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바낭] 본격 무대뽀 우격다짐 스릴러, '그놈이다' 잡담입니다
- 2015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9분. 스포일러는 마지막에 흰 글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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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농담 죄송합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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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증거도 단서도 없지만'이 이 영화의 포인트입니다. 증거도 단서도 없지만 범인은 너야!!!! 거든요. ㅋㅋㅋ)
- 대충 경상도 어딘가의 바닷가 마을입니다. 아주 어려서 부모를 잃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빡세게 돈 벌어서 고등학교 다니는 동생 뒷바라지 하는 '장우'라는 청년이 주인공이에요. 마침 이 동네에 재개발이 진행 중인데 장우는 부모가 남긴 집을 팔거나 떠나고 싶지 않아서 동의 안 해주고 버티다가 마을의 왕따 비슷한 게 되어 있는 상황이구요. 여러모로 인생 팍팍하지만 남매 사이는 정말 초현실적으로 좋아요. 그렇게 둘이 서로 위해주며 열심히 살고 있었습니다만... 어느 날 동생이 실종되고. 시체로 발견됩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지나 마을 사람들이 천도제를 열어주던 날. 뭔가 초현실적인 일이 벌어지면서 원래 식순에 의하면 바다에서 동생 영혼이 주워 먹고 반납해야 할 밥그릇이 둥둥 떠서 흘러가 멈춘 곳에... 딱 봐도 '내가 살인자야'라는 폼으로 수상하게 서 있는 한 남자가 있죠. 장우가 다가가며 말을 걸자 이 남자는 한 30배는 더 수상하게 후다닥 도망을 가구요. 아무런 근거도 증거도 없이 장우는 그 남자를 범인으로 확신하지만 경찰이든 누구든 이런 말에 귀를 기울이며 도와줄 사람이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대략 곧 죽을 사람의 모습이 눈에 보인다는 마을 왕따 소녀 한 명 말고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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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 왕따 소녀 시은 역은 이유영입니다. 9년 전인데 당시 26세쯤 되었던 듯 하고 배역은 고등학생 역이고 그래요. 배우 본인은 다음 달에 엄마가 되신다고 하네요.)
- 뭔가 되게 그 시절 양산형 스릴러 같은 때깔과 구성이라 관심이 없다가, 듀나님께서 의외의 호평 리뷰를 남기셔서 다시 관심을 갖다가... 결국 안 봤죠. 그래서 왓챠 가입할 때 찾아서 찜을 해놓고 잠시 틀었다가 포기했었습니다. 영화 내용상 내내 등장 인물들이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데 사운드도 좀 별로여서 자꾸 대사를 다시 듣게 되니 집중이 안 돼서요. 근데 오늘 보니 넷플릭스에 있더라구요? 그래서 만세를 부르며 자막 켜고 봤습니다만... 이쪽은 사운드가 괜찮아서 자막이 없어도 잘 들리더라는 게.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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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막은 있으면 무조건 좋은 거죠.)
- 되게 평범한 이야기이면서 또 좀 독특한 면이 있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이게 범인은 누구인가! 스토리가 아니에요. 주인공의 마음 속 범인은 시작부터 정해져 있고 그냥 '갸가 맞냐 아니냐'에만 집중하는 식이거든요. 그러니까 주인공이 그 왕따 소녀와 탐정질을 하고 다니긴 하는데 그게 처음부터 목표가 딱 좁혀져 있는 겁니다. "갸가 범인 맞으니까 갸가 범인이라는 증거를 찾자." 라구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겐 아예 신경을 안 써요.
이게 뭐 우리가 보고 있는 게 영화이고 그 속에서 장우가 주인공이니까 따라가 주는 거지 사실 정말로 위험천만한 짓 아닙니까. 심지어 범인을 그 사람으로 특정한 이유가 천도제 중에 귀신에게 바친 밥그릇이 그 사람 앞으로 떠가서... 라구요. ㅋㅋㅋㅋ 그런 상황에서 장우는 증거를 찾겠다고 용의자의 집에 침입하고, 직장에 침입하고, 미행을 하고 뭐... 정말 할 수 있는 걸 다 합니다. 묶어 놓고 고문하는 것까진 안 나왔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아마 기회가 됐다면 그러고도 남았을 놈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천도제 중에 밥그릇이 부자연스럽게 아주 수상해 보이는 누군가 앞으로 흘러갔다' 라는 게 현실 세계에선 미친 놈 봉창 두드리는 소리겠지만 이게 영화에서 연출이 되면 사정이 다릅니다. 보는 입장에서도 정말 그 놈이 범인일 거란 확신이 막 들고, 그래서 장우에게 이입하기는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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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장점 중 하나. 주인공이 폼을 잡는 장면이 별로 없고 배우도 그렇게 연기 합니다. '동생의 복수를 위해 고통 속을 헤매는 넘나 멋진 나!!!' 같은 느낌이 전혀 없고 자연스러워요.)
- 그렇게 장우가 찍은 용의자가 유해진이라는 것도 이입에 큰 도움이 됩니다. ㅋㅋ 일단 이 영화에서 가장 큰 배우니까요. 설마 이 캐스팅으로 범인도 아닌 단역이겠어? 라는 생각이 들어서 장우의 위험한 행동들을 대충 납득하게 돼요. 또 연기를 잘 하잖아요. 헤헤거리며 사람 좋은 동네 약사 아저씨 연기를 할 때도, 가끔씩 서늘한 표정 지으며 위험한 느낌을 풍길 때도 늘 그럴싸하게 어울려서 좋구요. 그러다보니 영화가 중반부를 넘어가면 뜻하지 않은 서스펜스가 생깁니다. 혹시 얘가 범인이 아니면 어떡하지? 장우 저 인간 어떻게 되는겨? 이런... ㅋㅋㅋ
덧붙여서 장우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캐릭터가 바로 이유영이 연기한 동네 왕따 소녀입니다. '곧 죽을 사람이 죽을 때 상황이 보인다'라는 참으로 작가님 각본 쓰기 편하고 실생활엔 아무 쓸모가 없을 능력을 갖고 있고 이런 능력 때문에 온 마을의 왕따에요. 얼마나 왕따냐면 수퍼에 가서 먹을 거 사는데 너한텐 안 판다며 물건 빼앗고 가게에서 몰아내며 소금을 뿌릴 정도(...)
암튼 이 캐릭터가 장우와 엮여서 함께 다니며 자꾸 자기가 본 걸 얘기하는데 그게 계속 맞아떨어지고. 근데 얘가 하는 얘기들이 또 대략 애매하게나마 유해진의 동네 약사를 가리키거든요. 사실 이 캐릭터는 딱히 큰 역할 하는 게 클라이막스 빼면 거의 없는데. 그래도 등장할 때마다 맘이 편해져요. 장우가 옳을 거라는 떡밥을 계속 던져 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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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이나 시골 스릴러다운 장면 아닙니까. ㅋㅋㅋ 근데 배경이든 캐릭터든 디테일이 좋아서 정말 실감 나고 좋습니다.)
- 어쨌든 스릴러입니다. 근데 보시다시피 초능력자가 한 명 나오고 초반 넘기고 나면 은근슬쩍 귀신도 나와요. 이것저것 재밌어 보이는 걸 막 섞어서 짜 놓은 이야기인데요. 이게 어떤 면에서는 잘 어울리고 또 어떤 면에서는 덜컹거리고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 왕따 소녀의 초능력은 정말로 이야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냥 영화의 분위기를 더 어둡고 호러에 가깝도록 만들어주는 역할이랄까요. 캐릭터 자체는 죽은 동생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 같은 중요한 의미가 있긴 하지만 이게 범인 잡는 이야기인데 예지 능력을 갖춘 캐릭터가 나와서 그렇게 활약이 없는 건 좀 쌩뚱맞죠.
개연성 측면에서도 무리수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이 동네 경찰들은 100% 살인 사건임이 확실한 일을 눈앞에 두고도 정말 문자 그대로 아무 일도 하지 않아요. ㅋㅋㅋㅋ 뭐 밥그릇 둥둥에 집착해서 이상한 소리를 해대는 장우에게 짜증내는 건 이해가 갑니다만. 나중에 진상이 밝혀지는 과정을 보면 그냥 아주 평범한 수준의 경찰만 됐어도 대략 2~3일이면 범인을 잡아냈을 거라는 확신이 들어서 좀 어이가 없어요.
또 클라이막스 부분의 전개는... 음. 스포일러라서 말을 못하겠네요. 하지만 정말 '대충 그런 셈 칩시다'의 연속이라는 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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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역 맡으신 분이 왠지 익숙하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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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지나지 않아 확 뜨시죠. 응답하라 1988... ㅋㅋㅋ)
- 그런데 또 이게 재밌습니다. 하하. 이것도 참 식상한 흐름인데 그냥 제가 원래 그렇습니다(...)
의외로 이 영화의 분위기와 개연성 등등을 단단히 잡아주는 게 초반 20여분입니다. 장우와 동생 사는 모습을 보여주며 주변 캐릭터들 소개하는 부분입니다만. 여기에서 묘사되는 이 작은 마을의 분위기가 의외로 되게 구체적이고 현실적이어서 이 허황된 스토리를 튼튼하게 받쳐주고요. 그러는 동안 계속 보이는 장우와 동생의 모습이 되게 애틋해요. 역시나 은근히 현실감 있게 애틋하죠. 그래서 천도제 후로 장우가 뭔짓을 한들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 하면서 범인이 천벌 받길 바라게 된다는 거. 그러니까 감정 이입이 잘 되는 스릴러이고 이건 의외로 흔치 않은 미덕이거든요.
또 위에서 단점처럼 언급한 초능력 왕따 소녀, 어린 애 귀신. 이런 게 굳이 각잡고 하나씩 따져 보면 애매한데, 어쨌거나 분위기 조성용으로는 아주 효과적으로 잘 활용됩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되는 천도제 장면도 요즘 나온 무속 호러들만큼은 아니어도 차분하면서 폼나게 잘 그려졌구요. 어찌보면 살짝 선구적이었다고도 우겨 볼 수 있겠네요. ㅋㅋ
그리고 또 중요한 부분. 늘어지거나 보는 사람 갑갑하게 만드는 구간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 왕따 소녀가 많이 갑갑이 캐릭터라 조금 아슬아슬하긴 한데 얘는 또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캐릭터라 넘어갔구요. 이야기 전개가 억지스럽지 않게 빠른 편이에요. 덧붙여서 결말부에서 마무리도 꽤 깔끔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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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K-무속 호러 유행의 원조는 나다!!! 라고 주장... 하지는 않지만 조금은 그래 보입니다.)
- 대충 정리하자면...
정색하고 하나 하나 뜯어 보자면 허점도 많고 아쉬운 점도 많은 영화입니다만 그걸 대충 눈감아 주고 즐길만한 장점이 또 있어서 재밌게 봤어요.
그러니까 스릴러를 보더라도 인물들 드라마나 감정이 중요한 취향이라든가. 분위기 그럴싸하고 독특한 부분이 있으면 단점들 잘 눈 감아주시는 분? 에게는 꽤 준수하게 뽑힌 소품 스릴러/호러물이겠구요.
아무리 그래도 근본이 범죄 스릴러인데 개연성을 챙기지 않으면 몰입 불가다. 라든가 뭔가 허술한 구석들이 눈에 띄면 계속 거슬리는 스타일이라든가... 이런 분들에겐 추천 불가 영화가 되겠습니다.
뭐 어차피 이미 나온지 10년이 되어가는 영화라 볼 분들은 이미 다 보셨겠지만요. ㅋㅋ 암튼 전 취향에 맞아서 기대보다 재밌게 잘 봤습니다.
+ 주원이 생각보다 연기가 괜찮더라구요? 사실 이 분 나온 작품 중에 제대로 본 게 거의 없어서 처음 접하는 기분으로 봤는데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요즘 활동을 찾아봤더니 인기가 떨어지셨나. 작품 활동이 뜸하네요. 차기작으로 '소방관'이란 영화가 있길래 눌러 보니 이 영화에서 함께한 이유영도 나오구요. 근데... 주연이 곽도원이고 이 분이 음주 운전 하는 바람에 무기한 개봉 연기 상태랍니다(...)
++ 이 영화의 감독님은 세기말/세기초에 잠깐 화제였던 훼이크 다큐 호러 '목두기 비디오'를 연출하신 분이죠. 그리고 근래에는 저 영화의 쌩뚱 리메이크 '마루이 비디오'도 만드셨구요. 근데 필모가 딱 그 두 편 + 이 영화 뿐입니다. 능력을 보면 이보다는 조금 더 만드셔도 될 것 같은데... 음...;
+++ 젊고 풋풋한 이유영씨 모습을 보다 보니 문득 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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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이 '나를 기억해'에서 같은 인물의 학생, 성인 버전을 맡아 연기한 적이 있었죠.
요즘 상태로 보면 전혀 안 비슷한데 저 시절 기준으로 보면 은근 닮았습니다. ㅋㅋ
++++ 스포일러 구간입니다.
장우의 동생은 평소에 동네 사람들로부터 옷차림이나 행동에 대해 지적을 좀 받고 사는 편입니다. 걍 21세기 기준으론 평범하게 멋부리고 다니는 여고생 정도인데 마을 사람(정확히는 어른)들이 다 옛날식이어서요. 게다가 남들에게 굉장히 살갑게 다가가는 캐릭터라서 영화 속 마을 같은 곳에서는 '술집 여자 같다'고 욕 먹기 딱 좋죠.
암튼 장우는 자기가 버는 돈으로 동생이 열심히 공부해서 자기는 포기한 대학도 가고, 폼 나는 삶을 살길 원하지만 동생은 공부할 생각도 없고 오빠랑 떨어질 생각도 없어요. 그래서 오빠 몰래 미용실에서 일하며 기술 배우며 학교 마치면 미용사가 되어 홀로 고생하는 오빠에게 보은하며 행복하게 살 계획이죠. 그런데 그 미용실 알바의 현장을 오빠에게 걸리고, 화끈하게 혼난 후에 통금 처분을 받고 집에 혼자 있게 됩니다. 그 시각에 장우는 동네 아저씨들의 소소한 도박장(...)에 들러서 술 한 잔 하고, 그동안 고민했던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재개발 동의 서류를 가져가서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는 식으로 내준 후에 "나는 동생이랑 서울 가서 새 삶 살거다!" 라고 선언하고 와요. 그런데 돌아오니 동생이 없죠.
경찰서에 달려갔지만 작은 동네라 장우네 사정을 다 아는 경찰 아저씨는 "니가 뭐 동생 혼냈다며? 집 나간 거지 뭐 삼일만 기다려 봐~" 하고 돌려보내는데요. 돌아와서 세탁 일을 하던 장우는가 잠시 앉아 쉬고 있는데, 죽을 사람을 예언한다는 전설의 왕따 소녀 '시은'이 그 앞에 와서 빨래들 담가 놓은 커다란 욕조를 부들부들 떨며 쳐다보다가 휙 가버립니다. 불길한 느낌을 받은 장우는 욕조로 다가가고, 동생의 옷이 보이고...
시간이 지나 천도제에요. 주요 마을 사람들이 다 모여 있는 가운데 '넋 건지기'라는 의식이 거행되는데, 이때 시은은 쎄한 느낌을 받고. 그쪽을 바라보니 작두 위에서 일하던 무당 어깨 위에 왠 소녀 귀신이 서서 꾹 누르고 있네요. 무당은 신기를 잃고 발에서 피를 줄줄 흘리고... 사람들은 난리가 나고 시은은 "그만둬!!" 라고 소리치고... 그때 혼자 멀리 떨어져서 울적해하고 있던 장우가 이 꼴을 보고 현장에 다가왔다가, 방금 전에 귀신 먹으라고 바다로 던진 밥그릇이 둥둥 떠내려가는 걸 봅니다. 그 밥그릇은 사람들로부터 좀 떨어진 물가에 멈추고. 그 위엔 긴 파카와 모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어떤 남자가 불쾌한 느낌으로 목을 꺾어주며 밥그릇을 쳐다보고 있어요. 뭔가 수상함을 느낀 장우가 다가가며 "저기요?"하고 부르는 순간 남자는 도망가고, 긴 추격전 끝에 남자는 도망가지만 벽에다가 신발 자국 하나를 진하게 남깁니다.
장우는 그 신발 자국을 갖고 동네 시장을 뒤져서 '슈퍼 카미트' 운동화라는 걸 알아내는데, 문제는 얼마 전에 무슨 일이 있어서 누가 그 신발을 시장 사람들 거의 전부에게 돌렸대요. ㅋㅋㅋ 주위를 돌아보니 정말로 사방이 다 슈퍼 카미트. 고작 이 정도를 갖고 경찰서에 가서 하소연 해보지만 형사는 또 짜증만 내면서 엄하게 장우와 함께 세탁장 일을 하는 먼 사촌을 범인으로 체포하고 있네요. 방에서 동생 속옷이 나왔대요. 그럴 리가 없고 걔는 옛날부터 원래 그랬다고(정말로 그랬답니다...;) 말해도 듣지도 않구요.
그래서 좌절해서 돌아온 장우에게 동생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이게 사라졌던 폰이거든요. 화들짝 놀라 통신사에 가서 위치 추적을 부탁하지만 이런 건 형사가 영장 가져오기 전엔 안 된다는 말을 듣고 힘 없이 돌아서 나오는데... 버스에서 동네 양아치들에게 괴롭힘 당하는 시은을 발견하곤 구해주고 얘를 통신사로 데려가서 동생이라 우기고서 위치 정보를 얻어 옵니다. 그래서 내친 김에 시은도 데리고 그 위치로 가봤더니 재개발 때문에 유령 마을이 된 동네에요. 그리고 수상해 보이는 사람 그림자를 쫓아 간 빈 집에서 이들이 본 것은... 남 몰래 만나 섹스를 나누는 마을 남1, 여1이었네요. ㅋㅋ 허망해하는 찰나에 집 밖을 지나가는 슈퍼 카미트! 이번엔 바로 동생 번호로 전화를 해 보니 그쪽에서 벨 소리가 울립니다!! 죽어라고 쫓아가는 장우... 지만 또 놓쳐요. 참 젊고 힘 좋고 몸도 좋은 주원인데 말입니다. ㅋㅋ
그런데 추격에 실패한 장우가 숨을 돌리고 있던 그 자리가 바로 동생이 생전에 가깝게 지내던 동네 약국이었고. 그때 쌩뚱맞은 시각에 약국 불이 켜지는 걸 보고 가게에 들어가요. 갔더니 우리 유해진씨가 사람 좋게 웃으며 '가까운 사람 잃은 심정 잘 안다. 범인 꼭 잡혀서 엄벌 받길 바란다'며 이것저것 선물을 막 챙겨주네요. 그런데 그때 다른 손님이 들어 오고, 그 손님을 응대하던 약국 주인이 순간적으로 아까 천도제 때 봤던 그 남자와 똑같은 방식으로 목을 꺾는 걸 목격합니다. 이런!!! 그리고 그날 밤 장우는 약사가 집을 비운 사이에 숨어들어가서 끝끝내 슈퍼 카미트를 찾아내고야 맙니다. 이 놈이 범인인지 아닌지야 모르는 일이지만 최소한 천도제 때 목격한 그 놈은 맞을 테니 장우는 이제 완전히 확신을 갖게 되죠.
그때 우리 시은양은 아직도 장우랑 갔던 그 유령 동네를 헤매다가(같이 있다가 장우가 슈퍼 카미트를 보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혼자 달려가 버렸습니다 ㅋㅋㅋ) 조금 전에 약국에서 장우가 마주쳤던 동네 여자 주민을 마주치구요. 시은에겐 이 여자가 죽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잠시 후 그거랑 똑같은 상황으로 여자는 살해되겠죠.
아마도 시은의 예지 때문에 살해 현장을 찾아간 듯한 장우는 당연히 참고인으로 경찰서에 가구요. 거기에서 슈퍼 카미트 얘길 하며 약사가 범인이라 우겨 보지만 그 말을 형사가 믿어주면 오히려 문제 아닙니까? ㅋㅋ 이젠 동네 미친 애랑 쌍으로 뭐하는 짓이냐고 욕만 푸지게 먹고 쫓겨나요. 그래서 다음 날부터 장우는 24시간 약사 미행에 나서는데, 여기저기 다니며 봉사 활동 같은 일만 하는 착한 사람이네요. 하지만 결국 성질을 못 참고 들어가서 "니가 죽였지! 내가 가만 안 둔다!!" 이러다가 오히려 약사님에게 두들겨 맞고 쫓겨나는 굴욕을...
근데 집에 돌아와 울적해하던 장우는 자기 집에서 가까운 그 동네 사람들 도박장(...) 앞에 이 사람들이 경찰 피하기 위해 달아 놓은 cctv가 있다는 걸 깨달아요. 그래서 비디오를 돌려보니 몇 시인가에 약사의 차가 도착하고. 잠시 후에 먼 사촌 형이 와서 차를 살피다 간 모습까지 확인합니다. 그래서 형에게 달려가 상황을 물어보니 "몰라. 내가 왔을 때 차는 비어 있었어" 라고 답해주고요. 돌아와 차가 주차되어 있던 주변을 살펴 보니 샛길 같은 게 있고, 그걸 통해서 자기 집 지하로 접근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합니다. 더욱 더 굳어지는 믿음!!!
그 시각에 시은은 동네 양아치들의 대화를 듣다가 여학생 하나가 성매매를 하러 인근 폐교로 간다는 걸 알게 돼요. 사건과 관련 있을 것 같아 시은은 바로 장우에게 연락하지만 뭘 하다 전화를 못 받구요. 시은은 겁도 없이 자기도 그 학교로 갑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성매매 여학생을 기다리고 있었던 건... 정말로 유해진 약사님이었는데요. 행동이 이상합니다. 자기가 불러 놓고는 성매매에 관심도 없어 보이고. 주변을 휘휘 둘러보더니 여학생더러 그냥 가래요. 게다가 돈도 주면서 가라고 합니다. 여학생이 황당해하자 "아 뭐 신경 쓰이는 게 있어서 확인해 보려고. 근데 아무도 안 오네?" 라고 답을 하네요. 자신을 미행하는 장우를 낚아 보려고 벌인 일이었던 겁니다.
근데 뒤늦게 시은의 메시지를 본 장우가 시은에게 전화를 걸고, 창 밖에 숨어 있던 시은은 약사에게 붙잡혀요. 그리고 그때 장우와 경찰이 동반 출동하는데... 시은은 기절했다 방금 깨어난 상태로 멀쩡히 잘 있었고, 장우는 경찰서에서 형사에게 미친 듯이 두들겨 맞습니다. (2015년에 이래도 되나;) 그러고 시은은 귀가 조치, 장우는 유치장에 갇히고 유치장 바로 밖에는 나가기 전에 서명할 서류 때문에 유해진이 앉아 있어요. 그런데 전화가 와서 거기 있던 마지막 형사가 자리는 비우는 순간... 유해진은 핸드폰을 꺼내듭니다. 동생의 핸드폰이죠. 다행히도(?) 범인이 맞았던 겁니다. ㅋㅋㅋ 그걸로 유치장 속 장우에게 자기가 동생을 때려는 장면을 보여주고는 씨익 웃으며 장우에게 물어요. 내가 이 영상을 지울 수도 있고 안 지울 수도 있는데 니가 골라봐요. 지운다를 선택하면 시은이는 살아. 안 지운다를 선택하면 이 폰은 너에게 주겠지만 시은이는 오늘 밤 죽어. 어떡할래?
부들부들 떨던 장우는 눈물 범벅이 되어 시은이를 위해 '지운다'를 선택하구요. 답을 듣자 마자 영상을 삭제한 유해진은 허허 웃으며 나가다가... 뒤를 돌아보고 한 마디 합니다. "근데 장우씨. 장우씨는 날... 믿어?" 하고 헤헤 웃으며 떠나는 우리 빌런님. 죽이겠단 얘기죠.
그 뒤는 뭐... 계속 장우를 고통스럽게 하던 형사님이 유해진을 태우고 집으로 데려다 주는데요. 도중에 젊은 형사에게 전화가 옵니다. 자기가 호기심에 알아봤더니 그 약사가 이상한 점이 있다나요. 그 동네 꼭대기 큰 집에 살던 부자집 첫째 아들이었는데, 어느 날 강도가 들어 아빠도 죽고 엄마도 죽고 엄마 내연남도 죽고 여동생도 죽었는데 혼자 살아남았대요. 그리고 확인해보니 학력이 중졸이랍니다. 약사일 리가 없는 거죠. 이 얘길 다 들은 형사님은 부들부들하며 뒤를 쳐다보지만, 통화 소리를 다 들은 유해진에게 죽습니다.
그때 소녀 귀신에게 이끌린 시은은 그 꼭대기 집으로 향하고. 잠시 후 들이닥친 유해진에게 얻어 맞고 기절해서 결박을 당해요. 그리고 마음 좋은 경찰의 선의를 악용한 우리 나쁜 장우는 경찰서를 탈출해서 약사 집에 갔다가, 시은에게 들었던 자기가 죽는 장면을 떠올리고는 암튼 뭐 대충 또 그 꼭대기 집이구나... 하고 달려가서 세 명이 대치하는 상황이 됩니다.
그러니까 유해진은 어렸을 때 내연남과 당당하게 집에서 섹스하며 (아빠가 많이 아파서 침대에서 꼼짝도 못하고 말도 못 하는 상태였대요) 자신과 동생을 구타하던, 그러다 동생을 죽이기까지 한 엄마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뭔가 성적으로 들이대는 여성들에게 혐오감을 품게 된 거였다는 사연입니다. 장우 동생은 전혀 들이댄 바가 없지만 짧은 교복 치마와 친근한 성격 때문에 맘대로 오해하고 살해. 약국 손님은 정말로 자신을 유혹하려 들어서 살해. 뭐 어처구니가 없지만 어차피 사이코 살인마니까 대충 넘어가구요.
그래서 공식 규범대로 둘은 몸싸움을 벌이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장우가 계속 일방적으로 맞습니다. ㅋㅋㅋ 우리 약사님이 평소에 자기 관리가 워낙 철저하셨는지 싸움이 안 돼요. 그래서 장우는 거의 죽기 직전 상태에 몰리는데, 마지막 결정타를 날리려는 순간 소녀 귀신(그러니까 유해진의 죽은 동생)이 나타나 흉기를 든 유해진의 손을 잡습니다. 유해진은 눈이 똥그래져서 (하지만 의외로 자연스럽게?) 동생과 대화를 나누고. 자기 동생을 끔찍히 위하는 유해진의 독백 아닌 독백을 들은 장우는 자기 동생 얘길 하죠. 어려서 부모 잃고 맛이 가 있던 오빠를 위로하며 살 이유를 만들어줬던 소중한 동생이다. 그런 아이를 그렇게 처참하게 죽였으니 난 여기서 널 죽이고 나도 죽겠드아!!!! 하면서 마지막 힘을 다해 달려들어 태클을 하고, 그 기세 그대로 높은 베란다에서 바닥으로 떨어져요. (이때 유해진의 표정을 보면 뭔가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듯한 표정입니다.)
잠시 후 장우가 살짝 풀어줬던 결박을 마저 푼 시은이 둘이 떨어진 곳으로 다가가 보니 유해진은 그대로 사망. 장우는 당연히 살아 있는데, 전날 시은이 장우의 다친 손에 단단히 감아줬던 스카프 매듭이 창살 같은 것에 걸려서 안 떨어지고 살았어요. 시은으로서는 처음으로 미래를 보고도 살린 케이스가 되겠네요.
그러고 마지막은 그냥 에필로그입니다. 다음 해 봄이 왔고, 장우와 시은은 남매 같은 사이가 되어 서로 의지하며 지내요. 이때 장우가 싸 온 도시락을 먹으며 장우가 시은에게 영화 처음에 동생에게 들었던 말들을 그대로 반복하는 게 나름 포인트구요. 도시락을 다 먹은 둘은 쪽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동생의 유골을 뿌려줍니다. 끝이에요.
그 이유영님 맞는지 모르겠는데... 원래 미용실에서 일하셨데요. 그러다가 잡지를 보고 한예종에 들어가시게 됐데요.
박용우님과 이유영님 나오시는 [봄]이란 영화가 있어요. 외국에서 상도 받았고요. 노출이 쎄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보려고 했는데 아침 9시에 하루 1회만 하더라고요ㅠ.ㅠ
한예종 나온 이유영이면 맞을 겁니다. ㅋㅋ 무명급 신인일 때 고 김주혁씨와 사귀는 것 때문에 화제가 되고 그랬었죠. 뭐 지금은 결혼도 하시고 곧 출산이시고 그러니 다 옛날 얘기구요.
말씀하신 '봄'은 장르나 설정이 제 취향이 아닌 것 같아 보진 않았지만 OTT에는 있어요. 물론 jeremy님은 극장에서만 보시니까 관계 없는 얘깁니다만... 하하;
고 김주혁씨랑 사귈 때면 '간신'으로 신인상도 받고 나름 인지도 올라가던 시절이라 아마 무명급까지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도 열애설을 접하고 '요즘 주목하던 신인급 여배우였는데 김주혁이랑 사귀네?' 이랬던 기억이 나네요.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작품이네요. 평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고 관객도 백만이나(?) 들었는데 애매한 성과라 오히려 그래서 더 존재감이 애매했나 싶기도 해요. 차라리 망작으로 유명하거나 그랬으면 기억을 했을지도? ㅋㅋ
유해진에 이유영, 류혜영 출연진도 맘에 들고 써주신대로라면 제 취향에도 어찌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몰랐던 작품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ㅎ
논리가 은근 엉망이고 클라이막스를 쬐에끔 더 날씬하게 뽑았으면 어땠을까... 싶지만 이 정도면 나름 유니크한 면도 있게 잘 만든 스릴러라고 생각했어요. 혹시 보신다면 재밌게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