합니다.

위의 책 표지에 영화의 두 젊은이가 나오네요. 이러면 안 됩니다, 영주 님 어디 가셨나요. 이 영화는 버트 랭커스터의 영화라고요. 최소한 아래 사진 정도는 돼야.
영화의 마지막, 길게 이어지던 이 파티 장면만 해도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책 띠지에 나오듯이 넷플릭스에서 시리즈 드라마가 나오는 모양입니다. 
최소한의 양심이 남았으면 빨리 물러나 주면 좋겠는데요. 저 같은 사람한테도 나라 꼴이 엉망이 되어가는 게 느껴져요.
저도 요즘 ott에서 뭘 봐도 단숨에 보게 안 되더라고요. 매우 산만해졌어요.
며칠 전에는 순한 게 넘 필요하다는 생각에 구독하는 곳에 없어서 시리즈온에 있는 '교실 안의 야크'를 봤어요. 천 원 들었지만 마음 편안해지고 좋았습니다.
올해는 귤도 제대로 못 먹었어요. 저도 사먹어야겠습니다. 서가에서 재밌는 책 찾아내시길 바랍니다!
거의 두 달만의 새 글이라니 thoma님 글 너무 기다렸지 말입니다...!!! ㅠㅜ
헛웃음도 안 나오게 속 터지는 속보들로 가득한 한 주를 보내다 보니 대체 뭘 해야 이 기분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을꼬... 하다가 요즘엔 게임을 깨작깨작 하고 있네요. 이건 하는 사람의 머리와 몸까지 요구하다 보니 하는 동안엔 대략 잊혀지긴 해요. 문제는 그러다 정작 해야할 일을 부실하게... ㅋㅋㅋ
버트 랭커스터라니 와. 정말 오랜만에 떠올리는 이름이네요. 반면에 표지의 젊은이는 최근에 세상을 떠나셨다 보니 익숙하구요. ㅋㅋ 늘 그렇듯 제가 읽은 책은 하나도 없지만, 반갑고 기쁘게 잘 읽었습니다.
이 정권의 뒤가 어떻게 될까 궁금했는데 이런 전개는 상상도 못했네요. 다음 단계로 얼른 넘어가고 회복하고 수리에 들어가길.
운동은 조금씩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뼈 약한 사람에게 나이들수록 근육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하도 강조해서 유튜브 찾아놓고 스트레칭 하고 매일은 못 타지만 실내자전거 타려고 노력 중입니다. 근래 근육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로이배티 님도 근육 생각해 주셔요.
항상 반갑게 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한동안 실내 자전거를 하루 한 번 40분 정도씩 쉬지 않고 달려서 땀 빼고 그랬는데요. 이 뽑으니 며칠은 혈압 오르는 짓 하지 말라 그래서 1주일 째 휴식 중입니다. ㅋㅋㅋ 이제 많이 조심해야 할 시기는 지난 것 같으니 오늘 저녁부터 다시 복귀해볼까 하구요. 스텝퍼는 무릎이 아파서 못 하겠더라구요. 이 낡고 비루한 몸뚱이여... ㅠㅜ
하체 운동할 때 무릎이 문제입니다. 관절 신경 써가면서 무리 안 되는 정도를 찾아야 되더라고요. 내 몸 눈치 봐가며ㅎ. 파이팅입니다!
비스콘티 감독 영화를 무척 좋아하지만 원작 소설을 읽을 생각은 못 했는데 이렇게 되면 궁금해지네요. 영화에서 좋아하는 부분들-기가 막힌 캐스팅과 유려한 카메라워크, 화려한 세트와 의상, 음악 등등-은 소설과는 별로 관계가 없을 것 같았거든요. 추천 받아서 구입하겠습니다~
적어 주신 영화적으로 아름답게 느껴진 부분들이 소설을 읽으며 떠오르는데 성격이 다른 장르가 서로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어느 한 쪽이 실망스럽다거나 기울지 않는 느낌이고 감상을 더 풍부하게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영화와 소설이 내용상으로 세부가 다를 수밖에 없고 특히 뒷 부분은 다른데요, 소설 읽어 보셔도 좋아하시지 않을까 섣부르지만 짐작해 봅니다.
울프홀과 표범이라.. 메모 메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