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보의 아버지 제임스 카메론

슈퍼 솔저의 대명사 람보.
수백명을 혼자서 때려잡는 원맨아미.
하지만 첫번째 람보 영화에서부터 람보는 슈퍼 솔저이고 원맨아미였을까요?

람보가 물론 1편에서도 무쌍을 찍기는 하지만 그 상대들이...
생전 강력사건이라곤 겪어본 적도 없을 것 같은 시골의 보안관보들
그리고 동원되 나와서는 기념사진이나 찍고있는 실전경험 1도 없는 방위군들입니다.
트로트만이 이야기하죠.
"그친구가 당신들한테 잡히면 우리 훈련체계에 문제가 있는 거지"
람보가 무쌍찍는 건 훈련받은 특수부대원이기 때문이지 람보라는 인물이 아주 특별한 존재는 아니라는 거죠.

람보는 월남에서 잡혀서 고문당하고 오래동안 갇혀있었던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람보가 슈퍼 솔저라면 그런 람보를 붙잡은 베트콩은 슈퍼 울트라 솔져겠죠.
그리고 람보가 보안관보나 방위군을 조진 방법은 월남에서 베트콩한테 배워온 수법들입니다.

그랬던 람보가 2편에서는 소련군 스페츠나츠를 상대합니다.
소련군의 훈련체계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면 그친구들 하나하나가 람보와 동급 전투력을 가진 친구들일텐데
람보는 그런 특수부대원들을 시골 보안관보들과 똑같이 처리합니다.
그리고 트라우마 따위는 이미 오래전에 사라진 것 같고 어떤 것도 겁내지 않습니다.
진짜로 슈퍼 솔저가 된 거고 우리가 아는 '람보'의 이미지는 2편에서 나온 겁니다.

람보 1편과 2편의 이런 차이는 어디서 나왔을까...
람보 2의 공동각본으로 스탤론과 함께 이름이 올라 있는 사람, 제임스 카메론입니다.
공동각본이라고는 해도 람보 2의 각본이 만들어지는 동안 아마 카메론과 스탤론은 만난 적도 없을겁니다.

람보 2의 각본 초고를 쓴 사람은 제임스 카메론이었습니다.

그치만 스탤론은 카메론이 쓴 각본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냥 자기가 처음부터 다시 써버렸죠.

하지만 카메론의 각본에 있던 몇몇 요소들을 스탤론이 차용했기 때문에 최종각본이 완성되는데 일정지분이 있는 사람은 크레딧에 이름을 올려야한다는 그동네 노조규정상 공동명의가 된 거라나 봐요.

카메론의 말로는 람보 2의 스토리는 스탤론이 창작한 거고 자기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합니다.
대신에 영화 후반에 람보가 무쌍찍는 액션 장면의 아이디어는 대부분 자신의 것이라고 합니다.
바로 람보가 '사람들이 아는 그 람보'가 되는 순간들이 카메론의 손에서 탄생한 거라는 거죠,

람보 2 이전에도 이미 카메론은 원맨아미의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인간은 아니지만...
터미네이터의 경찰서 습격장면.
그 이전까지 그런 장면은 없었죠.
경찰서는 늘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곳이었습니다.
때때로 (분노의 13번가처럼) 특정한 상황에서 다수의 습격을 받는다던가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멀쩡한 평상시의 경찰서를 단 한명이 중화기를 싸들고 쳐들어가서 쑥밭을 만들어버리는 상황은 없었죠.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런 원맨아미 액션이 람보에도 반영된 겁니다.
애초에 카메론이 람보2의 각본가로 선정된 것도 람보의 폭력성을 강화하고 싶었던 캐롤코에서 터미네이터 각본의 액션장면을 보고 결정한 거였다고 해요.

그리고 카메론은 우주 배경 슬래셔였던 에일리언의 속편을 람보 2같은 밀리터리 영화로 만들어버리더니 영화 끝에가서는 시고니 위버를 여자 람보로 만듭니다.
뒤이어서 티2에서는 린다 해밀턴이 여자 람보가 되죠.

트루 라이즈에서는 제이미 리 커티스가 이런 말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 남편 알고보니 람보였네"


터미네이터와 람보 2는 이후 액션영화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버립니다.
70년대를 대표하는 더티 해리나 데스 위시 같은 영화와 터미네이터/람보 2 이후 영화들의 액션을 비교하면 그 차이가 확 드러나죠.
람보식 액션이 홍콩 영화쟁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서 영웅본색이 탄생하게 된 거라고 볼 수도 있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8,90년대 이후 총기 액션영화의 방향을 결정지은 사람이 카메론이었다고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랬던 카메론은 요즘은 과거 총기 페티시 영화들을 만들던 시절을 후회하고 있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아바타 속편에서도 원래는 더 많은 총질 장면이 있었는데 잘라냈다는듯...



    • 아 람보 2에서 카메론의 흔적이 남아있는 부분이 거기였군요. 어떻게보면 람보라는 캐릭터와 프랜차이즈가 1편과는 전혀 다른 톤으로 쭉 이어지는 작지만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도 할 수 있겠네요.

    • 이런 깊은 내용이 있었네요.  람보와 카메론.. 전혀 몰랐던 내용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원래 캐머룬이 구상한 각본은 존 람보 혼자가 아닌, 비슷한 신체적 능력을 가진 파트너와 함께 잠입하는 스토리였다고 하더군요.  그걸 스탤론이 람보 1인 활약상으로 바꾼 것이라고 합니다 :-)




      아무튼 람보2편이 세계적 성공을 거둔 배경에는 당시 미국의 힘을 앞세운 외교를 강조했던 레이건 대통령 집권 시기의 신애국주의가 영화의 주제와 잘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카메론 이름 들어가 있는 건 알았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ㅋㅋ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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