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바낭] 대체 그걸로 어떻게 시리즈를 만든 건데? 하고 본 '몸값' 잡담입니다
- 2022년에 공개했다는데 완결은 2023년에 했나 보죠. 정보가 좀 헷갈리지만 대략 그 근처에 나온 시리즈구요. 에피소드는 여섯개이고 편당 30여분으로 짧습니다.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 적을 거긴 한데... 단편 영화 '몸값'의 스포일러는 어쩔 수 없이 들어갑니다. 왓챠에 등록되어 있으니 아직 안 보신 분들은 한 번 보세요. 14분 밖에 안 되는데 아주 알차고 재밌습니다. 이 시리즈는 안 보셔도 그 영화는 놓치시면 아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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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처럼 원작 '몸값'을 재밌게 봤던 분들이라면 이 포스터를 보는 순간 좀 의아하셨을 겁니다. 대체 이게 뭐지? ㅋㅋ 그래서 봤어요.)
- 원작의 내용을 똑같이 서두에 박아 넣고 시작합니다. 가평에 위치한 외딴 산 속 모텔이구요. 여고생 교복을 입은 전종서가 정장 차려 입고 온 진선규를 만나 성매매를 치르려는 중이에요. 그러다 남자의 질문 러시로 몸값 흥정이 시작되고, 그 배틀에서 대략 남자가 승리를 거둬 7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일을 시작하려는 찰나에 전종서와 이 모텔의 비밀이 밝혀지는 거죠. 이 곳은 사실 미성년자 성매매를 미끼로 젊고 팔팔한 남자들을 낚아서 장기를 적출, 판매한 후 남은 시신은 처리하는 무시무시한 조직의 본진이었던 것... 인데요.
당연히 원작 이후의 전개는 처음 보는 거겠죠. 일단 진선규의 장기 경매 현장 모습이 한참 나오고, 그러면서 제 3의 주인공 장률 캐릭터가 소개됩니다. 아픈 아버지를 위해 신장을 사러 온 효자인데 뭔가 되게 융통성이 없고 바보 같으며 고집이 세요. 그래서 이 캐릭터가 어찌저찌 난리를 일으키다 일단락 되려는 순간... 우르르쾅! 하고 지진 & 산사태가 모텔을 덮치고. 외부로 나갈 길 없이 폐허가 된 모텔 건물 안에서 전종서, 진선규, 장률이 어쩔 수 없이 행동을 함께하며 조폭들로부터 살아 남고 탈출하려 몸부림치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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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의 두 배우도 잘 했지만 이 두 분 버전도 다른 느낌으로 꽤 괜찮습니다. 전종서가 고딩처럼 보이진 않지만 교복 패션은 잘 어울리더라구요.)
- 원작을 쓰고 연출했던 이충현 감독은 이 시리즈에선 실질적으로 맡은 역할이 없습니다. 이름은 올라 있지만 그건 원작 내용이 통째로 도입부에 리메이크 되어 박혀 있어서 그런 거구요. 확인해보니 이 시리즈를 연출한 전우성이란 분은 이충현과 '몸값' 때 함께 일 했던 분이라고 하고... '몸값'의 두 배우가 이 영화에 비중 작은 조연 정도 역할을 하나씩 맡아서 출연해요. 그러니 원작과의 연관은 딱 그 정도이고 원작자 애인이 주연이긴 하네요 그 외엔 그냥 '다른 작품'이라 생각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러니 원작을 재밌게 봤다고 해서 이 시리즈를 굳이 보실 필욘 없겠죠. 뭐 원작 이야기를 전종서, 진선규 버전으로 다시 보고 싶으시다면야 1화 전반만 보고 끄시면 되겠지만 그렇게 한 번 시작해 버리면 끝까지 보고 싶어지잖아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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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 봬도 깐느 가서 시리즈 부문 각본상 받아 온 작품입니다? 전종서는 벌써 깐느에서 상 받은 출연작이 두 편... ㄷㄷㄷ)
- 근데 정말로 원작 내용을 넘어간 후부터 끝까지 벌어지는 이야기가 원작 이야기와 그렇게 단단히 결합되어 있지가 않습니다. 좋게 보면 원작을 이 시리즈의 두 주인공을 소개하는 인트로 파트로 활용했다... 정도로 봐 줄 순 있겠는데요. 원작을 안 본 분이라면 모를까, 그걸 알고 보면 자꾸만 뭔가 안 붙는 듯한 기분이 들면서 '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ㅋㅋ 근데 정말로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투자를 쉽게 받기 위해? 아님 '몸값'의 리메이크를 시리즈로 만들어 달라고 투자자 측에서 제안하기로 한 건지?? 참 알쏭달쏭합니다만. 뭐 일단 원작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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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선 아는 교복이 나와서 반가웠는데. 실제 학교 이름까지 그대로 갖다 쓰는 패기를 보여주더니 요 시리즈 버전에선 현실에 없는 학교 이름을 댑니다. 수원여고에서 항의를 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ㅋㅋ)
- 그래서 본편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무너지는 폐건물 안에서 사악 잔혹한 조폭들로부터 살아남기'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살아 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캐릭터 셋이 범상치가 않은 거죠. 조직에게 노예로 부려지며 남자들을 낚아 장기를 뜯어내고 경매하던 일을 하며 살던 여자애 & 미성년자 성매매를 하러 룰루랄라 씬나게 모텔을 찾았다가 얼떨결에 자길 죽이려 했던 여자애랑 팀을 맺고 서바이벌을 치르게 된 형사님 & 처음부터 끝까지 '아빠 신장을 구하자' 하나에만 꽂혀서 거기에만 집착하며 황당한 짓들을 벌이는 꼴통 남자애... 물론 이 셋 사이엔 어떤 유대도 공감도 없고 호감도 없다는 게 또 포인트겠구요. 이렇게 셋이서 계속해서 서로를 속이고 뒷통수 치고 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동행하며 조폭들로부터 살아남는 거. 대략 그런 구경을 두 시간 반 정도 하다 보면 끝나는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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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한국 창작물의 평균적인 K-조폭들 대비 여기 악당들은 그나마 견딜만 합니다. 만화적으로 과장이 좀 되어 있어서 물리도록 친숙한 그 맛(?)과는 조금 다르거든요.)
- 좋은 점을 말하자면... 어쨌든 그 두 시간 반을 잘 채워 넣었다는 겁니다. 목표는 단순하고 주인공들이 처하는 위기들도 거의 비슷비슷하지만 그때 그때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장소 같은 걸 넣어서 계속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고요. 또 그런 상황 변화에 따라 계속해서 인물 관계가 뒤집히면서 다르게 전개되는 걸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요. 또 이런 류의 생존물 필수 요소 같은 걸 열심히 챙겨 넣었어요. 극한의 상황에서 정신줄 놓고 미쳐 돌아가는 인간 군상... 같은 걸 다룬 이야기를 좋아하신다면 이 시리즈도 그럭저럭 취향에 맞으실 겁니다.
주인공 캐릭터들 셋의 배치가 좋습니다. [도대체 뭔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고 수시로 뒷통수를 치지만 분명히 셋 중 유일하게 똑똑한 여자애]가 상황을 리드하는 가운데 [잘난 척 하지만 결국 내내 그 여자애에게 휘둘리고 이용당하는 호구 아저씨]가 몸빵 및 개그를 담당하구요. [그냥 정상적인 인간이 아님임이 분명한 예측불허 돌아이]가 이 둘과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며 이야기 흐름을 바꾸고 긴장감을 조성하고 그래요. 그리고 이 셋이 어쩔 수 없이 함께하긴 하지만 언제 어떻게 배신하고 등에다 칼을 꽂아도 이상할 게 없는 그런 관계이다 보니 보는 내내 긴장감이 흐르구요.
그리고 그 캐릭터들을 맡아 소화하는 배우들이 좋아요. 전종서는 사실 대단한 연기를 보여줄 일은 별로 없지만 그냥 캐스팅이 다 했달까... 그렇습니다. ㅋㅋㅋ 매정하고 싸가지 없으며 속에 뭔 꿍꿍이를 숨기고 있는지 모를 좀 미친 것 같은 여자애... 역할에 이 분보다 더 잘 어울릴 배우를 찾긴 힘들겠죠. 장률의 경우엔 캐릭터가 워낙 튀어서 (이 시리즈의 모든 인물을 통틀어서 가장 황당하고 가장 정신 나간 캐릭터입니다 ㅋㅋ) 그 덕을 많이 보긴 합니다만. 어쨌든 그런 괴상하게 미친 애 역할 잘 해줬구요. 그리고 진선규는... 제가 이 분 연기를 제대로 본 적이 별로 없었거든요. 근데 이 분이 요즘 왜 그리 잘 나가시는지 납득했습니다. 주인공 셋 중에 가장 일관성 없고(...) 톤도 웃기다 심각하다 널뛰기를 하는 캐릭터인데 그걸 되게 잘 살려서 보여주더라구요. 이 정도 능력이면 잘 나가셔야죠. ㅋㅋㅋ 그럴 자격이 충분하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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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위해 대출까지 받아 장기 경매에 뛰어든 천상 효자 극렬씨!!! 알고 보면 세계관 최강 돌아이입니다... ㅋㅋ)
- 좀 별로인 점을 말하자면요.
대충 설명 보면 짐작이 가시겠지만 영화가 참 지저분하고 더럽고 칙칙하고 암울하며 부정적인 기운이 런닝타임 내내 가득합니다. 생각 외로 고어씬 같은 건 없는데, 그냥 상황이 참 피곤하고 짜증나고 구경하며 스트레스 받는 거 있잖아요. 이건 뭐 이 작품의 개성인 거니 '단점'이라고 할 순 없겠습니다만. 극중 대사의 1/3 정도가 욕설이란 느낌이 드는 건 제겐 확실한 마이너스 요소라서...;
원작과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좀 난감해진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원작은 좀 과도할 지언정 어쨌든 나쁜 놈이 벌 받는 이야기였잖아요. 마지막 반전에서 누가 더 나쁜 놈인지... 같은 거 생각할 필요 없이 그냥 카타르시스만 즐기고 마무리하면 되는 작품이었는데. 원작에서 그렇게 벌받고 사라질 운명이었던 미성년자 성매수자님이 여기에선 주인공 중 하나가 되어 버렸단 말입니다? 게다가 셋 중에서 가장 주인공(?)이에요.
이게 '갑작스레 황당한 일을 당한 평범남이 비밀을 숨기고 자길 사지로 이끄는 팜프파탈과 동행한다'라는 식의 이야기여서요. 결국 시청자 입장에선 진선규의 위치에서 이야기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게다가 보다 보면 정말로 단독 주인공인 것 마냥 비중도 크고요. 혼자 활약하는 장면이 독보적으로 많습니다. 개그씬도 혼자 독보적으로 많아서 웃다 보면 정도 들어요. 근데 이 놈이 미성년자 성매매(미수)범... 이란 말이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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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하고 보다가도 자꾸만 진선규 캐릭터가 초반 15분 동안 펼쳐 보인 그 화려한 비호감 즈질 코멘트들이 뾰롱뾰롱 떠올라요... ㅠㅜ)
- 대충 마무리하자면... 뭐 '킬링 타임용 짧은 코믹 스릴러'라는 관점에서 보면 꽤 준수하게 잘 뽑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만 원작을 재밌게 보고서 '또 어떤 기발한 이야기가 펼쳐질까!' 같은 기대를 하심 절대 안 되구요. 원작과 연결지어 생각할 경우 플러스보다 마이너스가 훨씬 많은 작품이에요. 대체로 평범하게 잘 뽑힌 서바이벌 스릴러랄까... 뭐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전종서, 진선규, 장율 세 배우는 각자 나름 재밌는 캐릭터를 맡아서 선방해주셨기에 배우들 팬이라면 한 번 볼만 할 겁니다.
인간들 바닥 드러내며 서로 뒷통수 쳐대는 류의 음험한 기운 가득한 스릴러 류를 좋아하셔도 시도해볼만 하구요.
전 그냥 저냥 봤습니다. 아주 좋지는 않은데 나쁘지는 않고... 정도? 뭐 그러합니다. 그래도 만약 넷플릭스로 공개됐다면 꽤 히트했을 것 같아요. ㅋㅋ
+ 시즌 2를 만들고 싶은데 소식이 없네요... 라는 연출자 인터뷰를 봤습니다. 엔딩을 생각하면 시즌 2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긴 한데. 그게 만들어진다고 해서 재밌을지는 모르겠어요. 그게 나온다면 정말로 원작과는 아예 상관 없는 이야기가 될 텐데 그게... 흠;
++ 자막이 제공됩니다. 아이고 감사해라...
+++ 아. 이것도 원작처럼 원씬 원컷 스타일로 만들어졌습니다. 보다 보면 훼이크(...) 쓰는 게 대략 보이긴 하지만 어쨌든 형식 상으론 매 에피소드마다 한 컷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훼이크가 여기저기 들어갔다 해도 어쨌든 배우들이 많이 고생했겠죠. 게다가 전 에피소드의 끝장면이 그대로 다음 에피소드의 첫장면이 되는 식이라서 이걸 다 이어 붙이면 3시간에 육박하는 원씬 원컷 영화가 됩니다. ㅋㅋ
++++ 사실 이 '몸값'이 갑자기 쌩뚱맞은 재난 서바이벌 이야기가 된 것엔 이유가 있습니다만. 나름 스포일러라서 스포일러 구간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일단 전종서의 '주영' 캐릭터는 이렇습니다. 고아로 시설에서 자라났고 중1 때 담임 선생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빡쳐서 칼로 찔러 버렸어요. 그러고 소년원에 들어갔는데 도와줄 가족도 친지도 없다 보니 몇 년을 거기에서 썩을 예정이었죠. 그러다 소년원에 와서 전도하는 여자 목사를 동앗줄 삼아 독실 신자 코스프레를 해서 5개월만에 풀려났는데, 알고 보니 이 목사가 집도 절도 없는 청소년들 이런 식으로 끌어와서 범죄 집단에 팔아 먹는 나쁜 놈이었던 것이에요. 그래서 이 곳의 사장에게 팔려왔고, 뒷통수에 위치 추적용 GPS 칩이 박힌 채로 한 번도 이 모텔을 벗어난 적 없이 장기 밀매 조직의 영업 사원으로 살아왔습니다. 장래 꿈은 사장을 죽이고 이 곳을 탈출해서 서울 사는 그 목사놈에게까지 복수하는 것. 그러기 위해 자기처럼 노예 생활 중인 러시아인 청소부 아저씨와 차근차근 은밀히 탈주 준비를 하고 있었네요. 그러다 이 망할 대지진 때문에 상황이 꼬여 버린 것.
지진 직후에 주영은 조직 중간 보스(원작의 성매수남 배우입니다. ㅋㅋ)에게 은밀히 딜을 제안하는데요. 내가 사장이 돈 숨겨 놓은 곳을 아니 함께 사장을 처리하고 돈 들고 나가자. 하지만 주영을 개무시하던 중간 보스는 피식 웃으며 주영을 모텔 건물 중앙에 꼭대기부터 지하까지 커다랗게 뚫린 구멍으로 밀어 버립니다. 더불어 이제 장기 적출 같은 거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 성매수남 '형수'(진선규)도 던지고 상황 파악 못하고 계속 자기가 산 신장 내놓으라는 '극렬'(장률)도 던져 버리죠. 근데 다행히도 지하실 센터엔 커다란 수조가 있었고, 그래서 지하실에서 모두 모이는 3인방.
그곳엔 장기를 적출해낸 시체를 처리하며 갇혀 사는 2인조 덩치 큰 바보 빌런들이 있었는데요. 일단 형수를 죽이려던 빌런들을 주영이 기지를 발휘해 다른 쪽으로 유인한 후 포박을 풀어 줍니다. 내가 풀어줄테니 내가 저기 환풍구로 나갈 수 있게 도와줘? 하니 오케이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협력하는 형수입니다만. 주영은 환풍구로 나간 후 형수를 위해 문을 열어주지 않고 사라져요. 그래서 잡혀 죽을 위기에 처한 형수를 구해준 건 어디서 손도끼를 들고 나타난 극렬. 그 순간 주영이 문을 열고 나타나 그들을 데리고 나갑니다. 사실 주영은 이들을 도와줄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혼자 나가려고 보니 자기 힘으론 치울 수 없는 장애물이 있어서 돌아와 구해준 거죠. "야 너 날 배신해??"라고 따지는 형수에게 "난 그냥 포박 풀어줄 테니 도와달라는 말 밖에 안 했는데?"라고 받아치는 주영. 생각해보니 그 말이 맞습니다. 더욱 화가 나겠죠. ㅋㅋ 그리고 극렬은 정말 다른 것 아무 관심 없이 형수를 졸졸 따라다니며 "내가 샀잖아요. 그 콩팥 주셔야 해요!!!"라는 말만 수백 번을 반복해요. 이것이 앞으로 이 세 캐릭터가 보여줄 모습의 요약입니다. 홀로 빠르게 머리 굴리면서 살아남고, 계속해서 형수의 뒷통수를 치지만 상황 때문에 어쩌다 보니 형수를 돕게 되는 주영. 계속 뒷통수를 맞으며 몸고생 다 하면서도 상황상 주영을 따를 수 밖에 없는 형수. 그리고 계속해서 쌩뚱 맞게 나타나 불가해한 맷집과 전투력을 선보이며 어쨌든 형수의 신장에만 집착하는 극렬.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은 '줄거리'로 설명하기 애매한 액션과 액션의 연속인 관계로 그냥 거의 다 과감히 스킵하구요.
만났다 헤어지고, 힘을 합하다가 뒷통수 치고, 그러면서 간간이 조폭들 죽이고 탈출하고... 하다가 막판에 주영은 형수에게 최종 딜을 제안합니다. 지금 이 건물엔 3개월치 장기 매매 대금이 현찰로 숨겨져 있다. 그 액수는 대략 70억. 내가 돈 위치를 아니까 니가 날 도와주면 너에게 7을 주고 나는 3만 먹고 떨어져주마. 딜은 성립하구요. 그때 또 죽은 줄 알았던 극렬이 살아 돌아와 덤벼드는데, 형수가 필사적으로 설득해서는 "나는 3층에 들러서 할 일이 있으니 넌 4층에 먼저 가서 기다려라." 라고 올려 보냅니다. 근데 사실 4층은 생존 조폭들이 사장, 부사장과 함께 모두 모여 있는 층이었어요. 가서 죽으라고 보낸 것이고 형수 본인은 3층으로 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주영과 함께 4층에 쳐들어갑니다... 만.
가 보니 극렬이 아직도 살아 있어요. ㅋㅋㅋ 날 또 또 또 배신하다니!!! 라고 화를 내며 사장을 인질로 잡고 부사장 및 생존 조폭들과 대치하고 있었네요. 다행히도 주영에겐 러시아 아저씨와 몰래 준비해 둔 권총이 있었고. 나름 폼나게 형수와 콤비 액션으로 졸개들은 다 정리. 사장, 부사장과 주인공 3인방 총 다섯 명이 타란티노스런 상황극을 좀 하다가 결국 사장, 부사장은 사망. 극렬은 중상을 입고 쓰러지지만 주영, 형수는 멀쩡하게 살아남습니다.
문제는 사장이 돈 숨긴 장소를 안다는 주영의 말이 형수가 자신의 복수를 돕게 만들려는 구라였단 거(...) 그래서 형수는 또 불같이 화를 내지만 그렇다고 주영을 죽이거나 하진 않고 그냥 화만 내요. 마음 약하고 정이 있는 센티멘털 휴머니스트 미성년 성매수자 형수씨... (쿨럭;)
근데 그때 다 죽어가던 극렬이 "난 그거 어딨는지 알 것 같아요. 알려줄테니 저 꼭 데리고 나가줘요. 약속하죠??" 라며 자기가 붙들고 있는 동안 사장이 계속 한 쪽을 힐끔힐끔 쳐다봤단 얘길 해줍니다. 그게 어디였냐면 그 방 구석의 천장 에어컨 위치인데요. 가만히 들여다보니 수상한 열쇠 구멍이 있고. 그걸 어찌저찌 여는 데 성공하니 천장에서 돈벼락이 쏟아집니다. 둘은 씐나게 돈을 쓸어 담아 가방에 메고 극렬 따위 죽든 말든(...) 그냥 고통이나 덜어 보라며 사장이 쓰던 모르핀 한 병이랑 주사기 하나 쥐어주고서 내버리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어익후. 나갈 길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빌딩이 붕괴할 조짐을 보입니다. 그러다 그때 형수가 큰 일을 해요. 극 초반에 지하로 던져졌을 때, 수조 속에서 커다란 배수관 같은 걸 봤다는 거죠. 주영은 아마도 그게 모텔 바로 옆 저수지로 통할 거라며 형수를 붙들고 4층에서 지하로 점프. 그리고 계획대로(?) 배수관을 통해 저수지로 탈출에 성공합니다. 멀리 산에서는 이들이 방금 전까지 갇혀 있던 모텔이 완전히 무너져내려 사라지구요.
둘은 성공을 자축하며 이 곳을 떠나려는데... 핸드폰 신호가 안 잡혀요. 이거 왜 이러지? 라는 형수에게 "내가 아까 구멍 통해서 봤는데, 바깥이 무슨 핵 맞은 것 같은 꼴이었어. 세상이 망한 것 같아." 라는 얘길 하는 주영. 그런데 그때...
극렬이 또 살아서 나타납니다. ㅋㅋㅋㅋ 모르핀 파워로 정신을 차리고 둘을 따라 뛰어 내렸나봐요. 그러고서 또 형수에게 신장 내놓으라는데. 이쯤 되니 마음이 약해진 형수는 자기가 돈 많으니 그깟 신장 내가 사서 주더라도 어떻게 해 줄테니 제발 입 닥치고 있으라고 하네요. 그러고 셋은 터덜터덜 걸어서 산등성이를 넘고. 정말로 대지진으로 인해 아포칼립스 상태가 되어 있는 가평시내 풍경을 넋이 나가 바라봅니다...
이게 끝인데요.
쿠키를 빙자한 좀 긴 분량이 뒤에 더 있습니다.
별 거 아니고 셋이 계속 걷다가 드디어 인가에 도착해요. 거기엔 엽총을 든 장윤주가 버티고 있었구요. 건물 벽에 깔려 죽어가는 자기 남편 살리게 당장 업거나 부축하라며 장총을 휘두르는 장윤주에게 주영이 쏘쿨하게 딜을 제안합니다. 총알 아깝게 나한테 쏘진 마라. 앞으로 그거 쓸 일 많다. 그리고 당신 남편은 상태를 보니 이미 내장 다 뭉개져서 어디 데려가기 전에 죽을 거고 데려갈 곳도 없다. 대신 고통이나 덜어주게 이 모르핀 한 병이랑 주사기 하나 줄 테니 대신 우리와 함께 내려가자. 오케이?
그래서 엽총을 든 장윤주까지 4인조가 이 아포칼립스 세상을 헤매며 서바이벌을 벌이게 될 것이다... 라는 뉘앙스로 쿠키까지 끝이 납니다.
근데 시즌 2는 안 나오겠죠. 아직까지 아무 소식 없는 것 보면 뭐.
+ 아.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이게 재난 서바이벌이 된 이유'는 이 시리즈가 원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같은 세계관의 스핀 오프 같은 식으로 기획된 거라서 그런 거라네요. 그래서 그냥 지진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파괴해 버린 대지진이었던 것. 근데 만들다가 세계관 공유는 그냥 포기했답니다. 그러니 신경 안 쓰셔도...
정말 콘크리트 유니버스 기획의 일환이었군요. 이 시리즈도 단편 몸값도 아직 안봤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작년 대작 중에 보기드문 잘만든 영화였죠. 듀나님의 그 호평도 이해가 가는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나왔던 황해... 넷플릭스로 가면서 오히려 극장개봉 포기하길 잘한케이스가 됐죠. 만듦새는 그저그런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평행우주같은 마동석영화였습니다만, 주연 여배우 분 잘봤으니... 괜찮았던걸로(...).
왓챠 회원이시면 단편은 한 번 보세요. 아아아주 재밌습니다.
네 안 나올 것 같더라구요... ㅋㅋ 플랫폼이 넷플릭스였으면 히트 치고 속편도 이미 제작 중일 것 같은데요. 사실 투자해 준 티빙이 잘 한 거긴 한데, 그런 티빙에겐 미안하게도 아까워요 참.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