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은 어디서 나는가...이제 봤어요 시리즈
ott에서 손 닿는 대로 영화 여러 편을 보았습니다.
뒤늦게 본 오래 전 영화라 소개도 우습고 해서 그냥 이런 거 봤어요,라고 사진으로 때우며 서너 줄만 써 봅니다. 성실하신 로모 회원님과 넘나 비교되지만요.

'아이 캔 스피크'를 이제 봤어요.
위 사진에서 부산에 있는 서면이 어디에 있는지를 얘기하고 있어요. 보셨으면 생각나시겠지만 이어서 옥분 할머니의 '생강은 어디서 나는가' 대사가 이어지죠. 요 장면 정도까지는 좋았는데 두 사람이 친해지면서 알콩달콩하기 시작하자 넘 정석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구조를 가져와서 좀 그랬습니다. 영화가 좋았으나 더 좋았으면 좋았겠다...하는 마음?
그러나 그래도 아직 안 보셨다면 추천하고 싶네요. ㅠㅠ

'천하장사 마돈나'를 이제 봤어요.
저는 좋게 보았어요.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나 씨름부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좀 쉽게 넘어가는 거 같긴 해도 주인공 오동구의 캐릭터가 그런 부분을 다 설득해 낸다고 느꼈습니다. 여유와 사랑과 관용이 넘치는 캐릭터의 승리네요. 오동구의 동생을 보면 인간은 타고 나는 게 절대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같은 집에서 같은 부모를 겪고 말이죠. 사랑스러운 인물 덕에 사람에 따라서 갖고 있을 수 있는 편견을 허물게 하는 영화입니다. 오동구 아버지 같은 막가파 끝판왕만 아니라면 말이죠. 안 보셨다면 역시 추천합니다.

'김씨 표류기'도 이제 봤어요.
동화 같은 이야기로 봐도 두 김씨 중 섬에 있는 분의 내용이 풍부해서 좀 기운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캐스트 어웨이'가 생각난 것은 저만은 아닐 듯하네요. 저 오리도 사랑스러웠으나 '윌슨'이 떠올랐어요. 새똥으로 방법을 생각해 내는 걸 보고 김씨 아저씨 은근 똑똑하신 분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닥쳐올 동절기엔 어쨌거나 불가능한 생존기이지만요. 아이디어는 재밌는데 영화 후반이 아쉬웠습니다. 사실 어떻게 마무리하면 좋은 마무리일지... 동화적, 환상적으로 완전히 가버렸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슬픔의 삼각형' 이제 봤어요.
한번에 못 보고 중단하고 이어 보았습니다. 소동극 같은 영화로 쓴웃음이 나는 장면은 자주 있으나 사랑스러운 인물이나 장면은 하나도 안 나오는 영화입니다. 저 분홍티 입은 인간 누구 떠오르지 않습니까. 감자칩 먹으면서 친구와 비아냥거리며 보면 좋을 영화였어요. 유럽이나 미국 부자들은 이 영화를 봤을까요. 안 보겠죠. 우리(?)끼리 보고 고소해 하고 말겠지만, 순진단순하기 그지없는 마음이지만 이런 영화도 만들어지고 상받는 건 전적으로 찬성이야,라는 심정이었어요. 이 감독님의 다음 영화는 어떤 것일지 궁금해졌습니다.

'세기말의 사랑'은 이제 봤으나 비교적 신작입니다. 올해 영화니까요.
다 보고 느낀 것은 이런 사람들로 이루어진 세상이라면 살만한데!였습니다. 위의 포스터에서 중앙에 위치하는 세 분은 누가 보더라도 훌륭한 분들입니다. 얼핏 보면 안 되고 자세히 봐야 알지만요. 이 영화의 전개 과정은 얼핏 보면 알 수 없는 것을, 겹겹 싸여 있는 인물들의 외피를 벗겨서 이들이 알짜배기임을 드러내는 과정일지도 모르겠어요. 다르게 말하면 의인이 셋만 있어도 세상 안 망한다는데 이 영화의 세계는 안 망하겠네 다들 넘 좋은 사람들이 서로를 위하다가 얽히고 설키는 이야기라니. 세상이 그럴리가 없는데... 이런 생각까지 할만큼 좋은 사람들이 도우면서 사는 이야기였어요. 그리고 이런 내용임을 마지막에 가서야 깨닫게 되는 잘 구성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작품들만 잘 골라보셨네요. '슬픔의 삼각형'만 빼고는 다 훈훈한 내용이네요. '세기말의 사랑'은 올해 연말쯤 재감상하려고 벼르고있는(?) 작품입니다. 삭막한 세상이라는 차가운 현실은 외면하지 않으나 말씀대로 좋은 사람들끼리 서로 어색하지만 도우면서 사는 이야기라서 저도 기분이 좋아져요. 흉터 만져봐도 되냐고 하는 순간을 참 좋아했어요.
재감상 벼르고 계신가요. 다정하게 느껴집니다. 흉터 얘기는 쌀쌀맞던 냉미인이 그런 소리를 하니 더 다가오는 게 있었어요.
혹시 '비밀의 언덕'은 보셨나요? 강추 작품인데 임선우 배우가 아주 귀엽게 나옵니다. 여기서와는 다른 매력이 있죠.
볼 목록에 있는 영화입니다. 꼭 보겠습니다요!
'아이 캔 스피크'는 두 주연 배우들 연기랑 재치 있는 대사들 때문에 아주 재밌게 보다가 클라이막스에서 살짝 실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외국인 배우들 연기가 서프라이즈 느낌이기도 했고... 또 말씀대로 마치 로맨틱 코미디 클라이막스처럼 좀 과장이 되어서 조금만 톤을 다운 시켜줬음 좋았을 텐데... 했어요. 하지만 그래도 재밌게 봤구요. 요즘 같은 시국에 필요한 영화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ㅠㅜ
천하장사 마돈나는 안 본 영화에요. 올려주신 짤을 보며 류덕환이 저렇게 어리고 귀여웠다니!! 하고 놀라고 있구요. ㅋㅋㅋ
슬픔의 삼각형도 아직 안 봤습니다. 저는 좀 사악하고 비꼬고 놀리는 영화들 좋아하니 한 번 도전해볼만 한 것 같네요!! 하하.
마지막으로 세기말의 사랑은 저도 좋게 본 영화구요. 주인공만 호구이고 그 남자랑 그 여자는 빌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셋이 다 호구에 가깝게 착한 (강단 있는 척 하는 한 분 까지도 사실은... ㅋㅋ) 사람들이라는 게 참 기분 좋게 반전이었어요. ㅋㅋ 픽션 세상에서라도 이렇게 훈훈하고 희망찬 이야기들 좀 보고 싶단 생각이 자주 드는 요즘입니다.
류덕환이 나오는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인데 역에 어울리고 잘 했던 거 같습니다.
'슬픔의 삼각형' 보셔야죠? ㅎㅎ 이 감독의 이전 작 '더 스퀘어' 보다 활기차고 어수선하고 대놓고 놀리는 면도 강해진 느낌이었습니다.
'세기말의 사랑'은 로이배티 님 후기 보고 기억해 놨었는데 넷플릭스에 올라오길래 바로 봤습니다.
와 좋은 작품들 보셨군요 ㅎㅎ [슬픔의 삼각형]은 꽤 좋았는데 생각보다 어렵고 단순히 영화가 아니라 경제학 서적들도 많이 레퍼런스로 언급되어서 나중에 꼭 다시 보고 싶더라고요.
제목은 어떤 뜻인가 했는데 영화 속 대사였군요!
당시에 못 본 좋은 평을 얻은 영화들 중에 특히 인물 중심의 드라마 영화들은 ott에서 이렇게 찾아 보니 쏠쏠하고 좋네요.ㅎㅎ